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에 주식사이트만 보는 직원…징계 가능할까?

요즘 회사에 출근하면 화장실이 가장 붐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주식 투자 열풍이다.
근로소득만으로는 자산 격차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는 수 억원 대의 성과급을 받았다고 하고, 같은 팀 동료가 주식 투자로 '파이어(Fire·은퇴)' 준비를 마쳤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만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을 느끼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가 단순한 재테크 관심에서 끝나지 않고 근무시간 중 실시간 시세 확인, 장중 매매, 투자 커뮤니티 활동 등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휴대폰으로는 업무와 사적 투자 행위의 경계가 흐려지기 쉽다.
사용자는 이를 어디까지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을까.

법적으로 보면, 근로자는 근로계약에 따라 근무시간 동안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업무에 전념할 의무를 진다.
이는 취업규칙상 직무전념의무·성실의무, 정보통신망 사적 사용 제한 등으로 구체화되곤 한다.
다만 명시적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 관계에서의 신의성실 원칙상 일정 수준의 업무 집중 의무는 인정될 것이다.
그렇다면 근무시간 중 의무 위반 정도가 상당할 경우 징계 등 제재가 가능할 것인데, 그 정도가 문제다.
단순히 근무시간 중 주식 매매를 했다는 정도만으로는 중징계가 정당화되기 어렵고, 이로 인해 실제로 업무 수행에 지장이 초래되었는지, 팀 분위기 저해 등 조직 질서가 훼손되었는지, 회사 자산이나 시스템이 부당하게 사용되었는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근무시간 중 짬짬이 주식 시세를 확인하거나 일시적으로 매매한 수준이라면 경미한 주의나 경고 정도가 적절할 것이나, 근무시간 중 대부분을 주식 투자에 소요하거나 이로 인해 회의·보고 지연, 업무 차질 초래 등 실질적인 업무태만으로 이어졌다면 그보다 중한 징계의 정당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주요 직무를 사실상 방기하거나 회사 자금을 유용한 경우 등 비위의 정도가 중대한 경우 해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공무원의 경우는 법에 의해 성실의무(국가공무원법 제56조, 지방공무원법 제48조), 품위유지의무(국가공무원법 제63조, 지방공무원법 제55조)가 부과되므로 보다 엄격할 수 있다.
판례는 ‘근무시간 중 업무와 무관하게 핸드폰 등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거액의 주식 매매를 한 검찰공무원을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 등 위반을 이유로 해임한 사안’에서 해임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서울고등법원 2016. 10. 28. 선고 2016누33515 판결). 또한 ‘근무시간 중 교육용 PC로 주식거래 사이트에 반복적으로 방문한 행위’ 등을 징계사유로 인정하면서도, 정직 3월의 징계가 과도하다고 본 노동위원회 판정례도 발견된다(부산지방노동위원회 2023. 8. 9. 자 2023부해321 판정).

결국 징계의 정당성은 △내부 규정 존재 여부 △실질적인 업무 지장 초래 여부 △행위의 지속·반복성 △회사 자산의 사용 정도 △사전 경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기업들은 이를 주식·코인 사이트 차단, 사내메신저 모니터링 강화 등 기술적 통제수단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도 하지만, 자칫 감시의 정도가 과도할 경우 개인정보 보호 및 사생활 보호 문제와 충돌할 여지가 있다.
한편 작금의 현상을 단순한 근태 불량 문제로 규율하는 것에는 한계도 있다.
본질적으로 일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 투자 수익이 더 효과적인 보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어쩌면 더 파괴적인 것은 직원들이 몰래 주식 앱을 켜는 것보다, 열심히 일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근무의욕 저하가 가스실의 가스처럼 퍼지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회사가 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당장 주식 창을 어떻게 못 열게 할 것인가보다, 구성원들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조직 내 성장 비전과 보상에 대한 신뢰를 주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윤혜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조사 불응하는 가해자…직장내 괴롭힘 인정해도 될까?

조사 불응하는 가해자…직장내 괴롭힘 인정해도 될까?

인사팀장 A는 최근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신고가 들어와서 사내에서 사건 조사를 직접 하고 있는데, 행위자로 지목된 피신고인이 자꾸 조사를 피하고 있습니다.
현재 신고인과 참고인들 조사는 완료하고, 피신고인 조사만 마치면 조사 결과를 확정할 수 있는데, 피신고인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피신고인의 조사를 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의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한편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되면 피신고인에게 징계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하는데, 이 경우 피신고인 조사를 하지 않은 것 때문에 피신고인에게 항변권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당징계에 해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과연 피신고인 대상 조사를 하지 않고도 적법하게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하였다고 볼 수 있을까요?# 항변권 보장은 소명 기회 부여했는지가 중요
법원은 피신고인 대면조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절차적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가 피신고인에게 실질적인 소명 기회를 부여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신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피신고인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전지방법원 2023. 5. 4. 선고 2021구합106196 판결).법원은 회사 감사팀에서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하면서 피신고인 대면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임의로 피신고인 조사를 배제한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조사를 하고자 하였으나, 피신고인이 출석에 응하지 않았기에 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회사 감사팀은 총 네 차례에 걸쳐 피신고인에게 조사를 위한 출석을 요구하였고, 특히 3차 출석요구 때에는 불응 시 대면조사 없이 징계처분이 있을 예정임을 알렸음에도 피신고인이 ‘자존심이 상해서 참석할 수 없다’는 사유로 출석을 거부하였습니다.

한편,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면서 다른 징계사유도 기재된 징계심의사유서를 첨부한 서면으로 인사위원회의 개최를 알리면서 불출석할 경우 진술포기서 내지 서면진술서를 제출할 수 있음도 함께 알린 사실, 피신고인은 위 서면을 수령 후 진술포기서 및 이 사건 징계사유 각각에 대한 서면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법원은 회사가 피신고인에게 징계사유인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소명의 기회를 주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당사자에게 징계사유와 관련한 소명기회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 대상자에게 그 기회를 제공하면 되며, 소명 자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대법원의 판례(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에 따른 것입니다.

# 당사자가 조사 거부? 절차적 정당성 확보해야위의 사례에서 보면, 회사는 피신고인에게 여러 차례 출석조사를 요청하였고, 이에 대한 증빙을 남겨 놓았습니다.
또 피신고인을 제외한 신고인, 참고인 조사를 완료하여 어느 정도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확보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인사팀장 A도 피신고인에게 여러 차례 조사를 요청하고, 피신고인이 이에 응하지 않았음을 증빙한다면, 회사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라 객관적으로 조사를 하였다고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조사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회사가 자체 조사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매 절차마다 입증자료를 정확히 남겨놓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민대숙 행복한일노무법인 부대표 /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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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존재 자체가 이미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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