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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관한 강의를 듣다가 이렇게나 거대한 우주에서 이렇게나 작은 지구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우리가 모여있다는 것은 기적(매우 작은 확률이라는 의미에서)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강의실을 한 번 둘러보고 또 옆에 앉아있는 친구를 바라보며 지나가는 그 찰나의 순간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속해 있는 시공간에 비해 우리가 너무나 작은 존재라는 사실이 우울하기보다 그래서 더 인생이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편 너도 나도 다 결국에는 우주먼지에 불과한데 인간이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하고 못났으면 또 얼마나 못났겠냐고 결국 도토리 키재기에 불과한데 서로 비교하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 늙고 병들어 죽게 될 텐데 마지막에 차가운 사람으로 기억되기보다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기억되면 좋지 않을까?
이렇게 우리 존재의 하찮음을 떠올리면 우울해지고 불안해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아서 되려 어깨가 가벼워지고 자신과 타인을 향해 더 너그러운 시선을 가지게 된다는 연구들이 있었다.
거대한 자아보다 “작은 자아(small self)”을 갖는 것이 때로는 더 정신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웅장한 자연경관을 보여주거나 우주의 시작부터 인류의 출현과 현재까지를 달력으로 만들어서 우주가 1월에 태어났다면 인류는 12월 31일 마지막 몇 초에 불과한 짧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비교적 작게 느끼게 된다.
다시 말해 나라는 존재와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는 현상을 보인다.
매튜 혼시 퀸즐랜드대 연구팀에 의하면 이렇게 존재의 무게를 조금 덜어내는 과정을 거치면 불안이 줄어들고 특히 자기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의향과 타인의 잘못 또한 용서할 의향이 커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예전에 한 다큐에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사형수들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각과 태도를 보이지만 사형 집행일이 되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주거나 마지막은 가급적 편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죽음'이라는 생명체라면 다 무섭게 느껴지는 절대적인 마지막, 끝, 소멸에 대한 공포와 그 공포 앞에서 초라한 우리들의 모습을 모두가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너보다 더 크거나 작다고 재기보다 때로는 우리 모두 하찮다는 사실을 지각하는 것이 보다 너그러운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될지도 모르겠다.
Hornsey, M. J., Tyson, C., Ferris, L. J., Crimston, C. R., Faulkner, C. & Barlow, F. K. (2025). The cosmic calendar: Being reminded of the vastness of time can improve well-being. The 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 1-12. https://doi.org/ 10.1080/17439760.2025.2481039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인간세포 섞인 심장, 돼지 몸에서 키워…'키메라 장기' 현실화
키메라 장기 연구가 활성화되면서 ‘동물의 인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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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돼지 등 동물에 인간 세포를 주입해 인간 세포를 품은 장기를 키운 연구성과가 최근 잇따라 공개됐다.
인간과 동물의 세포가 섞인 장기인 이른바 ‘키메라 장기’ 개발 연구다.
아직 도전적인 생명공학기술 분야지만 최근 연구에 속도가 붙는 추세다.
키메라는 사자 머리, 염소 몸, 뱀 꼬리를 가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과학자들이 서로 다른 생물종의
세포가 섞인 키메라 장기를 만들고자 하는 궁극적 목적은 장기가 필요한 환자에게 이식하기 위해서다.
이식 가능한 인간 장기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키메라 장기는 장기 이식 분야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과 동물 세포를 융합했다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인간의 뇌세포와 생식세포를 동물에게 주입한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크다.
● 키메라 신장, 심장, 뇌, 장, 간 가진 동물 탄생
이달 11~14일 홍콩에서 열린 국제줄기세포연구학회 연례회의에서 키메라 장기 연구들이 발표돼 큰 화제를 모았다.
아직 정식 논문으로 출판되지 않은 연구들이지만 획기적인 연구 성과로 이목을 끌었다.
라이량쉐 중국과학원 광저우바이오의과연구원 교수 연구팀은 인간과 돼지 세포가 섞인 키메라 심장을 만들고 연구 결과를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돼지 배아에서
돼지 심장이 형성되지 않도록 유전자 교정을 하고 인간 줄기세포를 주입했다.
인간 세포 유래 심장이 만들어지도록 유도한 것이다.
돼지 배아는 대리모 돼지의 자궁으로 옮겨져 최대 21일간 생존했다.
돼지 배아는 생존 기간 인간 세포를 포함한 심장을 품었다.
연구팀은 돼지 배아 심장에서 인간 세포가 차지하는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연구팀이 개발한 돼지 배아 신장에는 인간 세포가 최대 60% 포함돼 있었다.
연구팀의
키메라 장기 제작 방식은 한계점이
있다.
배양 접시에서 돼지 배아를 배양하고 인간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배아가 사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인간 조직을 이용해 뇌, 장, 간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를 만든 다음 오가노이드에 인간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임신한 암컷 쥐의 양수에 주입했다.
암컷 쥐 뱃속에 있는 초기 단계 배아에 오가노이드를 직접 주입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가노이드는 며칠 만에 쥐 배아로 스며들었다.
배아로 들어온 장 오가노이드는 배아의 장으로 성장했고 간과 뇌 오가노이드 역시 각각의 장기로 성장했다.
암컷 쥐는 출산도 성공했다.
연구팀이 태어난 새끼 쥐의 장 세포를 살핀 결과 약 1%는 인간 세포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간과 뇌에는 인간 세포 비율이 더 낮았다.
쥐의 간에서 인간 세포를 구성하는 단백질인 ‘알부민’이 만들어지면서 키메라 간이 인간의 간처럼 부분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인간 세포와 쥐 세포가 융합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주입한 인간 유래 오가노이드가 쥐의 배아 주의를 떠돌다 배아 내부로 유입됐다”며 “키메라 장기에서 인간 세포 비중을 늘려나가는 게 앞으로 과제”라고 말했다.
● 사람처럼 인지하는 동물, 인위적 종간 교배는 우려
키메라 장기 연구는 장기가 망가져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
아직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이종장기(다른 종의 장기)를 직접 이식하는 것보단 덜 할 수 있지만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 동물 배아에 주입한 인간 줄기세포가 원하는 장기로 제대로 분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등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윤리적 문제도 남아 있다.
과학자들은 특히 인간의 뇌세포와 생식세포 주입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인간 뇌세포를 동물에 주입한다는 것은 동물이 인간의 인지 능력을 모방하거나 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간화된 동물이 탄생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생식세포 주입도 우려가 크다.
이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동물과 인간 세포가 결합된 잡종 생명체가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라이 교수는 지난 13일 ‘오가노이드 디벨로퍼 컨퍼런스’에서 “기술적으로 인간 줄기세포에서 뇌 신경세포와 생식세포 관련 유전자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기술적인 방법을 동원해 안전성을 높인 키메라 장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달콤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라!
8월의 어느 여름날, 섭섭박사님은 뻘뻘 흐르는 땀을 닦으며 실험에 몰두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문득 더위를 물리칠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졌지요. 하지만 가까운 슈퍼는 여름휴가로 문이 닫혀 있었어요. 이제 남은 방법은 하나! 어떻게 하면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들 수 있을까요?
서동준 기자 제공
섭섭박사의 힌트
고대 페르시아에선 눈을 모아서 향신료와 과일 등을 섞은 일종의 ‘빙수’ 같은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었어요. 20세기 이후 냉장고가 발명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과 같은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게 됐지요. 아이스크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힌트 하나. 아이스크림은 어떻게 만들까?아이스크림은 우유와 유지방, 설탕과 향신료 등을 적절히 섞은 뒤, 이를 영하 40℃의 낮은 온도에서 급격히 얼려서 만들어요. 이때 재료들을 섞는 과정에서 ‘유화제’라는 물질이 들어가요. 유화제는 물에 잘 녹는 성분과 기름에 잘 녹는 성분을 동시에 갖고 있는 물질이지요. 그래서 유화제를 넣으면 우유와 유지방이 쉽게 섞여요.
또한 아이스크림 안에는 지름 10μm 정도의 미세한 공기방울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이 공기방울은 아이스크림을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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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둘. 아이스크림을 보관하는 온도는?
물은 0℃에서 얼기 시작해요. 그런데 물에 설탕을 넣으면 0℃에서도 얼지 않고 액체 상태로 남아 있답니다.
이는 ‘어는점 내림’ 현상 때문이에요.
순수한 물에 다른 물질을 섞었을 때 0℃보다 낮은 온도에서 어는 현상이지요.
물에 설탕을 녹이면 물 분자와 설탕 분자가 섞여요. 물이 얼기 위해선 물 분자가 결합을 이뤄야 하는데, 설탕 분자가 물 분자의 결합을 방해하기 때문에 어는점이 내려간답니다.
아이스크림 역시 어는점 내림 현상이 일어나요. 이 때문에 0℃보다 더 낮은 영하 18℃ 정도에서 보관해야 녹지 않는답니다.
GIB 제공
실험 방법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보자!
※ 실험할 때는 꼭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안전에 유의하세요!<어린이과학동아>의 독자들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 섭섭박사님을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보내 주었어요.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올라온 다양한 방법 중 몇 개를 뽑아서 직접 실험해 보았지요. 섭섭박사님은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힐 수 있을까요?
실험 방법 하나. 얼음과 소금으로 아이스크림을?제안 독자 : 신정연, 김지후, 한주희
서동준 기자 제공
준비물 : 지퍼백(작은 것과 큰 것), 얼음, 소금, 우유, 휘핑크림, 설탕, 과자
➊ 작은 지퍼백에 우유와 휘핑크림, 설탕을 한 컵씩 넣고 잘 저어 준다.
➋ 큰 지퍼백에 얼음을 반 정도 담고, 소금을 한 컵 넣어 준다.
➌ ➊의 지퍼백을 잘 잠근 뒤, ➋의 지퍼백에 넣는다.
➍ ➌을 15~20분 정도 잘 흔들어 주면 아이스크림 완성!
원리소금과 얼음을 섞으면 어는점 내림 현상이 일어나며 얼음이 녹는다.
그런데 얼음이 녹아 물로 변하는 건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흡열반응이기 때문에 주변의 온도가 낮아진다.
이뿐만 아니라 소금이 물에 녹는 과정도 흡열반응이기 때문에 온도는 더 많이 내려간다.
결국 얼음에 소금을 뿌리면 온도는 영하 18℃ 정도까지 낮아져서 냉동실에 넣지 않아도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
실험 방법 둘. 순식간에 얼어붙는 사이다 슬러시!제안 독자 : 박진송, 김시아
서동준 기자 제공
준비물 : 사이다, 컵, 얼음 조각
➊ 사이다를 충분히 흔든 뒤, 냉동실 안에 넣는다.
➋ 사이다의 뚜껑을 조심스럽게 연다.
➌ 사이다를 컵에 따른다.
이때 사이다가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한다.
➍ 컵에 따른 사이다에 얼음 조각을 넣고 잘 저어 주면 사이다가 얼면서 슬러시가 된다.
원리액체가 어는점 이하의 온도로 내려가더라도 계속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현상을 ‘과냉각 현상’이라고 부른다.
과냉각 현상은 액체의 온도를 빠르게 낮출 때 생긴다.
액체가 얼기 위해선 분자들끼리 서로 결합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온도를 빠르게 낮추면 분자들이 미처 결합하지 못해서 온도가 어는점보다 충분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액체 상태로 남아 있게 된다.
과냉각된 액체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고체로 변하려는 성질이 강하다.
이때 충격을 주거나 작은 얼음 조각을 넣어 주면 과냉각 액체가 순식간에 얼어 붙는다.
다음 실험 미션무게중심을 잡아라!
학교에서 학생들과 펜 세우기 대결을 펼친 섭섭박사님! 하지만 섭섭박사님은 결국 대결에서 패배하고 말았어요. 실망하고 있던 그때, 한 친구가 다가와 무게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슬쩍 힌트를 줬답니다.
무게중심을 잘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다양한 방법을 어린이과학동아 홈페이지(kids.dongascience.com)에 올려 섭섭박사님을 도와 주세요.
서동준 기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