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인데 한적해서 더 좋아요"... 부모님이 계속 머물고 싶다는 300년 배롱나무 명소

여름 분홍빛으로 물드는 밀양 배롱나무

밀양 반계정 배롱나무

밀양 반계정 배롱나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낮의 햇살 속, 나뭇가지에 매달려 울어대는 매미 소리가 깊어가는 여름을 알립니다.
그런 계절, 시원한 계곡물과 붉게 피어난 꽃이 어우러진 풍경 속을 걷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죠.

경남 밀양에는 바로 그런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특별한 정자가 있습니다.

무려 300년 된 배롱나무 세 그루가 정자와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여름을 선사하는 이곳, 바로 단장면 범도리에 위치한 ‘반계정(盤溪亭)’입니다.

밀양 반계정

밀양 반계정 배롱나무 풍경

밀양 반계정 배롱나무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계정 앞에는 수령 300년이 넘은 배롱나무 세 그루가 매년 여름마다 찬란한 분홍빛으로 꽃을 피웁니다.

이 나무들은 지금의 반계정을 짓기 50여 년 전, 다른 정자와 함께 심어졌으며, 그 역사성과 생명력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죠. 특히 꽃이 피는 8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는 가지마다 활짝 핀 꽃들이 정자와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이 배롱나무들은 단순한 관상용을 넘어, 지역 문화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반계정이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16호로 지정될 만큼, 이곳은 역사적 가치 또한 높은 장소입니다.

밀양 반계정 여름

밀양 반계정 여름 / 사진=밀양 공식 블로그

반계정은 조선 영조 51년인 1775년에 반계 이숙(1720~1807) 선생이 지은 정자입니다.
세속을 떠나 시골에 머물며 글을 읽고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선비의 삶이 오롯이 녹아 있는 공간이죠.

정자는 단장천이 내려다보이는 강 언덕의 너럭바위 위에 자리하고 있어, 풍경뿐 아니라 그 위치 또한 고즈넉한 매력을 더합니다.

정자를 관리하고 있는 후손 이창희 씨에 따르면, 밀양 시내의 또 다른 유명 정자인 월연정의 배롱나무 역시 이곳에서 가져갔다고 전해집니다.
그만큼 반계정의 배롱나무는 밀양 지역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오랜 시간 동안 지역민들에게 사랑받아 온 존재입니다.

한적한 밀양 반계정 여름

한적한 밀양 반계정 여름 / 사진=밀양 공식 블로그

배롱나무는 여름이 절정에 이르는 8월 초부터 중순 사이,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냅니다.
정자의 처마 끝에서 늘어진 꽃잎들은 바람결에 흩날리며 잔잔한 단장천의 물결 위로 가만히 내려앉습니다.

나무껍질이 벗겨져 매끈하게 드러나는 배롱나무 특유의 줄기와 화사한 꽃잎이 조화를 이루며, 정자 주변의 풍경은 어느 순간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반계정의 배롱나무는 자연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그 아래에서 정자를 바라보는 순간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반계정의 고졸한 기와와 나무 기둥, 그리고 그 앞을 흐르는 단장천은 고요한 여름의 사색을 불러일으키는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밀양 반계정 여름 풍경

밀양 반계정 여름 풍경 / 사진=밀양 공식 블로그

밀양 단장면의 반계정은 단순한 정자가 아닙니다.
300년의 시간을 버텨온 배롱나무와 함께, 조선 선비의 정신과 자연이 어우러진 한 폭의 풍경화이자, 여름을 온전히 체감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꽃이 피는 시기인 8월 초부터 중순 사이, 이곳을 찾는다면 흔히 만날 수 없는 여름의 정취를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경남 밀양시 단장면 아불2길 43-102에 위치한 반계정에서 올해 여름만의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행복은 커피 한 잔만큼 가벼운 문제다

장석주 시인·문학평론가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사랑에 빠질 때 사람은 행복하다고 한다.
사랑과 행복은 동시적 경험인가?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고 노래한 시인은 틀렸다.
나는 그게 사실과 부합되는 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의 초기에 상대를 이상화하며 열광에 빠진다.
과도한 도파민 분비로 행복감에 젖어 몽롱함을 겪는 시기가 지나면 사랑은 사소한 곤란으로 권태와 회의를 낳는다.
이때 사랑은 행복이 아니라 이해타산을 따지며 세속화로 물든 채 치사한 감정 분쟁이나 격분을 낳는 골칫거리가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에서 사랑의 발화점이던 비이성적 열광은 종말을 향해 내닫는다.
많은 사랑이 이 위기를 넘지 못한 채로 깨지기 일쑤다.

그것은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아

[장석주의 영감과 섬광] 행복은 커피 한 잔만큼 가벼운 문제다

내 경험에 비춰본다면 사랑이 불러오는 행복은 잡히지 않는 신기루와 같다.

사실 행복은 대단한 기적의 순간이 아니라 인생의 평범함에 주어지는 보상이다.

우리는 행복이 비범한 상황에서 주어지는 것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평범함이 가진 견인력은 행복을 낳는 견고한 동력이다.

그것은 현실 조건이 빚는 비현실적 몽환이 아니라 불행의 회피를 통해 주어지는 짧은 방심에 깃드는 광휘다.

불행이 그렇듯이 행복 역시 난청이다.

세계의 모든 구석에서 울려 나오는 행복에의 간절한 요청이 묵살되는 걸 보면 그것은 사실일 테다.

돈도 집도 가정도 없이 떠돌던 시인, 불행의 조건을 두루 갖춘 시인이다.
그는 불행의 양상은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행복은 단순하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나는 그를 가리켜 천진무구함과 무욕으로 무장한 채 자본주의 관행과 생리에 무차별적인 테러를 감행한다고 썼다.
제 직업이 가난이라고 자부할 정도로 처참함에 빠졌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행복에 일가견이 있었다.
아주 작은 행복에도 반응하며 커커커커… 하는 특유의 웃음소리로 웬만한 불행쯤은 단박에 무색하게 만든 사람, 그의 이름은 천상병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불행에 과민하다.
불행에 방어기제가 없는 사람은 아주 작은 불행에도 쉽게 무너진다.
그런 이들에게 행복을 향한 자긍심과 호연지기가 하늘을 찌를 지경인 천상병 시를 권한다.
가난의 극단에서 행복을 외치는 이런 시는 어떤가?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는 것은,/한 잔 커피와 갑 속의 두둑한 담배,/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천상병, ‘나의 가난은’)이란 시구로 그의 행복은 찬란하게 과시된다.
커피 한 잔, 담배 한 갑, 집으로 돌아갈 버스비만으로도 행복의 조건이 충족되었다는 선언은 물욕으로 가득 찬 이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나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이쁜 아내니 여자 생각도 없고/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사주니/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더구나/하나님을 굳게 믿으니 이 우주에서/가장 강력한 분이 나의 빽이시니/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천상병, ‘행복’)

쓰디쓴 것 앞에서도 충만하니

이런 행복론은 너무나 순진하고 솔직해서 믿기지 않는다.
시인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모든 걸 가졌다고 선언한다.
누가 이 소박한 행복론에 반론을 펼 수 있을까? 가진 게 많다고 반드시 행복해지거나 가진 게 적다고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커피 한 잔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하다.
그 쓰디쓴 것을 앞에 놓고 우리는 충만하다.
커피 한 잔은 생의 곤란에 직면해서 요동치는 감정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커피 한 모금을 넘기는 짧은 순간 우리는 복잡계에 놓인 인생의 불확실성과 실패를 체념 속에서 가만히 용납한다.
스무 살 때 사랑이 깨질 수 있다는 걸 깨우쳤다면 알 테다.
사랑이 항상 행복이 아니라 차라리 인생의 쓰디쓴 실패와 방황을 가져온다는 것을!
커피 한 잔은 코르티솔 호르몬의 과다 분비 속에서 허우적이는 내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저 밤하늘에 뜨는 수천억 개의 별은 제 궤도를 돌고, 텃밭에서는 토마토들이 붉고 둥글게 익어간다.
라디오에서 일기예보를 하는 동안에도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계절은 탈 없이 순환한다.
남쪽 바다에는 살찐 민어들이 돌아오고 자두나무에 가득 열린 자두에는 단맛이 들 테다.
여름 성경학교가 열리고, 하얀 팔을 가진 애인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빌리 조엘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행복의 조건은 거창한 게 아니다

어느 날 내 행복을 결정하는 것들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이를테면 감옥에 갇힌 흉악한 강도 살인마가 탈옥하지 않고, 슈퍼마켓은 문을 열어 고객을 받는다.
국제공항에서 여객기들이 제 시각에 이륙하고, 기차역에서 기차들은 제 시각에 목적지로 출발한다.
딸아이는 어느덧 스무 살을 맞고, 어머니는 다리 골절 치료를 받고 병원을 나선다.
구름이 하얀 궁전처럼 떠 있고 산기슭에는 소박한 산수국 꽃이 피던 날이다.
그것만으로 내 인생의 하루가 순조로울 것이란 기대로 가슴이 설렐 테다.

내 행복은 책 집필을 막 끝내고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는 느긋함 덕분이다.
원고를 탈고한 순간 나는 집필 감옥에서 풀려난 해방감으로 뿌듯해할 테다.
커피 한 잔은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인생의 감미로운 한순간을 선물한다.
간밤에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쓴 원고를 실수로 다 날리고 망연자실한 채 새벽의 커피를 마실 때조차 나는 행복할 수 있다.
오후의 커피를 마시는 동안 친구의 동화 같은 첫사랑 얘기를 들을 때 나는 행복하다.
실수로 사라진 원고는 결국 다시 쓰게 될 거고, 동화 같은 첫사랑 얘기를 들려주던 친구는 이듬해 봄에 거짓말같이 죽는다.
누군가 인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바로 그게 인생이라고 말해줄 테다.

행복을 찾는 인생

  • 기자명이효상 원장

 

▲이효상 원장ⓒ데일리굿뉴스
       ▲이효상 원장ⓒ데일리굿뉴스

사는 게 사는 게 아닐 때가 있다.
하루는 무심히 시작돼 정신없이 흘러가고 그 하루가 쌓여 계절이 바뀌고 그 계절이 쌓여 어느새 인생이 됐다. 

돌아보면 화려한 성취도, 눈부신 장면도 없지만 딱 하나 버텼다는 것, 그것만으로 스스로에게 칭찬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둡고 긴 터널 같은 시간을 말없이 견디고, 묵묵히 걸어왔다는 것.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이 아니라 차라리 ‘나를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
더 이상 애써 포장하지 않고, 억지로 다그치지 않고, 그저 힘들면 힘든 대로, 아프면 아픈 데로 내 마음을 그대로 두는 연습 말이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아직도 내 곁에는 생각보다 따뜻하고 고마운 이들이 많다는 것을. 매일 아침 짧은 문자로 안부를 묻고, 바쁜 삶 속에서도 틈틈이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들. 그 작고 다정한 손길들이 내 하루의 균열을 조용히 메워줬다.

삶의 고비는 늘 내 몫으로 견뎌 왔지만 사람에게서 오는 상처만큼은 늘 낯설고 아팠다.
이기적인 말과 행동, 작은 배려조차 없는 태도. 그 무심함이 마음 한구석을 오래도록 시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우리는 타인을 위한 배려와 존중 위에서만 조금 더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다고.

사람 사이의 약속. 그 작은 약속 하나조차 가볍게 여기는 이들을 보면 마음이 멀어진다.
노력했다는 말 한마디, 사정이 있었다는 짧은 설명만으로도 신뢰는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런 말도 없이, 당연한 듯 지나쳐버리는 사람 앞에서는 결국 마음은 문을 닫게 된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내가 바라던 거리는 서로 닿을 만큼 따뜻한 간격이었는데 그 마음은 결국 닿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상처는 더 깊이 스며들고, 더디게 아문다.

그래서 나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려 이성으로 이해하려 애썼다.
하지만 살아보니, 사람의 일은 언제나 논리와 합리만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감정이 이성을 이기는 순간도 있고, 그 감정이 또 다른 진실이 되는 순간도 있었다.

하나 분명한 건,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심 없이 행동하는 이들은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했고 그 모습은 마치 고쳐지지 않는 습관처럼 늘 제자리였다.
그리고 나는 그 앞에서 더 이상 나를 설명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문득 찾아오는 깊은 고독. 그럴 땐 내 안에서 조용히 울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말없이 다독인다.
스스로에게 건네는 다정한 용서, 그것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위로였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고들 말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이제 나는 사람이 아닌 것들 속에서도 조용한 위로를 발견한다.
하늘을 오래 바라보는 시간, 창가에 머무는 바람 한 점, 어느 날 문득 들려온 노래 한 곡. 쓰다만 글 한 수. 그 모든 것이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했다.

나는 여전히, 매일 또 다른 행복을 찾는다.
나는 여전히 매일 또 다른 행복을 배운다.
그리고 문득, 이 질문이 마음에 머문다.
“그 행복이라는 것, 과연 실체가 있기나 한 걸까?” 

어쩌면 행복은 어디 도착해야 하는 목적지가 아니라, 그냥 이렇게 흔들리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살아가는 길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블랙커피 3잔씩 마셨더니 놀라운 변화…현대인 괴롭히는 이 병 30% 뚝

[정심교의 내몸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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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커피(아메리카노·에스프레소)를 마시면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커피를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의 제2형(성인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20~30% 낮게 나타났다.

경북대 생명공학부 김상룡 교수, 부경대 식품영양학 전공 정운주 교수팀이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수행된 관련 연구 거의 150편을 메타 분석(기존 여러 건의 개별 연구 결과를 통계적으로 종합해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는 연구 방법)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커피와 주요 폴리페놀의 제2형 당뇨병 예방·관리에 관한 종합 리뷰'를 주제로 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최근호에 실렸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커피를 하루 3~5잔 마신 사람은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20~30% 적었다.
이런 효과는 커피 종류(카페인 유무)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당뇨병 예방 효과가 같았는데, 이는 카페인이 아닌 커피의 다른 생리활성 성분이 당뇨병 예방의 핵심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커피의 대표 생리활성물질이자 폴리페놀(항산화 성분의 일종) 성분인 △클로로젠산 △카페인산
△페룰릭산
△p-쿠마릭산
△시나픽산 등 5가지에 대한 전 세계 연구논문 149건을 모아 분석했다.
이들 '빅5'는 혈당을 조절하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등 당뇨병 예방·치료를 돕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근육·간 조직으로의 포도당 유입을 늘려 식후 혈당을 낮췄다.
'빅5'는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인터루킨-6(IL-6) 등 염증 매개 물질을 억제하고 활성산소를 제거, 만성 염증 억제, 산화 스트레스 지수 완화도 도왔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커피 속 폴리페놀 성분이 항염·항산화 특성을 가지며, 혈당 조절, 인슐린 민감성 향상, 염증 감소, 포도당 대사 촉진에 기여한다는 게 이번 리뷰 논문의 결론"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유명 일간지 '데일리 데일리 텔레그래프'(Daily Telegraph)가 '커피 속 화합물이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Compounds in coffee could help to lower risk of type 2 diabetes, study shows)란 제목의 이달 7일자 기사를 통해서도 소개됐다.

'74세가 가장 행복하다?'…하버드 84년 연구가 밝힌 비밀은?

Group of happy people embracing on a garden party at sunset

 


여러 연구에서 삶의 만족도는 70대 중반에 가장 높게 나타났고, 하버드대의 84년에 걸친 연구는 그 이유가 ‘좋은 인간관계’에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KEY POINTS
  • 70대 중반, 책임에서 벗어나고 삶에 감사하는 마음이 행복감 높여
  • 84년에 걸친 하버드 연구, 좋은 인간관계가 건강과 행복의 핵심 증명
  • 혼밥과 단절된 일상이 노년층의 정서적 고립 심화 불러
  • '시간과 관계에 투자하는 삶의 태도가 진짜 행복 만든다'

LISTEN TO

Culture In_Happiness

컬처인: '74세가 가장 행복하다?'…하버드 84년 연구가 밝힌 비밀은?

“언제 가장 행복하셨나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선뜻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죠.

행복한 순간을 오래 붙잡을 수 있다면, 우리 삶은 얼마나 달라질까요?

삶과 사회를 문화의 눈으로 들여다보는 컬처인, 오늘은 ‘행복’을 주제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합니다.

홍태경 PD: 사람들이 흔히 ‘젊을 때가 좋다’, ‘나이 들수록 외롭다’는 말을 하잖아요. 정말 그럴까 궁금한데요. 실제 이에 대한 연구가 있다고요?

유화정 PD: 행복은 단순한 기분이 아니라 삶의 흐름 속에서 바뀌는 감정이죠. 이에 대한 여러 분석 연구들이 있는데요. 그 중 독일 보훔 루르대학교 연구진은 46만여 명을 대상으로 종단연구를 실시했습니다.

생애 전반에 걸친 주관적 웰빙 추이를 조사한 것인데요. 연구에서 삶의 만족도는 9세~ 16 이후, 즉 10대 후반에 낮아졌다가, 20대부터 70세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이후 다시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홍태경 PD: 나이대 별로 감소했다 다시 올랐다, 일정하지 않네요. 이유가 뭘까요?

유화정 PD: 연구를 주도한 수잔 뷔커 교수는 “청소년기에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춘기 동안 자신의 신체와 사회생활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체 변화와 함께 학업 스트레스, 한국 같은 경우 치열한 입시 경쟁, 그리고 또래들 간의 사회적 비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요. 노년기의 하락은 건강 저하, 사회적 고립, 배우자 상실 경험 경험 등과 연결돼 있습니다.

또한 감정적인 측면에서는 부정적 감정은 사춘기를 거치며 청년기 이후 줄었다가 노년기에 다시 오르고, 반면 긍정 감정은 나이듦에 따라 전반적으로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홍태경: 최근 한 영국 보고서에서는 ‘74세가 가장 행복한 나이’라고도 하던데요. 그 이유는 뭘까요?

유화정 PD: 그 시기가 되면 직장에서의 압박, 경제적 부담, 자녀 양육 같은 책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됩니다.
대신 자신을 위한 시간과 취향을 더 즐길 수 있는 나이가 되는 거죠. 또 감정 조절 능력이 좋아져서, 분노보다는 공감과 관용을 우선하게 됩니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노년기의 뇌는 부정 자극보다는 긍정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하는데요. 영화 '어바웃 타임'처럼,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살아내는 태도가 행복의 핵심이라는 메시지와도 연결됩니다.

홍태경 PD: 저희 방송에서도 앞서 다룬 내용인데요. 2025년 세계 행복지수에서 호주는 10위에 오른 반면 한국은 58위였죠.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날까요?

유화정 PD: 사회 시스템 차이가 큽니다.
호주는 사회적 신뢰, 복지, 일과 삶의 균형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과도한 경쟁, 긴 노동시간, 낮은 사회 신뢰도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웃 간의 친밀도나 삶에 대한 통제감, 또한 공공서비스 만족도 같은 지표도 한국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습니다.

홍태경 PD: 행복도는 개인의 감정 문제만은 아니고 그 사람이 살아가는 시스템의 문제도 크다는 거네요. 그런데 요즘 한국에서는 혼밥이 일상이 됐잖아요. 예전 식사의 개념은 밥상 머리 옹기 종기 둘러 앉는 모습이었는데요. 특히 노년층에서 혼밥이 증가하고 있다던데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년 1인 가구가 늘고 있고, 이로 인해 혼자 식사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노인 1인 가구의 32% 이상이 외로움을 일상적으로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또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하루에 사람과 나누는 말 수가 200단어도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식사라는 건 단순한 생존 활동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연결하는 일상이기도 하잖아요. 혼밥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혼밥이 반복되면, 그만큼 정서적 고립감이 커질 수 있는데요. 혼밥 문화는 단순히 ‘식사’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연결망의 부재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홍태경 PD: 종종 그런 얘기 하죠. ‘성공해야 행복하다, 아니 행복해야 성공한다’. 앞쪽은 아마도 부모의 말이겠고요. 어떤 쪽에 무게가 실어질까요?

유화정 PD: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면 행복해질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행복에 대해 오랫 동안 연구해 온 서울대 최인철 교수는 후자에 무게를 둡니다.
‘행복해야 성공한다’고 최 교수는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를 ‘행복의 선행성 효과’라고 설명했습니다.
 행복이 성공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의미죠. 실제 행복한 사람이 도전에도 강하고, 학습력도 높고, 건강도 좋고, 심지어 수입도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홍태경 PD: 그렇다면, 행복을 위해 우리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건 뭘까요? 행복의 조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유화정 PD: 특히 ‘시간’과 ‘관계’에 집중하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을 돈으로 바꾼다면?”이라는 질문에 행복한 사람들은 최소 600만원, 행복감이 낮은 사람들은 40만원 수준으로 답했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홍태경 PD: 굉장히 흥미로운 연구이고, 그 결과도 흥미롭네요. 그만큼 관계와 시간은 소중한 자산이라는 거네요. 행복과 관련해 하바드 대의 아주 특별한 연구도 있었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무려 84년 동안 ‘좋은 인생’의 비결을 좇은 하버드대의 성인 발달 연구인데요. 하바드 의대 연구진은 1938년, 당시 만 19세였던 하버드 학부생 268명을 시작으로, 보스턴 빈민가 출신 10대 청소년 456명까지 총 724명을 수십 년에 걸쳐 추적 관찰했습니다.

이들의 삶은 각기 다른 조건과 환경 속에서 전개됐지만, 놀랍게도 공통된 결론이 하나 있었는데요.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인생을 좌우하는 핵심은 ‘돈, 명예, 성공’이 아니라 바로 ‘사람과의 따뜻한 관계’였습니다.

Meals on Wheels

Source: Getty / Getty Images

홍태경: 마음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보통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안정 됐을 때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을까요?

유화정 PD: 경제적 안정은 행복의 중요한 조건이지만, 근본적인 비결은 될 수 없다는 게 연구팀의 판단입니다.
일정 수준부터는 돈이 행복감을 높여주지 못한다는 것이죠. 연구를 이끈 하버드 의대 정신과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그는 “아끼는 사람과 좋아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행복엔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홍태경 PD: 이 연구에서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일수록 면역력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유화정 PD: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고립된 중년은 코르티솔 등 스트레스 호르몬과 염증 수치가 더 높았고 뇌 기능도 비교적 떨어졌습니다.
반면 믿고 의지할 사람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낮았고, 기억력과 면역력도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심층 면접과 건강 진단, 의료 기록, 가족 관계, 종교 성향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했고, 이후 그들의 자녀 1300여 명까지 연구 대상에 포함시켰는데요. 연구 대상 중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이들은 정신적 충격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편지를 써준 친구와 동료 군인 등을 꼽았습니다.

월딩어 교수는 "외로움은 흡연만큼 건강에 해롭다"며, 따뜻한 인간관계야말로 감정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까지 긍정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습니다.

홍태경 PD: '좋은 인생은 좋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는 것 같네요.

유화정 PD: 건강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당장 무엇을 해야할까?라는 물음에 월딩어 교수는 주변에 먼저, 그리고 가볍게 다가가라고 조언합니다.
“사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아도 된다.
정치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슈퍼마켓 계산원이나 버스 운전기사와 웃으며 나누는 짧은 인사와 같은 소소한 사회적 연결도 행복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소셜 네트워크도 상호작용하는 데 사용된다면 행복을 높이는 데 효과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수동적으로 소비한다면, 오히려 불행해지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홍태경 PD: 최근 한국에서 유행한 행복 조언이 있죠. “행복하고 싶으면, 식세기를 사라.”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식세기는 식기세척기를 말하는 거죠.

유화정 PD: 맞습니다.
얼핏 유머처럼 들리지만 굉장히 실용적인 조언입니다.
반복적인 가사 노동 시간을 줄이면 그 시간으로 가족과 보내고, 경험을 쌓고, 나를 돌볼 수 있다는 건데요.

설거지, 청소 같은 반복적인 노동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시간과 경험의 여유를 만들어주고 그것이 행복감으로 이어진다는 것이죠. 실제로 시간 확보형 소비를 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높은 행복감을 느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버드대 연구에서도 가사노동을 줄이는 데 돈을 쓴 사람들의 행복감이 높다고 밝혀졌고요.

결국 ‘시간의 여유’가 곧 ‘감정의 여유’가 된다는 말이 되겠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일에 몰두한 나머지 취미, 운동, 가족 시간 같은 것을 포기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겠습니다.

홍태경 PD: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은 ‘기분’이라기보다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태도와 선택일 수도 있겠네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일상의 균형과 연결에서 출발하는 삶의 기술이 아닐까 싶어요.

홍태경 PD: 행복을 위한 작은 실천, 저도 오늘 마트에 들리면서 실행해 보겠습니다.
문화로 세상을 보는 시간, 컬처인. 오늘은 행복을 주제로 나이, 사회 시스템, 삶의 태도, 일상 속 실천 등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에게 행복을 주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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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누군가 물었다.
"지금 무슨 생각해?"나는 대답했다.
"그냥."
하지만 '그냥'은 결코 비어 있는 말이 아니었다.
그 속엔 설명하기 애매한 감정이, 말로 꺼내기 망설여지는 복잡한 느낌이 숨어 있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어쩌면 이런 것들이었을지도 모른다:오늘 안에 결정해야 할 일들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서어떤 감정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좀 무거워서이유는 모르겠지만, 말 걸지 말아줬으면 해서생각을 비우고 싶은데, 자꾸만 끼어드는 것들 때문에 멍해져서깜빡한 뭔가를 기억해 내려 생각을 더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구체적인 감정의 이름을 붙여보면, 내 마음은 조금씩 명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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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이유심리학자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은 말한다.
"감정은 이름 붙여야만 다룰 수 있다.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은 행동으로 표출된다.
"
하버드 대학교 뇌과학자 **리사 펠드먼 배럿(Lisa Feldman Barrett)**도 이야기한다.
"감정의 미묘한 차이를 인식할수록 뇌는 더 건강하게 반응하고, 스트레스에 덜 휘둘린다.
"
즉, 감정을 명명하는 행위는 단지 감성적인 습관이 아니라 뇌의 감정 회로를 정돈하고 자기 조절 능력을 키우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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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이름 붙이는 연습법1. 감정의 미세한 결을 구분해 본다

예: 슬픔 → 허전함 / 공허함 / 지침 / 

무력함예: 분노 → 억울함 / 좌절감 / 경계심 / 서운함

2. 감정의 뒤에 숨은 욕구를 생각해 본다억울함 → 인정받고 싶다지침 → 쉬고 싶다서운함 → 연결되고 싶다

3. 자신만의 감정 언어를 만들어 본다나는 지금 약간의 '말랑피곤' 상태야 (기운은 빠졌지만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느낌)머릿속이 '돌돌돌 정리 중'이야 (정신없이 일은 많은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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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흐름 정리하기감정 이름 그 감정이 들었던 상황 나의 욕구 나를 편안하게 해 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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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이름 예시 (Take Your Time 시리즈)Take Your Time-Out: 생각이 많고 머리가 복잡할 때 스스로에게 주는 휴식 시간Take Your Healing Time: 서운함이나 슬픔이 있을 때 감정을 마주하고 돌보는 시간Take Your Grounding Time: 마음이 붕 뜨거나 불안정할 때 나를 중심으로 다시 묶는 시간Take Your Clarity Time: 결정 앞에서 망설일 때 나에게 충분한 여유를 주는 시간Take Your Reset Time: 반복되는 무기력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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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알아차리고, 다시 나를 세우는 기술감정은 던지는 것이 아니라 건네는 것이다.
무턱대고 내뱉는 감정은 오해를 만들지만, 조용히 바라보고 이름을 붙여주는 감정은 나를 이해하게 해 준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아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의 필요를 들여다보는 것.이 단순한 연습은 반복될수록 내면의 혼란을 줄이고, 감정에 휘둘리는 시간을 줄인다.
결국, 우리는 더 나은 결정을 하고, 더 평화롭게 하루를 마주하게 된다.
이것은 필자가 고안한 방법이 아닌, 스스로에게 맞는 감정 언어와 돌봄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렇게 정리된 감정 기록은, 비슷한 순간에 다시 방황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나만의 회복 지침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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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다독이는 데 거창한 말이 필요한 건 아니다.
내가 붙인 이름 하나, 그걸 다정하게 불러주는 내 목소리 하나면 충분하다.
그 이름이 쌓이고, 내 마음이 조금씩 정돈되며,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진다.
오늘도 마음이 복잡하다면, 그 마음에 이름을 붙여보자.그리고 그 감정이 원했던 시간을, 아주 잠깐이라도, 허락해 주자.그건 결코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무사히 지켜주는 가장 정교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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