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오빠'로 난리가 났다는데


미국에서

'오빠'로난리가 났다는데

'오빠' 하면 왠지 모르게 K팝 아이돌이 떠오르시죠.
하지만 미국에서는 '오빠'가 아주 부정적이고, 논쟁적으로 회자하고 있어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가 극렬한 반발을 부르고 있어서예요(물론 미국에서 OBBBA를 실제로 '오빠'라고 부르진 않아요). 트럼프 대통령의 '베스트 프렌드'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저격하고 나설 정도로요.

이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의 철학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요.
디그에서도 결코 그냥 넘길 수 없다는 의미죠.
도대체 '오빠'(줄여서 BBB)가 뭐길래 미국이 난리가 난 건지.오늘의 디깅에서 알아볼게요.

트럼프가 추진한 BBB트럼프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추진력이 강한 대통령이에요(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는 후보 시절 한 공약을 조기에 시행하고,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죠.
공약 하나하나 추진하면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하나의 법안에 모든 정책을 담아 화끈하게 밀어붙이자는 거였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이름 붙인 'BBB'의 등장이었어요.
미국 언론이 이를 두고 '메가 법안', '패키지 법안'이라고 부른 이유였어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하면서 BBB는 발효됐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인 것도 도움이 됐죠.

4일(현지시간) OBBBA를 제정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백악관

"모든 계층이 혜택받을 것"BBB의 핵심 내용은 트럼프의 경제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어요.
대규모 감세, 복지 제도 개편, 국경 안보 강화거든요.
세금을 줄여 민간의 크기를 키우고, 재정 절감을 위해 사회복지 지출을 줄이는 거였죠.
미국 보수의 경제철학에 발맞춰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거였어요.
반면 안보나 치안에 있어서는 '강한 정부'를 내세우고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이민자도 더 규제하는 내용도 담겼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으로 미국의 경제가 더 성장할 것이고 중산층이 튼튼해질 것이라고 자찬했어요.
세금을 줄이면 더 많은 기업이 절약한 금액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할 거고, 이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죠.
개인 소득세율도 인하했고요.

복지 축소라는 지적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복지 개혁'이라고 맞받았어요.
자녀 세액 공제를 늘리고, 초과 근무 팁 소득에 대한 과세도 폐지했거든요.
백악관은 이번 감세로 연간 1만 달러 이상의 추가 소득이 생긴다고 분석했어요.
공화당과 재무부도 "이 법안이 모든 계층에게 혜택을 주고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죠.

BBB가 미국 재정에 부담트럼프의 장밋빛 전망에 대한 반박이 만만치 않아요.
무엇보다 이 법안으로 미국의 빚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어요.
거둬들인 세금이 대폭 줄어들면서 국가 재정 상황이 악화한다는 거였어요.
들어오는 돈은 적은데, 쓰는 돈은 많아지는 구조였으니까요.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했던 장벽 건설· 추방 확대 등 반(反) 이민 정책으로 예산 3500억 달러가 추가로 들게 됐거든요.
실제로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향후 10년간 3조에서 3조 8000억달러의 빚이 추가로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소득 분배도 논란거리예요.
이 법안에는 저소득층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 가입 요건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요.
만 19~64세 비장애인인 성인은 월 80시간 취업 또는 봉사활동을 유지해야 보험 자격을 준다는 거였어요.
의료 서비스 이용 시에도 35달러의 본인 부담금을 신설했고요.

성인 복지 남용을 예방한다는 차원이지만,CBO는 향후 10년간 1180만명의 미국인이 건강보험을 상실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어요.
(우리에게도 악명 높은) 엄청난 금액의 의료 비용을 고스란히 내야 할 사람이 늘어난 거예요.
트럼프 말과는 반대로 이 법안이 최저소득층 부담을 늘리고, 고소득층에게 혜택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에요.
일각에서는 가난한 사람의 것을 빼앗아 부자에게 돌려주는 '반(反) 로빈후드 법'이라는 비판도 일었죠.

동맹도 등돌리게 만든 '오빠'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들도 등을 돌리는 모양새예요.
대표적인 게 일론 머스크예요.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CEO인 그는 BBB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대폭 삭감한다는 내용이 담기자, 트럼프를 공개 저격하기 시작했어요.

머스크는 지난달 이 예산을 두고"돼지 예산(거대한 낭비성 예산)"이라거나 "최악의 괴물"이라고 맹비난했어요.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트럼프를 향한 적대감을 드러낼 정도요.

비난 여론은 미국 내에서만 일고 있는 건 아니에요.
국제사회에서도 BBB를 향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요.
유럽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하는 미국의 '반환경적 정책'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할 동력을 상실할지 우려하고 있어요.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트럼프의 국경 정책에 매우 비판적이고요.

트럼프 이민 정책에 반발한 LA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UPI연합

투자자들도 "미국 경제 우려"시장 투자자들도 미국 경제를 우려하고 있어요.
향후 미국 국가부채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정이 악화할 위기여서예요.
일부 신용평가사는 미국 신용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기도 했어요.
신용 등급이 낮아지면 미국이 돈을 빌리는 이자율이 높아지고, 이는 다시 부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요.
미국의 미래 세대 부담은 더 커질 테고요.

트럼프 행정부는 BBB로 인한 경제성장이 모든 부작용을 상쇄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시장의 신뢰도는 매우 낮은 편이에요.
유력 언론인 로이터는 "BBB 법안 이후 해외 자금이 미국에서 이탈해 독일·프랑스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어요.
'오빠'가 미국을 구할 구세주일지, 아니면 경제를 망치는 사고뭉치일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어요.

3줄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표 정책을 한 번에 담은 'OBBBA'(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가 본격 발효됨.

세금과 복지를 줄이고, 반(反)이민 정책 예산을 확대한다는 정책을 골자로 하는데, 이를 향한 우려도 커지고 있음.

세수 감소로 향후 미국 재정이 악화할 가능성과 복지 축소로 저소득층 생활 수준이 더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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