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근육도 쓸수록 강해져… 집에서 단련하는 방법은

뜨개질, 악기 연주, 외국어 등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활동은 뇌에 큰 자극을 준다.<BR>/사진=클립아트코리아

뜨개질, 악기 연주, 외국어 등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활동은 뇌에 큰 자극을 준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뇌도 근육과 마찬가지로 쓸수록 강해지고 반대로 사용하지 않을수록 약해진다.
최근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치매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65세 이후로 인지능력이 큰 폭으로 감소한다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나이가 들수록 더 심화된다.
65~69세 중 80% 이상이 정상적인 인지기능을 유지하지만 85~89세에 이르면 그 비율이 50%로 급감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는 신체기능보다 인지기능이 훨씬 더 빠르게 저하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뇌를 꾸준히 사용하는 생활습관을 통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춰 치매 발병 시점을 뒤로 미룰 수 있다.

‘인지 예비능’의 힘

10만 여 명을 10년 이상 추적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정기적으로 인지활동을 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2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체활동(17%)이나 사회활동(7%)보다 더 큰 효과를 냈는데 그 이유는 뇌의 ‘인지 예비능’ 덕분이다.
인지 예비능은 뇌를 자주 사용하면 생기는 일종의 저장 능력을 말한다.
뇌를 자주 자극할수록 신경망이 더 촘촘하고 강력해져 치매로 인해 뇌에 병변이 생기더라도 증상이 나타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의미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도 인지훈련을 받은 그룹이 대조군보다 일상 기능이 향상되고 독립적인 생활을 더 오래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듯 뇌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은 지적 능력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삶의 질 전체를 개선할 수 있다.

기억의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

뇌를 적극 활용하는 습관은 이 글을 읽는 지금부터 꾸준히 가져야 치매 예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두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꾸준함이 가장 중요한 요소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치매 예방 효과가 나타날 순 없지만 매일 조금씩 뇌를 자극하는 습관이 쌓이면 그 효과는 분명히 나타난다.

일상 속 인지활동 추천

그렇다면 생활 속에서 뇌를 어떻게 자주 사용할 수 있을까? 집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인지활동 여섯 가지를 소개한다.

1. 신문일기 쓰기
매일 아침 신문에서 관심 있는 기사를 하나 선택해 서너 번 이상 정독한다.
육하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에 따라 내용을 요약하고 기사에 대한 자신의 느낌이나 감상을 기록한다.
기억력, 주의력, 언어능력을 동시에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잠들기 10분 전을 일기 시간으로 정해 가족과 함께 공유하면 동기부여가 더 커진다.

2. 디지털 두뇌게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해 뇌 훈련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다.
퍼즐, 기억력 게임, 계산 문제 등 다양한 두뇌훈련 게임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디지털 인지훈련은 지루하지 않게 집중력과 작업 기억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하루 10~20분, 주 3회 이상이 적당하다.

3. 이중과제 걷기(코그니사이즈)
걷기나 계단 오르기 같은 유산소 운동에 두뇌 과제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걷는 동안 암산, 손뼉 치기, 단어 외우기 같은 활동을 추가하면 해마(기억 담당)와 전두엽(인지·집중력 담당)이 동시에 자극된다.
하루 30분, 주 3회 이상이 권장된다.

4. 퍼즐·보드게임 즐기기
스도쿠, 체스, 바둑 등 복잡한 전략 게임을 즐기면 문제 해결 능력과 전략적 사고가 강화된다.
가족과 함께하면 사회적 자극이 더해져 인지 건강에 더 좋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게임을 자주 즐긴 사람들은 치매 위험이 최대 46%까지 낮아졌다.

5. 새로운 취미·기술 배우기
악기 연주, 외국어, 뜨개질, 동영상 편집 등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활동은 뇌에 큰 자극을 준다.
이전에 해본 적 없는 일을 시도할수록 뇌의 신경망이 활성화된다.
한 달 뒤 연주할 곡을 목표로 설정하는 등 작은 목표를 세우면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6. 일상 기억 놀이
▲아침에 외울 것 10가지를 정해 저녁에 기억하기
▲마트 갈 품목을 머릿속으로 외우기
▲앞차 번호판 숫자 암기하기 등 사소한 회상 훈련을 습관화
일상 기억 놀이는 비용이나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언제든지 실천할 수 있다.

꾸준히 실천하고 건강한 생활과 병행을

일상 속 인지활동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주 3회 이상, 최소 12주 이상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다.
난도는 너무 쉬우면 자극이 부족하고 너무 어려우면 금방 포기할 수 있으니 약간 어려운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지중해식 식단(통 곡물·채소·견과류·올리브유 위주 식사)과 주 150분 이상의 유산소·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뇌혈류와 대사 기능이 개선돼 인지활동 효과가 배가된다.
치매 예방은 거창한 프로그램이나 비싼 치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생활 속 작은 습관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예방책이다.
오늘부터 신문일기나 짧은 두뇌게임으로 하루를 마무리해보는 걸 추천한다.
뇌를 꾸준히 사용하는 사람에게 미래의 기억은 더 오래 더 선명하게 남는다.
[본 인지 건강 캠페인은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와 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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