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에 날아든 AI 청구서

 

미국 주식 하시는 분들, 지난주는 물론 어제도 속이 쓰리셨을 것 같아요.


믿었던 빅테크 기업들이 주가가 우수수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의문이 듭니다. 성적표는 너무 좋았거든요.


실적은 좋은데 주가는 자꾸 떨어지는 이 아이러니. "실적은 좋지만 매출 증가폭이 줄었다, 실적은 좋지만 알짜 사업 성장률이 줄었다, 실적은 좋지만 전망이 어둡다."


주식이 어려운 이유는 알고 있지만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서 해석을 듣고 있자니 "그때그때 달라요"라는 추억의 개그가 떠오르기도 합니다(너무 늙었나 봅니다😅).


그동안 AI 산업에서는 누가 더 많은 돈을 쓰느냐가 경쟁력이었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짓고, 엔비디아 반도체를 많이 확보하면 박수를 받았습니다.


올해 초부터 조금씩 바뀌던 월가의 분위기. 요즘 월가는 빅테크 기업들에게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 벌어서 갚을래?"


마치 신용카드를 신나게 긁다가 결제 명세서를 받아 든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요. 물론 당장 돈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미래의 성장을 믿고 기꺼이 돈을 내주던 투자자들이 이제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한 것 같은데요.


오늘 레터에서는 빅테크 기업에 날아든 청구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믿음과 AI 기업들이 모두 돈을 벌 것이라는 믿음은 전혀 다른 길이라는 게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머타임이 해제돼 빨리 일 시작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별로인 상태로 쓰는 수요일의 미라클레터🤣, 빠르게 시작하겠습니다.

  ※ 레터 읽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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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신 분들은 '오늘의 요약'을 참고해 주세요 😁 

인사말

1840년대 영국에는 철도 광풍이 불었습니다. 너도나도 철도회사 주식을 샀고, 의회는 새 노선 법안을 쏟아냈습니다.


거품은 꺼졌고 많은 투자자가 돈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철도는 남았습니다. 그때 깔린 선로 위로 이후 영국의 산업과 물류가 달렸습니다.


기술의 성공과 투자의 성공은 다른 시험입니다. 철도는 합격했지만 철도주를 산 사람은 낙제할 수 있었거든요.


AI도 마찬가지일지 모릅니다. 데이터센터가 쓸모 있어도, 그 값을 비싸게 치른 사람은 손해를 볼 수 있으니까요. 물론 지금의 걱정이 기우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저도 그러길 바랍니다). 아직 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국도 이 장부 밖에 있지 않습니다. 앤트로픽이 낸 컴퓨팅 비용은 구글과 아마존을 거쳐 칩값이 되고, 칩값의 일부는 메모리값이 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청구서의 맨 끝에서 돈을 받는 쪽이고요.


지금까지는 더없이 좋은 자리였습니다. 청구서는 끝이 아니라 확인 절차입니다. 먹은 만큼 나왔는지 따져보는 시간이죠. 시장은 지금 영수증을 들고 항목을 하나씩 짚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점심, 회전 초밥 어떠세요. 접시는 돌고 돌아 다시 내 앞으로 옵니다. 순환 투자가 떠오릅니다.


하나씩 집을 때는 모르지만 계산할 때 쌓인 접시를 세어보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기업들이 받은 AI 청구서처럼 말이에요. 


회전초밥 드시면서 AI 시대 어떤 기업이 생존할지, 앤트로픽은 개미들에게 기대주가 될지 이야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흥미롭게도 앤트로픽의 티커는 'ANT', 개미입니다. 


빠르게 사라지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inG

우리의 존재 자체가 이미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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