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악화되었을 때 사랑하는 가족조차도 못 알아본다는 점에서 그 어떤 병보다 주변인의 슬픔이 큰 병이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약 10%로, 모두가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고, 무엇보다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완벽한 치매 치료법은 없지만, 이를 예방할 방법은 있다.
실제로
많은 신경과 의사들은 국제 의학 저널 란셋(THE LANCET)에 수록된 다양한 연구 결과와 예방법을 통해 치매를 45%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그들이 소개한 치매 예방법 7가지를 간추려 소개한다.
1. 눈, 귀,
머리 보호
언뜻 보기에, 시력이 치매와 연관 있다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란셋(THE LANCET)의 치매 예방, 중재 및 치료에 관한 보고서(2024)에 ‘치료되지 않은 시력 상실’이 치매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추가되면서, 근거를 더하고 있다.
요점은 시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닌, 떨어진 시력을 치료하거나 교정하지 않는 데 있다.
따라서 치매 예방을 위해 매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고,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통한 시력 교정이 도움
될 수 있다.
청력의
손실도 치매와 연관이 있다.
청력이 약해지면, 뇌가 소리를 처리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해서, 인지 기능에 더 큰 부담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 신경과 의사 스미타 파텔(Smita Patel)은 현지 매체 퍼레이드(Parade)를 통해 “청력 손실로 인한
뇌 구조 변화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인지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청력 보호를 위해 큰 소음을 피하고, 필요한 경우 귀마개를
사용하라”라고 조언한다.
뇌 손상도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축구(헤더)나 복싱과 같이 머리에 직접적 충격을 가하는 스포츠는 외상성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차에 탈 때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자전거를 탈 때 헬멧을 착용하는 등 일상에서 머리에 가해지는 크고 작은 충격을 보호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
된다.
2. 만성질환
관리
만성질환은 혈관성 치매는 물론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위험도 높인다.
고혈압, 이상
지질혈증, 당뇨병, 비만 등의 만성 질환은 모두 혈관의 손상을 유발하는 만성질환이다.
만성질환이 지속돼 혈관이 손상되면, 뇌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지고, 결과적으로 뇌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헤켄섹 대학교 정신과 학과장인 개리 스몰(Gary Small)은 퍼레이드(Parade)를 통해 “고혈압은 뇌 염증을 증가시키고, 염증과 독소가 뇌로 유입되게 한다”라고 설명하면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과일, 채소, 통곡물, 저지방 단백질을 섭취하고 소금 섭취를 제한하는 ‘DASH
식단’을 고려해 볼 수 있다”라고 조언한다.
신경과 전문의 라비 카쇼티(Rabih Kashouty) 역시 퍼레이드(Parade)를 통해 2형 당뇨병이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하면서, “인슐린 저항성은 뇌가 에너지로 사용할 포도당의 분해를 어렵게 만들어 뇌세포 손상을 유발한다"라고 덧붙였다.
3. 금연과
절주
백해무익한 음주와 흡연은 치매 예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지나친 음주는 뇌세포의 손상을 유발하는데, 특히 기억과 인지 능력에 관여하는 뇌세포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치매에는 더
치명적이다.
또,
흡연은 1차적으로는 심장과 혈관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고, 잠재적으로 뇌졸중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담배 연기에
포함된 독성 물질은 뇌세포의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을 더 크게 높일 수 있다.
4. 우울증
치료
우울증이 치매와 어떤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경과 전문의 포레스트 포스터(Forrest Foster)의 말을 빌린 퍼레이드(Parade)에 따르면, 우울증이 뇌의 만성 염증과 연관돼있으며, 치매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실제로 노년기 우울증을 치매의 전조증상으로 보기도 한다.
우울증 환자가 인지 기능의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적당한 사회활동이 도움이
수 있다고 조언한다.
5. 규칙적인
운동
규칙적인 운동은 치매의 위험요소인 각종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
되는 첫 번째 생활습관이다.
일주일에 150분 정도의 중강도 운동이 뇌 건강에 도움
될 수 있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뇌에 산소를 더 잘 공급하게 해주어 신경세포를 강화하고,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6. 꾸준한
사회활동
꾸준한 사회활동을 통해 사회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은 치매의 중요한 위험 인자 중 하나기 때문이다.
스미타 파텔(Smita Patel)은
퍼레이드(Parade)를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으면 인지 자극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치매의 또 다른 위험 요인인 우울증의 발병 위험도
높인다”라고 설명한다.
7. 미세먼지
피하기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 오염 물질은 폐와 같은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
스미타 파텔(Smita Patel)은 퍼레이드(Parade)를 통해 “대기
오염이 뇌 염증을 유발하고, 심장 박동을 증가시켜 뇌로 가는 혈류량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라며, “대기 오염이 심한 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라고 조언한다.
'치매 유발' 뇌 속 노폐물, 3배 빨리 배출하는 방법 찾았다
국내
KAIST 연구팀, 동물 대상 뇌척수액 배출 경로 분석
목·얼굴 림프관에 피부
자극하자 배출량 최대 약 3배 증가
노화로 줄어든 배출 기능도 회복…치매 유발 물질
제거 기대
노화로
인해 감소하는 뇌척수액 배출 기능을 피부 자극만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KAIST 고규영 교수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뇌척수액의 배출 경로를 시각화하고, 목과 얼굴 부위의 림프관을 비침습적으로 자극한 결과 배출량이 최대 3배까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이 경로는 사람에게도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치매 등 뇌 질환 예방과 치료의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형광 추적자를 이용해 생쥐의 뇌척수액(CSF)이 어떤 경로로 배출되는지 면밀히 추적했다.
그 결과, 뇌 바닥의 수막 림프관에서 시작된
뇌척수액은 눈 주변, 비강, 경구개 림프관을 거쳐 목의 표재성 경부 림프관(superficial cervical lymphatics,
scLVs)을 통해 턱밑샘 림프절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체 뇌척수액의 약 절반이 이 경로를 따라 배출되었다.
그러나
나이가 든 생쥐에서는 비강 및 경구개 림프관의 수와 기능이 현저히 감소했고, 이로 인해 뇌척수액 배출량도 30% 이상 줄어들었다.
특히
림프관 내 산화질소(NO)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eNOS 단백질의 감소와 기능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강도 기계 장치를 개발해 피부를 통해 표재성 경부 림프관을 자극했다.
그 결과, 생쥐의 뇌척수액 배출량이
2~3배 증가했고, 고령 생쥐에서도 젊은 개체 수준으로 기능이 회복되었다.
이 자극은 림프관을 직접 수축시키기보다는 외부 압력으로 유동을
촉진시키는 방식이었으며, 림프관의 자연 수축 리듬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안전성도 높았다.
연구팀은
“노화로 인해 감소하는 뇌척수액 배출 기능을 간단한 피부 자극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라며, “치매와 관련된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Increased CSF drainage by non-invasive manipulation of cervical lymphatics’, 비침습적 경부 림프 자극을 통한 뇌척수액 배출 증가)는 2025년 6월 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지에 게재되었다.
치매 위험 높이는 '이 습관'... 시간 증가할수록 발병 위험↑
미국 밴더빌트대학 연구팀, 404명 노인 대상 7년간 추적 연구
좌식 시간 증가할수록 해마 부피 감소 속도 빨라져
특히 유전적 위험 보유자에게 더 큰 영향…좌식 시간 줄이기 중요
좌식
생활 방식이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연구팀은 404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좌식 시간이 많을수록 뇌 구조 변화와 인지 기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영향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 좌식 시간을 줄이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치매가 없는 노인 404명(평균 연령 71세, 교육 연수 16년, 남성 54%, 백인 85%)을 대상으로 손목에 3축 가속도계(ActiGraph
GT9X Link)를 24시간 착용하게 하고, 10일 연속 활동을 측정했다.
이 장비는 초당 30회씩 움직임을 감지해 앉아있는
상태(49mg 이하), 가벼운 활동(50-99mg), 중고강도 활동(100mg 이상)을 정확히 구분했다.
분석
결과, 좌식 시간이 많은 참가자들에게서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 영상 지표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식 시간이 늘어날수록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부피가 더 빠르게 줄어들었으며, 인지기능을 관장하는 전두엽과 두정엽 등 핵심 뇌 영역의 부피 감소도
확인됐다.
뇌
구조 변화는 실제 인지기능 저하로도 이어졌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사건을 기억하는 능력인 일화성 기억력이 좌식 시간 증가에 따라 저하되는
경향을 보였고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도 더 급속히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아포지단백 E(APOE) ε4 유전자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좌식 행동이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오래 앉아 생활하는 습관이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의
제1저자인 마리사 A. 고그니아트 박사(Marissa A. Gogniat)를 포함한 연구진은 "좌식 행동이 단순히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뇌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알츠하이머병 발병의 독립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전적으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은 노인들에게는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생활습관 개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Increased sedentary behavior is associated with neurodegeneration and worse cognition in older adults over a 7-year period despite high levels of physical activity, 높은 신체 활동 수준에도 불구하고 7년 기간 동안의 늘어난 좌식 행동은 노인들의 신경 퇴화 및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됨)는 지난 5월 13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다.
"뇌, 안쓰면 퇴화한다"...뇌 건강 지키는 9가지 습관
뇌졸중과
치매는 대표적인 노년기 뇌질환이지만, 젊은 시절부터의 생활습관 누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뇌 건강을 유지하고
뇌세포를 보호하기 위한 생활습관은 평소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치매나 뇌졸중 같은 뇌질환을 예방하려면 보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관리 지침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신경과 전문의 전우현 원장(감꽃요양병원)과 함께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생활
습관을 알아봤다.
1. 균형 잡힌
식단
뇌에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우현 원장은 "특히 지중해식 식단이나 'MIND' 식단처럼 과일, 채소, 통곡물, 불포화지방(올리브유, 견과류), 생선
등을 충분히 먹고, 포화지방과 설탕,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이가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식단은 혈관 건강을
증진하여 뇌졸중 위험을 낮추고, 산화 스트레스 완화와 염증 감소를 통해 치매 위험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비타민 B군(특히
B6, B12, 엽산)과 오메가-3 지방산은 신경세포 대사와 기능에 중요하므로 결핍되지 않도록 음식이나 보충제를 통해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2.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일주일에 3~5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은 뇌 혈류를 개선하고 신경세포에 산소 공급을 늘려준다.
전우현 원장은 “운동은 뇌유래신경성장인자(BDNF) 분비를 촉진하여 신경세포
성장과 시냅스 연결 강화를 도와 기억력 향상과 치매 예방에 기여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규칙적 운동은 혈압과 혈당을 조절하고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시켜 뇌졸중 위험인자를 줄여준다.
전 원장은 “한 연구에 따르면 꾸준한
신체활동을 하는 중년층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면서 "운동은 걷기, 조깅, 자전거, 수영 등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하면 되며, 가능하면 주 2회 정도 근력운동을 병행하여 전반적인 신체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도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3. 수면
습관
수면은 뇌세포 회복에 필수적이다.
특히 하루 7~8시간의
양질의 수면을 규칙적으로 취하도록 생활 패턴을 잡는 것이 좋다.
전우현 원장은 "잠들기 1~2시간 전에는 스마트폰 등 밝은 화면을 보지
말고, 카페인이나 술도 피해서 숙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면서 "또한, 잠자리에 들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명상을 통해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유익하다”라고 말했다.
수면 중 뇌에서 노폐물이 제거되고 기억이 정리되므로, 만성적인 수면 부족을 피하는 것이 치매 예방의 기본 수칙 중
하나인 것이다.
만약
수면 무호흡증이나 불면증 같은 수면 장애가 있다면 의료진과 상의하여 적극적으로 교정해야 한다.
4. 스트레스
관리와 정신건강
만성 스트레스는 해마를 위축시키고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전우현 원장은 “규칙적인 운동, 취미 생활, 명상이나
요가, 또는 친한 사람들과 대화하며 마음을 풀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상담하여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를 조기에 치료하는 것도
뇌를 보호하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충분한 휴가와 수면으로 번아웃을 예방하고, 업무와 휴식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뇌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5. 사회적 활동
및 두뇌 자극
사회적으로 활발한 교류를 하고 꾸준히 인지적인 자극을 주는
생활습관이 뇌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전우현 원장은 “친구나 가족을 정기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취미나 기술을 배우는
것은 뇌 신경회로를 자극하여 인지 예비능을 높여준다"라면서 "독서, 퍼즐, 보드게임, 악기 연주, 외국어 학습 등은 재미를 느끼면서도 뇌를
다양하게 활용하게 해 주므로 적극 권장된다.
이러한 지적인 활동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을 늦추거나 진행을 완만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적 고립을 피하는 것이 중요한데, 영국 의학 학술지 랜식(Lancet)의 치매 예방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기부터 중년기의 교육 및
사회활동 수준이 높을수록 노년기 치매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6.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은
뇌졸중과 혈관성 치매의 가장 큰 위험인자이다.
정우현 원장은 “중년기 이후에는 정기 검진을 통해 혈압, 혈당, 혈중 지질 수치를 점검하고,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적절한 생활요법 및 약물치료로 조절해야 한다.
혈압은 120/80mmHg 수준, 공복 혈당은 100mg/dL 이하,
LDL 콜레스테롤은 100mg/dL 이하 등을 목표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개인별 위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고혈압을 방치하면 뇌혈관 벽이 손상되어 동맥경화와 뇌출혈 위험이 커지고, 미세한 뇌졸중들이 누적돼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당뇨병도 미세혈관 합병증으로 뇌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건강한 식사와 운동, 필요시 약물로 위의
수치들을 잘 조절하는 것이 뇌졸중 예방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에도 직결된다.
7. 금연 및
절주
흡연은 뇌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생활습관 위험요인 중
하나이다.
담배의 니코틴과 일산화탄소는 뇌혈관을 수축시키고 산소 공급을 감소시켜 뇌세포에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준다.
전우현 원장은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높고,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 위험도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꼭
금연해야 한다”라며 “금연 후 몇 년이 지나면 뇌졸중 위험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떨어지므로, 지금부터라도 담배를 끊는 것이 늦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알코올의
경우 절주가 중요하다.
과음은 뇌세포에 직접 독이 되므로,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1잔 이내의 적당한 음주로 제한하거나 가능하면
음주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뇌졸중을 앓은 적이 있거나 치매 고위험군인 경우 알코올은 반드시 삼가야 한다.
8. 머리 외상
예방과 청각 보호
머리를 보호하는 습관도 뇌 건강 수칙 중
하나다.
자동차를 탈 때 안전벨트를 매고,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탈 때 헬멧을 착용하며, 낙상 위험이 있는 환경에서는 조심하여 머리 충격을
피해야 한다.
운동선수의 경우 뇌진탕 방지 장비를 철저히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청각
자극도 뇌 활동에 중요한데, 전우현 원장은 “중년기의 난청은 사회적 고립을 가져와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시끄러운
소음 환경에서 일한다면 귀 보호구를 착용하고, 나이가 들며 청력이 떨어질 경우 조기에 보청기 사용 등을 통해 청각을 교정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9. 정기 검진 및
뇌 건강 체크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뇌혈관 상태를
점검하고 위험인자를 조절해야 한다.
전우현 원장은 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혈압·당뇨
같은 질환 외에, 심방세동과 같은 심장 부정맥도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심전도 검사 등을 주기적으로 받아 미리 발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인지 기능 검사를 통해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저하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고, 초기 이상 징후가 있으면 전문의와 상담하여 치매
예방약 복용이나 생활습관 개선을 더 강화하는 것이 권장된다.
뇌 건강 검진은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50대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받아
두는 것이 좋다.
영국
의학 학술지 랜식(Lancet)의 보고에 따르면, 치매의 약 40~45%가량은 이러한 생활습관 요인들을 잘 관리함으로써 예방
가능하다.
결국 뇌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길은 하루하루의 작은 습관들을 올바르게 실천하는 것이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 운동,
충분한 수면, 금연과 절주, 그리고 뇌를 꾸준히 자극하고 쓰는 생활습관은 치매와 뇌졸중뿐만 아니라 우울증 등 여러 뇌 질환의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춰준다.
전 원장은 “뇌는 ‘Use it or lose it(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이라는 말처럼 쓰지 않으면 퇴화하기
마련이다.
위와 같은 수칙들을 몸에 배게 하여 뇌세포 하나하나가 오랫동안 생존하고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신경과 전문의가 경고하는 뇌를 해치는 습관
현대인의
다양한 생활 습관 중 일부는 매일 뇌 건강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수면 부족,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등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뇌에 악영향을
미치며, 때로는 뇌세포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해치기도 한다.
우리가 무심코 일상에서 반복하는 행동 중 뇌를 해치는 습관 다섯 가지를
살펴보고, 그 원리를 신경과 전문의 전우현 원장(감꽃요양병원)과 함께 알아본다.
1. 수면
부족
충분한 수면은 뇌세포가 하루 동안 축적된 피로물질을 제거하고 기억을
공고히 하는 데 필수적이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 상태에서는 뇌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져 인지 기능 저하와 기분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전우현
원장은 “연구에 따르면, 만성 수면 제한은 뇌 특정 영역의 뉴런을 손상시키고 심하면 사멸시킬 수도 있다”며 “깨어있는 동안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데 관여하는 청색반점(Locus Coeruleus) 신경세포 등은 만성 수면 부족 시 산화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이 부족하면 뇌에서 단백질 찌꺼기 같은 노폐물 청소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장기적으로 알츠하이머병 등의 위험도 높일 수
있다.
극도의
수면 부족이 이어지면 면역 체계 교란과 대사 이상으로 뇌세포 환경이 악화된다.
전 원장은 “쥐 실험에서 몇 주 만에 뇌세포 일부가
소실되었다는 결과도 있었다”며 “다행히도 경미한 수면 부족에 의한 기능 저하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 가능하지만, 만성적인 수면 부족 습관은
뇌세포 건강을 서서히 해치는 위험한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2.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크린 기기의 과다 사용은 ‘디지털
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때 뇌는 끊임없는 알림과 정보 자극에 노출되어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성장기 미성년자의 뇌에서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전두엽을 비롯한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우현
원장은 이와 관련하여 2023년 정신과 분야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Research:Neuroimaging)'에 게재된
논문의 내용을 소개했다.
해당 논문에서는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사람들은 인지 조절과 충동 억제를 담당하는 전두엽-두정엽 네트워크의
기능이 저하된다고 밝혔다.
전 원장은 “이는 뇌가 평소에 “쉽고 빠른 자극”에 길들여져 스스로 깊이 사고하거나 기억하려는 노력을 덜 하게
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수록 단기 기억력 감소, 처리 속도 저하 및 감정 조절의 어려움 등이 발생한다.
비공식적으로는 이를
일컬어 “디지털 치매”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에 더해 스마트폰 화면의 빛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추가적인 뇌 피로를 유발하면 나쁜
영향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도 있다.
3. 카페인
섭취
카페인은 커피, 차, 에너지 드링크 등에 포함된 각성 물질로,
적당한 양을 섭취하면 뇌세포의 아데노신 수용체를 일시적으로 차단하여 졸음을 물리치고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전우현 원장은 “일일 약
100~200mg 정도의 소량으로 카페인을 섭취하면 뇌세포에 특별한 손상이 생기지 않는다”며 “카페인 섭취가 파킨슨병 등의 신경퇴행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밝힌 연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문제를 일으킨다.
하루 400mg을 초과하는 카페인을 장기간 섭취하면 만성적인 불안, 불면, 심박동 증가 등이
나타나며 이는 뇌에 만성 스트레스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카페인을 늦은 저녁에 섭취하면 수면을 방해하여 수면 부족으로 인한 뇌 손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고용량의 카페인은 뇌혈관을 수축시켜 두통을 유발하거나 뇌로 가는 혈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전 원장은 “카페인 자체는 용량을
지키면 큰 해가 없지만, 상습적인 과다 섭취 습관은 수면과 뇌 건강을 해쳐 결과적으로 뇌세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4. 알코올
남용
전우현 원장은 뇌세포에 가장 치명적인 독 중 하나가 알코올
남용이라고 말했다.
알코올은 혈뇌장벽을 통과하여 직접 뉴런에 작용하며, 특히 전두엽과 소뇌에 해로운 영향을 준다.
단기간 폭음하면
일시적으로 뇌세포 기능이 억제되어 판단력 저하와 운동 실조가 유발되고, 장기간 과음하면 뇌 구조 자체의 변성이 일어난다.
전
원장은 “실제로 만성 알코올 중독자의 뇌 MRI를 보면 전반적인 뇌 부피가 줄어드는 ‘뇌 위축 현상’이 뚜렷하다”며 “이는 알코올로 인해 뉴런과
시냅스가 파괴되고, 사용되지 못한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빈 공간을 뇌척수액이 채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알코올은 뇌세포의 영양 공급을 차단하고, 신경독성 물질로 뉴런막을 손상시킨다.
임상적으로 심각한 수준의 알코올 남용은 알코올성 치매나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과 같은 뇌장애를 유발하는데, 이는 뇌세포의 대량 손실과 관련된다.
일상적 한두 잔의 소량 음주는 큰 해가 되지
않지만, 만성적인 과음 습관은 뇌세포를 직접 죽이고 뇌의 구조를 손상시키는 대표적인 치명적 요인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절주할 필요가
있다.
5.
스트레스
전우현 원장은 만성 스트레스를 “보이지 않는 뇌 살인자”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스트레스는 뇌에 광범위하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코르티솔 등의 스트레스
호르몬은 단기간에는 우리 몸을 각성시켜 스트레스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이런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가 장기간 높게 유지되면 뇌세포에 독성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특히
뇌 조직 중 ‘해마’라는 조직은 코르티솔 수용체가 많아 만성 스트레스에 취약한데,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해마의 신경세포 가지 돌기가
후퇴하고 시냅스 연결이 줄어들어 해마의 부피 감소가 관찰된다.
이러한 해마 위축은 곧바로 기억력 감퇴와 연결되며, 우울증 및 치매의 위험
인자로도 작용한다.
전 원장은 “쥐에게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준 실험에서 쥐 해마의 신경세포가 일부 사멸하고 신경 생성이 억제되는 소견이
보고된 바 있다”고 실제 예시를 소개했다.
스트레스는
만성 염증 반응도 유발하여 뇌세포 주변 환경을 해치고, 뇌 혈류를 감소시켜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 공급을 방해한다.
또한, 스트레스가 높으면
수면 장애나 폭식, 음주 증가 등의 다른 해로운 습관으로 이어져 악영향이 증폭된다.
전
원장은 “급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머리가 하얘지거나 멍해지는 경험을 하듯, 뇌세포들은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하다”며 “그러므로 만성적인
스트레스 관리 부재는 뇌세포를 서서히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뇌기능을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습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
다섯 가지 생활 요인은 모두 각자 방식으로 뇌세포 및 뇌기능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균형과 절제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뇌세포에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습관으로는 만성적인 음주와 심각한 수면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알코올 의존이나 만성 불면은 실제로 뉴런의
죽음과 뇌 위축을 일으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과사용과 만성 스트레스도 서서히 뇌 회로를 약화시키고 인지 저하를 불러와 매우 해롭지만, 이들은 주로 기능적인 측면에서의 손상을 유발하므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카페인은 상대적으로 적절한 범위 내에서는 안전하지만, 잠을 방해할 정도로 과다 섭취하는 습관은
결국 수면 부족을 야기해 2차적으로 뇌에 해를 끼친다.
전 원장은 “결국 ‘뇌에 가장 해로운 습관’은 뇌세포를 살피지 않고 혹사시키는 생활패턴”이라며,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절제하며, 술을 멀리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뇌세포를 지키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비만이 ‘치매’ 부른다...“장기 비만, 뇌 노화 가속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널리 알려진 비만. 뇌 건강과의 연관성 역시 학계에서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특히 최근에는 비만 상태가 장기화될수록 뇌의 구조적 손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뇌 노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비만 관리의 중요성이 한층 더 강조되고 있다.
신현영
교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는 “비만은 대사질환과 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치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면서 “적극적인 체중 관리는
곧 뇌 건강을 지키는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비만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치매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비만 관리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비만한 사람, 뇌
회백질 부피 감소…치매 위험 ↑
비만이 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2019년 영국 러프버러대학교(Loughborough University)
연구팀이 평균 연령 55세 성인 9,6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체질량지수(BMI)가 높고 허리둘레 비만이 심할수록 뇌 회백질의 부피가
작아지는 현상을 확인했다.
뇌
회백질은 기억, 언어, 판단, 감정 조절 등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가 밀집된 부위로, 부피 감소는 곧 뇌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회백질 감소는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2011년 스웨덴 캐롤린스카연구소는 30년간 쌍둥이 9,000 쌍을 추적 조사한 결과, 중년기에 비만하거나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80% 높았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비만으로 인한 당뇨, 혈관질환, 장기 염증 노출이 주요한 기전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장기 비만, 뇌
노화 ‘속도’까지 앞당긴다
비만의 지속 기간도 뇌 건강에 영향을
준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만성 비만은 뇌의 노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네이처 정신 건강(Nature
Mental Health)》에 발표된 홍콩 이공대(PolyU) 연구진에 따르면, 고도 비만을 장기간 유지한 집단에서 광범위한 뇌 구조 손상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체중 변화 양상을 기준으로 참가자들을 분류해 뇌와 인지 기능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 상태에서 체중을 줄인 그룹은 뇌 기능 저하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만도가 심해진 그룹과 고도 비만을 장기적으로 유지한 그룹은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등 인지 기능과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뇌 부위에서 뚜렷한 이상 소견을 보였다.
연구진은
“장기적인 비만이 뇌의 노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라면서 “비만 상태의 기간을 줄이는 것이 뇌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비만, 어떻게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까
그렇다면 비만은 어떻게 치매 위험을 높이는 걸까.
신현영 교수는 전신 염증 반응과 장-뇌 축(Gut-Brain Axis)의 이상, 그리고 대사 및 호르몬 불균형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비만 상태에서는 지방 조직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IL-1β, IL-6, TNF-α 등)이 다량 분비되고, 이 물질들이 혈액-뇌
장벽(BBB)을 통과해 뇌로 이동하면서 신경 염증을 유발한다”라고 전했다.
이는 곧 뇌세포 손상, 백질 변화,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장-뇌
축(Gut-Brain Axis)의 이상 또한 중요한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만은 장내 세균총의 불균형(dysbiosis)을 유발해,
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단쇄지방산(SCFA)의 생성을 감소시킨다.
이로 인해 항염 작용이 약화되고 신경전달물질에도 부정적인 변화가
발생한다.
신 교수는 “장내에서 생성된 염증 물질이나 독소가 미주신경을 통해 뇌 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인슐린 저항성, 산화 스트레스, 호르몬 불균형도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슐린은 혈당 조절뿐 아니라 뇌에서의 시냅스
가소성, 신경세포 생존, 학습과 기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면, 뇌세포가 인슐린 신호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해마의 기능이 저하된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인지 기능 저하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과도한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는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고, 렙틴·아디포넥틴 등 식욕 조절 호르몬의 불균형은 염증 억제 기능을 떨어뜨려 뇌
건강 유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뇌를 지키는
첫걸음, 비만 관리부터 시작해야
비만이 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진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비만 관리 전략이 중요하다.
신현영 교수는 “무엇보다 현재 자신의 체성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체성분 검사를 통해 내장지방 비만, 근감소증 등 비만과 관련된 내 몸의 지방량과 근육량의 분포를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기초대사량과 체중 목표를 설정하고, 섭취와 소비 칼로리를 과학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고요산혈증 등 비만과 연관된 질환의 동반 여부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신 교수는 “비만은 대사질환과
심혈관 질환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혈액검사 등을 통해 현재의 건강 위험도를 평가하는 과정이 필수다”라고 말했다.
체중
관리를 위한 실천 방법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건강관리 앱을 활용해 균형 잡힌 식단을 기록하고, 하루 섭취 칼로리를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기기를 활용해 매일 1시간의 근력운동을 포함한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고,
기록으로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조언했다.
식욕
조절이 어렵거나 비만 관련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신 교수는 “GLP-1 수용체 작용제와 같은 비만 치료제
또는 장내 미생물 균형을 개선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체중 감소뿐 아니라 인지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한 맞춤형
치료를 권했다.
아울러
“비만을 예방하고,대사질환,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낮추는 건강한 생활습관들이 결국 치매 예방을 위한 최적의 관리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신경과 의사들이 강조하는, 최대 45%까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종합하여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들은 국제 의학 저널 '란셋(The Lancet)'을 비롯한 여러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일상생활 속에서 충분히 실천 가능한 것들입니다.
신경과 의사들이 말하는 치매 예방법
여러 신경과 전문의(스미타 파텔, 개리 스몰, 라비 카쇼티, 포레스트 포스터, 전우현, 신현영 등)들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1. 만성질환의 철저한 관리
만성질환은 혈관 손상을 유발해 뇌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칩니다.
-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관리: 이 질환들은 뇌혈관을 손상시켜 혈관성 치매는 물론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을 높입니다.
정기적인 검진으로 혈압(120/80mmHg 이하), 혈당(공복 100mg/dL 이하), 콜레스테롤(LDL 100mg/dL 이하) 수치를 관리해야 합니다. - 비만 관리: 장기적인 비만은 뇌의 기억 등을 담당하는 회백질 부피를 감소시키고 뇌 노화를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년기 비만은 노년기 치매 위험을 80%까지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적정 체중 유지는 핵심적인 뇌 건강 전략입니다.
2. 규칙적인 신체 활동
신체 활동은 뇌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습관입니다.
- 유산소 운동: 일주일에 150분 정도의 중강도 운동(예: 빠르게 걷기, 자전거, 수영)은 뇌 혈류를 개선하고 뇌유래신경성장인자(BDNF) 분비를 촉진해 신경세포를 강화합니다.
- 좌식 생활 줄이기: 오랜 시간 앉아있는 습관은 신체 활동량과 무관하게 그 자체로 뇌의 해마 부피를 감소시키는 등 뇌 구조에 해로운 영향을 미쳐 치매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위험 요인입니다.
3. 뇌 건강을 위한 식단
어떤 음식을 먹는지가 뇌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지중해식 또는 MIND 식단: 과일, 채소, 통곡물, 생선, 불포화지방(올리브유, 견과류) 중심의 식단은 뇌 혈관을 건강하게 하고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치매 위험을 낮춥니다.
- 포화지방 및 당 섭취 제한: 가공식품, 붉은 육류, 설탕,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금연과 절주
술과 담배는 뇌세포에 직접적인 손상을 주는 가장 해로운 습관 중 하나입니다.
- 금연: 흡연은 뇌졸중 위험을 2배 이상 높이고, 담배의 독성 물질은 뇌세포의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키웁니다.
- 절주: 과도한 음주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를 직접 파괴하여 알코올성 치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금주하고, 마시더라도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해야 합니다.
5. 활발한 두뇌 및 사회 활동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Use it or lose it)"는 뇌의 특성을 기억해야 합니다.
- 두뇌 자극: 독서, 새로운 기술 배우기, 외국어 공부, 퍼즐, 악기 연주 등 지적인 활동은 뇌의 인지 예비능을 높여 치매 발병을 늦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 사회적 교류: 사회적 고립은 우울증과 인지 저하의 주요 원인입니다.
가족, 친구와 꾸준히 교류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수면과 정신 건강 관리
정신적 안정과 충분한 휴식은 뇌가 회복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 질 높은 수면: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은 뇌에 쌓인 노폐물(베타 아밀로이드 등)을 제거하고 기억을 정리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수면무호흡증이나 불면증은 반드시 치료해야 합니다. - 우울증 치료 및 스트레스 관리: 만성 스트레스는 기억의 중추인 해마를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노년기 우울증은 치매의 전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명상, 운동, 취미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합니다.
7. 신체 보호 및 유해 환경 회피
외부 충격과 유해 물질로부터 뇌를 보호해야 합니다.
- 머리, 눈, 귀 보호:
- 머리: 자전거 헬멧, 자동차 안전벨트 착용 등으로 머리 외상을 예방해야 합니다.
- 청력: 치료받지 않은 난청은 뇌에 부담을 줘 인지 저하 위험을 높입니다.
보청기 사용 등으로 청력을 교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시력: '란셋' 보고서에 새로 추가된 위험 요인으로, 교정되지 않은 시력 저하가 치매 위험과 연관이 있습니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요합니다.
- 머리: 자전거 헬멧, 자동차 안전벨트 착용 등으로 머리 외상을 예방해야 합니다.
- 미세먼지 회피: 대기 오염 물질은 뇌의 염증을 유발하고 혈류를 감소시켜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오염이 심한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목과 얼굴 부위의 림프관을 부드럽게 자극하여 뇌척수액 배출을 촉진함으로써 뇌 속 노폐물을 더 빨리 제거하는 비침습적 방법도 개발되고 있어 치매 예방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활 습관 개선은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젊을 때부터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뇌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