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디깅
대중교통을 이용해 한강 상공을 날아다닐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요.
몇 년 전 크게 주목받았다가, 조금씩 대중의 머릿속에서 잊혀 가던 도심항공교통(UAM)이 조금씩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 시작한 거예요.
세계 주요 도시에서 UAM을 곧 볼 수 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전해져요.
UAM이 뭐였더라?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은 말 그대로 도심에서 이용하는 항공 교통수단이라는 뜻이에요.
기존 항공기와 다른 점은 서울이나 뉴욕 같은 복잡한 도심 내에서 이동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죠.
자동차처럼 2~6명 정도의 적은
인원이
탑승할 수 있는 개인용 비행기(PAV, Personal Air Vehicle)라고 보시면 돼요.
우리가 보통 해외로 떠날 때 이용하는 항공기와 다른 건 크기가 작다는 점과 수직으로 이착륙해서 활주로가 필요 없다는 점, 석유가 아닌 전기를 쓴다는 점 정도죠.
UAM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접한 사람들은 ‘그냥 조금 다르게 생긴 헬리콥터 같은데?’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UAM은 높은 연료 효율로 안정적인 비행을 할 수 있는 속도(순항 속도)가 헬기보다 월등히 빨라서 이동할 수 있는 반경이 크다고 해요.
전기를 쓰기 때문에 기름을 쓰는 헬기보다 경제적이면서 친환경적이고, 굉음을 내는 헬기와 다르게 소음이 아주 작아서 도심에서도 조용히 비행할 수 있죠.
또 UAM은 크기도 보통 2~5인승 정도로 헬리콥터보다 작아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 쉽게 착륙할 수 있대요.
안전성에도 큰 차이가 있어요.
보통 우리가 ‘프로펠러’라고 부르는 ‘로터’가 여러 개 장착되기 때문에 이 중 하나가 파손되더라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게 고안됐다고 해요.
헬기와 다르게 개발 초기부터 자율비행 기술이 함께 연구됐다는 점 또한 UAM의 특징이에요.
근데 왜 만드는 거야?
UAM은 서울이나 뉴욕, 도쿄 같은 복잡한 도심에서 교통 체증을 극복할 수 있는 미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특히 최근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메가시티화(Mega-Urbanization: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거대 도시가 형성되는 현상)’가
일어나고
있는 점이 큰 영향을 줬어요.
인구 1,000만 명 이상 도시에선 차량의 평균 주행 속도가 대부분 시속 30km를 넘어서지 않아요.
2021년 기준 서울에서 자동차들이 달린 평균 속도는 시속 23km에 불과했어요.
이런 극심한 교통 체증을 겪다 보니 ‘하늘길’을 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최고 시속이 300km를 넘는 빠른 속도로 여러 거점을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서 교통 혼잡을 극복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각국 정부도 UAM 개발을 장려하고 있어요.
UAM은 도심 교통 체증을 극복해 대중교통과 물류, 관광산업 등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평가받아요.
세계적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UAM 시장 규모가 2040년에 1조4740억 달러(약 204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어요.
자료=모건스탠리
하나둘 선보이는 에어택시
UAM 도입을 추진 중인 주요국들의 계획을 살펴보면, 사실 목표했던 상용화 시점은 이미 지났거나 임박했어요.
세계 각국 정부가 UAM 관련 계획을 발표했던 지난 2022년을 기준으로 미국과 유럽의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4년이었고, 중국은
2023년이었거든요.
우리나라도 2025년엔 서울 하늘에 UAM을 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 현실화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전 세계 기업 중 UAM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미국과 중국 회사들이에요.
UAM 개발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은 이르면 올해 말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에어택시(UAM 택시)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에요.
내년에는 미국에서 상업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는 게 목표라고 해요.
UAM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조비
에비에이션의
주가는 지난 4개월여 만에 2배 이상으로 뛰었어요.
중국 UAM 회사인 이항홀딩스도 중국 상하이 도심에서 에어택시 시험 운행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광저우 등 다른 지역으로 시험 운행 지역을 늘렸대요.
점점 운행 구역을 늘려가는 모양새예요.
아직 본격적인 서비스를 하는 건 아니지만, 두바이와 상하이 등 세계적인 도시에서 UAM 택시가 날아다니는 시대가 온 거예요.
아직 갈 길 먼 우리나라
앞서 언급했듯 한국 정부는 UAM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25년으로 잡았어요.
일상적으로 UAM을 타는 대중화 시점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올해부턴 하늘에서 가끔 새로운 교통수단을 목격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었죠.
UAM 개발에 뛰어든 국내 기업 중 비교적 규모가 큰 곳으로는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 등이 있어요.
하지만 사실상 이른 시간 안에 상용화는 어려울 전망이에요.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전남 고흥에서 진행된 1단계 실증에 이어 올해 하반기까지 인천 아라뱃길에서 2단계 실증사업을 할 계획이에요.
상용화는 둘째치고, 올해는 도심에서 한번 띄워보기도 어려운 상황인 거예요.
물론 UAM 시범사업 지역을 추가로 선정하는 등의 행정 절차는 여러 방면으로 진행 중이라고 해요.

지난해 12월 전남 고흥 K-UAM 실증단지에서 공개 비행 시연. /사진=제주도
전문가들은 UAM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실제 에어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면, 국내에서도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해요.
아직은 지지부진하지만, 곳곳에서 성과와 가능성을 확인하는 순간 동력이 다시 커질 수 있으니까요.
정부도 더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테고요.
실제로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드론과 UAM 산업 활성화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어요.
이런 주요국의 움직임은 우리나라 정책에도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우리는 언제쯤 서울 상공을 날아 한강 너머로 이동할 수 있게 될까요? 조만간 서울 도심 하늘을 가르는 UAM을 가끔 구경할 수 있게 될지도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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