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에서 만난 꽃들 [김민철의 꽃이야기]
나도범의귀 분홍노루발 날개하늘나리 왜지치 장백제비꽃 하늘매발톱 조름나물노랑만병초 좀참꽃 백산차 월귤 넌출월귤 들쭉나무 담자리꽃나무 함경딸기
김민철 기자
지난 6월 13~16일 연변을 통해 백두산에 다녀왔다.
3박 4일 동안 부석림, 내두산, 황송포, 천지, 장백폭포와 소천지, 지하산림, 선봉령 등에서 도감에서만 보거나 이름만 들어본 귀하고 예쁜 꽃들을 원 없이 보았다.
그중 백두산과 관련해 상징성이 높거나 국내에도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꽃 위주로 15개를 골라 소개한다.
◇나도범의귀, 교신용 안테나 세운 듯
먼저 나도범의귀. 깊은 숲에 교신용 안테나를 세워놓은
듯한 꽃이 정말 신기했다.
안테나 또는 생선뼈처럼 생긴 것이 꽃잎이다.
꽃대 길이는 15~25㎝. 우리나라에서는 태백 검룡소 한 곳에서만 자라 철조망에다 무인 카메라까지 설치해 보호 중이다.

백두산 나도범의귀.
분홍노루발은 노루발 종류 중 일하게 꽃이 분홍색이다.
분홍색으로 큰 군락을 이룬 모습이 정말 예뻤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인데 백두산 일대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백두산 분홍노루발.
날개하늘나리는 나리 종류 중 하늘을 향해 피고
줄기에 좁은 날개가 있다고 붙인 이름이다.
국내에서도 설악산·지리산 등 일부 고산지대에서 자라지만, 이 꽃이 피면 보도자료가 나올 정도로 귀한 꽃이다.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보호하고 있다.
백두산 날개하늘나리.
왜지치는 백두산 일대에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꽃은 연한 하늘색으로 피는데, 가운데에 노란 무늬로 포인트를 주었다.
이 꽃은 깜짝 놀랄 정도로 물망초와 비슷하다.
물망초는 서울시청 앞 광장 같은 도심 화단에 많이 심은 원예종 꽃이다.
그래서 왜지치를 ‘한국의 물망초’라고도
부른다.

백두산 왜지치.
장백제비꽃은 백두산(장백산)에 널리 분포한다고
붙은 이름이다.
언뜻 보면 우리나라 산에 흔한 노랑제비꽃 비슷하지만 잎이 콩팥 모양이고 아래꽃잎에 자주색 줄무늬가 있다.
설악산 일대에서도 드물게 볼 수 있는 꽃이다.

백두산 장백제비꽃.
하늘매발톱도 볼 수 있었다.
매발톱은 꽃 뒤로 튀어나온 꽃뿔 5개가 안으로 굽어서 매의 발톱처럼 생겼다.
매발톱 중에서 키가 작고 밝은 하늘색 꽃이 피는 것이 하늘매발톱이다.

백두산 하늘매발톱.
우리나라에 희귀식물인 조름나물도 황송포 등에
널려 있었다.
어리연꽃이나 노랑어리연꽃처럼 꽃부리 가장자리에 가는 털이 빡빡하게 달려 있다.
먹으면 졸음이 온다고 붙은 이름이다.
백두산 조름나물.
◇노랑만병초·좀참꽃, 백두산 천지 주변 뒤덮는 꽃
노랑만병초는 백두산 일대를 뒤덮고 있었다.
백두산 정상 부근에서는 무릎 높이 아래로 작게, 산자락 아래에서는 허리 높이까지 자란다.
조건에 따라 유연하게 적응하는 것이다.
그냥 만병초는 흰색 또는 연한 분홍색으로 피는데 울릉도, 강원도와 지리산에서 볼 수 있다.
노랑만병초는 꽃이 연한 노란색이다.
백두산 노랑만병초.
좀참꽃은 진달래 종류 중에서 가장 작은 편이라고
붙은 이름이다.
6~7월 반 뼘 정도 높이의 꽃대가 곧게 서서 진달래꽃을 담은 작은 꽃이 한두 개씩 달린다.
철이 일러서인지 몇 개체밖에 못 보았는데, 백두산 오르는 길과 천지 근처를 온통 붉은색으로 수놓은 꽃이라고 한다.

백두산 좀참꽃. /박대문
백산차(白山茶)도 비교적 흔했다.
진달래과 상록 관목이다.
무릎 높이 정도로 자랐다.
나무에서 강한 향기가 났는데, 이 향기 때문에 잎을 차로 마신다고 붙은 이름이다.
잎이 좁은 좁은백산차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백두산 백산차.
월귤과 넌출월귤도 습지 등에 널려 있었다.
둘
다 진달래과 작은 식물로, 월귤은 땅에 붙다시피 자라며 흰색 꽃이 피었고, 넌출월귤은 덩굴로 기면서 자라며 꽃이 분홍색이었다.

백두산 월귤.

백두산 넌출월귤.
들쭉나무는 설악산·한라산 등 고산의 암석지대에서
볼 수 있는 귀한 나무지만 백두산 일대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새콤달콤한 토종 블루베리가 열리는 나무로, 이 열매로 담근 술이 들쭉주다.
꽃 모양에서 짐작할 수 있듯 월귤과 같은 속(屬)인 형제 식물이다.

백두산 들쭉나무.
담자리꽃나무 꽃도 볼 수 있었다.
꽃은 8장의 흰색 꽃잎이 노란 수술을 감싸고 있는 것이 찔레꽃 비슷했지만 잎 주름이 깊은 독특한 형태였다.
‘담자리’는 난장이라는 뜻으로 백두산 정상부에서 큰 군락을 이루는 꽃이라고 한다.
북극에서도 사는 강인한 식물이다.
백두산 담자리꽃나무.
마침 함경딸기도 제철이었다.
꽃은 지름 2㎝
정도로 피고, 줄기는 가시가 없고 짧은 털이 있다.
함경도에서 자라는 산딸기 종류라고 붙인 이름이다.

백두산 함경딸기.
이 밖에 제비붓꽃, 쌍동바람꽃 등 바람꽃 종류, 좀설앵초, 나도옥잠화, 장지채, 개감채, 기생꽃, 린네풀 등 귀한 꽃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다만 시기가 맞지 않아 복주머니란 종류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가솔송, 장지석남 등도 보고 싶은 꽃 리스트에 있었으나 한 번도 눈을 맞추지 못했다.
다음 편에 자작나무·사스래나무
등 백두산 나무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백두산에서 만난 제비붓꽃, 기생꽃, 린네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위주로, 꽃이야기와 빛깔, 향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백두산에서 만난 꽃들 [김민철의 꽃이야기]
나도범의귀 분홍노루발 날개하늘나리 왜지치 장백제비꽃 하늘매발톱 조름나물노랑만병초 좀참꽃 백산차 월귤 넌출월귤 들쭉나무 담자리꽃나무 함경딸기
김민철 기자
지난 6월 13~16일 연변을 통해 백두산에
다녀왔다.
3박 4일 동안 부석림, 내두산, 황송포, 천지, 장백폭포와 소천지, 지하산림, 선봉령 등에서 도감에서만 보거나 이름만 들어본 귀하고 예쁜 꽃들을 원 없이 보았다.
그중 백두산과 관련해 상징성이 높거나 국내에도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꽃 위주로 15개를 골라 소개한다.
◇나도범의귀, 교신용 안테나 세운 듯
먼저 나도범의귀. 깊은 숲에 교신용
안테나를 세워놓은 듯한 꽃이 정말 신기했다.
안테나 또는 생선뼈처럼 생긴 것이 꽃잎이다.
꽃대 길이는 15~25㎝. 우리나라에서는 태백 검룡소 한 곳에서만 자라 철조망에다 무인 카메라까지 설치해 보호 중이다.

백두산 나도범의귀.
분홍노루발은 노루발 종류 중 일하게 꽃이 분홍색이다.
분홍색으로 큰 군락을 이룬 모습이 정말 예뻤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인데 백두산 일대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백두산 분홍노루발.
날개하늘나리는 나리 종류 중 하늘을
향해 피고 줄기에 좁은 날개가 있다고 붙인 이름이다.
국내에서도 설악산·지리산 등 일부 고산지대에서 자라지만, 이 꽃이 피면 보도자료가 나올 정도로 귀한 꽃이다.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보호하고 있다.
백두산 날개하늘나리.
왜지치는 백두산 일대에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꽃은 연한 하늘색으로 피는데, 가운데에 노란 무늬로 포인트를 주었다.
이 꽃은 깜짝 놀랄 정도로 물망초와 비슷하다.
물망초는 서울시청 앞 광장 같은 도심 화단에 많이 심은 원예종 꽃이다.
그래서 왜지치를 ‘한국의 물망초’라고도
부른다.

백두산 왜지치.
장백제비꽃은 백두산(장백산)에 널리
분포한다고 붙은 이름이다.
언뜻 보면 우리나라 산에 흔한 노랑제비꽃 비슷하지만 잎이 콩팥 모양이고 아래꽃잎에 자주색 줄무늬가 있다.
설악산 일대에서도 드물게 볼 수 있는 꽃이다.

백두산 장백제비꽃.
하늘매발톱도 볼 수 있었다.
매발톱은 꽃 뒤로 튀어나온 꽃뿔 5개가 안으로 굽어서 매의 발톱처럼 생겼다.
매발톱 중에서 키가 작고 밝은 하늘색 꽃이 피는 것이 하늘매발톱이다.

백두산 하늘매발톱.
우리나라에 희귀식물인 조름나물도
황송포 등에 널려 있었다.
어리연꽃이나 노랑어리연꽃처럼 꽃부리 가장자리에 가는 털이 빡빡하게 달려 있다.
먹으면 졸음이 온다고 붙은 이름이다.
백두산 조름나물.
◇노랑만병초·좀참꽃, 백두산 천지 주변 뒤덮는 꽃
노랑만병초는 백두산 일대를 뒤덮고 있었다.
백두산 정상 부근에서는 무릎 높이 아래로 작게, 산자락 아래에서는 허리 높이까지 자란다.
조건에 따라 유연하게 적응하는 것이다.
그냥 만병초는 흰색 또는 연한 분홍색으로 피는데 울릉도, 강원도와 지리산에서 볼 수 있다.
노랑만병초는 꽃이 연한 노란색이다.
백두산 노랑만병초.
좀참꽃은 진달래 종류 중에서 가장
작은 편이라고 붙은 이름이다.
6~7월 반 뼘 정도 높이의 꽃대가 곧게 서서 진달래꽃을 담은 작은 꽃이 한두 개씩 달린다.
철이 일러서인지 몇 개체밖에 못 보았는데, 백두산 오르는 길과 천지 근처를 온통 붉은색으로 수놓은 꽃이라고 한다.

백두산 좀참꽃. /박대문
백산차(白山茶)도 비교적 흔했다.
진달래과 상록 관목이다.
무릎 높이 정도로 자랐다.
나무에서 강한 향기가 났는데, 이 향기 때문에 잎을 차로 마신다고 붙은 이름이다.
잎이 좁은 좁은백산차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백두산 백산차.
월귤과 넌출월귤도 습지 등에 널려
있었다.
둘 다 진달래과 작은 식물로, 월귤은 땅에 붙다시피 자라며 흰색 꽃이 피었고, 넌출월귤은 덩굴로 기면서 자라며 꽃이 분홍색이었다.

백두산 월귤.

백두산 넌출월귤.
들쭉나무는 설악산·한라산 등
고산의 암석지대에서 볼 수 있는 귀한 나무지만 백두산 일대에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새콤달콤한 토종 블루베리가 열리는 나무로, 이 열매로 담근 술이 들쭉주다.
꽃 모양에서 짐작할 수 있듯 월귤과 같은 속(屬)인 형제 식물이다.

백두산 들쭉나무.
담자리꽃나무 꽃도 볼 수 있었다.
꽃은 8장의 흰색 꽃잎이 노란 수술을 감싸고 있는 것이 찔레꽃 비슷했지만 잎 주름이 깊은 독특한 형태였다.
‘담자리’는 난장이라는 뜻으로 백두산 정상부에서 큰 군락을 이루는 꽃이라고 한다.
북극에서도 사는 강인한 식물이다.
백두산 담자리꽃나무.
마침 함경딸기도 제철이었다.
꽃은
지름 2㎝ 정도로 피고, 줄기는 가시가 없고 짧은 털이 있다.
함경도에서 자라는 산딸기 종류라고 붙인 이름이다.

백두산 함경딸기.
이 밖에 제비붓꽃, 쌍동바람꽃 등 바람꽃 종류, 좀설앵초, 나도옥잠화, 장지채, 개감채, 기생꽃, 린네풀 등 귀한 꽃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다만 시기가 맞지 않아 복주머니란 종류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가솔송, 장지석남 등도 보고 싶은 꽃 리스트에 있었으나 한 번도 눈을 맞추지 못했다.
다음 편에 자작나무·사스래나무
등 백두산 나무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백두산에서 만난 제비붓꽃, 기생꽃, 린네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위주로, 꽃이야기와 빛깔, 향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