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빛 아래 서로 다른 걸음으로

 

저녁빛 아래, 서로 다른 걸음으로
SLOW SCENE ESSAY · 07 2026.07.12
붉은 노을 아래 언덕과 소나무, 두 사람의 실루엣
A small essay on walking together

저녁빛 아래,
서로 다른 걸음으로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서로의 속도를 기다려 주는 마음에 대하여.

WORDS · SLOW SCENEREADING TIME · 2 MIN

해가 지는 시간의 하늘은 사람을 잠시 멈추게 한다. 낮 동안 바쁘게 지나친 생각들이 붉고 보랏빛인 하늘 아래에서야 제 모습을 드러낸다. 오늘도 수고했다는 말처럼, 하늘은 유난히 넓고 따뜻하다.

언덕 위에는 큰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 온 듯한 나무는 말이 없지만, 지나가는 계절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두 알고 있을 것만 같다. 바람이 불던 날도, 비가 내리던 날도, 누군가 기쁜 마음으로 이 길을 올랐던 날도 조용히 바라보았을 것이다.

능선 위에는 한 사람이 서 있고, 조금 아래에서는 작은 사람이 언덕을 향해 걸어온다. 둘 사이에는 몇 걸음의 거리가 있지만, 같은 노을을 바라보고 같은 길 위에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속도로 살아간다. 누군가는 먼저 도착해 잠시 기다리고, 누군가는 숨을 고르며 천천히 따라온다. 그렇다고 해서 서로 멀어진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기다려 줄 수 있고, 누군가의 뒤에서 묵묵히 걸어 줄 수 있다면 그 길은 덜 외롭다.

붉게 타오르는 하늘은 하루의 끝을 알리지만, 이상하게도 끝보다는 시작을 생각하게 한다. 오늘이 저물어도 내일의 빛은 다시 올 것이다. 그러니 너무 서두르지 말자. 잠시 멈춰 하늘을 올려다보고, 곁에 있는 사람의 걸음도 바라보자.

어쩌면 행복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다. 저녁빛이 남은 언덕, 오래된 나무 한 그루, 그리고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사람 하나. 그 정도면 오늘은 충분히 따뜻한 하루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SLOW SCENE · TAKE YOUR TIME

inG

우리의 존재 자체가 이미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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