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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집안에 작은 행사가 있었다.
손님들을 조금 초대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선물을 많이 받아서 놀랐다.
직접 고른 카드에 손글씨로 예쁜 메시지들을 써주고 선물을 준비해서 가져오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음을 알기에 감사한 한편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선물 자체보다도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나를 위해 소중한 시간과 마음을 써 주었다는 사실이 더 크게 와닿았다.
한 없이 감사한 인연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홀리하우 몬트리올대의 연구자에 의하면 3~5달러
사이의 초콜릿이나 과자 같은 작은 선물도 진지한 대화만큼이나 또는 그 이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힘들었던 일에 대해 떠올리게 만들고 친구로부터 작은 선물을 받게 하거나 또는 친구와 함께 5분간 기운을 북돋는 내용의 대화를 하게 했을 때 작은 선물이 더 긍정적 정서를 많이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고 보면 따뜻한 이야기들을 직접 듣는 것도 좋지만 편지로 받았을 때 전해지는 진심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말'이라는 비교적 편리한
방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편하게 드러눕는 대신 불편하게 책상 앞에 앉아서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인지능력과 잉크와 손가락 힘 등을 써가며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적어서 준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자신이 상대방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최대한 표현하는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작은 선물에도 크게 감동하는 것 역시 그만큼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담겨있음을 알기에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특별한 날에 편지나 선물을 주고받는 것도 좋지만 그런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평상시에 마음을 주고받는
것 또한 '별 일 없이도 항상 신경 쓰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에 큰 기쁨이 되는 것 같다.
나같은 경우 친구가 가난한 유학생 시절 한인 장기자랑대회 같은 곳에 나가서 받은 소중한 라면 한 박스를 통 크게 나에게 주었을 때, 또 평소에 어디선가 김, 사과, 떡, 초콜릿 등을 받아오던 친구가 나를 만나는 날이면 가방에서 이것저것 꺼내서 안겨주었을 때 크게 감동했던 기억들이 있다.
사실 무엇이 되었든, 나를 생각해 주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나 또한 내 주변 사람들에게 '아껴지고 사랑받았던
기억'으로 남는 일들을 했길 바란다.
평소 상대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머리 한구석에 저장해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없는 동물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믿어주고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마법 같이 멋진 일이다.
작은 선물로도 그러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멋진 일이다.
Howe, H.S., Wiener, H.J.D. & Chartrand, T.L. (2024) Money can buy me love: Gifts are a more effective form of acute social support than conversations.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doi: 10.1002/jcpy.1438
※필자소개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