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는 건강? 고정 관념 깨는 충격 연구 결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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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300g 이상 먹으면 위장암·사망 위험 증가”여성보다 남성과의 상관관계 커

‘치맥의 나라’ 한국인에게 꺼림직 한 소식이다.
가금류(주로 닭고기)를 자주, 그리고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면 위장암 발병과 이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국립 위장병학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Gastroenterology)가 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17일 (현지시각) 게재한 연구 결과는 이탈리아 남동부 거주민 4869명의 건강 데이터를 19년간 추적·분석해 얻었다.

‘소고기는 남이 사줘도 먹지 말고, 돼지고기는 누가 사 주면 먹고, 닭고기는 내 돈 주고 사 먹고, 오리 고기는 남이 먹고 있는 것이라고 뺏어 먹으라’는 말이 있다.
닭고기와 오리고기, 즉 가금류가 우리 몸에 좋다는 걸 강조한 뜻일 터.실제 기존 연구들은 가금류가 적색육(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보다 심혈관 질환과 일부 위장암의 위험이 낮아 더 건강한 단백질 공급원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가금류를 많이 섭취하면 특정 유형의 위장암 발병 및 조기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상반된 증거를 제시한다.
연구진은 참가자 인터뷰와 의료진의 건강검진, 식습관 설문조사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한 의료 기록과 지역 보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사망 기록을 파악했다.
연구기간 중 총 1028명이 사망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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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적색육과 가금류를 포함해 육류를 얼마나 자주 섭취하는 지, 그리고 이런 식습관이 위암 발생률과 어떤 연관이 있는 지 살펴봤다.

분석 결과, 일주일에 300g 이상의 가금류(앞서 밝혔듯 대부분 닭고기)를 섭취한 사람들은 위장암 발병과 위장관계 암 합병증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 주당 300g이 넘는 가금류를 섭취한 사람은 100g 이하 섭취자 대비 사망 위험이 27% 증가했다.
위험도는 섭취량에 비례했다.
같은 양의 적색육과 비교했을 때도 가금류 섭취자가 더 높은 위험을 보였다.
남성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 주당 300g 이상 가금류를 섭취한 남성은 주당 100g 이하 섭취 남성보다 위장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연구자들은 가금류를 포함해 백색육 섭취가 위장암 감소와 연관될 수 있다는 상반된 연구들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이번 연구 결과를 더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가금류 섭취로 인한 사망률 증가가 가금류 섭취 자체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기름에 튀기거나 빵가루를 입혔는지와 같은 조리 방법 또는 특정 양념 첨가여부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또한 생활습관 등 일부 요인은 조정했지만 운동량과 운동 종류 등 신체활동 정보를 수집하지 않아 식습관과 건강 결과 간 관계를 과소·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닭고기 섭취량과 빈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계기를 제공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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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를 끊을 필요는 없지만 너무 자주 먹거나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채소와 통곡물 등과 함께 섭취해 영양의 균형을 맞출 필요도 있다.
조리 방법도 중요하다.
기름에 튀기거나 숯불에 굽는 등 동물성 단백질을 장시간 고온에서 조리하면 돌연변이 유발 물질(헤테로사이클릭 아민(HCAs),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N-니트로소 화합물(NOCs) 등)이 생성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자들은 “주당 300g이상의 가금류 섭취는 위장암과 이로 인한 조기사망 위험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줬으며 특히 남성에서 위험이 높았다”며 “가금류가 절대적으로 건강한 식품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일 수 있으며, 가금류 섭취를 줄이고 생선과 같은 다른 단백질원으로 대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높은 온도에서 장시간 조리를 피하는 등 조리 방법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썼다.

‘방귀 걷기’(fart walk)란 신조어가 있다.
메릴린 스미스(Mairlyn Smith)라는 캐나다의 여성 배우 겸 작가 겸 요리 블로거가 처음 사용했다.
저녁 식사 후 가스를 빼기 위해 하는 가벼운 산책을 의미한다.

70세의 스미스는 “저녁 식사 후 10분에서 20분 사이의 ‘방귀 걷기’는 멋지게 나이 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작년 3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썼다.
그 후 #방귀 걷기(fartwalk) 해시태그가 달린 짧은 영상들이 틱톡에서 수백 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문적 의학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제안한 ‘방귀 걷기’는 소화와 혈당을 조절을 돕고,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실 방귀 걷기는 여러 문화권의 오랜 식후 산책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탈리아의 ‘라 파세지아타’(la passeggiata·산책)가 대표적이다.
이는 이탈리아의 중요한 문화적 관습 중 하나다.
저녁 식사 후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거리나 공원을 산책하는 것을 가리킨다.
스페인의 파세오(paseo)와 튀르키예의 아크샴 예르위르시(Akşam Yürüyüşü·저녁 산책)도 비슷한 경우다.
우리나라의 산책, 일본의 산보(散歩)도 식후 걷기 전통이다.
역시 산보라는 표현을 쓰는 중국에서는 “식사를 마친 후 매번 일백 걸음을 걸으면 99세까지 장수 할 수 있다”라는 속담이 있다.
식후 산책의 건강 증진 효과는 현대 의학이 뒷받침한다.

먼저, 장 활동을 자극한다.
위·창자 내 공기가 차 있는 증상, 이른바 ‘헛배 부름’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과 소화 과정에서 발생한다.
신체는 자연적으로 장을 통해 대변을 이동시키려 하는데, 운동은 이 과정을 도울 수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메디컬센터 소화기 건강센터의 위장병 전문의 크리스토퍼 댐먼 박사는 “장은 저절로 잘 움직이지만, 신체 활동을 하면 더 잘 움직인다”라고 병원 간행물에서 설명했다.
그는 걷기를 통해 복부 팽만감, 가스, 심지어 위산 역류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 소재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내과 의사인 팀 티우탄 박사는 “식후 걷기는 장운동 즉, 장의 움직임을 촉진하여 가스를 제거하고 변비를 예방 한다”라고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썼다.
많은 전문가들이 식후 산책을 지지하는 이유는 소화 기능 향상과 함께 혈당 조절을 돕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면 음식에 들어있는 당분이 포도당으로 분해 된 후 혈류로 유입돼 혈당 수치가 빠르게 상승한다.
우리 몸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한다.
하지만 신체가 인슐린을 충분히 생성하지 못 하거나 인슐린에 몸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면 고혈당증 위험이 증가한다.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 신체활동이 부족한 것도 고혈당증 유발 요인이다.
고혈당증은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티우탄 박사는 식후 걷기가 혈당 급등을 예방하고, 인슐린 호르몬을 더 잘 조절하며, 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방귀 걷기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방귀 걷기는 때가 있다.
전문가들은 포도당 흡수가 최고조에 달하는 식사 후 60분 이내에 걷기를 권장한다.
1시간이 지나면 혈당이 급등하는 시기를 놓치기 때문이다.
댐먼 박사에 따르면 식후 바로 운동하는 것이 혈당 수치 조절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이전 연구에서 밝혀졌다.
“동네 산책이나 점핑잭(점프를 하면서 팔과 다리를 움직이는 전신 유산소 운동)처럼 단 5분만 심박 수를 높이는 운동만으로도 식후 혈당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줄이는 데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라고 댐먼 박사가 말했다.
식후 걷기를 포함해 활발한 신체 활동은 소화 기능 및 신진 대사 개선 외에 여러 암 위험 감소와도 연결된다.

세종시 제공.

세종시 제공.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최근 실린 연구에 따르면, 활동량이 많을수록 암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
하루 활동량이 상위 20%에 속하는 사람은 하위 20% 대비 암 발생 위험이 2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위험도 줄일 수 있다.
하루 3800보를 걸으면 치매 발병 위험을 25% 낮출 수 있다고 덴마크 연구진이 밝혔다.
걷기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건강 증진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몸을 움직이면 장을 자극하고 활성화 할 수 있다.
가스를 배출하는 것을 밖에서 할지, 실내에서 할지, 운동 중에 할지 아니면 운동을 하지 않을지 여부는 전적으로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라고 댐먼 박사가 말했다.

비만, 특히 중증 비만이 총 16가지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상관성은 성별과 인종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특히 고혈압,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제2형 당뇨병, 신진대사 기능 장애와 관련된 지방간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컸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이 주도해 미 의학 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에비던스(NEJM Evidence)에 발표했다.
미 국립보건원에서 2018년부터 시작한 대규모 동일집단(코호트) 연구인 ‘All of Us’에서 27만 657명(평균 나이 51.9세)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인구 구성은 남성 38.0%, 여성 62.0% 인종별로는 흑인 22.0%, 히스패닉·라틴계 18.5%, 아시안 3.4%, 나머지는 백인 이었다.
2022년 7월까지의 전자 건강기록을 추적 조사했다.
키와 몸무게 등 신체치수를 측정하고 설문 조사도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참가자들을 정상 체중, 과체중, 비만 1·2·3등급으로 분류했다.
전체 연구 대상자의 42.4%가 비만으로 나타났다.
21.2%가 비만 1등급, 11.3%가 2등급, 9.8%가 3등급이었다.
16가지 질환 모두 비만 등급이 높을수록 유병률(특정 기간 내 특정 질환자의 비율)과 발병률(특정 기간 내 특정 질병 발생 비율)이 증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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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3등급(체질량 지수(BMI) 40 이상)인 사람들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제2형 당뇨병,
△대사 기능 장애 관련 간 질환,
△통풍,
△심부전,
△고혈압,
△담석,
△심방 세동(부정맥의 일종),
△만성 신장 질환,
△폐색전증,
△심부정맥 혈전증,
△고지혈증·이상지혈증,
△위·식도 역류 질환,
△천식,
△골관절염,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의 높았다.
가장 강한 연관성을 보인 질환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제2형 당뇨병, 대사기능 이상 관련 간 질환 이었다.
상대적으로 약한 연관성은 천식, 골관절염,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이었다.

과체중(BMI 25.5~29.9)인 사람은 폐색전증과 심부정맥 혈전증을 제외한 나머지 14가지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았다.
과체중인 사람은 특히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과 대사 기능 장애 관련 간 질환과의 연관성이 강했다.
연구진은 또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의 51.5%, 대사성 간질환의 36.3%, 골관절염의 14.0%가 비만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자들은 비만이 수면 무호흡증, 당뇨병, 간 질환, 심부전과 같은 여러 질환과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며 이들 질환의 상당 부분이 비만 관리로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며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18.5 미만이면 저체중, 18.5~24.9는 정상 체중, 25~29.9는 과체중, 30~34.9는 I단계 비만, 35~39.9는 2단계 비만, 40 이상은 3단계 비만으로 분류한다.
(메디컬익스프레스. 메드페이지 투데이 보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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