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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주도 빅테크 기업들의 많은 발표가 있었습니다. 오픈AI는 전략을 수정, 제품을 ‘통합’하며 간소화에 나섰고 구글은 저렴한 AI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프랑스는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라며 AI와 관련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고요.
이 중심에는 좋으나 싫으나 중국의 AI기업 딥시크(DeepSeek)가 있습니다.
1주일 전부터 딥시크와 관련해 언론에서 가장 많이 보셨을 문구는 바로 ‘차단’이었을 거에요. 보안에 취약한 부분이 발견되면서 여러 국가, 기업들이 사용을 꺼리고 있는데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챗GPT도 쓰고 제미나이도 쓰고 클로드도 쓰는데, 일반인 입장에서는 다 비슷비슷한 것 같은데, 왜 딥시크는 더 문제가 있을까.
챗GPT도 처음 공개됐을 때 여러 기업, 국가가 차단했는데 그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딥시크는 ‘중국’에서 만들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차별을 받는 게 아닐까.
그래서 이번 레터에서는 AI 시대 개인정보와 관련된 내용을 다뤄보려고 해요. 챗GPT에는 있고 딥시크에는 부족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도 전문가의 이야기를 토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금요일의 레터, 빠르게 시작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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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지수
- 개인정보, 프라이버시의 역사
- 인터넷 시대, AI 시대의 프라이버시
- 딥시크, 챗GPT보다 보안 취약
- 딥시크가 풀어야 할 과제
- 모닝브리핑
※ 볼딕 단어나 밑줄 단어에는, URL이 포함돼 있습니다. 클릭하면 세부 내용이 연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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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인이 기원전 3500년경 만든 것으로 알려진 쐐기 문자의 모습. [사진=대영박물관] 개인정보, 프라이버시의 역사 딥시크의 보안과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면서 궁금했던 점은 ‘개인정보’였습니다. 지금이야 개인정보라는 단어가 일상 용어였지만 과거에는 어땠을까, 라는 ‘호기심’이 생겨서 여러 자료를 뒤져봤습니다. 혹시 인류가 남긴 최초의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아세요?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된 ‘쐐기문자’를 꼽는 게 일반적으로 보였습니다. 인류가 남긴 최초의 ‘글자’인데요. 글자를 이용해 고대 인류는 세금 기록은 물론 거래 내용을 문서로 만들었습니다. 한 개인의 정보가 담겨 있다 보니 이를 ‘최초의 개인정보’라고 보는 시각이 있어요. 또한 고대 로마에서는 인구조사를 통해 시민의 세금을 매기고 근복무 여부도 관리했다고 합니다. 이 역시 개인정보의 기록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프라이버시’, 즉 개인의 사생활이나 사적인 일, 혹은 남에게 간섭받지 않을 권리에 대한 인식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기록으로 남아있어요(물론 인류가 등장했을 때부터 본능적으로 느꼈을 테지만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공적영역(폴리스)을 사적인 관심사와 분리된 자유와 영속성의 공간으로 보았고, 로마인들 역시 사적인 영역과 별개로 공적인 영역을 ‘인간의 잠재력이 꽃을 피울 수 있는 장소’라고 해석했다고 해요.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개인정보는 광범위해집니다. 12세기 이탈리아 해안에 존재했던 해상 공화국 ‘제노바’는 여권과 같은 문서인 ‘불레타(Bulletta)’라는 문서를 발급하기도 했고 영국의 헨리 5세는 15세기, 현대적 의미의 최초의 여권을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프라이버시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는데요. 기록에 따르면 14세기 이후, 유럽에서는 개인 서신을 몰래 훔쳐봤다는 이유로 법정에 서는 일이 잦았다고 하네요. “내 비밀을 훔쳐보는 것은 ‘죄’다”라는 인식이 있던 거죠. 18세기 들어 민주주의와 개인의 권리가 확산하면서 프라이버시에 대한 법적, 윤리적 논의가 시작됩니다. 특히 미국 헌법(1791년)과 프랑스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1789년)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강조하면서 프라이버시라는 개념의 기초가 형성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1790년, 미국에서 첫 번째 인구조사가 시행됐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사람들은 “내 정보를 이웃에게 알리기 싫다”라는 이유로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미국 정부는 1840년, 인구조사를 하는 사람들이 알게 된 정보를 발설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기술 발전은 개인정보, 프라이버시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1888년 ‘코닥 카메라’의 발명을 꼽을 수 있어요. 1888년 6월 출시된 대중용 카메라 코닥은 누구나 사진을 찍고, 또 인화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는 많은 사람이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는데요. 당시 미국에서 신문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를 부채질하게 됩니다. 개인의 삶이 대중에게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거죠. 전화, 전신, 음성 녹음장치와 같은 기술도 힘을 보탰습니다. 결국 당시에 ‘코닥 악마(Kodak Fiend)’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고 해요. 이는 다른 사람의 사진을 함부로 촬영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개인은 자신의 이미지는 물론 개인정보가 어떻게 배포되는지 통제할 수 없음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판사 워렌과 브란다이스는 ‘하버드 로 리뷰’에 기고한 ‘혼자 있을 권리(The Right to Privacy)’라는 글을 통해 프라이버시 권리를 주장합니다. 이 글은 미국 법률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에세이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이들은 “즉각적인 사진과 신문 기사가 사생활과 가정생활의 영역을 침범했다. 기존 법률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원칙을 제공하는지 고려해야 한다”라고 주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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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8년 출시된 코닥 카메라 광고입니다. 25달러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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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진이 개발한 실시간 CCTV 영상분석 기술의 모습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범죄 발생 위험을 알림으로 표시해 주는 기술이에요. AI를 좋은 일에 사용할 수 있는 예가 될 것 같아요. 이러한 기술이 악용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진=ETRI] 인터넷, AI 시대의 프라이버시 이후 통신기술의 발달, 인터넷의 등장 등으로 개인정보 침해와 관련된 정말 다양한 사건들이 줄을 잇습니다.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사건은 그 유명한 워터게이트 스캔들인데요. 1972년 당시 미국 닉슨 행정부가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해 불법적인 감시를 했다는 것이 밝혀지죠. 1990년대에는 케빈 미트닉이라는 해커가 세상을 달굽니다. 그는 모토로라, 노키아 등 주요 기업의 네트워크에 침입해 데이터를 훔치고 교란하는 등의 행위를 하면서 FBI의 추적 대상이 됩니다. 1995년 체포됐는데 그의 해킹으로 인해 여러 기업이 수백만 달러의 피해를 보았다고 알려져 있어요. 1998년에는 해커들이 미국 국세청 데이터를 유출한 사건도 일어납니다. 이러한 일을 겪고 나면서 많은 사람이 인터넷 시대 사이버 보안, 개인정보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후부터는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대규모 개인정보 탈취(?) 사건이 발생합니다. 2013년 야후는 30억개의 계정을 속된 말로 ‘털렸’는데요. 이에 따라 이름, 이메일, 비밀번호와 같은 정보가 노출됐고 야후라는 기업의 평판, 가치가 크게 훼손당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2018년 발생했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정치 컨설팅 기업) 스캔들도 유명합니다. 케임블리지 애널리티카가 적절한 동의 없이 8700만 명의 페이스북(현 메타) 사용자로부터 자료를 수집한 사건인데요. 이 데이터는 도널드 트럼프의 2016년 대선 캠페인과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같은 이벤트에 영향을 미치는 타겟팅 정치 광고에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으로 미국 정부는 50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고,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사라졌습니다. 한국도 다르지 않아요. 2011년 네이트, 싸이월드 데이터 유출은 물론 2014년에는 2000만명 이상의 한국인 신용카드 정보가 유출되는 사건, 통신사(1200만명) 데이터 유출 등등. 재미있는 부분은 인터넷 시대, 우리가 ‘털린’ 정보는 단순(?)했습니다. 이름, 성별, 생년월일 등의 개인정보에요. 개인정보 수집 항목도 명확했죠. “이거 이거 수집할게. 그리고 내가 잘 보호할게” 그런데 AI 시대는 달라졌습니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가짜 영상, 음성 제작 등은 이미 너무 쉽게 접하는 ‘부작용’이 됐습니다. 또한 AI는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인터넷에 있는 막대한 데이터를 학습했어요. 여기에는 우리의 허락 없이 수집된 데이터도 있을 겁니다. 또한 AI에게 묻는 말을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저는 최근 “스마일게가 좋아하는 먹이가 뭐야?” “40대 노안이 시작됐다는데, 이를 지연시킬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주근깨가 점점 생기고 있어. 하나는 커졌어. 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해?”라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은밀한 질문을 챗GPT에 한 적이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정보가 보호되지 못하고 유출이 됐다면, 제 생년월일과 연락처가 털린 과거와 비교했을 때 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어요. 이를 조합하면 “주근깨 많고 노안이 온 40대 아저씨가 스마일게를 키우고 있다”라는 정보가 완성되거든요 ![]()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정보가 빠르게 수집되고 또 분석 ‘당할 수’ 있습니다. 최근 AI는 어떤 공간에 사람이 들어왔을 때 이를 분석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나도 모르게 내 움직임은 CCTV를 통해 ‘감시’ 당하고 있고 이는 또 하나의 데이터가 됩니다. CCTV를 예로 들었지만 개인이 살아가면서 남기는 모든 개인정보가 AI에 의해 저장되고 분석되면서 의도치 않게 활용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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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유상윤 에임인텔리전스 CEO, 박하언 CTO, 이의준 CPO 입니다. 딥시크, 챗GPT보다 보안에 취약 딥시크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여러 국가, 기업, 공공기관이 차단에 나서고 있어요.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가 떠오릅니다. 당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기업들은 챗GPT 사용을 금지했고 일부 국가도 개인정보를 이유로 다운로드를 차단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정말 딥시크가 챗GPT 보다 취약한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에임인텔리전스 유상윤 대표님께 이것저것 여쭤봤습니다. 에임인텔리전스는 AI 안전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인데요, AI의 오용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레드팀 플랫폼 ‘에임 레드’, AI 가드레일 솔루션 ‘에임 가드’를 개발했습니다. 매쉬업벤처스에서 지난해 9월 시드 투자를 유치한 바 있어요. 다음은 유상윤 대표와 일문일답입니다. ![]() ![]() ![]() ![]() ![]() ![]() ![]()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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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가 저렴하면서도 훌륭한 AI 모델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 같아요. 특히 보안 부분에 있어서요. 딥시크가 풀어야 하는 과제 ![]() ![]() ![]() ![]() ![]()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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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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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하나의 모델로 통합 최근 챗GPT의 종류가 많아졌습니다. 유료 버전의 챗GPT를 보면 4o, o1, o3 mini, o3 high 등으로 복잡한데요. 이를 통합한다고 합니다. 올트먼은 "현재 모델 및 제품이 너무 복잡해졌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라며 "제품 라인업을 단순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보다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애플, 포괄적 건강 연구 프로그램 개시 애플이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연구를 시작합니다. 애플은 이를 '애플 헬스 스터디'라고 이름 지었는데요. 이 연구는 아이폰, 에어팟, 애플 워치 등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사용자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관리 및 예측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애플은 이를 향후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방안이라고 하네요. 애플,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 중 또한, 애플 소식입니다. 애플이 로봇을 연구하고 있으며, 2028년 대량 생산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또한, 다양한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애플은 픽사 스타일의 램프형 로봇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애플이 만든 로봇은 어떨지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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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음말
"최근 혹시 주근깨로 고생하고 있지 않으세요? 저희가 개발한…"
"노안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을 소개해 드리려고요."
"노안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을 소개해 드리려고요."
앞서 저는 주근깨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을 AI에게 물은 적이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이러한 정보를 누군가 마케팅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홀딱 넘어가겠죠.
혹은 "내가 원호섭 씨를 잘 알아요. 주근깨 많죠? 집에서 스마일게 키우죠? 제 말을 듣지 않으면 스마일게를…"
이렇게 접근한다면 저는 상당한 공포심을 느낄 것 같아요. 물론 이는 AI 시대에 프라이버시 침해를 당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안 좋은 사례일 겁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많은 기업이 애쓰고 있을 것이고, 국가도 관리·감독하고 있겠죠.
인간은 자신만 알고 싶은 정보(비밀)가 있습니다. 내게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 나만 알았으면 하는 정보가 있고요. 누구든 간섭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내가 어딘가를 갔을 때, 그냥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생각도 가질 수 있어요.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의도치 않더라도 이러한 정보들이 어딘가에 기록되고 또 활용되고 있을 겁니다.
우리의 프라이버시는 과연 어디까지 지켜질 수 있고, 또 '관리당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현재 우리의 대응은 최선일까요.
그러한 의미에서 오늘 점심은 혼자 드셔보는 게 어떠세요?
잠시 세상과 단절하고 오롯이 나만의 음식을 먹으며 나의 정보, 프라이버시에 대해 고민해 보는 거예요. 혼자 조용히 점심을 먹는 과정에서 과연 나의 이러한 상황을 알아채는 곳은 카드 회사와 음식점 CCTV 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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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말이 많았습니다. 빠르게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