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살이 넘으면 사람의 분위기는 더 이상 겉모습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옷차림이 단정하고 외모를 잘 가꿔도,
어떤 사람은 초라해 보이고 어떤 사람은 오히려 더 단단해 보인다.
그 차이는 외형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만들어진다.
특히 인생 후반부에는 마음의 방향이 그대로 얼굴과 분위기로 드러난다.
![]()
3위 나에게 맞지 않는 기준으로 스스로를 소모하는 태도
나이가 들수록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기준이 오히려 자신을 옥죄는 경우가 많다.
더 건강해야 하고,
더 단정해야 하고, 더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을 지치게 만든다.
빌헬름 슈미트는 『삶으로 다시 날아오르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올바른 정도란 ‘충분하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압도하는 최대치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가장 잘 맞는 ‘최적치’이다.
”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기준을 붙잡을수록 사람은 점점 위축되고, 그 모습이 초라함으로 드러난다.
![]()
2위 관계 속에서 지치면서도 놓지 못하는 태도
오랜 인간관계는 안정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큰 피로가 된다.
그런데도 관계를 끊지 못하고, 계속해서
자신을 소모하는 경우가 많다.
『삶으로 다시 날아오르기』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서로 떨어지는 것이 오로지 나만을 위한 일은 아니다.
나의 주변 사람들, 가족들 또한 함께하는 삶에 지쳐서 잠시나마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어 할 수 있다.
” 관계에서 적절한 거리를 두지 못하면 마음은 점점 지치고, 그 피로는 그대로 사람의 분위기에 남는다.
![]()
1위 삶의 흐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버티려는 태도
70 이후에도 늘 평온하고 안정적이길 바라는 마음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삶은 원래 일정하지 않다.
기분 좋은 날과 불편한 날, 즐거움과 피로가 반복되는 것이 삶의 본질이다.
『삶으로 다시 날아오르기』는 이렇게 말한다.
“삶은 매일같이 즐거운 일들과 불쾌한 일들 사이에서 그네를 타듯 움직인다.
내가 같이 흔들리고 싶지 않거나, 그런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삶은 원래 그러하다.
” 이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버티려 할수록, 사람은 점점 더 경직되고 초라해 보이게 된다.
![]()
70살 이후 초라해 보이는 사람의 특징은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 굳어버린 태도에 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기준을 붙잡고, 지친 관계를 놓지 못하고, 삶의 흐름을 거부하는 순간 사람은 자연스럽게 위축된다.
반대로 자신에게 맞는 정도를 알고, 관계의 거리를 조절하고, 삶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단단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가진다.
이런 삶의 태도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삶으로 다시 날아오르기』를 꼭 읽어보길 바란다.
그 책은 나이가 들수록 어떻게 살아야
덜 초라하고 더 단단해질 수 있는지를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알려줄 것이다.
Copyright © 성장곰
병원 대신 살던 곳에서 노후를…3월 27일 '돌봄 혁명' 시작된다
보건복지부, '지역사회 통합돌봄' 로드맵…2030년까지 서비스 60종으로 확대
신청 한 번으로 의료·요양·돌봄 연계…전국 229개 시군구 기반 조성 완료
![]()
2025.12.12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오는 3월 27일부터 대한민국 돌봄 체계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다.
보건복지부는 노인과 장애인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평생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를 오는 27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복합적인 돌봄 수요에 대응하고 가족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결단이다.
통합돌봄은 한마디로 내가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늙어가는 것을 지원하는 제도다.
![]()
이전에는 퇴원 환자나 돌봄이 필요한 국민이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를 직접 찾아 부처별로 개별 신청해야 했다.
정보가 부족해 혜택을 놓치거나 서비스가 분절적으로 제공돼 불가피하게 시설에 입소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건강보험공단에 신청 한 번만 하면 필요한 지원을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신청자의 욕구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의료·요양·돌봄을 아우르는 개인별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한다.
![]()
2030년까지 서비스 60종 확대…전 주기 지원 체계 구축
정부는 도입기(2026∼2027년), 안정기(2028∼2029년), 고도화기(2030∼)의 3단계 로드맵을 통해 제도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당장 시행되는 1단계에서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과 고령 장애인 그리고 의료 필요도가 높은 심한 장애인을 우선 지원한다.
특히 65세 이상 재가급여자나
장기요양 등급외자, 퇴원 환자 등이 주요 대상이다.
이후 2028년부터는 정신질환자로 대상을 확대하고 2030년에는 돌봄 필요도가 높은 모든 국민을 아우르는 전 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제공되는 서비스는 보건의료, 건강관리, 장기요양, 일상생활 돌봄의 4개 분야로 구성된다.
올해는 방문 진료, 치매 관리, 가사 지원 등 핵심적인 30종 서비스를 우선 연계하고 2030년까지는 방문 재활과 방문 영양, 병원 동행 등을 포함해 총 60종으로 확대한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한 비대면 의약품 수령 방안과 낙상 예방을 위한 주거 환경 개선 등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들이 강화된다.
제도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행정 절차도 정교해진다.
통합돌봄을 신청하면 의료와 간호, 기능 등 5개 영역 58개 항목에 걸친 통합판정조사를 통해 대상자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한다.
이후 시군구의 전담 부서와 읍면동 담당자가 수립한 지원 계획을 통합지원회의에서 확정한다.
또한 3개월 주기로 모니터링을 실시해 대상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 계획을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
전국 229개 시군구 기반 조성 완료…병원 연계망 가동
전국적인 시행을 위한 기반 조성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전국 229개 시군구 대부분이 이미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전담 조직과 인력을 배치했다.
보건복지부는 통합돌봄 전담 인력 5천346명을 확보해 현장에 배치 중이며 지자체별 사업 계획 제출도 완료됐다.
![]()
병원과 지역사회를 잇는 연계망도 한층 단단해졌다.
전국 1천162개 협약 병원이 퇴원 예정 환자 중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를 선별해 지자체에 의뢰하는 시스템이 본격 가동된다.
지자체는 병원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사 지원이나 방문 진료 등을 신속하게 연계해 퇴원 초기 발생할
수 있는 돌봄 공백을 없애고 불필요한 재입원을 예방한다.
시행 첫해 목표 대상자 수는 약 2만명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에 5개년 통합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해 향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또한 중앙정부의 로드맵과 연계된 지방정부의 지역계획을 매년 수립해 지역 특성에 맞는 돌봄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통합돌봄의 안착은 수요자에게는 존엄한 노후를, 가족에게는 돌봄의 해방을 선사하는 진정한 복지 국가로의 도약이 될 전망이다.
shg@yna.co.kr
AI 시대의 역설…'생각의 근육' 키우는 인간만 살아남는다
AI 시대 인문학

아주 먼 미래, 머나먼 은하계에서 …. 인공지능(AI)은 2026년 3월 21일자 중앙SUNDAY 창간 특집을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1면 한쪽을 장식한 ‘AI 시대 인문학’을 펼칠 것이다.
‘우리 얘기였나’라고 ‘그들’은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AI가 인간처럼 정말 ‘생각’하는 존재라고 볼 수 있을까.
아주 가까운 오늘. AI의 질주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AI 뉴스다.
심지어 이란 전쟁에도 AI가 깊이 개입하고 있다.
전
세계 시장 규모도 지난해 377조원에서 2030년엔 180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AI로 일자리 지형 또한 바뀌는 모양새다.
지난달 AI 대체 직종으로 꼽힌다는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과 과학·기술서비스업 국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0만5000명 줄었다.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는 4만2000명 감소했다.
인스타그램엔 #AI 태그만 5200만 개다.

역사는 과학기술 혁명과 인문학·사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꽃피웠음을 보여준다.
인쇄술-르네상스-산업혁명-계몽주의-시민혁명이 이어졌고 반도체-컴퓨터-포스트모더니즘이 뒤따랐다.
1957년 최초의 AI 개념인 ‘퍼셉트론’이 나온 지 어언 70년. 2016년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세돌을 이긴 지 10년. 바야흐로 디지털 ‘혁명’,
인간이 공존을 피할 수 없는 AI 시대다.
그런 가운데 멀찍이 대척 지점에 서서 영향을 주거니 받거니 해온 과학기술과 인문학은 오늘날에도 융합을 모색 중이다.
김동우 KAIST AI철학연구센터장은 “인간 중심의 기술 발전과 가치 창출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AI 기술이 급가속하는 차에서 잠시 내려 인문학의 자리에서 AI를 바라보자. AI 시대의 인문학은 과연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위기의 인문학은 AI 시대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을까. 종교·예술과 함께 인문학을 이루는 어(語)·문(文)·사(史)·철(哲)로 나
살펴봤다.
인문·과학 능통한 다빈치처럼, 신르네상스맨이 AI 이끈다
이 비석 문장에서 시작했다.
‘摠戎使金公基厚愛民淸德善政碑(총융사김공기후애민청덕선정비).’
지난 14일 경기도 고양시 북한산 산영루 앞 비석거리. 등산객 세 명이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냈다.
생성형 AI인 챗GPT와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
“이 비석의 한문을 읽어줘.”

#어(語)
답: ‘崇政大夫金公之墓(숭정대부김공지묘)’. 현장에선 14자 한자를 가늠할 수 있는데 AI는 이렇게 8자로 엉뚱하게 읽었다.
비석 글자 중 ‘후’ 자가 조금 마모된 상태였고 ‘총융’에 비석 머리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긴 했다.
“이미지 텍스트를 생성형 AI가 감지 못할 수 있어요. 프롬프트(AI에 입력하는 문장)를 지속적으로 변경해 답을 얻어야 하는데, 인간이 아는 만큼 AI가 답할
수밖에 없어요. 단어나 문장을 정밀하게 쓰지 못하면 AI는 환각(hallucination)에 빠지게 됩니다.
인간의 지식과 언어 능력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박성필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
“상대(AI)가 잘못 알려줬다는 걸 파악할 능력, 즉 메타인지가 인간에게 필요합니다.
AI 시대엔 단순 문해력을 넘어 비판적 AI 문해력을 갖춰야 해요. AI의 능력을 과신하면 사회적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우동현 KAIST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교수)
북한산성이 조선 숙종 때 완공되고 총융청이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군사 조직임을 알고 있던 등산객이 범위를 좁혀 프롬프트를 촘촘하게 다시 제시했다.
AI의 대답. “아!”

언어를 비롯한 인문학이 뜨고 있다.
서울대 언어학과 입학 경쟁률은 2020학년도 6.9대 1에서 2026학년도 9대 1로 올랐다.
철학과는 같은 기간 9.92대 1에서 15.56대 1로 상승했다.
다른 주요 대학도 마찬가지다.
서점가에서도 인문학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
소설
분야의 지난해 판매 부수는 2022년보다 27%나 증가했다.
반면 이공 계열 서적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그래픽 참조 〉
“좀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해 대세라고 하기엔 조심스럽지만 최근 컴퓨터·정보통신 관련 학과 경쟁률도 떨어지고 있어요. 어휘력과 문해력이 필요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뜨고 사유의 힘이 미래의 경쟁력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는 걸로 보입니다.
AI가 인문학을 불러낸 ‘AI 시대 인문학의 역설’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사립대 언어학과 교수)

#문(文)
북한산 비석의 주인공은 총융사 김기후(1747~1830)다.
그가 산영루에 걸터앉아 시를 읊었다.
‘산영루 높은 마루 석간수 맑게 흐르고/북한의 첩첩 봉우리 도성을 둘러섰네/총융의 늙은 마음은 나라와 함께로다. ’ 정확히는 등산객이 챗GPT에 100여 년 전 산영루 사진을 보여준 뒤 김기후가 돼 시조를 지어보라고 시킨 것이다.
그런데 이때 저작권은 김기후(혹은
그의 자손)에게 있을까, 등산객에게 있을까, 아니면 챗GPT에 있을까.
![100여 년 전의 북한산 산영루와 비석거리의 사진. 챗GPT에게 보여주고 그림 제작을 의뢰했다.<BR> [사진 경기문화재단]](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6/03/22/ea5610b8-7447-40de-97c3-0219eb52f1f3.jpg)

“현재로는 ‘저작권은 아무에게도 없다’입니다.
저작권은 인간만을 대상으로 하니 AI는 빠집니다.
김기후나 그 후손은 이 시에 관여하지 않았고요. ‘사상과 감정’이 들어가야 권리를 인정받는데, 등산객도 그 정도는 안 했어요. 하지만 프롬프트 설계와 편집 등에서 창작적인 기여를
많이 할수록 그 인간에게 저작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정리되고는 있습니다.
”(박성필 원장)
“기존 인간의 창작물 학습을 통한 AI의 창작에 대한 저작권도 논란입니다.
AI가 창작을 통해 공익에 기여한다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핵심은 분배입니다.
논란 이전에 AI 학습 과정에서 창작물 사용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지급하도록 정리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림 한 폭, 노래 한 곡으로 연명하는 작은 저작권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수나 있겠습니까.”(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
‘AI 제작 작품은 응모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신문사 신춘문예 공모전이나 창비 신인문학상 등 문학계에
이 문장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그림·사진 공모전도 마찬가지다.
“추후 발생할 저작권 문제 때문”이라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한 평론가는 “글을 쓰려면 검색이라도 해야 하는데 지금 누가 AI로부터 자유롭겠느냐”며 “문제는 그야말로 ‘정도의 문제’일 뿐이라 사회적·제도적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사(史)
1830년. 총융사 김기후가 사망했다.
탄핵받아 유배 간 지 3년 만이었다.
대리청정 중이던 효명세자도 급사하니 조정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세도정치가 극에 달했다.
같은 해 프랑스에선 1789년 대혁명 뒤 다시 혁명이 일어났다.
7월 혁명이었다.
이후 2월 혁명(1848)과
파리코뮌(1871)과 함께 이 4개의 사건은 ‘프랑스혁명’이란 이름으로, 근대 민주주의 발판을 마련한 역사로 남는다.
![각종 생성형 AI 앱이 탑재된 스마트폰 화면. [중앙 포토]](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6/03/22/aa5f9555-3176-4d7d-a072-6f68b91c9b01.jpg)
“프랑스혁명은 (1차) 산업혁명의 토대에서 일어났습니다.
이전의 계몽사상이 물질적·사회경제적으로 뒷받침한 게 산업혁명이었고요.”(최갑수 서울대 서양사학과 명예교수)
“그렇게 보면 역사에는 패턴이 있습니다.
과학기술 혁명과 사상적·인문학적 혁명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이젠
AI 시대입니다.
이런 혁명의 와중에 살아남는 건 기술도 있지만 인문도 많습니다.
마크 저커버그가 심리학에, 스티브 잡스가 선불교 등 동양사상에 빠진 건 이유가 있어요. ‘어떻게 만들 것인가’보다 ‘왜 만드는가’를 사유해야 하는 거죠.”(한지우 응용인문연구소장)
“하지만 역사적으로 인문학자와 자연과학자에겐 간극이 있었어요. 기술 발전의 빠른 속도를 인문학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융합이라는 대안이 나온 겁니다.
사료의 데이터베이스화처럼 디지털 기술을 인문학 연구에 접목하는 방법은 많아요. 반대로
인문학 통찰을 디지털 기술 개발에 어느 정도, 어떤 방법으로 적용할지는 여전히 모호합니다.
상상력과 창의성이 필요한 단계죠.”(이은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
그래서 유발 하라리는 “AI 시대에 비판적 창의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소장은 “다빈치·미켈란젤로 같은 르네상스맨이 과학기술 혁명 중에 인문학을 꽃피웠듯 퍼지(Fuzzy·스탠퍼드대에서 인문·사회과학도를 일컫는 말)들은 이야기꾼이 돼야 AI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가 퍼지고, 퍼지가 바로 신(新)르네상스맨”이라고
강조했다.
#철(哲)
“너처럼 비석 글자→인물 추적→산영루→총융사 김기후까지 가는 질문이 흔한 편은 아니야. 꽤 특이한 탐구
흐름이긴 해.” 등산객에게 챗GPT가 자기 생각을 전달했다.
과연 그들 AI는 인간처럼 ‘생각’하는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지난 1월 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개되고 있다.<BR>[뉴스1]](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6/03/22/4221d69c-ad49-4f5e-99fe-73047c0bd493.jpg)
“인간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인간을 잘 모방하는 기계는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앨런 튜링) “입력 기호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채 규칙에 따라 반응하는 기계는 생각이 없다”(존 설)
“AI의 작동 방식 탐구가 필요하겠지만, 생각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탐구가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요. 생각이란 능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생각의 정의를 바꿔 AI에게 적용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그리고 AI가 꼭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생각할까요. AI 시대 인문학이 할 일은 여전히 많습니다.
”(정서현 KAIST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교수)
AI와의 공존은 불가피하다.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인간에게 필요한 것인지, 또 의미 있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AI를 인간과 유사한 존재로 인식해 인간과 인간의 소통이 줄거나 공감 능력이 쇠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요. 정책적·윤리적 전략을
마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동현 교수)
셰리 터클은 『외로워지는 사람들』에서 AI 시대의 사람들은 감정적 지원이나 안정감을 인간에게 기대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인문학자들에게 물어봤더니 대답이 이랬다.
“이미 확인하고 있지 않나요.”
김홍준(rimrim@joongang.co.kr)
‘그 사람과 대화하면 피로감이…’ 칭찬과 관심 착취하는 나르시시스트
“만약 당신이 아인슈타인에게 가서 그에게 멍청하다고 말해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 걸요.” 윌 스토 <셀피>
대기업 마케팅팀에서 6년째 일하고 있는 33살 정우씨는 요즘 들어 입사 동기인 지수씨가 편치 않다.
인사이동 후 같은 층을 쓰게 되면서 마주칠 때마다 짧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시간이 점점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수씨의 대화 주제는 대부분 정해져 있다.
새로 산 명품과 휴가로 다녀온 호캉스, 회사에서 인정받은 이야기, 최근 부동산과 주식으로 얼마나 많은 수익을 냈는지 등 자랑으로 여겨지는 내용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정우씨는 매번 “좋겠네”, “부럽다”, “대단하다”며, 적절한 추임새를 넣는다.
때로는 자신의 표정과 반응이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짓거나 “오~” 하고 감탄사를 뱉으면 지수씨는 금세 그 반응에 힘을 얻은 듯 신이 나서 더욱 빠르게 말을 쏟아냈다.
“나 어제 SNS에 올린 사진 봤어?”라며 지수씨는 ‘좋아요’가 몇 개 달렸는지, 회사의 누가 댓글을 남겼는지
하나하나 설명하곤 했다.
평소에도 지수씨는 타인의 시선과 관심에 민감한 편이었다.
성과나 외모에 대한 칭찬이 없으면 왠지 모르게 시무룩해 보였고, 그럴 때마다 정우씨는 크게 맞장구를 치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정우씨는 자신이 무대 위의 누군가를 향해 반응을 보내는 방청객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수씨는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지만,
이 대화의 목적이 결국 칭찬과 감탄을 확인받는 데 있다고 느껴졌다.
정우씨는 동료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한껏 치켜세우며 반응을 이어갔지만, 대화가 끝나고 나면 피로감이 남았다.
서로 다른 의견이나 대화를 주고받는 의사소통이 아니라 일방적인 ‘자랑’을 듣는 시간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정신분석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설명할 때 ‘자기애적 공급(narcissistic supply)’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이는 자기애적 성격 구조를 가진 사람이 자신의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타인의 관심과 감탄을 반복적으로 필요로하는 정서적 역동을
의미한다.
타인이라는 정서적 연료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자원, 일종의 정서적 연료가 필요하다.
마음은 같은 크기와 모습으로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에게서든 외부로부터든 지속적인 자원이 공급되어야만 그 온기를 유지할 수 있다.
자기애적 욕구는 자신에 대해 좋은 감정을 느끼고 자기 존중감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와 외부를 오가며 심리적 자원을 찾는 심리적 경향이다.
이는 일상을 안정감 있게 만들어주는 타인의 소소한 관심과 인정에 만족하는 상태부터, 타인의 인정과 감탄을 과도하게 필요로하는 병리적 자기애의 상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는다.
개인이 자신의 자기 존중감과 자기애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외부로부터의 인정, 주목, 찬사, 복종, 감탄, 혹은 공포·분노 같은 강한 정서 반응을 반복적으로 필요로할 때 이를 자기애적 공급이라 부른다.
자기애적 공급은 개인의 성격과 동기, 욕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끊임없는 칭찬과 박수,
더 높은 지위와 더 많은 돈 등이 그 예다.
단순한 칭찬에만 국한되지 않고, 성취와 직업적 성공, 고급스러운 사치품과 화려한 인맥과 명성, 연인의 극진한 사랑, 사회적인 주목과 관심 등 타인의 시선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모두 자기애적 공급의 원천이 된다.
자기 자랑하느라 공감하지 못해
긍정적인 피드백과 인정하는 말, 관심과 찬사를 원하는 건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욕구다.
그러나 자신의 취약성과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타인의 반응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면 자기애적 욕구를 채워줄 대상을 계속해서 찾아 헤매게 된다.
인정받기를 갈망하며, 끝없이 찬사를 받고 싶어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느라 몰두한 나머지, 타인의 말을 듣고 공감할 여유가 없다.
이렇게 자기애적 공급을 필요로하는 사람에게 타인은 자기애적 공급을 제공하는 도구화된 대상이다.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듯 자기애적 욕구를 채워주는 공급 통로의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다.
자기애적 성격 구조를 가진 사람은 더 많은 관심과 찬사를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서 수확하듯 자기애적 공급을 끌어내려 하며, 주변 사람들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자기애적 공급처 역할을 하게 된다.
자기애적인 성격 구조를 가진 사람들은 존경과 찬사를 얻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한다.
자신의 매력과 호감을 적극적으로 발휘하거나, 타인을 향한 감정 게임을 활용해 관계를 이끌어간다.
또한 약한 자존감과 자기 가치감을 일시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과시와 자랑, 유혹, 조종 등의 행동을 반복한다.
원하는 수준의
칭찬과 관심을 받지 못할 때는 서운함을 드러내거나, 때로는 분노에 가까운 강한 정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삶 전체가 자기애적 공급을 확보하는 데 중심을 두고 돌아간다.
자기애적 성격 구조를 가진 사람은 자신에게 지나치게 몰두해 있기 때문에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제한적이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심리적 압박과 부담을 주기 때문에 깊이 있는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
아무리 관심 받아도 부족한 사람들
병리적 자기애를 보이는 사람들은 과장된 자기 중요감을 유지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관심과 통제에 대한 욕구를 보인다.
과장되고 이상화된 자기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타인의 확인을 끊임없이 요구하는데, 이때 자기애적 공급은 단순한 욕구를 넘어 이미 중독에 가까운 문제가 된다.
나르키소스 신화처럼, 자기애적인 사람들은 실제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낸 이상화된 자기 이미지에 빠져 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관심을 받아도 충분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거의 없다.
그들의 인정 욕구는 밑 빠진 독과 같아서 외부로부터 충족되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은 타인을 착취적으로 통제하며 자기애적
공급을 확보하려 하지만, 동시에 타인에 대한 깊은 불신과 경멸 때문에 안정적으로 의지할 수조차 없다.
그럼에도 자기애적 공급이 중단될 경우 공허, 분노, 수치와 같은 정서가 급격히 활성화된다.
이러한 반응은 ‘자기애적 상처(narcissistic injury)’ 혹은 ‘자기애적 격노(narcissistic rage)’로 설명된다.
중요한 관계부터 ‘좋아요’ 누르는 사람들까지
자기애적 공급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차 자기애적 공급(primary narcissistic supply)과 2차 자기애적 공급(secondary narcissistic supply)이다.
1차 자기애적 공급은 개인의 자존감을 직접적으로 지탱하는 핵심적인 관심과 인정의 원천을 의미한다.
이는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직접적인 반응이다.
예를 들어 지적 능력에 대한 인정, 성취와 업적을 통한 감탄, 성적 매력이나 관계에서의 우월성, 혹은 복종과 두려움이 섞인 권력관계 등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중요성을 확인한다.
반면 2차 자기애적 공급은 주요한 관계 밖에서 추가적으로 확보하려는 관심, 찬사, 인정의 자원을 의미한다.
이는 자신의 삶이 성공적이고 안정적이며 풍요롭다는 이미지를 외부 세계에 과시하고 확인받으려는 욕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자신이 성취뿐 아니라 자신의 파트너와 자녀를 자랑하고, 사회적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로 자신의 지위를 강화하려 하며,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나 팔로워에 집착하거나, 낯선 사람들로부터 받는 찬사와 주목을 통해 자기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르시시스트에서 벗어나려면
지속적으로 누군가의 자기애적 공급원이 된다면, 자신의 감정과 욕구보다 타인의 상태에 과도하게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그 결과 불안과 우울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지배적인 관계 속에서는 상대가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지, 관계에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끊임없이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점차 자신에
대한 감각을 흐려지고, 정서적 압박이 누적되면서 정서적 불안정이 심화한다.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에 대해 임상심리학자 라마니 두르바술라는 나르시시스트가 자기애적 공급이 충분하다고 여길 때는 매력적이고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자기애적 공급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을 때 감정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강렬한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레이 록(grey rock)’ 전략, 마치 돌처럼
그 자리에 가만히 머물러 상대방이 기대하는 감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는 태도가 도움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오래된 자기애적 공급 관계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단기간에 해결되기보다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 수 있다.
나르시시스트는 상대를 하찮은 존재처럼 느끼게 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특별한 존재처럼 느끼게 하는 양가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관계를 끊어내는 일이 더욱 어려워진다.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외부의 지지적인 관계를 확보하고 그 안에서 보다 안정적이고 상호적인 관계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생각해볼 질문들
1. 다른 사람에게 억지로 칭찬과 감탄을 제공한 경험이 있나요?
2. 자기 존중감을 채워주는 나만의 자기애적 공급원은 무엇인가요?
3. 나는 타인의 인정과 반응 없이도 스스로 충분히 괜찮다고 느낄 수 있나요?
오늘의 용어: 자기애적 공급(narcissistic supply)
자기애적 공급은 취약한 자기 존중감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의 인정·주목·정서 반응에 의존하는 심리적 현상을 의미한다.
오토 페니헬은 1938년 정신분석 논문에서 ‘자기애적 공급’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자기애적 성격 구조에서는 외부로부터 얻는 인정과 관심이 중요하며, 이는 단순한 만족을 넘어 자기 존중감과 정서적 안정감을
지하는 자원이 된다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발달 과정 중인 어린아이가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기애적 공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후 하인즈 코헛은 타인의 공감과 인정 속에서 자기애적 욕구가 조절된다고 보며 이러한 타인을 ‘자기대상(selfobject)’으로 개념화했다.
이는 타인을 독립된 존재라기보다 자신의 정서적 균형과 자기감을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대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노은정의 현대인을 위한 정신분석사전은?
개인이 느끼는 일상의 정서와 감정에는 무의식적인 모순과 억압된 기억, 문화적 압박과 사회적 이데올로기가 뒤섞여 있습니다.
때문에 잘 이해하기는 어려웠던 마음을 돌보는 일은 나를 힘들게 하는 감정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모호하고 낯선 마음에 하나씩 이름을 붙여보는 노은정의 현대인을 위한 정신분석사전(https://www.hani.co.kr/arti/SERIES/3316?h=s)을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에서 만나보세요!
노은정 두번째마음 심리상담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