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호의 즐거운 건강
2022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82.7세이다.
하지만 건강 수명은 69.9세로 8년 만에 다시 70세 아래로 떨어졌다.
수명이 늘어난 만큼 만성질환을 앓고 살아가는 기간은 12.8년이다.
‘건강수명’이란 몸이나 정신이 건강한 상태로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기간, 기대 수명에서 질병을 앓은 기간을 제외한 기간을 말한다.
우리 대부분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을 넘어, 사회 활동을 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의미 있는 삶, 좋은 삶의 질을 누리면서 오래 살기를 원한다.
개인마다 유전적 소질과 주어진 사회환경이 다르지만 건강수명을 최적화하는 데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오래 살면서도 건강을 유지하려면 어떤 생활 습관이 좋을까. 여러 연구를 종합해 보면 공통으로 강조되는 10가지 생활 습관이 핵심이다.
기대 수명 82.7세, 건강 수명은 69.9세
① 꾸준한 운동
일주일에 최소 150분의 중등도의 유산소 운동(빠르게 걷기, 등산 등) 또는 75분의 고강도 운동(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과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이 필수적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두 강도의 운동을 적절하게 조합하거나 주말에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운동도 같은 효과가 있다.
중강도 신체 활동은 하루 빠른 걸음의 7000~8000보에 해당한다.
이렇게 운동을 하면 심폐 기능과 근력을 강화하고 혈관 건강을 개선하며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수명 연장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심장질환·뇌질환·암 등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정서적 안정과 수면의 질을 높이고 근감소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② 균형 잡힌 식단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 몸을 구성한다.
현대인은 채소와 과일 섭취는 부족하고 초가공식품과 기름진 음식을 너무 많이 섭취하고 있다.
이는 결국 건강 수명을 단축시킨다.
예를 들면, 국민 5명 중의 1명만이 하루 과일 및 채소 섭취량 권장량인 500g 이상을 섭취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와 같이 소금·설탕·포화지방이 많은 초가공식품이나 붉은 고기는 덜 먹는 반면 하루 100g의 채소나 과일을 더 먹고 생선이나 견과류, 정제하지 않은 통곡물 섭취를
늘리자.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면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심뇌혈관질환·심장병·암과 같은 질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③ 표준 체질량지수 유지
표준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는 체중(㎏)을 키(m 단위)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건강에 좋은 표준 체질량지수는 18.5~23.0이다.
과체중(BMI 23.0 초과)이거나 비만(BMI 25.0 초과)인 경우 역시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④ 충분한 수면
매일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고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은 건강의 기본이다.
수면의 질이 좋지 않으면 신체 기능 저하만이 아니라 인지 기능 저하, 정신 건강 장애와 같은 악영향을 미친다.
수면 시간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도 중요하다.
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 멈춤이 시간당 5회 이상 발생하는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지속적인 양압 호흡기 처방을 받아 교정하는 것이 좋다.
⑤ 절대 금연
흡연은 여전히 가장 위험한 습관으로, 수명을 단축하며 폐질환·심뇌혈관질환·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흡연 중이라면 금연 클리닉에서 금연 보조제 등 효과적인 금연 방법을 처방받아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 좋다.
건강 수명을 위해서는 금연은 필수적이다.
⑥ 절주
과도한 음주는 간 질환, 암, 심각한 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면역 체계를 약화하며 우울증을 유발한다.
적당한 음주는 주종이나 알코올 도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남성은 하루 두 잔 이하, 여성은 하루 한 잔 이하를 의미한다.
적당한 음주도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더 적게 마시거나 마시지 않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
⑦ 긍정적인 마음
스트레스는 질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의 분비를 촉발해 심장 박동수와 호흡수를 높인다.
코르티솔 수치에 장기간 노출되면 불안·우울증·고혈압·심장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음 챙김, 요가, 명상 등으로 스트레스를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한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⑧ 소중한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 유지
높은 수준의 외로움을 느끼거나 약한 사회적 관계를 맺는 사람은 사망 위험이 더 크다.
친구나 가족에게 전화하기 등 사랑하는 사람들과 활발하게 교류할수록 전반적인 건강이 더 좋다.
친밀한 공동체 활동은 정서적 안정을 증진하고 인지 기능 저하의 위험도 줄인다.
가족·친구와 활발한 교류로 정서적 안정을
⑨ 정기적인 검진
건강을 잘 관리하면서 만성질환과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최소한 2년마다 혹은 위험 요인에 따라 권하는 정기적인 국가건강검진을 받는다.
혈압·콜레스테롤·혈당·위암·대장암에
대한 정기적인 검진은 만성 질환의 조기 발견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
여성의 경우는 자궁경부암과 유방암 검진을, 장기 흡연자는 폐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 저선량 흉부 단층촬영을 받도록 한다.
금연 후에도 15년간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건강 검진을 받을 때 불필요한 검사를 피하고 위험 요인에 따른 추가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⑩ 연령과 위험 요인에 따른 예방 접종
독감·폐렴·대상포진 등 권장되는 예방접종을 모두 한다.
연령과 만성질환에 따라서 필요한 예방접종이 다르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를 필요가 있다.
질병이 있는 만성질환자의 경우에도 단순한 장수가 아닌, 높은
신체적, 정신적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생활 습관 개선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유념한다.

윤영호 서울의대 교수.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장. 서울의대
교수이자 서울대병원 가정의학 전문의이다.
‘연명의료결정법’ 법제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삶이 의미를 잃기 전에』 『나는 품위 있게 죽고 싶다』 『습관이 건강을 만든다』 『명품건강법』 등 다수의 저작도 있다.
각전 스님 범어사 교육국장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외신 기자가 한강에서 먹고 있던 라면이 얼어붙은 사진을 국제 소식으로 전하고, 유럽·러시아·중국·미국 등에서는 폭설·한파·정전·결항
등 재해 소식이 들려왔다.
이런 소식을 들으며 산중 오두막에 겨울을 나러 왔다.
이 오두막은 야산이라 아름답지도 않고, 생존을 위해 낫과 삽이 필요한 곳이다.
여기 있다가 외출하면 세상이 궁궐처럼 느껴진다.
여기도
호스와 수도가 모두 얼어붙었다.
오랜만에 도끼질을 했다.
화목난로를 피우기 위해서다.
뼈에 사무치는 추위와 가난함
노력과 성취의 원동력이지만
성취했다는 생각마저 버려야
춥고 배고프다는 것은 무엇일까? ‘춥고 배고파야 도 닦을 마음을 낸다’는 오래된 경구가 있다.
삶의 밑바탕에서 우러나오는 생존 욕구와 지고한 정신의 극점에 이르려는 고차원적 갈망이 겹쳐야 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피부로 느끼는 윤택함과 풍요 속에서도 본래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그것이 가장 뛰어난 정신일 테지만, 우리 정신은 그리 튼튼하지 못하여 드높던 의지도 외적 자극의 달콤함에 쉬이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추위와 가난은 엄청난 노력의 원동력이 된다.
가난했다가 부유해진 우리 현대사는 수많은 미담을 갖고 있다.
끼니를 거르기 일쑤이던 보릿고개 시절 호롱불 아래서 책을 읽다가 콧구멍이 새까맣게 그을리고, 밤마다 속옷에 들끓던 이를 잡던 아이는 10여 개 단체를 창립하고 21권의 저서를 낸 부산불교의 전령사가
되었다.
어린 여동생을 안고 구걸하다가 쫓겨나 논두렁에 곤두박질치면서 이마가 찢어져 피 흘리던 아이는 대우중공업 명장이 되었다.
우유 마시는 친구를 부러워하며 라면 먹던 소녀는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휩쓸었다.
가난이 싫어서 그 반대편으로 열심히 달린 것이다.
종교에서도 가난을 중요한 가르침의 용어로 사용해왔다.
성경(마태복음 5장 3절)에 가난을 찬탄하는 구절이 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요.”
입춘 다음날 기림사를 방문할 일이 있었다.
천불전 앞 화단에 홍매가 피었다.
오늘 갑자기 피었다고 한다.
홍매를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일찍 핀다는 자장매를 보고 싶어졌다.
통도사로
갔다.
자장매 역시 꽃망울을 열고 있었다.
이번 매화는 박비향(撲鼻香)이겠구나 하였다.
박비향은 그 향이 진해서 코를 찌르는 것을 말한다.
박비향은 추위가 뼛속을 관통해야 얻어진다.
어찌 매화 향기뿐이랴. 겨울 호숫물이 얼어야
풍년이 든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마음 읽기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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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가난해야 할까?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 그대의 본래면목은 무엇인가?”라는 위산 스님의 질문에 크게 깨달은 향엄 스님은 자신의 내면 상태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위산 스님은 9세기에
선종의 다섯 종파 중 위앙종을 열었던 스님이며, 향엄 스님은 그 제자이다.
‘작년 가난은 가난이 아니고(去年貧未是貧),
금년 가난이 비로소 가난일세(今年貧始是貧)
작년엔 송곳 꽂을 땅이 없더니(去年無卓錐之地),
금년엔 송곳조차 없네(今年錐也無)’
가난이란 무언가의 결핍이다.
이 시에서 가난함은 번뇌가 없다는 의미이다.
선(禪)은 마음에서 잡생각들을 제거하여 단순하게 함으로써 본래 마음의 진면목에 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송곳마저 버리고 완전히 단순해졌다고 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단순해졌다는 생각마저 없을 것이 요구된다.
사찰 벽에 흔히 십우도(十牛圖)라는 그림이 있다.
마음의 진면목에 도달하는 과정을 소를 찾는 과정에 빗대어 열 가지 장면으로 그린 것이다.
소를 찾아 그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나면, 소를
잊고, 소를 탄 자신도 잊어야 근원으로 돌아간다.
그러고 나면 다시 시장에 나와 중생을 교화한다는 것이다.
목표의 이름이 무엇이든, 그것이 부자이든, 가난이든, 출세든, 출세간의 깨달음이든 그것을 성취했을 때 성취했다는 생각을 버리고 시장에 나가 이타행(利他行)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제까지
마음의 때를 모두 떨쳐버린 그곳이 다시 성취했다는 생각으로 가득 채워지고 잘난 체하게 되고 교만해질 것이다.
각전 스님 범어사 교육국장 [출처: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