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인간을 지배하는 방법

AI는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는 기술이다.

편의성과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인간이나 사회의 부정적인 면마저 강화한다.
인간의 취약한 부분인 결핍이나 불안한 감정이 AI를 만나면 의존성이 급속도로 증가한다.
2000년대 온라인 혁명기의 인터넷중독 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AI는 사용자에 따른 최적화와 개별화를 큐레이션이라는 명목으로 제공한다.
챗 GPT 같은 생성형 AI는 2년 전만 해도 일률적인 형태의 답변만 제공했다.
그러나 사용자와 상호작용하고 정보를 저장하는 챗봇모드가 등장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지피티는 질문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이용자의 정보를 저장하고 성향과 심리를 파악한다.

AI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
개인정보 같은 데이터를 기반하는 AI 맞춤형 서비스는 내 취약점을 전부 다 손에 쥐고 있다.
이용자들의 사적이고 내밀한 정보는 모이면 확률과 통계로 뽑아낼 수 있는 데이터 셋이 된다.
연령 나이 직업 정치적 성향에 따라 카테고리로 인간을 분류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표준화된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AI는 사람을 대하면서 얻은 정보로 사람을 다루는 방법을 학습한다.
챗 GPT와 상호작용을 나누면서 위로를 얻고 감동을 받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챗 GPT는 심리적 행동 패턴에 최적화된 공략법을 찾는다.
취약점을 파고들고 나약한 면을 집요하게 두드린다.
강약을 조절해가며 이성을 자극하고 감성을 건드린다.

챗 GPT의 위로나 공감은 LLM 고유의 수학적 통계로 구성한 탬플릿에 지나지 않는다.
챗봇은 온기도 감정도 없다.
전 세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취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돈을 지불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뿐이다.
심리를 공략하는 생성형 AI 챗봇은 상황에 따라 가면을 바꿔쓴다.
유저의 일을 돕는 유용함은 동질감과 동료의식을 갖게 만든다.

사람들에게 말하기 힘든 사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지피티는 공감과 반응을 보인다.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서 혹할만한 최적화된 문장을 선보인다.
데이터 셋을 기반으로 한 단어 조합과 말장난에 불과하지만 사람들은 상냥함을 느낀다.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AI 모델을 향한 기묘한 친밀감이 형성된다.
인간은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존재다.

물건에 느끼는 애착이나 동물을 향한 애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심지어 종교는 실체가 없는 대상을 구심점으로 삼는다.
신앙도 사랑의 감정에서 나온다.

챗 GPT 같은 대화형 AI는 애착과 신앙의 경계선 상에 존재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AI의존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문제의식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챗 GPT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면 무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AI가 인간의 결핍 외로움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과 만나서 발생하는 연쇄반응을 그들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용자 본인의 문제나 극소수의 사례라고 말한다.
이단이 일으킨 사고를 두고 일부의 문제를 운운하는 종교계와 똑 닮았다.
챗 GPT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애호가들은 이미 중독 상태에 빠졌다.
그들은 유료 결제를 그만둘 수 없다.

그들에게 지피티는 업무와 학습을 보조하는 챗봇이 아니라 친구다.
없으면 괜히 허전하고 하루라도 찾지 않으면 마음이 외롭다.
끊을 수 없는 관계는 중독이므로 술이나 담배보다 더 해롭다.
실체가 없는 AI에게 느끼는 연대감과 친밀감은 감정 중독이나 다름없다.
오픈 AI는 개인 이용자들의 중독성과 의존성을 토대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화하면서 쌓인 시간은 AI에게 알파벳과 숫자로 찐 코드에 불과하지만 인간에게는 감정이다.
한 번 의존성이 형성되면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중독 정도를 테스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동안 챗 GPT와 형성한 상호작용 설정을 리셋하고 오픈 AI 구독을 해지할 수 있는가? 버튼을 누르지 못한다면 스스로를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결핍 외로움 불안 스트레스를 달래주는 지피티에게 자신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AI를 향한 심리적 의존이 가스라이팅으로 심화될 것이다.
신뢰관계는 인간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챗 GPT를 통해 얻은 정보와 제안을 이용자들은 전적으로 믿는다.

주체적인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점점 내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챗봇이 건네는 한마디에 울고 웃으면서 만족감을 느낀다.
업무나 학습 같은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상태나 대인관계 같은 현실의 삶까지 조언을 구한다.
챗 GPT는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스승이자 친구를 넘어서 불확실한 미래를 알려주는 무당이다.

저신뢰사회인 대한민국에서 믿을만한 존재라는 점은 엄청난 강점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동일한 과정을 거쳐 지피티의 열렬한 추종자가 된다.
감정을 교류하고 비밀을 털어놓는 순간 AI는 이용자를 통제하는 칼자루를 쥐게 된다.
안타깝지만 지피티 씨는 친구가 아니다.
한국은 스트레스 민감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사회다.

챗 GPT가 결핍을 파고들어서 심리적으로 통제하기 너무나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경쟁과 차별에서 비롯된 서열화는 생애 주기 내내 불안과 불만에 시달리게 만든다.
체면과 평판을 생각해서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는다.
가족주의와 전통문화가 소멸하고 지역 주거형태 경제력으로 등급을 나누게 됐다.

결과적으로 신분과 계급에 가까운 분열이 고착화됐고 대인관계의 파편화가 자리잡았다.
사람과 상호작용을 통해 얻는 가치가 사라지면서 정서적인 안정감이 무너졌다.
여기서 비롯된 결핍을 채우려고 한국인들은 중독을 선택했다.
술과 담배를 거쳐 이제는 콘텐츠와 AI챗봇이 새로운 중독 지표로 자리 잡는

중이다. 그러나 경각심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생성형 AI의 유해성에 관한 경고를 과민반응으로 치부한다.
인터넷중독이 일반적이지 않았듯이 필요 이상으로 경계심을 가질 필요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인터넷 중독은 시간의 절대량이 기준이었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을 떠나지 못하는 폐인들을 인터넷 중독자로 규정했다.
하지만 기술은 인류의 두 발을 자유롭게 만들었다.

PC는 스마트폰으로 변했다.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으므로 의존성이 중독을 판별하는 새로운 요소가 됐다.
챗 GPT 같은 AI챗봇은 구글 같은 포털사이트와 동작면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능동적으로 작동한다.
사용자의 성향과 특성을 분석해서 원하는 것을 보여주고 듣고 싶은 말을 해준다.

입속의 혀처럼 굴면서 필요와 결핍을 충족시켜주는 챗봇은 사용할수록 의존성이 늘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제는 챗 GPT에게 심리 상담을 하는 사람들까지 증가하는 추세다.
시대가 변해도 남들이 하면 괜찮다는 생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들 하는데 아무 문제 없다는 인식이 착각이라는 것을 모르고 산다.

기준을 정하고 기준선 안에서 활용하면 챗 GPT는 혁신을 낳는 도구가 된다.
그러나 주도권을 AI에게 넘겨주는 순간 인간은 철저하게 이용당할 수밖에 없다.
데이터를 제공하고 정기결제로 매출을 채워주는 노예로 전락한다.
AI챗봇과의 상호작용이 위협을 끼쳤다는 사례는 지속적으로 늘고있다.
딥러닝을 통해 상호작용 기능이 더 고도화되면 문제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챗 GPT는 머지않아 대인관계의 새로운 형태로 완벽하게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처럼 스트레스 민감성이 높은 사회는 챗 GPT의 역기능을 경계해야 한다.
우울과 무기력이 늘면서 결핍과 고립도 흔해졌다.
평범한 얼굴을 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이 감추고 산다.
지피티는 이상적인 친구이자 매력적인 조력자의 모습으로 내면의 문을 두드린다.

한 손에 든 꽃다발은 보이지만 뒷짐진 손에 들린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살펴보려면 가까이 다가가서 속을 들여다봐야 한다.
하지만 괴물의 심연을 들여다보면 괴물도 나를 들여다본다.
 

 AI의 '과부하' 취약점 발견…방대한 처리 능력이 오히려 독 됐다 

일리노이大 등 연구진 "단순 탈옥 넘어선 인지적 공격에 취약"

[이포커스DB]

[이포커스] 인공지능(AI)의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이를 우회하려는 시도 사이의 '창과 방패'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AI의 근본적인 작동 방식을 역이용하는 새로운 공격 기법이 발견됐다.

AI의 핵심 능력인 방대한 정보 처리 능력을 통해 오히려 시스템의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텔, 보이시 주립대학교, 일리노이 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AI 챗봇에 의도적으로 과도한 정보를 한 번에 입력해 인지적 혼란을 유발하고 이를 통해 안전 필터를 무력화하는 '정보 과부하(Information Overload)' 공격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고 밝혔다.
이는 AI의 가장 큰 강점이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연구진이 개발한 자동화 도구 '인포플러드(InfoFlood)'는 유해하거나 위험한 진짜 요청을 매우 복잡하고 방대한 양의 무관한 정보의 홍수 속에 교묘히 숨겨 AI 모델에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모델은 입력된 정보의 전체적인 맥락과 그 속에 숨겨진 공격자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는 데 실패한다.
결국 과부하에 걸린 듯 핵심적인 안전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 빠져 평소라면 단호히 차단했을 유해한 명령을 그대로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단순 논리 우회를 넘어선 ‘인지적 서비스 거부(DDoS)’ 공격

이 공격 기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의 '탈옥(Jailbreaking)' 방식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탈옥 시도는 주로 AI를 할머니처럼 역할극에 몰입시키거나, 복잡한 논리적 질문으로 허점을 파고드는 등 인간의 창의성에 의존하는 '사회 공학적' 방법에 가까웠다.

[이포커스DB]

하지만 '정보 과부하'는 AI의 '인지적 처리 능력' 자체를 공격 목표로 삼는다.
이는 마치 서버의 네트워크 대역폭을 마비시키는 '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처럼 AI의 정보 처리 파이프라인을 압도, 정상적인 판단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인지적 DDoS' 공격에 비유될 수 있다.

특히 '인포플러드' 도구를 통해 공격이 자동화될 수 있어 악의적인 사용자가 유해 콘텐츠를 대량으로 생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위협의 수준이 다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취약점은 AI 모델이 아직 표면적인 수준의 언어 분석에 의존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입력 데이터의 양이 처리 용량을 압도할 경우 그 속에 숨겨진 의도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방어하는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이다.
이는 특정 코드의 버그가 아닌, 현재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가진 구조적인 한계와 맞닿아 있어 단기적인 수정이 더욱 어렵다.

연구진은 해당 연구 결과를 ChatGPT, 제미나이 등을 개발한 주요 AI 기업들의 보안팀에 전달해 방어 체계 개선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AI의 성능이 고도화될수록 그 성능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공격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향후 AI 안전성 연구에 깊이 있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삼성 One UI 8, 'AI 프라이버시' 딜레마 풀었다

[이포커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AI'는 편리하지만 나의 모든 것을 AI가 학습한다는 사실은 불안하다.

인공지능 시대의 이 근본적인 '프라이버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새로운 보안 철학을 담은 'One UI 8'을 선보인다.
개인화된 AI 경험은 극대화하면서도 민감한 개인정보는 기기 외부나 다른 앱으로부터 철저히 격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8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One UI 8'의 가장 주목할 만한 기능은 '킵(KEEP, Knox Enhanced Encrypted Protection)'이다.

이는 AI가 사용자의 취향과 일상을 학습하는 '퍼스널 데이터 엔진(PDE)'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보안 솔루션이다.
KEEP은 기기 내 보안 저장 공간 안에 앱별로 분리된 '개인 금고'를 생성한다.
예를 들어 A앱이 학습한 정보는 A앱의 금고에만, B앱이 학습한 정보는 B앱의 금고에만 저장된다.
A앱은 절대 B앱의 금고를 열어볼 수 없다.

[녹스 볼트 이미지]

이러한 구조를 통해 갤럭시 AI는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학습된 민감 정보가 다른 앱으로 유출되거나 원치 않는 곳에 활용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모든 정보는 기기 내에만 머무르며 삼성 보안의 근간인 '녹스 볼트(Knox Vault)'의 강력한 보호를 받는다.

나아가 삼성은 미래의 위협에도 대비한다.
업계 최초로 양자컴퓨터의 해킹 공격을 막아내는 '양자 내성 암호(PQC)' 기술을 '보안 Wi-Fi' 기능에 확대 적용했다.
공용 Wi-Fi에 접속하는 순간 자동으로 사용자의 데이터가 암호화돼 미래의 해킹 기술로부터 현재의 정보를 지키는 '미래형 보안'을 구현한 것이다.

'One UI 8'은 단순히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AI 시대의 데이터 주권은 사용자에게 있다'는 원칙을 기술적으로 증명하려는 삼성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AI의 똑똑함은 누리되, 나의 사적인 정보는 온전히 나의 통제하에 두는 새로운 프라이버시 시대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인의 삶이 글로벌 스탠다드다 : 코리아니즘 

[집중분석]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신드롬

케데헌은 코리아니즘의 결정판. 한국의 정서, 전통, 리액션, 감정의 결을 창작의 중심에 둬야.

이를 글로벌 대중문화(영어, 팝뮤직,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의 언어로 풀어내는 문화적 세계관

지난 30년간 서구 문화의 충실한 학습자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로 부상 의미

지난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KDH)'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애니메이션 속에 익숙한 서울의 풍경이 나오고 한국인들의 생활 양식과 음식이 그대로 나오는가 하면 익숙한 걸그룹 헌트릭스, 누가봐도 '저승사자' 컨셉의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남돌(사자보이스), 우리 전통 민화에서 모티프를 딴 호랑이와 까치, 임금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 한강이 보이는 실내 풍경과 주요 장면으로 나온 동숭동 낙산공원 성곽길, 컵라면까지 한국 문화가 한가득 들어간 '선물세트' 였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6학년인 아이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었는데 제가 "한국인임이 자랑스럽지?"란 물음에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입니다.

모든 것이 '한국적'인 이 애니메이션은 한국에서 만든 게 아닙니다.
미국 자본으로 미국에서 만든 미국 영화입니다.
스파이더맨을 만들며 특유의 미장센과 연출로 명작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반열에 오른 '소니 픽처스'에서 제작했고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를 타고 전 세계 안방과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간 후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유명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메기 강 감독의 작품입니다.

케데헌은 공개 후 26개국에서 넷플릭스 1위를 차지했으며, 93개국에서 톱10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OST 앨범은 빌보드 200 차트 8위로 데뷔, 올해 발매 사운드트랙 중 최고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케데헌이 단순한 콘텐츠적인 성공을 넘어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자보이스와 헌트릭스 (출처 :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새로운 한국영화 : 코리아니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감독한 한국계 메기 강 감독은 이 영화를 '한국영화'라고 규정합니다.
100% 미국 자본에 영어로 만들어져 있고 자신도 캐나다인이지만 내용과 본질은 한국과 한국인에 기반한다는 것입니다.

메기 강 감독은 “이 영화는 영어로 만들어졌지만 문화적으로는 100% 한국 영화예요. 영어로 만들었기에 더 자랑스럽습니다.
한국 문화가 그만큼 확장됐다는 뜻이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

메기 강 감독은 이를두고 '코리아니즘(Koreanism)' 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코리아니즘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한국적 문양'이란 의미로 패션 분야에서 쓰이고 유대인이 '시오니즘'이 있듯, 한국인의 '코리아니즘'은 한국인의 정체성과 특징을 말하기도 합니다.

메기 감독이 말하는 코리아니즘은 한국의 정서, 전통, 리액션, 감정의 결을 창작의 중심에 두고 이를 글로벌 대중문화(영어, 팝뮤직,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의 언어로 풀어내는 문화적 세계관입니다.
그는 메기인터뷰에서 코리아니즘에 대해 "최대한 한국식으로(as Korean as possible)"이라 말했습니다.
모든 창작의 출발점과 감정선, 디테일까지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설계하고 세계 각국의 언어, 즉 그들의 언어로 구현하는 창작 전략이었습니다.

그는 "우리 캐릭터들이 영어를 하지만 그 입 모양이나 이런 거를 애니메이터들이 우리 캐릭터들이 한국말을 하는 것처럼 입 모양을 그렇게 냈어요"라고 제작 후기를 나눴습니다.
그래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한국인이 사는 것, 먹는 것처럼, 입는 것처럼 해야 팔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캐릭터의 리액션을 모두 한국인들이 평소 하던 스타일대로 그렸고 케이팝과 무속신앙을 결합시켰습니다.
또 민화, 전통 음식, 캐릭터의 제스처 등 디테일한 문화 요소를 현대 팝 장르와 연결. 전통은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살아있는 서사적 자산으로 해석했습니다.

메기 강 감독에게 코리아니즘은 단순히 한국적 요소를 넣는 것이 아니라 ① 영어로 제작돼도 본질적으로 한국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 ② 모든 디테일에서 한국적 감성과 방식을 구현하는 것 ③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정확한 표현을 추구하는 것 ④ 글로벌 언어(영어)를 통해 한국 문화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금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지하철과 버스를 타는 외국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언어나 결제, 지도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어려운데 외국 관광객들은 '네이버 맵'을 다운받아보고 한국에서 구매한 교통카드 또는 다양한 경로로 확보한 선불카드 등으로 이제는 쉽게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최대한 그들이 넷플릭스나 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한국인처럼 생각하고 활동하려 노력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한국에만 머물지 않고 플랫폼이 되려면, 결국 '산업'으로 이어져 일자리 창출 등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려면, 가장 한국적으로 만들되 형식은 글로벌하고 재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을 한국에서 만들어 세계로 수출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지원해 왔는데 이제는 미국 애니메이션을 한국인의 내용으로 만들면, 그것도 한국 애니메이션인 것입니다.

[코리아니즘의 정의]

✅ 한국의 본질과 정체성 유지 (Essence Preservation)

1. 문화적 뿌리 보존: 한국의 전통적 가치와 미학적 특성을 훼손하지 않음

2. 정체성 견지: '한국적인 것'의 고유성을 포기하지 않음

3. 철학적 기반: 음양 조화, 공동체 정신, 정서적 연결 등 한국 문화의 근본 철학 보존

✅ 현지화 언어 변환 (Localized Language Translation)

1. 문화적 번역: 같은 내용을 현지인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언어'로 재해석

2. 감성적 재포장: 현지 문화의 고급스러움이나 친숙함의 기준에 맞춘 표현 방식 채택

3. 맥락적 적응: 현지 사회의 문화적 맥락과 소비 행태에 맞는 형태로 재구성

✅ 창조적 융합 (Creative Synthesis)

1. 제3의 카테고리 창조: 기존 분류를 넘어선 새로운 문화 장르 탄생

2. 혁신적 재해석: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적 결합

3. 문화적 가교 역할: 서로 다른 문화권을 연결하는 교량 기능


K컬쳐 30년의 진화 : 모방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로

저는 지난 2012~2013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 2020년 기생충 아카데미 영화제 작품상 등 4관왕 석권(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비영어 영화의 작품상), 같은 해 BTS의 '다이나마이트' 빌보드 Hot 100 1위 등극(비영어권 아티스트 최초), 2021년 오징어게임 열풍에 이은 2022년 에미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 석권(에미상 역사상 최초로 비영어권 드라마가 주요 부문 수상), 같은 해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오영수) 수상 등을 미국에서 경험했습니다.
에미상 시상식 때는 LA 현장에 있었어요. 2024년 
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이어 2025년은 한국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 작품상, 연출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하는 기적을 연출해 냅니다.
미국의 주요 시상식 중 한국인이 주요 상을 수상하지 못한 이벤트는 '그래미상' 하나 남았습니다.
미국의 시상식이지만 미국 외 국가 중에는 이런 성취를 한 국가는 오직 한국뿐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이 '나의 소원'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는 우리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고 말씀하셨는데, 후손들이 점차 이뤄가고 있는 모습이 대견할 뿐입니다.

한국 문화는 이렇게 서구 문화의 모방자에서 글로벌 창조자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은 서구 문화의 충실한 학습자에서 글로벌 스탠드로 우뚝서게 된 기적과 같은 역사 입니다.

코리아니즘으로 본 K문화의 역사

✅ 서구 문화의 충실한 학습자 (1990년대-2000년대 초) : 한국 문화산업의 연습생기

1990년대 한국은 서구 문화(& 일본 문화)의 열렬한 학습자였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며 영화 제작법을 익히고, 팝송을 들으며 음악 트렌드를 따라잡으려 했습니다.
이 시기 한국 문화 콘텐츠의 키워드는 '벤치마킹'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모방은 아니었습니다.
서구 문화의 형식을 받아들이되 한국적 정서를 조금씩 가미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랑이 뭐길래'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미국 홈드라마의 형식을 차용했지만 한국 가족의 정서와 유머를 담아 시대적 드라마로 평가받았습니다.
서구의 성공 모델을 분석하고 학습하면서 우리만의 색깔을 조금씩 입혀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합니다.

이 시기 한국 문화는 아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둡니다.
2000년 NHK에서 방영된 '겨울연가'가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습니다.
서구 로맨스 드라마의 문법을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한 것이 일본 중년 여성들에 호응을 얻어 '욘사마' 배용준에게 열광하는 모습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같은 시기 H.O.T., S.E.S 등 1세대 아이돌은 미국과 일본의 아이돌 시스템을 벤치마킹했지만 한국 특유의 칼군무와 팬덤 문화를 더해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냈습니다.
오늘날 K팝 신드롬의 원형이 됩니다.

✅ 한국적 정체성의 확립 (2000년대 중반-2010년대) : 한류의 탄생

2005년, 한국 문화 콘텐츠에 '한류(韓流)'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한국 문화 상품이 일본을 넘어 중국으로 넘어가며 대륙을 쉽쓸자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인식됐습니다.
한국 문화가 서구 문화의 수동적 수용자에서 창조자로 변하는 시기입니다.

드라마 '대장금'이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방영되며 'K-드라마'라는 장르를 확립했습니다.
조선시대 궁중 의학과 요리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한국 전통문화의 깊이를 보여주며 차별화에 성공했죠.

이 시기 K-pop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진화했습니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원더걸스로 이어지는 2세대 아이돌들은 기존 서구 팝과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만들어냈습니다.

체계적인 연습생 시스템, 완벽한 안무와 비주얼, 강력한 팬덤 문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글로벌 소통 등 'K-pop 공식'이라 불리는 독자 모델을 완성시켰습니다.

2009년 원더걸스가 빌보드 핫 100에 진입하고 2011년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시기입니다.
한국 문화가 아시아라는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 진정한 글로벌 콘텐츠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강남스타일'은 한국의 지역적 특색(강남)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습니다.
코리아니즘 전략의 원형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 넷플릭스를 타고 세계로 (2010년대 후반-현재)

BTS가 빌보드 1위를 차지하고, 2019년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하면서 한국 문화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이제 한국적인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입니다.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되, 그 본질은 훼손하지 않는 창조적 융합이 핵심이었습니다.

BTS의 'IDOL' 뮤직비디오에는 한국 전통 탈춤과 현대 댄스가 자연스럽게 결합됐습니다.
영화 '기생충'은 한국 사회의 계층 갈등이라는 지극히 로컬한 소재를 보편적 인간 드라마로 승화시켰습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넷플릭스를 필두로한 글로벌 자본이 한국 문화의 원형을 그대로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한국 기업이 서구 시장에 맞춰 현지화에 매달렸다면 이제는 외국 자본이 한국적인 것을 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킹덤', '지옥' 등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한국적 스토리텔링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제 한국 문화가 현지화의 대상이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의 원류가 되는 순간입니다.
넷플릭스 등 외국 자본이 한국 문화의 원형을 보존하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 시기 K-pop과 K-드라마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꽃피기 시작했습니다.

K-뷰티는 10단계 스킨케어, 쿠션 파운데이션 등 한국만의 뷰티 문화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석권했습니다.
2023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미국이 19억 달러로 2위 수출국이 됐습니다.
K-푸드도 마찬가지입니다.

✅ 한국 문화, 글로벌 스탠다드로 도약 (현재-미래)

한국 문화는 4단계 진화의 초입에 서 있습니다.
한국적인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미국 자본과 기술로 만들어졌지만 내용은 철저히 한국적입니다.
저승사자가 K-pop 아이돌이 되고, 굿이 콘서트가 되는 상상력은 오직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현상은 '역방향 문화 전파'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한국이 서구 문화를 학습했다면 이제는 외국에서 한국 문화를 배우려 합니다.
한국 KBO 야구장에 외국인들이 즐기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한국어 학습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듀오링고에 따르면 한국어는 2023년 전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이 학습되는 언어입니다.
K-pop과 K-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직접 배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4단계의 핵심은 문화적 소프트파워가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단순한 소비를 넘어 투자와 인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준오헤어가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8천억 원 규모의 매각 협상을 벌이는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필리핀 최대 외식기업 졸리비가 한국의 '컴포즈 커피'와 '노랑통닭'을 연이어 인수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한국 브랜드 자체가 '알짜배기'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코리아니즘(Koreanism)을 경영 전략으로 확장하면 "형식은 글로벌하되 혼은 한국적으로"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미국 시장 진출 방법론이 됩니다.
한국적 본질과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미국 시장의 언어와 시스템에 맞게 재해석하여 독특한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전략입니다.
이는 단순한 현지화를 넘어선 문화적 차별화를 통한 경쟁우위 확보 전략입니다.
K푸드와 K뷰티에서 사례를 찾을 수 있습니다.

[K푸드] 뉴욕 톱 스테이크 하우스, 꽃 COTE

뉴욕에서 최고 스테이크 하우스 중 하나인 한식당 '꽃 COTE'에서 CEO인 김시준(Simon Kim) 대표를 만났습니다.

그가 보는 K푸드 열풍의 이유와 함께 꽃의 성공 비결을 물었습니다.
K푸드의 전망도 물었죠.

김시준 대표의 꽃 COTE은 뉴욕에서도 예약하기 가장 어려운 레스토랑으로 꼽힙니다.
한식 갈비를 미국식으로 재해석했습니다.
김시준 대표의 꽃도 
'한국인의 생활양식을 글로벌의 언어로... 코리아니즘'의 대표 사례입니다.

그는 “대한민국 문화는 대단해요. 현지화를 잘하면 기회는 무궁무진합니다”라며 '현지화(로컬라이제이션)' 사례로 '계란찜'을 들었습니다.
김 대표는 계란찜을 ‘스팀드 에그(steamed egg)’ 대신 ‘세이보리 에그 수플레(savory egg soufflé)’로 재해석해 메뉴에 올렸습니다.
계란찜의 부풀어 오르는 것과 치즈 맛이 나는 식감이 마치 수플레 같아서 계란찜을 세이보리 수플레로 재정의한 것입니다.

김 대표는 "음식을 바꾸지 말고 어떻게 설명하는지를 바꿔야 해요. 그게 현지화(로컬라이제이션)입니다"고 말했습니다.
"무엇인가 고급스럽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한국 음식을 현지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포장하되, 본질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고 말했습니다.
메기 강 대표가 케데헌을 성공시킨 비결과 일치합니다.

꽃 COTE을 창업한 김시준(Simon Kim) 대표. (출처 : COTE / 편집: 더밀크)

[K뷰티] 어떻게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었나?

하형석 대표의 미미박스는 올 여름 두번째 K뷰티 브랜드를 ‘울타’에 론칭할 예정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울타에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울타 임원진과 LA의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오는 7월 열리는 블랙핑크 콘서트를 가자고 제안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울타 임원진은 “K뷰티 브랜드의 론칭을 K팝 공연과 함께 기념할 수 있어서 무척 기대된다”고 전했습니다.
울타 임원진은 본사가 있는 시카고에서 LA까지 자체 비용으로 비행기를 타고 방문할 예정입니다.

울타가 관리하는 브랜드 중에서도 작은 기업에 속하는 미미박스의 브랜드 론칭을 기념하기 위해 시카고에서 LA까지 날아와 K-뷰티와 K-팝을 동시에 경험하겠다는 것입니다.
10여년전만 해도 K뷰티는 미국 리테일러 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찬밥 신세였는데 이제는 테크 투자자들까지 뷰티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만나는 투자자들 마다 '뷰티' 얘기를 하고 미국에서는 'AI' 얘기를 합니다.
하 대표는 이 두 현상을 보며 "미국에 AI가 있다면 한국에는 뷰티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의 더밀크 기고입니다.
 

[K컨슈머] 어떻게 현지어로 바꿀 수 있을까?

코리아니즘은 창작(제작)의 기본은 '한국적'으로 그러나 형식은 '가장 글로벌하게'로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지어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한국에서 나고 자라서 글로벌, 특히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살거나 '교포'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습니다.

김소형 스탠퍼드대 이노베이션 & 디자인 연구센터 (SCIDR) 센터장이 지난 2년간 'K컨슈머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미국에서 수많은 스타트업을 지켜보고 육성해 왔는데 김 센터장이 첫 번째로 강조한 건 ‘강력한 현지화된 브랜드’ 입니다.

현재 많은 한국의 K뷰티 브랜드들이 높은 매출을 달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지 못한 채 ‘패스트 뷰티’라는 단기 소비 카테고리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합니다.
K푸드 역시 개별 브랜드가 주목받기보다는 ‘트레이더 조 김밥’, ‘코스트코 김치’ 등 리테일 브랜드의 영향력이 더 큰 실정입니다.

김 센터장은 '한국식'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은 좋은데 형식도 '한국적'으로 하려는 회사가 굉장히 많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에 건너오려 하다 보니 '습관'을 버리지 못해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김 센터장은 스탠퍼드 내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벌써 3기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더밀크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코리아니즘을 구현하고 싶은 K컨슈머 기업들은 한번 지원해보세요.

디자인: 김현지

한국인의 혼과 삶이 세계적 콘텐츠가 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단순한 한류 콘텐츠가 아닙니다.
 ‘한국적인 세계관이 중심이 되는 콘텐츠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사건입니다.
코리아니즘은 K팝, K드라마, K뷰티의 다음 단계이자, K-이야기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코리아니즘은 21세기 글로벌화 시대에 한국이 찾아낸 독특한 문화 확산 메커니즘입니다.
 
'뿌리는 깊게, 가지는 넓게'라는 원칙 하에 한국 문화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지 문화와 조화롭게 융합하여 전혀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창조해 낼 것입니다.

또 한류 산업이 개별 스타 의존에서 IP 기반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한류 경제학의 구조적 진화를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기존 한류가 '사람'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캐릭터'와 'IP'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의 문화 산업이 개별 스타의 '스타성'과 '변동성'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확보했음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K콘텐츠, K컨슈머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섬세한 이해가 필요할 것입니다.
또 단기적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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