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련화가 키 큰 방풍나물 옆구리 틈으로 고개를 쏙 내밀며 웃고 있다.ⓒ 이정미
지난해 봄부터 오도이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금요일 퇴근 후, 주말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시골 쉼터 '느루뜰'로 향합니다.
이 글은 시골 쉼터에서 '사는 이야기'입니다.
'꽃밭을 만들기 잘했구나. 이렇게 꿀벌과 나비가 날아드니...'꽃들이 한창이니 새로운 손님들이 분주히 찾아 든다.
꿀벌과 나비이다.
내 기억으로는, 지난해에는 꿀벌과 나비를 이렇게 자주 만나지 못했다.
나의 꽃밭에 갖가지 꽃들이 활짝 피어 있으니 꿀벌과 나비가 자연스럽게 방문한다.
귀여운 방문객들이다.
지혜로운 꽃... 공부할수록 흥미롭다
한데 섞여 어울려 조화롭다.
내 자리가 비좁다고 상대를 밀어내지도 불평하지도 않는다.
그저 키를 키우거나 옆으로 뻗어 비켜 자란다.
나무처럼 키와 몸집을 키운 방풍나물 옆구리 틈으로 키 낮은 한련화가 얼굴을 내밀고 환하게 웃고 있다.
키 작은 꽃들은 최대한 키 큰 녀석의 그늘을 피해 옆으로 꽃대를 쭉 뻗어서 해의 밝은 에너지를 흡수한다.
그렇게 하양, 분홍, 노랑, 보라, 주황, 초록은 독자적 아름다움을 발휘하며 하나의 꽃밭을 이룬다.
홀로, 또 함께 아름답다.
꽃은 바람에 한들거리며 해를 따라 꽃잎을 열었다 오므렸다 한다.
금영화, 자주달개비, 사랑초는 아침 햇살이 비치면 꽃잎을 활짝 펼친다.
해의 기운이 쇠약해지는 무렵이면 어김없이 꽃잎을 살며시 닫는다.
식물학에서는 이것을 '수면 운동'이라고 한단다.
식물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선택한 '영리한 전략'이라는 것. 꽃들이 수면 운동을 하는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수분'(꽃가루받이)을 위해서다.
낮 동안은 벌, 나비와 같은 곤충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꽃잎을 활짝 열어 그들을 유인하여 '수분'이 잘 이루어지게 한다.
곤충들이 대부분 잠드는 밤에는 꽃잎을 닫아 소중한 꽃가루가 날아가거나 밤이슬에 젖지 않게 보호한다.
둘째, '이불 작용'이다.
꽃잎을 닫아 내부의 따뜻한 공기와 열을 가두어 기온이 떨어지는 밤 시간을 잘 견딜 수 있다.
그리고 밤사이 내리는 차가운 이슬로부터 꽃의 가장 소중한 부분인 암술과 수술을 보호한다.
셋째, 수분 증발을 막는다.
밤 시간에도 식물은 꽃과 잎을 통해 증산 작용을 하는데 꽃잎을 닫아 불필요한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는다.
이 얼마나 지혜로운가. 스스로 때를 안다.
스스로 아끼고 보호할 줄 안다.
지나침이 없다.
시도 때도 없이 궁리하거나 잔머리를 굴리지 않는다.
그날 필요한 만큼을 받고 다음 날을 기약한다.
그 적절한 선을 잊고 넘어서기 일쑤인 인간이 배워야 할 점이다.
더 많이 더 빨리 얻으려다 번아웃이 되기도 하는데 말이다.
자연을 가만 가만 관찰하다 보면 고요한 가운데 지혜 한 줌 배우게 된다.
단순하면서도 결정적인 어떤 힘과 위안을 얻는다.

▲꽃과 새들(위) 아침이면 꽃잎을 활짝 여는 자주달개비와 금영화. (아래 ) 느루뜰에 놀러 온 물까치와 직박구리 ⓒ 이정미
눈도 없는 식물이 어떻게 아침인지 알까? 해가 뜨고 기온이 오르면 꽃잎 안쪽 세포들이 바깥쪽 세포 보다 빠르게 물을 흡수해 부풀어 올라 꽃잎이 밖으로 열린다고 한다.
저녁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면 반대 현상이 일어나서 꽃잎이 닫힌다.
달맞이꽃과 같은 꽃은 밤에 활동하는 나방 등을 '화분 매개자'로 하기 때문에 저녁에 꽃이 핀다고.여러모로 신기하고 흥미롭다.
꽃밭을 만들고 꽃을 키우며 나는 자연스럽게 꽃에 대해 더 호기심이 생기고 공부하게 된다.
꽃에 대해 알면 알수록 꽃이 더 예쁘다.
꿀벌과 나비가 노니는 곳요즘 느루뜰에는 꿀벌과 나비가 많이 날아든다.
꿀벌은 꽃밭에 와서 이 꽃 저 꽃 옮겨 다니며 부지런히 꿀을 모은다.
나비는 느루뜰 곳곳을 누비며 날아다닌다.
지난 일요일 아침, 나는 엄청난 광경을 목격했다.
물까치 한 마리가 팔랑이며 날아가는 흰나비를 재빠르게 뒤쫓아 가더니 부리로 냉큼 낚아챘다.
'이를 어쩌나.'나는 갑자기 약자인 나비 편이 되어 '저 녀석 생긴 건 예쁘고 귀여운데 무지막지한 성격이군' 하며 물까치를 원망했다.
숨 죽여 지켜보았다.
물까치는 나비를 부리에 문 채로 밭두둑에 내려 앉더니 흰나비를 꿀꺽 삼켜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물까치가 나비를 잡아 먹어 버렸어."
"나비가 느리니 어쩔 수 없네."물까치가 배를 채우기 위해 팔랑팔랑 느린 나비를 공격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이처럼 생생한 생태계의 모습을 눈앞에서 만나다니. 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느루뜰은 내게 많은 배움을 주고 있다.

▲꿀벌과 나비꽃이 한창인 요즘 느루뜰에는 꿀벌과 나비가 자주 찾아 든다.
ⓒ 이정미
'착한 소비'를 생각하며기후 변화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종종 접한다.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그런 와중에 느루뜰에 꿀벌이 윙윙 날아드니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에는 기후변화, 살충제, 해충 등을 꼽는다.
기후변화로 꽃이 피는 시기가 엉망이 되었다.
예전에는 봄이 되면 진달래, 개나리, 목련에 이어 철쭉, 라일락 등 꽃들이 순차적으로 피었다.
요즘은 봄철 이상 고온으로 꽃들이 한꺼번에 피고 진다.
그러니 정작 꿀벌이 활동하는 시기에 꽃이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살충제와 같은 농약의 무분별한 사용도 문제가 많다.
꿀벌이 꽃을 찾아 날아갔다가 농약이나 살충제에 노출되면 기억력과 방향 감각을 잃어버려 자기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길을 잃어 결국 죽게 된다고 한다.
꿀벌이 사라지면 마트에서 볼 수 있는 과일, 채소, 견과류의 상당수가 함께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꿀벌에 의한 수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식물이 열매와 씨앗을 맺지 못한다.
그 식물을 먹고 사는 초식 동물, 새, 곤충들의 먹이가 없어진다.
결국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포식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생태계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생물 다양성이 붕괴되는 것이다.
농가 소득을 위해 급속으로 키우고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식을 바뀌기 위한 노력을 더 이상 미루면 안될 것 같다.
소비자의 의식적인 '착한 소비'가 필요하다.
조금 못생겨도 건강한 방식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즐겨 찾고 먹는다면, 생산자도 조금씩 친환경 농법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느루뜰에 새와 꿀벌, 나비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놀고 먹이를 구하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에서 풍경에 관해 말하면서 '다니엘 디포'의 문장을 인용한 부분이 생각났다.
이왕이면 모든 생명이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면 '괜찮은 군주'라고 스스로 으쓱하면서. 우리가 '조망하는 모든 것'은 결국 우리 스스로가 만든다는 자각과 함께.
나는 내가 조망하는 모든 것의 군주이니, 그러한 내 권리에 대해 반박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가난도 못생긴 외모도 아니다." 75살 넘어 혼자 외롭게 살 팔자인 사람의 특징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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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살이 넘으면 사람들은 외로움의 진짜 이유를 조금씩 알게 된다.
젊을 때는 돈이 없어서 외로운 줄 알았고, 외모가 부족해서
인간관계가 어려운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주변에 사람이 많아도 외로운 사람이 있고, 혼자 살아도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다.
결국 노년의 외로움은 환경보다 관계를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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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자존심 때문에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
연락하고 싶어도 먼저 전화하지 않는다.
서운한 일이 있어도 풀려고 하지 않는다.
"왜 내가 먼저?"라는
생각이 앞선다.
하지만 관계는 자존심이 아니라 관심으로 이어진다.
결국 먼저 손 내미는 사람에게 사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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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 사람
힘든 일이 있어도 말하지 않고, 좋은 일이 있어도 나누지 않는다.
혼자 해결하는 것이 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은 감정을 나누며 가까워진다.
결국 벽을 높게 세울수록 외로움도 함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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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사람을 계속 평가하고 판단하는 사람
누구를 만나도 단점을 먼저 보고,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거리를 둔다.
상대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평가하려 한다.
처음에는 기준이 높은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곁에 남는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
결국 75살 넘어 혼자 외롭게 살 팔자인 사람은 가난한 사람도, 외모가 부족한 사람도 아니다.
사람보다 자신의 기준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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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외로움은 돈이나 외모보다 관계의 태도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결국 오래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얻는 비결은 높은 기준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이다.
결국 마지막에 곁에 사람이 남는 이유는 능력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
Copyright © 성장곰
왜 우리는 도움을 준 사람보다 도움을 받은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되는가 —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의 역설

누군가의 호감을 사고 싶을 때, 우리는 보통 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고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선물을 하거나, 밥을 사거나, 어려운 일을 대신 해주면서 마음을 얻으려 하지요. 그런데 만약 제가, 호감을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오히려 그 사람에게 작은 부탁을 해서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말씀드린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얼핏 들으면 말이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이것은 250년 전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사람이 직접 경험으로 발견하고, 현대 심리학이 실험으로 입증한 매우 견고한 인간 심리의 법칙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람은 자신이 도움을 준 상대를 더 좋아하게 됩니다.
받은 사람이 아니라, 준 사람이 호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정적을 친구로 만든 벤저민 프랭클린의 책 한 권
이 역설적인 현상에는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그 이름의 주인공인 프랭클린이 직접 남긴 일화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피뢰침을 발명한 과학자, 그리고 노련한 정치가였는데요. 그가 펜실베이니아 주 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자신을 강하게 반대하던 한 경쟁 의원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영향력이 크고 학식도 높아서, 프랭클린에게는 반드시 마음을 돌려놓아야 할 까다로운 정적이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정적에게 선물을 보내거나 비위를 맞추려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프랭클린은 정반대의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는 그 의원이 매우 희귀하고 귀한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정중하게 그 책을 며칠만 빌려달라고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의원은 흔쾌히 책을 빌려주었고, 프랭클린은 일주일 뒤 감사의 편지와 함께 책을 정성껏 돌려보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토록 차갑던 정적이 다음 의회에서 프랭클린에게 먼저 다가와 정중하게 말을 걸었고, 이후 두 사람은 평생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1].
어떻습니까? 프랭클린이 그 의원에게 무언가를 준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탁을 해서 도움을 받았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마음이 움직인 쪽은 도움을 준 의원이었습니다.
프랭클린은 자신의 자서전에 이 경험을 적으며 이런 격언을 남겼습니다.
한 번 당신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은, 당신이 친절을 베푼 사람보다 다시 당신을 도울 준비가 더 잘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인지부조화, 마음이 행동을 뒤따라가는 이유
그렇다면 왜 도움을 준 사람이 오히려 상대를 더 좋아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 핵심에는 인지부조화라는 심리 원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지부조화라는 말이 어렵게 들리실 텐데요. 쉽게 설명하면, 우리 마음속에서 생각과 행동이 서로 어긋날 때 느끼는 불편한 긴장 상태를 말합니다.
사람은 이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둘을 일치시키려고
무의식적으로 애를 씁니다.
자, 정적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그는 마음속으로 프랭클린을 싫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행동을 보니, 프랭클린에게 귀한 책을 선뜻 빌려주는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합니다.
나는 저 사람을 싫어하는데, 왜 나는 저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었는가? 이 어긋남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이 불편함을 해소하는 가장 쉬운
길은 무엇일까요? 이미 저질러버린 행동은 되돌릴 수 없으니, 마음을 바꾸는 수밖에 없습니다.
즉, 그는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결론 내립니다.
내가 저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었다면, 사실은 내가 저 사람을 그렇게까지 싫어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마음은 행동을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슬그머니 조정됩니다.
우리는 흔히 마음이 먼저 정해지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 방향으로도 강하게 작동합니다.
행동이 먼저 일어나면, 마음이 그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뒤따라 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의 진짜 엔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69년 실험실에서 재현된 250년 전의 지혜
프랭클린의 일화가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보편적인 심리 법칙이라는 사실은, 1969년 심리학자들의 정교한 실험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심리학자 존 제커와 데이비드 랜디는 이 현상을 실험실에서 직접 검증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참가자들에게 한 가지 과제를 주어 상금을 받게 한 뒤, 세 가지 서로 다른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 집단에게는 연구를 주관한 교수가 직접 찾아와 "사실 이 실험은 내 사비로 진행하는 것인데 자금이 부족하니, 미안하지만 받은 상금을 돌려줄 수 있겠느냐"고 개인적인 부탁을 했습니다.
두 번째 집단에게는 비서가 와서 "학과 연구비가 부족하니 상금을 반환해 달라"고 했고, 세 번째 집단에게는 아무런 부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다음 모든 참가자에게 그 교수에 대한 호감도를 평가하게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교수에게 직접 개인적인 부탁을 받고 돈을 돌려준 첫 번째 집단이, 교수를 가장 높게 평가했습니다 [2]. 부탁을 들어주느라 손해를 본 사람들이, 오히려 그 부탁을 한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된 것입니다.
정말 신기하지 않습니까? 손해를 끼친 쪽이 호감을 잃기는커녕 더 큰 호감을 얻었습니다.
이 실험은 프랭클린이 경험으로만 알고 있던
지혜가 인간 보편의 심리 법칙임을 학문적으로 못 박았습니다.
왜 작은 부탁이 큰 선물보다 관계를 깊게 만드는가
여기서 우리는 인간관계에 관한 매우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관계의 친밀함은 일방적으로 베푸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상호작용 속에서 자라난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관계를 만들려면 무조건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베푸는 것은 소중합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주기만 하고 한 번도 받지 않는 관계는,
의외로 거리가 좁혀지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사람은 마음 한구석에 부담과 빚진 느낌을 갖게 되고, 이 부담이 오히려 거리감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을 베푼 사람은 그 행동을 정당화하며 상대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즉, 상대가 나를 돕도록 작은 기회를 주는 것은,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할 명분을 선물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심리적 투자 효과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시간과 노력을 들인 대상에 더 애착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을 때, 거창한 선물보다 작고 들어주기 쉬운 부탁 하나가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 부분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잠깐 의견 좀 들려주시겠어요?" 같은 가벼운 요청 말입니다.
다만 한 가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부탁은 어디까지나 상대가 부담 없이 들어줄 수 있는 작은 것이어야 하며, 진심
어린 감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부담스러운 요구나 감사 없는 부탁은 오히려 관계를 망치는 독이 됩니다.
우리가 흔히 빠지는 반대 방향의 오해
여기서 독자 여러분이 가질 법한 반론을 하나 짚어보겠습니다.
혹시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습니까?
아니, 그럼 부탁만 많이 하면 다들 나를 좋아하게 된다는 거야? 그건 너무 뻔뻔한 거 아닌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많은 분들이 효과의 핵심을 오해합니다.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가 작동하는 것은 부탁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상대가 자발적으로 호의를 베풀었다고 느낄 때 일어나는 마음의 조정 때문입니다.
만약 부탁이 너무 잦거나 강압적이어서 상대가 억지로 들어준다고 느끼면, 인지부조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풀립니다.
그 경우 상대는 "나는 저 사람이 귀찮아서 어쩔 수 없이 들어준 거야"라고 결론 내리며, 오히려 반감이 커집니다.
다시 말해, 이 효과는 작고 적절한 부탁에 한정해서만 작동합니다.
핵심은 상대에게 호의를 베풀 작은 기회를 주되, 그 호의가 어디까지나 그의 자발적 선택이었다고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관계의 묘미는 일방적인 베풂도, 일방적인 요구도 아닌, 균형 잡힌 주고받음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효과는 무너집니다.
기업과 브랜드가 조용히 활용하는 프랭클린 효과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는 개인 간의 관계에만 머물지 않고, 오늘날 수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고객의 충성심을 끌어내는 데 정교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기업은 고객에게 무언가를 끊임없이 베풀어야 사랑받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영리한 브랜드는 정반대로, 고객이 직접 무언가를 기여하게 만드는 방법을 씁니다.
대표적인 예가 고객에게 제품의 일부를 직접 만들거나 조립하게 하는 전략입니다.
가구를 직접 조립하게 하거나, 자신만의 옵션을 골라 제품을 완성하게 하면, 고객은 그 제품에 훨씬 깊은 애착을 느낍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것을 노력이 들어간 만큼 더 사랑하게 된다는 의미에서 이케아 효과라고 부르는데요. 즉, 고객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무언가에 기여하는 순간, 그 대상을 향한 호감과
애착이 크게 자라나는 것입니다.
이는 프랭클린 효과의 인지부조화 원리와 정확히 같은 뿌리에서 나옵니다.
브랜드가 고객에게 후기를 쓰게 하고, 의견을 묻고, 작은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은 자신이 그 브랜드에 무언가를 보태는 행동을 하고 나면, 그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브랜드를 더 좋아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일방적으로 퍼주기만 하는 브랜드보다, 고객이 함께 만들어간다고 느끼게 하는 브랜드가 훨씬 더 단단한 팬을 얻는 것이지요.
교육과 양육에서도 작동하는 같은 원리
이 원리는 자녀를 키우거나 누군가를 가르치는 상황에서도 깊은 통찰을 줍니다.
사람은 자신이 정성을 쏟은 대상에게 더 큰 애정과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많은 부모가 자녀에게 모든 것을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받기만 하는 아이는 오히려 고마움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받기만 하는 입장에서는 그것이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기 쉽고, 자신이 기여한 바가 없으니 애착이 자라날 토양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아이에게 작은 집안일을 맡기고, 동생을 돌보게 하고, 가족을 위해 무언가 기여할 기회를 주면, 아이는 그 행동을 통해 가족과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을 키워갑니다.
즉, 아이를 사랑으로 키운다는 것은 무조건
베푸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베풀 기회를 적절히 마련해주는 것까지 포함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또래를 가르쳐본 학생이 그 과목과 친구 모두에게 더 큰 애정을 느끼게 되는 현상이 자주 관찰됩니다.
결국 관계의 깊이는 일방적인 베풂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기여 속에서 자라난다는 진리가, 가정과 학교를 비롯한 삶의 모든 영역에서 똑같이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이 아니라 행동에서 관계가 시작된다
자,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핵심은 호감이 마음에서 행동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서 마음으로도 거꾸로 흐른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좋아해서 돕는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누군가를 돕고 나서 그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정적에게 책을 빌리는 작은 행동 하나로 평생의 우정을
얻은 것도, 1969년 실험에서 부탁을 받은 이들이 부탁한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된 것도, 모두 이 거꾸로 흐르는 마음의 물길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통찰을 어떻게 써야 할까요?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고 베풀려 하기보다 상대에게 나를 도울 작은 기회를 건네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다면, 그 빚진 느낌에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다음에는 내가 도울 기회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관계란 결국 마음을 먼저 확인한 뒤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주고받음을 통해
마음이 함께 자라나는 과정인 것입니다.
다음에 누군가에게 사소한 부탁을 망설이게 될 때, 그 부탁이 어쩌면 상대에게 나를 좋아할 작은 명분을 선물하는 일일 수도 있다는 점을 떠올려 보십시오. 인간의 마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신의 행동을 따라간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40대가 지나면 핸드폰 용량 꽉 차도록 찍는 것
소박한 시골 꽃밭에 핀 사랑초, 한련화, 끈끈이대나물, 금영화가 주는 기쁨
- 이정미(namu002)
지난해 봄부터 오도이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금요일 퇴근 후, 주말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시골 쉼터 '느루뜰'로 향합니다.
이 글은 시골 쉼터에서 '사는 이야기'입니다.
시골 쉼터 느루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을 꼽으라면, 발코니에서 나의 소박한 꽃밭을 바라보는 일이라 하겠다.
오월 한가운데를 지나는 요즘 나의 화단에는 꽃들이 활짝 피었다.
봄꽃들이 앞다투어 피고 진 때, "오래 기다렸지요" 하며, 그 마음 잘 안다는 듯 반갑게 응답하니 더욱 기쁘다.
씨앗을 구해 흙에 놓고, 여린 싹이 땅을 뚫고 나오기를 기도하듯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그 조그만 싹이 천천히 키를 키우고 몸집을 부풀리는
모양을 지켜본 사람은 안다.
성숙하고 온전한 한 그루로 자라 줄기 끝에 꽃봉오리가 맺히고 어느 날 벼락처럼 꽃잎을 활짝 펴는 순간을 마주해 본 사람은 안다.
눈이 환해지는, 맑고 고운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그런 기쁨 말이다.
기다리고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소박한 나의 꽃밭

▲나의 꽃밭. ⓒ 이정미
누가 봤다면, 무슨 대단한 정원이라도 가진 듯 호들갑이냐고 핀잔을 줄 것 같다.
그러나 알지 않는가. 제 아무리 훌륭한 정원도 제 손으로 만든 손바닥만한 꽃밭만큼 애정스럽지 않다는 사실 말이다.
사람은 그런 생명체인 것 같다.
뭐든 제 손으로, 제 마음을 쏟아, 제 눈에 담고, 정을 쌓은 시간 만큼 그 만큼 알고 사랑하게 되는.
내 꽃밭에 와서 동고동락한 정이 각별하여 나의 수수한 들꽃들은 오월 장미의 우아함과 화려함에게도 으뜸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아무래도 나는 세련되지 못한 사람인지 길섶에 자연스럽게 피는 들꽃들에 자주 눈길을 빼앗긴다.
천연의 자연색이 어쩌면 그토록 맑고 예쁜지 볼 때마다 새롭고 놀랍다.
지난해 밭을 인수한 후 뜨거운 여름 농한기 때, 나는 빈 화단을 만들었다.
밭에서 돌을 주어 꽃밭 테두리를 울퉁불퉁 만들었다.
1평 정도로
작은 화단이었다.
그렇게 두 달 정도 화단은 빈 채로 덩그러니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내 꽃밭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빈 화단을 바라보며 '겨울 지나고 봄이 오면 꽃씨를 뿌려야지' 다짐하곤 했다.
그러던 중 9월 하순에 옛 근무지 동료 선생님께서 세컨하우스 화단에 꽃들이 많이 번졌다며 꽃 모종을 분양을 해주었다.
가을, 겨울을 잘 지낼 수 있을까 염려하며 빈 화단에 그 아이들을 옮겨 심었다.
나의 꽃밭 첫 식구는 선생님이 주신 사랑초, 나도 샤프란, 자주닭개비와 메리 골드였다.
가을이지만 날이 따뜻하여 사랑초가 분홍색 꽃을, 나도 샤프란이 고상한 하얀 꽃을, 메리골드가 나무처럼 자라 주홍색 꽃을 주렁주렁 피워서 그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 모른다.
지난 3월에 나는 꽃밭을 키웠다.
쉼터 발코니에서 내려다 보이는 바로 앞 밭고랑 전체를 꽃밭으로 만들었다.
이제는 3평 정도 되려나. 신기하게도 꽃밭을 키웠더니 꽃 식구가 자연스럽게 찾아 들었다.
어디서 날아왔을까. 끈끈이대나물과 국화 씨앗이 꽃밭에 자리잡았다.
지인이 일본 여행 다녀오면서 모둠 꽃씨를 선물해 주었다.
비올라, 한련화 꽃씨를 구입해 뿌렸다.

▲나의 꽃밭, 왼쪽 위에서 부터 한련화, 금영화(흰색, 다홍색), 끈끈이대나물, 비올라, 사랑초 ⓒ 이정미
지금 꽃밭에는 사랑초, 한련화, 비올라, 끈끈이대나물, 금영화, 자주닭개비, 패랭이꽃이 한창이다.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아 이름을 모르는 꽃도 있다.
이번 주에는 반대편 밭 한 모퉁이를 꽃밭으로 만들어 백일홍과 샤스타데이지 씨앗을 뿌렸다.
무더운 여름 날, 알록달록 원색 백일홍이 주는 쨍한 에너지를 좋아한다.
하얀 샤스타데이지의 맑고 청아한 모습을 내 밭에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어르신들의 꽃 사랑가끔 동네를 걸으며 어르신들이 사시는 집을 둘러본다.
대문 앞에, 마루 아래 댓돌 위에, 마당 한 켠에 꽃 화분이 정갈하게 놓여 있다.
예쁜 화분이 아니어도 고무통, 재배상자, 스티로폼 박스를 이용해 페튜니아, 튤립, 작약 등 계절 꽃을 키우신다.
밭 가장자리에도 메리골드, 낮달맞이꽃, 상사화, 붓꽃, 유채꽃과 같은 계절꽃이 피고 진다.
오랜 세월 함께 한 세간살이를 정갈하게 쓸고 닦으시고, 화초를 키우고 바라보는 소녀 같은 마음을 여전히 간직하고 계신다.
농사일에 지쳐 마음에 여유가 있을까 싶은데 말이다.
꽃에는 긍정의 힘이 있다.
바라보는 순간 온통 환해지게 하는 힘. 눈가에 미소 주름이 잡히게 하는 힘 말이다.
어르신들은 아침 저녁으로 꽃과 얼굴을 마주하며 노동의 고됨을 잠시 내려놓기도 했으리라.어르신들의 꽃 사랑을 바라보며 대문 앞에, 댓돌 위에, 마당 한 켠에 부디 오래도록 꽃이 피고 지기를 생각한다.
꽃을 가꾼다는 것은 여전히 삶을 지속할 힘과 애정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나의 소박한 꽃밭오월 한 가운데를 지나는 요즘 느루뜰에는 소박한 들꽃들이 활짝 피었다.
ⓒ 이정미
꽃을 사랑하는 방식"꽃 사진 찍기 시작하면 나이 들었다는 증거야. "그런가. 꽃 사진이 유독 많아진 것은 그러고 보니 40대를 한창 살고 있었던 때였던 것 같다.
20대, 30대는 앞가림 할 일들이 산더미라 꽃을 지긋이 바라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걱정도 불안도 많은 시기에 어쩌면 꽃, 숲, 정원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좀 덜 불안하고 좀 덜 걱정하며 여유 한 점 가질 수 있을 텐데.'꽃 사진이 나이 들었다는 증거'라고 해도 좋다.
실제로 흰 머리 숭숭 나고 얼굴 피부가 늘어지는 나잇대를 살고 있으니까 . 지인 중에는 절대 꽃 사진을 카톡 프로필에 올리지 않는다고도 하더라만. 자식들도 "엄마 꽃 사진 올리지 마. 나이든 티 나" 한다고. 나이 들어가며 꽃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고 기뻐할 수 있어 나는 좋기만 하다.
내 프로필 단골 소재는 단연 '꽃'이다.
나는 우리 산천에서 피고 지는 들꽃이 하나같이 예쁘고 사랑스럽다.
어찌 사진으로 담지 않을 수 있을까. 찍고 또 찍는다.
사진 보관함 용량이 걱정될 때면 지우기를 반복하면서도 계속해서 꽃 사진을 찍는다.
이건 내가 꽃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그 계절, 그때가 아니면 안 되니까. 담아 놓지 않으면 사라져 버리니까. 아기 볼처럼 보드랍고 보송보송한 꽃잎을 감촉하는 일은 소소하지만 비할 바 없이 큰 행복이다.
쉼이 필요할 때, 적적할 때 나는 멍하니 꽃 사진을 바라본다.
사진을 찍었던 그 곳, 그 순간, 그때의 날씨가 떠오른다.
꽃 한 송이가 온통 한 계절이 되는 마법을 경험한다.
촬영 불빛 가리는 커버까지... 대중화 기로 선 스마트 안경의 난제
디자인 살리고 AI 담은 스마트 안경
사생활 침해와 부정행위 우려 여전
美공군·일부 법정서는 벌써 '금지'
"사용감 개선과 함께 최대 숙제"

메타의 스마트 안경 '인공지능(AI) 글라스'가 국내에 출시된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선글라스 매장에서 시민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트 안경'이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하고 돌아왔지만, 사생활 침해와 시험 부정행위 우려 해소는 제조사들의 숙제로 남았다.
지난달 국내 토익 시험장에서 스마트 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처음 적발됐는데, 외국에서는 스마트 안경 착용을 금지하는 공간을 설정하는 등 사생활 보호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12일 정보기술(IT) 및 가전업계에 따르면, 메타와 알리바바 등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출시하는 스마트 안경은 AI 기반 제품 시장의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메타는 안경 제조사 레이밴·오클리 등과 손잡고 만든 스마트 안경 제품을 지난달 한국에 공식 출시했으며, 스마트 안경의 '원조'인 구글은 삼성전자·젠틀몬스터와 함께 개발한 제품을 올해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유명 안경 제조사와의 협업으로 디자인이 개선되고,
한층 뛰어난 AI 기능들이 대거 탑재되는 흐름에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편의성에 대한 기대감 못지않게 동의나 허가 없는 촬영 등 스마트 안경의 부정한 사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메타의 '레이벤 메타', 알리바바의 '큐웬 글래스' 등 출시된 스마트 안경들은 모두 검은 뿔테 안경에 스마트폰 카메라와 유사한 크기의 카메라가 달려있다.
가까이에서 보지 않으면 스마트 안경인지 일반 안경인지 분간이 어렵다.
일부 사용자들은 스마트 안경 촬영 시 효과음뿐 아니라 촬영 중임을 알리는 표시등 기능을 무력화하는 꼼수도 쓴다.
이런 시도가 확산하자 메타는 스마트 안경 표시등(LED)에 센서를 부착해 표시등을 가리면 촬영이 안 되도록 설계했다.
그러자 몰래 촬영 방지 기능의 허점을 노리는 제품을 내다파는 돈벌이가 성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 안경 센서 측면으로 빛이 흘러들어가게 하되, 안경 앞면 표시등에 불이 들어왔는지는 볼 수 없게 하는 차단 커버도 유명 쇼핑몰에 등장했다.

3월 2일 'MWC 2026'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 마련된 큐웬 글라스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큐웬 인스타그램 다운로드
스마트 안경 착용자의 무단 촬영 우려가 확산하자 해외에선 스마트 안경 사용은 물론, 반입 자체를 금지하는 조치들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 공군은 2월 개정한 복장 규정에 '군복 착용 시 AI 안경 착용은 금지한다'고 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시에선 올해 3월 말부터 모든 법정에 모든 스마트 안경 착용이 금지됐다.
스위스 해운사 MSC는 지난해 12월부터 선박 내 공용 공간에서 AI 스마트 안경 사용을 금지했다.
블루투스 신호를 감지해 스마트 안경 소지자의 접근 여부를 판단해준다는 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구글 앱 마켓에서 10만 회 이상 내려받은 인기 앱으로 부상했다.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메타의 스마트 안경 LED 표시등을 가리기 위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캡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월 실적발표에서 "폴더폰만 있던 때 스마트폰이 처음 생겼을 때와 비슷하다"며 스마트 안경이 대세로 자리 잡는 건 시간문제라 예고했지만, IT 업계에선 대중화의 기로는 사생활 침해 불안 완화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하루 종일 쓸 수 있을 정도의 사용감 개선과 함께 가장 중요한 과제"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