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의 역사, 하지만 위험한 현실일 뿐?

미국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는 100ml당 10g의 당을 함유하고 있으며, 토마토 스프 한 캔에도 7-8티스푼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다.<BR> ©Getty Images


미국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는 100ml당 10g의 당을 함유하고 있으며, 토마토 스프 한 캔에도 7-8티스푼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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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이 건강에 '극도로 위험한' 이유

​달콤함의 역사, 하지만 위험한 현실일 뿐?

달콤한 맛에 대한 인류의 사랑은 7-8세기 아랍 세계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역사서들에 따르면 당시 새롭게 건설되던 아름다운 도시 바그다드에서 사람들은 설탕이 들어간 셔벗, 꿀을 넣어 조리한 죽, 튀겨서 시럽을 입힌 페이스트리, 캔디 등 달콤한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
'설탕(sugar)'이라는 단어 자체도 아랍어 '수카르(Sukkar)'에서 유래했으며, 11세기 십자군 원정 이후 이 달콤함에 대한 열망은 이국의 문물과 함께 서양으로 전파되었다.

당시에는 단 음식이 '간헐적으로만' 즐기는 '간식'이었으며, 오후의 피로를 달래는 작은 보약 정도로 여겨졌다.
설탕은 사치재로 과거에는 흔하게 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현재 설탕은 전 세계 어디서나 존재한다.
미국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식품 및 음료 제품의 60% 이상에 첨가당이 포함되어 있으며, 심지어 샐러드, 수프, 그래놀라와 같은 건강식품으로 여겨지는 제품에도 설탕이 들어있다.

식품 라벨을 살펴보면 더욱 충격적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는 100ml당 10g의 당을 함유하고 있으며, 토마토 스프 한 캔에도 7-8티스푼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다.

북미인은 하루 평균 약 17티스푼의 첨가당을 섭취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설탕의 과량 섭취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통적으로 마른 체형을 유지하던 남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현대 식단은 과거에 비해 너무나 많은 설탕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건강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의료진과 건강 전문가들은 당뇨병과 비만 등 질환의 원인으로 설탕을 지목하고 있다.

설탕 과다 섭취: 물질 중독인가 행동 중독인가?

설탕이 중독성이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달콤한 음식을 폭식하거나 설탕을 갈망하며 심하게는 금단 증상을 일으키는 것, 그리고 이 현상에 반동된 피로감 등은 모두 설탕 중독과 관련된 고전적인 행동 패턴으로 여겨진다.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만성적인 설탕 과다 섭취는 도파민 전달 신호와 스트레스 관련 경로에 변화를 일으켜 뇌의 신경 경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물질 사용 장애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유사하며, 설탕에 대한 갈망과 과다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


설탕이 실제로 중독성 물질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BR> ©Getty Images


설탕이 실제로 중독성 물질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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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설탕이 실제로 중독성 물질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설탕은 니코틴이나 코카인처럼 뇌의 도파민 보상 경로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과학자들은 설탕을 과량 섭취할 때 발생하는 도파민의 보상 시스템이 식품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있다.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의 캐롤 다빌라 대학 정신과 의사 옥타비안 바실리우와 같은 다른 과학자들은 설탕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을 때 느껴지는 즐거움이 사람들로 하여금 단맛에 중독되도록 한다고 주장한다.
즉 설탕 자체에는 중독성이 없지만 단맛을 섭취할 때 느끼는 감각이 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단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설탕 과다 섭취가 일반적으로 물질 중독이 아닌 행동 중독으로 간주되는 이유이다.

설탕 중독의 원인과 건강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어린 시절 힘든 경험을 한 사람들의 뇌가 단맛이 주는 쾌락에 쉽게 반응하여 설탕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호주 퀸즐랜드 공과대학의 신경과학자 셀레나 바틀렛과 케리 길레스피는 "설탕 소비는 감정 조절과 깊이 얽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떻게 설탕 과다 섭취와 중독의 패턴에 빠지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감정적 스트레스가 몸이 단맛을 갈망하도록 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설탕이 주는 단맛은 뇌가 우울한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장기적인 우울증과 불안은 달콤한 맛이 주는 즐거움을 갈망하도록 부추겨 설탕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실제로 어린 시절 겪은 스트레스가 뇌의 보상 체계에 영향을 미쳐 설탕처럼 강렬한 단맛을 가진 음식을 찾도록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다수 보고 되어 있다.

사실 중독성이 있든 없든 장기간 설탕을 과량 섭취하면 건강에 매우 해롭다.
바실리우는 실제로 많은 연구들의 과학적인 증거들은 체중 증가 여부와 관계없이 설탕 과다 섭취 자체가 "건강에 극도로 위험하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 왔다.<BR> ©Getty Images


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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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 왔다.

여성의 경우 하루 6티스푼 이상, 남성의 경우 9티스푼 이상의 설탕을 꾸준히 섭취할 경우 충치나 만성피로, 당뇨병, 비만, 심혈관 질환 등 수많은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고설탕 식단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학적 장애 및 치매와도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주당 4회 이상 탄산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은 주당 1회 미만을 마시는 사람들보다 우울증을 느낄 가능성이 두 배 더 높았다는 결과도 있다.

설탕 중독을 극복하는 방법과 정부의 역할

설탕을 끊는 데 입증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중독을 이기기 위해서는 실제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과학적인 증거 기반 전략들로 강박적 행동 패턴을 식별하고 이를 수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지행동치료(CBT)와 같은 행동을 통해 설탕 중독을 극복할 수 있다.
금단 증상을 피하기 위해 첨가당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혈당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단백질과 섬유질 섭취를 늘리며, 구조화된 식사 계획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영양 전략도 효과적일 수 있다.

안타깝게도 매우 소수의 사람들만이 스스로 설탕 중독을 극복할 수 있다.
설탕은 이미 "새로운 담배"로 묘사될 정도로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
바실리우는 "정부적 차원에서 건강한 식품 소비를 독려하고 초가공 식품의 과도한 홍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 4개 주에 도입된 설탕세는 사람들이 당분이 많은 식품과 음료를 구매하지 않도록 저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임이 입증되었다.
실제로 설탕 음료에 대한 세금이 33% 인상되자 탄산음료 판매가 33% 감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세금을 인상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람들의 설탕 섭취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
특정 식품에 설탕세가 부과되었을 때 사람들은 설탕을 줄이기보다 이에 대응하여 다른 대체제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단적인 예로 멕시코에도 탄산음료에 설탕세가 도입되자 소비자들은 탄산음료를 대신해서 과일 주스를 구입하는 양상을 보였다.
과일 주스 역시 설탕 함량이 높았지만 단순히 세금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단순히 탄산음료의 자리가 과일 주스로 대체되었을 뿐 사람들은 당 섭취를 줄이는 데에는 별반 관심이 없었다.


건강 전문가들은 탄산음료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종류의 고설탕 제품을 설탕세 부과 대상으로 포함한다면 설탕세의 효과가 더 강력할 것이라고 제안한다.<BR> ©Getty Images


건강 전문가들은 탄산음료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종류의 고설탕 제품을 설탕세 부과 대상으로 포함한다면 설탕세의 효과가 더 강력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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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역시 2018년에 설탕 함량에 따라 식품에 대한 세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2단계 설탕세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제조업체들은 탄산음료의 설탕 함량을 줄이게 되었고, 전반적인 소비도 감소했다.
건강 전문가들은 탄산음료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종류의 고설탕 제품을 설탕세 부과 대상으로 포함한다면 설탕세의 효과가 더 강력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설탕에 대한 사회적,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현대 식품 환경에서 설탕의 영향력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해 정부와 식품 기업, 그리고 개인이 함께 협력해야 할 시점이다.

"배불러도 디저트 먹고 싶게 만드는 뇌 메커니즘 찾았다"獨 연구팀 "포만감 조절 POMC 신경세포, 호르몬 분비해 설탕 식욕 촉진"



"뇌는 단것을 좋아한다" ⓒMax Planck Institute for Metabolism Research 제공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설탕을 먹으면 포만감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가 마약성 호르몬을 분비, 식욕이 더 촉진되면서 디저트를 먹고 싶어지는 것으로 생쥐 실험에서 밝혀졌다.

독일 쾰른 막스 플랑크 신진대사 연구소(MPIMR) 헤닝 펜셀라우 박사팀은 14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설탕에 대한 생쥐 뇌 반응을 조사한 결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POMC) 신경세포가 설탕에 반응해 식욕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열량 과잉이나 식사 후처럼 칼로리 부족이 해소될 때 나타나는 포만감은 안정적인 체중 유지를 위한 중요한 신경 생물학적 과정이다.
연구팀은 하지만 포만감을 느낀 후에도 달콤한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증가하는 현상은 흔히 일어나는데, 설탕에 대한 이런 식욕 증가는 식사 후 가장 두드러지며 이는 광범위한 디저트 소비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배가 부른 상태에도 디저트를 찾게 만드는 일명 '디저트 배'(dessert stomach)의 원인을 찾기 위해 설탕에 대한 생쥐의 반응을 조사했다.

그 결과 완전히 포만감을 느낀 상태에서도 여전히 디저트를 먹는 생쥐가 있었으며, 포만감 조절 뇌 신경세포 중 하나인 시상하부(hippothalamus) POMC 신경세포가 이를 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상하부 POMC 뉴런은 포만감을 조절하는 주요 뉴런으로, 흥분성 멜라노코르틴 신경펩티드를 통해 배가 부를 때 음식 섭취를 줄이도록 한다.
그러나 POMC 뉴런은 생쥐가 포만감을 느낄 때 설탕을 먹으면 포만감 자극 물질뿐 아니라 체내 마약성 호르몬인 β-엔도르핀도 함께 분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β-엔도르핀은 다른 신경세포의 아편 수용체에 작용해 보상감을 유발, 포만감을 넘어서도 계속 설탕을 먹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β-엔도르핀이 작용하는 뇌 오피오이드 경로(opioid pathway)는 설탕을 추가로 섭취할 때는 활성화되지만 다른 음식이나 지방을 섭취할 때는 활성화되지 않았다.
또 이 경로를 차단한 생쥐는 설탕을 줘도 더 먹지 않았고, β-엔도르핀 분비를 억제할 때 설탕을 먹지 않는 현상은 포만감을 느끼는 생쥐에게서는 나타났지만, 굶주린 생쥐에게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어 사람들에게 튜브로 설탕을 투여하면서 뇌를 스캔한 결과 생쥐와 동일한 뇌 영역이 설탕에 반응했으며, 포만감 신경세포와 가까운 영역에 β-엔도르핀이 작용하는 아편 수용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펜셀라우 박사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설탕은 자연에 흔치 않지만 먹으면 에너지 보상이 빠르다"며 "뇌는 설탕이 있으면 그때마다 먹도록 프로그램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 결과는 비만 치료에도 중요할 수 있다"며 "뇌의 아편 수용체 차단 약물은 식욕 억제 주사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작지만 이를 다른 치료법과 병용하면 매우 유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알룰로스: 달콤하지만 건강에 좋은 설탕 대체제?

알룰로스는 달콤하면서도 칼로리가 거의 없고, 특히 인슐린 민감도(insulin sensitivity: 인슐린의 혈당 강하 작용에 우리 몸이 얼마나 잘 반응하는지를 나타내는 정도)를 높여 당뇨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주장은 과연 과학적으로도 맞는 말일까?


알룰로스는 달콤하면서도 칼로리가 거의 없고, 특히 인슐린 민감도를 높여 당뇨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BR> © Getty Images


알룰로스는 달콤하면서도 칼로리가 거의 없고, 특히 인슐린 민감도를 높여 당뇨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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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룰로스는 1940년대 밀의 잎에서 처음 발견된 희귀한 형태의 당분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상업적 사용이 제한적이었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지 않았다.
1990년대 일본 가가와 대학교의 이즈모리 켄 교수가 토양에서 특별한 미생물을 발견하면서 전환점이 마련되었는데, 해당 미생물은 효소를 이용해 과당을 알룰로스로 전환할 수 있었다.
이후 20-30년간의 연구를 거쳐 알룰로스는 미국과 한국에서 감미료 또는 설탕 대체제로 승인됐으며,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알룰로스의 장점

알룰로스(Allulose)는 D-알룰로스 (D-allulose) 또는 D-프시코스로(D-Psicose)도 알려져 있으며, 무화과, 건포도, 키위, 밀, 메이플 시럽, 당밀 등에서 소량으로 발견된다.
이 때문에 알룰로스는 '희귀 당'으로 분류된다.
알룰로스는 일반 설탕(자당)의 약 70% 정도의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설탕의 10%에 불과하다.
즉, 설탕만큼 달진 않지만, 꽤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훨씬 낮은 셈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무칼로리 감미료, 체중 관리용 감미료, 또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설탕 대체제로 홍보되고 있다.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알룰로스 (사이언스타임즈는 본 제품과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Getty Images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알룰로스 (사이언스타임즈는 본 제품과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Getty Images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체는 알룰로스를 흡수하지만 대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알룰로스가 실질적으로 포도당이나 칼로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체는 알룰로스를 에너지로 활용하지 않고 대부분 배출하는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알룰로스는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
또한 탄수화물 섭취를 최소화하는 케토제닉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적합하다.
또한, 최근에는 알룰로스가 설탕과 달리 충치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과학적인 증거도 발표된 바 있다.

알룰로스는 혈당 수치를 거의 또는 전혀 높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 지수(혹은 당지수 GI: Glycemic Index -당질을 함유한 식품을 섭취 후 당질의 흡수 속도를 반영하여 당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수치화한 값으로 당지수가 55 이하인 경우 당지수가 낮은 식품, 70 이상인 경우 당지수가 높은 식품으로 분류)는 식품이 혈당 수치를 높이는 속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순수 설탕은 65, 흰 빵은 100의 혈당 지수를 가진다.
즉, 정제설탕이나 설탕 첨가 식품, 그리고 흰 빵 등은 당지수를 쉽게 올릴 수 있는 반면 알룰로스는 혈당 지수가 0에 가깝다.
또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과 당뇨병 환자 모두에게 고용량의 알룰로스를 투여해도 혈당 수치가 변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알룰로스가 식후 포도당과 인슐린 수치를 낮추고, 혈중 포도당과 인슐린의 변동폭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러한 결과대로라면 알룰로스는 설탕의 완벽한 대체제이다.
하지만 알룰로스가 당뇨병 환자에게 실제로 유익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임상시험은 실제로 쉽지 않다.
우리 생활에서 완벽히 설탕을 제거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업적 활용과 자연성의 의미

알룰로스는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고 난 뒤에 입에서 느끼는 맛인'뒷맛(후미라고도 부름)'이 없어서 초콜릿과 같은 상업용 식품의 감미료로 유용하다고 여겨진다.
"저탄수화물 초콜릿으로 죄책감 없이 즐기기"라는 모토로 초콜렛을 생산하고 있는 GOALZ라는 회사의 창립자 미셸 오튼은 알룰로스를 사용해 초콜릿의 칼로리를 최대 40% 낮췄다고 주장한다.
오튼은 실험실에서 분자를 조작해 만든 것이 아닌, 자연에서 발견되는 것을 원했다고 설명한다.


알룰로스의 장점들 ©Getty Images


알룰로스의 장점들 ©Getty Images

실제로 설탕 대체제로서 알룰로스는 많은 규제 기관들로부터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알룰로스가 건강에 실제로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알룰로스를 자연적이라서 건강에 좋다고 표현하는 것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
설탕 역시 알룰로스와 마찬가지로 자연에서 발견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설탕이 자연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단적인 예로 설탕 섭취로 인한 당뇨병, 심장병, 우울증, 충치, 피부 문제, 암 등의 건강 문제는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다량의 알룰로스 섭취 역시 복통, 설사, 복부 팽만감, 가스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학 보고도 있으므로 추가 연구가 강력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알룰로스를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GRAS)' 식품 첨가물로 승인한 바 있지만,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일부 국가들은 알룰로스를 "새로운 식품(novel food)"으로 분류하며, 아직 안전성 평가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많은 측면에서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유럽연합이지만 알룰로스에 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말 그대로 ‘달콤함에 빠진 사회’다.
최근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탕후루는 1개에 보통 설탕 10~25g이 들어가 하나만 먹어도 하루 권장 당 섭취량인 50g의 절반을 섭취하게 된다.
또한 프랜차이즈 일부 음료에는 당류가 최대 62g, 각설탕 20개에 달하는 양이 함유돼 있어 1일 적정 섭취량을 최대 1.3배 초과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적당한 당분은 인체의 피로를 풀어주고 기분을 전환해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지만, 과잉 당분 섭취에 따른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끊기 힘든 달콤살벌한 설탕의 유혹, 우리는 지금 얼마나 먹고, 마시고 있을지 점검해 보자.



P‘달콤함에 빠진 사회’, 우리는 지금 설탕을 얼마나 먹고 마시고 있을까. ⓒGettyImagesBank

어린이·청소년의 당류 섭취 급속히 증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우리 국민의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분석한 결과 우리 국민 4명 중 1명, 어린이·청소년은 3명 중 1명 이상이 WHO 권고 기준을 초과해 당류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가공식품으로 섭취하는 당류를 하루 총열량의 10% 미만으로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은 당류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셈이다.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의 주공급원은 음료수가 31.1%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과자류·빵류 및 떡류(16.9%), 당류(11.0%)이며, 하루 식사 중 간식으로 가장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어린이·청소년 중 여학생은 총열량의 10.4%, 11.4%를 가공식품으로부터 당류를 섭취하고 있어 같은 연령대의 남학생 보다 높았다.
조사에 따르면 주로 섭취하는 간식의 종류에도 다소 차이가 나타났다.
6~11세 여자 어린이는 아이스크림류> 캔디류> 과일·채소류 음료 순으로 당을 섭취했으며, 12~18세 여자 청소년은 캔디류> 빵류> 탄산음료류 섭취 비율이 높았다.
동일 연령의 남자 어린이는 아이스크림류> 탄산음료류> 빵류 순으로 섭취했고, 남자 청소년은 탄산음료류의 섭취가 압도적으로 높고, 다음으로 아이스크림류, 빵류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식품안전 관련 전문가들은 식약처가 올해 발표한 자료는 2021년을 기준으로 조사된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당류 섭취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2021년은 당류가 포함된 음료 대신 대체 음료를 섭취하는 비율이 증가하면서 2년 전 조사(2019년)에 비해 당류 섭취량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열풍을 몰고 온 가공식품들은 설탕과 액상과당이 범벅돼 있어 당류 섭취 추세에 반전이 예상된다는 이유다.



가공식품 종류별 당류 섭취 (연령별) 비율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23.6.29. 배포)

세계는 지금,설탕과의 전쟁 중?

가당 가공식품 섭취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인의 설탕이 첨가된 음료(이하 SSB) 섭취량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터프츠대학교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글로벌 식이 데이터베이스(Global Dietary Database)의 데이터를 활용해 185개국 성인의 가당 음료 섭취량을 조사한 결과를 이달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성인의 SSB 섭취량은 주당 0.37회, 16% 증가했고, 특히 남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에서 가장 큰 증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의 자료만 보면, 전 세계 성인의 SSB 평균 섭취량은 주당 2.78회(8온스, 248g)이며, 185개 국가 중 성인 4억4,600만 명, 즉 세계 성인인구의 8.9%를 대표하는 58개국의 평균 SSB 섭취량은 주당 7회 이상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10배 가량 차이가 나타났는데, 인구가 가장 많은 25개 국가 중 맥시코가 가장 많이 섭취했으며, 에티오피아, 미국, 나이지리아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인도, 중국,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SSB 섭취량이 낮았다.
하지만 모든 지역에서 도시-농촌, 연령, 성별, 교육 정도애 따라 섭취량의 차이를 보였다.



2018년 185개국 성인의 평균 가당음료 섭취량 분포도 ⓒNature Communications

연구진은 SSB 섭취량은 비만,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 암, 충치 등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최우선으로 조사하는 항목이라고 말했다.
상쇄되는 건강·영양적 이점이 절대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조사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184,000명의 사망자가 SSB 섭취에 기인한 것으로 추산되었다.
이중 72.3%는 제2형 당뇨병, 24.2%는 심혈관 질환, 3.5%는 비만 관련 암이 원인이다.
때문에 WHO와 많은 국가들은 SSB를 제한하고, 설탕 섭취를 1일 칼로리의 5~10%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권장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SSB 섭취가 증가하는 추세는 위험 신호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한편, 연구진은 일부 몇몇 국가가 SSB의 기준을 탄산음료를 포함해 광범위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섭취하는 SSB는 에너지 드링크, 과일·채소 음료, 집에서 만든 감미 음료, 개인의 취향으로 추가하는 가당 거피, 가공우유 등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SSB 실제 섭취량을 왜곡 없이 추정하고, 이를 근거로 당분 섭취 저감 조치 및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자나 휘핑크림, 커피 등에 설탕을 넣으면 맛이 달라진다.
왜 그럴까? 단순히 설탕이 달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인간의 욕망을 충분히 설명해 주지 못한다고 과학자들은 주장한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설탕을 좋아하는이유는 이 마법의 분자가 뇌로 가는 특이한 통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설탕만이 사람의 혀에 달콤한 맛을 내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설탕 만이 완전히 별개의 신경학적 경로를 깨운다.
그 경로는 장에서 시작하는 특별한 경로이다.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의 찰스 주커 (Charles Zuker) 연구팀은 이 비밀스러운 설탕의 통로에 대한 연구결과를 최근 네이처(Nature) 저널에 발표했다.



생쥐의 cNST 영역(위쪽 노란색)이 설탕에게 반응하는 장면 ⓒTang

달기 때문이 아니라, 설탕이기 때문

설탕이라는 단어는 우리 몸이 연료로 사용하는 많은 물질을 포괄하는 말이다.
설탕을 먹으면 뇌의 보상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사람과 쥐가 똑같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정제된 설탕이 풍부한 세상에서는 이 깊은 식욕이 지나칠 수 있다.

미국인들의 연평균 설탕 섭취량은 1800년대 후반 10파운드 미만에서 오늘날 100파운드 이상으로 급증했다.
설탕 소비의 큰 증가는 비용이 들게 한다.
과도한 설탕 소비는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을 포함한 수많은 건강 문제와 연관된다.

이전에 주커의 연구는 설탕과 인공 감미료가 동일한 맛 감지 시스템을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일단 입안에 들어가면, 이 분자들은 혀의 단맛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단맛을 처리하는 뇌로 이동하는 신호를 발생시킨다.

하지만 설탕은 인공 감미료가 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주커 연구팀은 탄산음료 등에 사용되는 무칼로리 감미료인 아세설팜 K와 설탕을 대비하는 테스트를 실시했다.

설탕물과 감미료물을 같이 주면 쥐들은 처음에는 둘 다 마셨지만, 이틀 만에 거의 대부분이 설탕물만 찾았다.
주커 교수는 “우리는 생쥐가 단맛보다는 설탕을 섭취하기 위해 가진 이 억제할 수 없는 동기가 신경학적 근거가 있다고 추론했다”고 말했다.

설치 동물이 설탕물과 인공 감미료 물을 섭취했을 때 뇌 활동을 시각화함으로써, 연구자들은 설탕에만 반응하는 뇌 부위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그것은 ‘꼬리핵고속로(caudal Nucleus of the Solitary Tract, cNST)’이다.
쥐가 맛을 처리하는 곳과는 별개로 뇌간에서 발견되는 cNST는 몸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허브다.

연구팀이 발견한 cNST로 향하는 경로는 장의 안쪽에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센서 분자는 미주신경을 통해 이동하는 신호를 발생시켜 장에서 뇌로 직접 전달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생쥐도 감미료 말고 설탕에 빠져

이 장-뇌회로는 설탕의 한 형태인 포도당과 비슷한 분자를 선호하지만, 인공 감미료는 무시한다.
아마도 이것이 감미료가 설탕의 매력을 완전히 복제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장-뇌 회로는 과일에서 발견되는 과당과 같은 몇몇 다른 종류의 설탕도 못 본체 한다.

이번 논문의 주 저자인 훼이 이탄(Hwei Ee Tan)과 알렉산더 시스티(Alexander Sisti)는 이것이 설탕 분자에 대한 특수성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인공 감미료는 칼로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칼로리가 많은 설탕을 당하지 못한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주커의 연구는 칼로리가 없는 포도당 같은 분자도 내장과 뇌 사이의 설탕을 감지하는 경로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에, 칼로리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설탕수수 줄기와 정제 설탕 ⓒ위키피디아

설탕에 대한 뇌의 강한 선호도가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연구팀은 현재 이 장-뇌 설탕 회로와 다른 뇌 시스템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다.
비록 쥐에 관한 것이지만, 주커 연구팀은이번 연구가 끊임없는 설탕 욕구를 줄이는 것을 돕기 위한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식단은 비만과 무관하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나왔다.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런던 의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실험용 초파리에게 설탕이 많은 먹이를 먹인 결과 수명이 짧아졌으나, 이는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의학저널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19일 자에 발표한 연구에서 과도한 설탕 섭취로 인한 조기 사망은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노폐물인 요산(uric acid) 축적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설탕은 비만 유발 등 대사질환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요산 축적에 따라 조기 사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사진은 여러 종류의 설탕들. Credit: Pixabay / Th G

설탕도 탈수 현상 일으켜

많은 사람은 설탕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설탕 과잉 섭취는 비만이나 당뇨병 같은 신진대사 장애가 발생할 위험을 높이고, 수명을 여러 해 단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의 수명 감소는 그동안 대사 결함에 의한 것으로 생각돼 왔으나, 이번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연구에서는 그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헬레나 코케메(Helena Cochemé) 박사는 “당분이 많은 먹이를 먹은 초파리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대사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같은 많은 특징을 보여준다”라고 말하고, “비만과 당뇨병은 인간의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서, 과도한 설탕 섭취가 초파리 생존에 해를 끼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추정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설탕도 소금과 마찬가지로 탈수를 일으킨다.
실제로 갈증은 고혈당과 당뇨병의 초기 증상이다.

코케메 박사는 “물은 우리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하지만 대사 연구에서는 종종 그 중요성이 간과됐다”라고 지적하고, “고설탕 먹이를 먹인 초파리에게 단순히 마실 물을 추가로 공급하는 것만으로 초파리들의 수명이 단축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예상외로 이 초파리들이 여전히 고 설탕 식이와 관련된 전형적인 대사 결함을 나타낸다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덧붙였다.



요산 결정은 신장 결석과 통풍 등을 일으킨다.
편광 하에서 촬영한 모노소듐 요산 결정 모습. Credit: Wikimedia /Bobjgalindo

설탕 과다 섭취하면 요산 축적

이 ‘물 효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초파리의 신장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는 설탕 과다 섭취가 초파리 신장 시스템에 요산으로 불리는 분자를 축적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요산은 퓨린(purines) 분해에 따른 최종 산물로, DNA의 중요한 구성 성분이다.
그러나 요산은 결정화되기가 쉬워 신장 결석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연구팀은 초파리에게 마실 물을 주어 결석 형성을 희석하거나 약물로 요산 생성을 차단했다.
이렇게 하자 고 설탕 식이와 관련된 수명 단축을 막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차(물)를 많이 마실 경우 우리가 원하는 대로 모든 설탕 제품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을까? 코케메 박사는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며, “고 설탕 먹이를 먹인 초파리에게 마실 물을 충분히 주면 수명이 줄어들지는 않지만, 여전히 건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사람에게서 비만은 심장병 위험을 증가시키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퓨린 경로의 붕괴가 고설탕 식이 초파리의 생존을 제한하는 요인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설탕에 의한 조기 사망이 반드시 비만의 직접적인 결과는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퓨린은 탄소와 질소 원자로 이루어진 헤테로고리 계열의 유기화합물로, 퓨린 유도체인 아데닌과 구아닌은 뉴클레오티드를 구성하는 염기로 사용된다.
Credit: Wikimedia /BruceBlaus

“퓨린 경로와 수명 관계 연구할 계획”

독일 킬(kiel)대학의 공동연구팀은 설탕 섭취가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건강한 자원 실험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식이의 영향을 연구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킬 대학의 크리스토프 칼레타(Christoph Kaleta) 교수는 “놀랍게도 우리는 인간의 설탕 섭취가 초파리에서와 같이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고 혈중 퓨린 수치를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요산 축적은 염증성 관절염의 한 형태인 통풍뿐만 아니라 신장 결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요산 수치는 또한 나이가 들면서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당뇨병과 같은 대사 질환 발병의 한 예측 인자이기도 하다.

코케메 박사는 “초파리에서 얻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인간에게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또 퓨린 경로가 인간의 생존 조절에 관여하는지의 여부를 탐구하는 일은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먹는 것이 기대 수명과 노화 관련 질병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있다”고 말하고, “우리 연구팀은 퓨린 경로에 초점을 맞춰 건강한 노화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목표와 전략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달콤함의 역사, 하지만 위험한 현실일 뿐?

달콤한 맛에 대한 인류의 사랑은 7-8세기 아랍 세계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역사서들에 따르면 당시 새롭게 건설되던 아름다운 도시 바그다드에서 사람들은 설탕이 들어간 셔벗, 꿀을 넣어 조리한 죽, 튀겨서 시럽을 입힌 페이스트리, 캔디 등 달콤한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
'설탕(sugar)'이라는 단어 자체도 아랍어 '수카르(Sukkar)'에서 유래했으며, 11세기 십자군 원정 이후 이 달콤함에 대한 열망은 이국의 문물과 함께 서양으로 전파되었다.

당시에는 단 음식이 '간헐적으로만' 즐기는 '간식'이었으며, 오후의 피로를 달래는 작은 보약 정도로 여겨졌다.
설탕은 사치재로 과거에는 흔하게 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현재 설탕은 전 세계 어디서나 존재한다.
미국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식품 및 음료 제품의 60% 이상에 첨가당이 포함되어 있으며, 심지어 샐러드, 수프, 그래놀라와 같은 건강식품으로 여겨지는 제품에도 설탕이 들어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는 100ml당 10g의 당을 함유하고 있으며, 토마토 스프 한 캔에도 7-8티스푼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다.<BR> ©Getty Images


미국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는 100ml당 10g의 당을 함유하고 있으며, 토마토 스프 한 캔에도 7-8티스푼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다.
©Getty Images

식품 라벨을 살펴보면 더욱 충격적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는 100ml당 10g의 당을 함유하고 있으며, 토마토 스프 한 캔에도 7-8티스푼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다.

북미인은 하루 평균 약 17티스푼의 첨가당을 섭취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설탕의 과량 섭취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통적으로 마른 체형을 유지하던 남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현대 식단은 과거에 비해 너무나 많은 설탕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건강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의료진과 건강 전문가들은 당뇨병과 비만 등 질환의 원인으로 설탕을 지목하고 있다.

설탕 과다 섭취: 물질 중독인가 행동 중독인가?

설탕이 중독성이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달콤한 음식을 폭식하거나 설탕을 갈망하며 심하게는 금단 증상을 일으키는 것, 그리고 이 현상에 반동된 피로감 등은 모두 설탕 중독과 관련된 고전적인 행동 패턴으로 여겨진다.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만성적인 설탕 과다 섭취는 도파민 전달 신호와 스트레스 관련 경로에 변화를 일으켜 뇌의 신경 경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물질 사용 장애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유사하며, 설탕에 대한 갈망과 과다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


설탕이 실제로 중독성 물질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BR> ©Getty Images


설탕이 실제로 중독성 물질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Getty Images

하지만 설탕이 실제로 중독성 물질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설탕은 니코틴이나 코카인처럼 뇌의 도파민 보상 경로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과학자들은 설탕을 과량 섭취할 때 발생하는 도파민의 보상 시스템이 식품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있다.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의 캐롤 다빌라 대학 정신과 의사 옥타비안 바실리우와 같은 다른 과학자들은 설탕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을 때 느껴지는 즐거움이 사람들로 하여금 단맛에 중독되도록 한다고 주장한다.
즉 설탕 자체에는 중독성이 없지만 단맛을 섭취할 때 느끼는 감각이 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단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설탕 과다 섭취가 일반적으로 물질 중독이 아닌 행동 중독으로 간주되는 이유이다.

설탕 중독의 원인과 건강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어린 시절 힘든 경험을 한 사람들의 뇌가 단맛이 주는 쾌락에 쉽게 반응하여 설탕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호주 퀸즐랜드 공과대학의 신경과학자 셀레나 바틀렛과 케리 길레스피는 "설탕 소비는 감정 조절과 깊이 얽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떻게 설탕 과다 섭취와 중독의 패턴에 빠지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감정적 스트레스가 몸이 단맛을 갈망하도록 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설탕이 주는 단맛은 뇌가 우울한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장기적인 우울증과 불안은 달콤한 맛이 주는 즐거움을 갈망하도록 부추겨 설탕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실제로 어린 시절 겪은 스트레스가 뇌의 보상 체계에 영향을 미쳐 설탕처럼 강렬한 단맛을 가진 음식을 찾도록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다수 보고 되어 있다.

사실 중독성이 있든 없든 장기간 설탕을 과량 섭취하면 건강에 매우 해롭다.
바실리우는 실제로 많은 연구들의 과학적인 증거들은 체중 증가 여부와 관계없이 설탕 과다 섭취 자체가 "건강에 극도로 위험하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 왔다.<BR> ©Getty Images


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 왔다.
©Getty Images

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 왔다.

여성의 경우 하루 6티스푼 이상, 남성의 경우 9티스푼 이상의 설탕을 꾸준히 섭취할 경우 충치나 만성피로, 당뇨병, 비만, 심혈관 질환 등 수많은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고설탕 식단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학적 장애 및 치매와도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주당 4회 이상 탄산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은 주당 1회 미만을 마시는 사람들보다 우울증을 느낄 가능성이 두 배 더 높았다는 결과도 있다.

설탕 중독을 극복하는 방법과 정부의 역할

설탕을 끊는 데 입증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중독을 이기기 위해서는 실제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과학적인 증거 기반 전략들로 강박적 행동 패턴을 식별하고 이를 수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지행동치료(CBT)와 같은 행동을 통해 설탕 중독을 극복할 수 있다.
금단 증상을 피하기 위해 첨가당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혈당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단백질과 섬유질 섭취를 늘리며, 구조화된 식사 계획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영양 전략도 효과적일 수 있다.

안타깝게도 매우 소수의 사람들만이 스스로 설탕 중독을 극복할 수 있다.
설탕은 이미 "새로운 담배"로 묘사될 정도로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
바실리우는 "정부적 차원에서 건강한 식품 소비를 독려하고 초가공 식품의 과도한 홍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국 4개 주에 도입된 설탕세는 사람들이 당분이 많은 식품과 음료를 구매하지 않도록 저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임이 입증되었다.
실제로 설탕 음료에 대한 세금이 33% 인상되자 탄산음료 판매가 33% 감소했다고 한다.

그러나 세금을 인상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람들의 설탕 섭취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
특정 식품에 설탕세가 부과되었을 때 사람들은 설탕을 줄이기보다 이에 대응하여 다른 대체제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단적인 예로 멕시코에도 탄산음료에 설탕세가 도입되자 소비자들은 탄산음료를 대신해서 과일 주스를 구입하는 양상을 보였다.
과일 주스 역시 설탕 함량이 높았지만 단순히 세금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단순히 탄산음료의 자리가 과일 주스로 대체되었을 뿐 사람들은 당 섭취를 줄이는 데에는 별반 관심이 없었다.


건강 전문가들은 탄산음료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종류의 고설탕 제품을 설탕세 부과 대상으로 포함한다면 설탕세의 효과가 더 강력할 것이라고 제안한다.<BR> ©Getty Images


건강 전문가들은 탄산음료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종류의 고설탕 제품을 설탕세 부과 대상으로 포함한다면 설탕세의 효과가 더 강력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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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역시 2018년에 설탕 함량에 따라 식품에 대한 세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2단계 설탕세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제조업체들은 탄산음료의 설탕 함량을 줄이게 되었고, 전반적인 소비도 감소했다.
건강 전문가들은 탄산음료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종류의 고설탕 제품을 설탕세 부과 대상으로 포함한다면 설탕세의 효과가 더 강력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설탕에 대한 사회적,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현대 식품 환경에서 설탕의 영향력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해 정부와 식품 기업, 그리고 개인이 함께 협력해야 할 시점이다.

많은 암세포의 에너지 공급원으로 설탕을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추정일 뿐이다.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암을 일으키는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 의문을 벨기에 뢰번 가톨릭 대학교(KU leuven)가 9년 동안의 연구를 거쳐 밝혀냈다.

16일 ‘사이언스 얼러트’에 따르면 뢰번대 연구팀은 암세포가 설탕과 어떤 식으로 대사작용을 하는지 추적해왔다.
인간 몸 안에서 설탕 성분인 당분이 어떤 방식으로 성분과 에너지를 교환하거나 이동시키는지 그 생체학적인 기전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암을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대사효과(metabolic effect)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효모균을 지목했다.
오랫동안 인간 몸 안에서 보존돼온 효모균을 통해 포도당 섭취가 급격히 증가하고 세포 성장이 과도해지면서 암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던 설탕이 암세포를 어떤 식으로 유발하고 있는지 그 생체기전에 대한 비밀이 과학자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BR>  ⓒWikipedia


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던 설탕이 암세포를 어떤 식으로 유발하고 있는지 그 생체기전에 대한 비밀이 과학자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Wikipedia

설탕과 종양 간의 역학관계 밝혀내

지난 90여 년 동안 의료계를 비롯 많은 분야의 과학자들은 이 대사 효과에 대해연구를 진행해왔다.
인간 몸 안의 거의 모든 세포들이 에너지를 요구하고 있으며, 필요한 에너지를 당분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문제는 암세포들이 더 많은 당분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바르부르크 효과(Warburg Effect)’라고 하는데 포도당을 섭취해 젖산으로 발효시키는 비율이 건강한 세포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을 지칭하는 용어다.

포도당 섭취가 암의 원인이 된다는 점은 수차례 확인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인가가 암세포의 급속한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고 추정할 따름이었다.

과학자들은 암세포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설탕 공급을 차단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그러나 암세포보다 훨씬 더 많은 정상적인 세포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암세포에 대한 당분 공급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뢰번대 연구팀은 비정상적인 포도당 대사(glucose metabolism)의 생체학적인 기전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암세포가 이런 비정상적인 대사 작용을 하게 되는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내는데 집중했다.

뢰번대 요한 테벨라인(Johan Thevelein) 연구원은 “9년 간 특히 ‘바르부르크 효과’와 ‘종양 공격성( tumour aggressiveness) 간의 상관관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했으며, 지금 그 과정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연구 과정에 효모균(yeast)을 활용했다.
유전자가위 기술에서 가위 역할을 하는 성분을 말한다.
효모균을 사용해 발암 유전자의 일종인 라스 유전자군(Ras gene family)의 활동을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신체 내 효모균이 당분 흡수 자극해

라스 유전자군은 사람을 포함해 모든 동물들에게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유전자군이다.
연구팀은 효모균을 활용해 라스(Ras) 유전자군의 활동을 정밀 분석할 수 있었다.
효모는 빵·맥주·포도주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미생물을 말한다.

곰팡이나 버섯 무리이지만 균사가 없고, 광합성능이나 운동성도 가지지 않는 단세포 생물을 총칭하는 말이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효모균이 당분에 대한 강력한 대사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활용해 라스 유전자가 어떤 식으로 대사작용을 하는지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 효모균 안에서 진행된 당질 분해(sugar degradation) 과정이 ‘과당 1, 6 이인산분해효소(fructose 1,6-biophosphate)’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 과정을 통해 효모균은 물론 암세포 역시 빠른 속도로 증식하고 있었다.
테벨라인 연구원은 “사람 인체 내에서 효모균이 오랜 기간 동안 진화해오면서 또한 암세포와 관련된 이런 생체학적인 기전이 보존돼왔다.
”고 설명했다.

포도당 섭취가 유달리 많아지는 ‘바르부르크 효과’가 발생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라스(Ras)’ 단백질의 활동의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세포 성장이 정상을 넘어서면서 암을 유발하게 되는 원인이 효모균에 있다는 것.

테벨라인 연구원은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가 매우 중요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가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암환자를 치료하는 의료계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는 ‘바르부르크 효과’의 비밀을 일부 밝혀냈다”며, “향후에 전개될 추가 연구를 통해 그동안 사람의 몸 안에서 이 효모균이 어떤 작용을 해왔는지 더 정확히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효모(酵母,yeast)는 약 5천 년 전부터 인간이 식품에 이용해 온 미생물이다.
옛날 고대 사람들이 효모의 발효력에 의해 만들어진 술과 만나게 된 것이 인간과의 첫 만남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다양한 발효식품을 통해 인류에 이로움을 선사해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좋지않은 인상을받게됐다.
뢰번 가톨릭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지난 14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됐다.
논문 제목은 ‘Fructose-1,6-bisphosphate couples glycolytic flux to activation of Ras’이다.

알룰로스: 달콤하지만 건강에 좋은 설탕 대체제?

알룰로스는 달콤하면서도 칼로리가 거의 없고, 특히 인슐린 민감도(insulin sensitivity: 인슐린의 혈당 강하 작용에 우리 몸이 얼마나 잘 반응하는지를 나타내는 정도)를 높여 당뇨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주장은 과연 과학적으로도 맞는 말일까?


알룰로스는 달콤하면서도 칼로리가 거의 없고, 특히 인슐린 민감도를 높여 당뇨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BR> © Getty Images


알룰로스는 달콤하면서도 칼로리가 거의 없고, 특히 인슐린 민감도를 높여 당뇨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Getty Images

알룰로스는 1940년대 밀의 잎에서 처음 발견된 희귀한 형태의 당분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상업적 사용이 제한적이었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지 않았다.
1990년대 일본 가가와 대학교의 이즈모리 켄 교수가 토양에서 특별한 미생물을 발견하면서 전환점이 마련되었는데, 해당 미생물은 효소를 이용해 과당을 알룰로스로 전환할 수 있었다.
이후 20-30년간의 연구를 거쳐 알룰로스는 미국과 한국에서 감미료 또는 설탕 대체제로 승인됐으며,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알룰로스의 장점

알룰로스(Allulose)는 D-알룰로스 (D-allulose) 또는 D-프시코스로(D-Psicose)도 알려져 있으며, 무화과, 건포도, 키위, 밀, 메이플 시럽, 당밀 등에서 소량으로 발견된다.
이 때문에 알룰로스는 '희귀 당'으로 분류된다.
알룰로스는 일반 설탕(자당)의 약 70% 정도의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설탕의 10%에 불과하다.
즉, 설탕만큼 달진 않지만, 꽤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훨씬 낮은 셈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무칼로리 감미료, 체중 관리용 감미료, 또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설탕 대체제로 홍보되고 있다.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알룰로스 (사이언스타임즈는 본 제품과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Getty Images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알룰로스 (사이언스타임즈는 본 제품과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Getty Images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체는 알룰로스를 흡수하지만 대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알룰로스가 실질적으로 포도당이나 칼로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체는 알룰로스를 에너지로 활용하지 않고 대부분 배출하는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알룰로스는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
또한 탄수화물 섭취를 최소화하는 케토제닉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적합하다.
또한, 최근에는 알룰로스가 설탕과 달리 충치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과학적인 증거도 발표된 바 있다.

알룰로스는 혈당 수치를 거의 또는 전혀 높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 지수(혹은 당지수 GI: Glycemic Index -당질을 함유한 식품을 섭취 후 당질의 흡수 속도를 반영하여 당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수치화한 값으로 당지수가 55 이하인 경우 당지수가 낮은 식품, 70 이상인 경우 당지수가 높은 식품으로 분류)는 식품이 혈당 수치를 높이는 속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순수 설탕은 65, 흰 빵은 100의 혈당 지수를 가진다.
즉, 정제설탕이나 설탕 첨가 식품, 그리고 흰 빵 등은 당지수를 쉽게 올릴 수 있는 반면 알룰로스는 혈당 지수가 0에 가깝다.
또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과 당뇨병 환자 모두에게 고용량의 알룰로스를 투여해도 혈당 수치가 변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알룰로스가 식후 포도당과 인슐린 수치를 낮추고, 혈중 포도당과 인슐린의 변동폭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러한 결과대로라면 알룰로스는 설탕의 완벽한 대체제이다.
하지만 알룰로스가 당뇨병 환자에게 실제로 유익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임상시험은 실제로 쉽지 않다.
우리 생활에서 완벽히 설탕을 제거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업적 활용과 자연성의 의미

알룰로스는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고 난 뒤에 입에서 느끼는 맛인'뒷맛(후미라고도 부름)'이 없어서 초콜릿과 같은 상업용 식품의 감미료로 유용하다고 여겨진다.
"저탄수화물 초콜릿으로 죄책감 없이 즐기기"라는 모토로 초콜렛을 생산하고 있는 GOALZ라는 회사의 창립자 미셸 오튼은 알룰로스를 사용해 초콜릿의 칼로리를 최대 40% 낮췄다고 주장한다.
오튼은 실험실에서 분자를 조작해 만든 것이 아닌, 자연에서 발견되는 것을 원했다고 설명한다.


알룰로스의 장점들 ©Getty Images


알룰로스의 장점들 ©Getty Images

실제로 설탕 대체제로서 알룰로스는 많은 규제 기관들로부터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알룰로스가 건강에 실제로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알룰로스를 자연적이라서 건강에 좋다고 표현하는 것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
설탕 역시 알룰로스와 마찬가지로 자연에서 발견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설탕이 자연적이라고 해서 반드시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단적인 예로 설탕 섭취로 인한 당뇨병, 심장병, 우울증, 충치, 피부 문제, 암 등의 건강 문제는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다량의 알룰로스 섭취 역시 복통, 설사, 복부 팽만감, 가스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학 보고도 있으므로 추가 연구가 강력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알룰로스를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정되는(GRAS)' 식품 첨가물로 승인한 바 있지만,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일부 국가들은 알룰로스를 "새로운 식품(novel food)"으로 분류하며, 아직 안전성 평가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많은 측면에서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유럽연합이지만 알룰로스에 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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