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여러분 잘 지내셨나요? 벌써 7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날씨가 무척 더운 게 여름 휴가가 정말 목이 마른 하루하루입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최근에 영국 런던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하반기 신제품 공개 행사 '갤럭시 언팩 2026'을 다녀왔습니다. 1년 중 날씨가 가장 좋다는 런던의 7월을 현지에서 일주일 보내며, 삼성전자의 모바일 폼팩터 전략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번 레터에선 그동안 기사로는 미처 담지 못했던 언팩의 뒷얘기를 중점적으로 전해드리려 합니다. 혹시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계시다면 더 솔깃하실 내용이에요.
그동안 날개를 단 듯 솟아오르던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뚝뚝 떨어지는 시점에서 과연 갤럭시 폴더블은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요? 또 삼성전자가 내놓는다는 첫 AI 스마트 글래스는 기대만큼일까요, 아니면 별로일까요? 언팩 비하인드를 통해 함께 가늠해 보시죠!
![]() |
현재 메일이 ‘업데이트’나 다른 탭에 들어가 있다면, 메일을 클릭한 상태로 ‘기본’탭에 드래그 해주세요! 이렇게 설정해 주시면 미라클레터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답니다.
미라클레터 발신 주소를 연락처에 등록해주세요! 주소록에 추가하면 중요한 메일이 다른 탭이나 스팸으로 분류되지 않아 언제든지 쉽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해당 이메일을 열고 발신자(미라클레터) 이름 위에 마우스를 올린 후 오른쪽 위 ‘연락처에 추가’ 아이콘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
![]() |


오늘의 세줄 요약 |
|
![]() |
![]() |
영국 런던 피카딜리에서 진행 중인 갤럭시 언팩 옥외광고 모습입니다. 공항에서부터 시내까지 이어지는 길목 곳곳에 삼성 언팩 광고가 눈에 띄었네요. <사진=고민서 기자> ‘접는 폰' 원조는 삼성 7년 앞선 경험이 애플보다 낫다?! 여러분, '접는 폰'(폴더블폰) 하면 어느 회사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 삼성을 꼽으실 겁니다. 그럴 만하죠.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시장에 내놓은 뒤, 올해 갤럭시 Z 폴드8까지 벌써 8세대째 접는 폰을 만들어 왔으니까요. 7년 남짓, 이 시장을 사실상 혼자 개척하며 키워온 셈인데요. 그런데 이 '원조'의 자리가 올 하반기 시험대에 오릅니다.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연내 첫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폴더블 생태계는 삼성이 문을 연 뒤 화웨이·아너·샤오미·오포 같은 중국 업체들이 뒤따르는 구도였습니다. 여기에 애플까지 들어온다면, 폴더블은 이제 '한때의 실험'이 아니라 스마트폰의 주류 폼팩터로 확실히 올라선다는 뜻이기도 하죠. 제가 런던 현장에서 가장 궁금했던 대목도 여기였습니다. 원조 삼성은 애플의 참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언팩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MX사업부장)는 뜻밖에도 경쟁자의 등장을 반겼습니다. (물론 속사정은 모르지만 겉으로는 그랬다는!) 그는 "성숙한 시장에는 더 많은 기업이 들어오기 마련이고, 삼성은 이를 환영한다"고 했어요. 애플이 들어올 만큼 폴더블이 대세가 됐고, 그만큼 시장 파이도 함께 커진다는 논리였습니다. 다만 1위 자리만큼은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였어요. 노 사장은 "접는 폰을 처음 선보인 이래 7년간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는 하루아침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죠. "수십만 번 접어도 믿고 쓸 수 있는 내구성과 완성도, 폴더블 최적화 경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고도 했고요. 후발주자가 스펙 한두 개는 흉내 낼 수 있어도, 7년치 시행착오와 사용자 데이터까지 베낄 수는 없다는 자신감인데요. 저 역시 실제로 이 자신감이 허풍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팩 다음날 열린 하드웨어 브리핑에서 문성훈 삼성전자 MX사업부 하드웨어 담당 부사장은 이번 폴드8을 두고 "각 경험을 따로 구현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얇기와 가벼움, 강한 내구성, 타협 없는 성능을 하나의 제품에 함께 담아내는 것이 진짜 도전이었다"고 했죠. 실제로 삼성은 '플렉스 티타늄'이라는 새 소재를 처음 적용해 접히는 화면을 더 얇게 받치면서 그 고질병이던 주름을 크게 줄였습니다. 그 결과 폴드8 울트라는 펼쳤을 때 두께 4.1㎜로 역대 폴드 중 가장 얇게, 폴드8은 201g으로 가장 가볍게 나왔죠. 기술을 낱낱이 설명드리진 않겠지만, 핵심은 이겁니다. 얇게 만들면 약해지고 튼튼하게 만들면 두꺼워지는 상충 관계를 소재 단위부터 다시 풀어냈다는 것. 이런 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 8세대를 접어보며 쌓인 노하우에서 나오는 거죠. |
![]() |
‘갤럭시 Z 폴드8' 모습입니다. 펼쳤을 때 4대 3 비율로 영상, 독서, 게임, 웹 서핑 등 다양한 콘텐츠를 더욱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도록 최적화됐죠. <사진=고민서 기자> |
![]() |
갤럭시 언팩 현장에서 ‘갤럭시 Z 폴드8'를 써봤습니다. 저는 폴더블폰 특유의 주름이 거슬려서 한 번도 안 써봤는데, 이번 세대의 경우 디스플레이 완성도가 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가격은 후덜덜...) 사진을 클릭하시면 언팩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실 수 있어요. <사진=고민서 기자> 삼성은 왜 ‘여권'에 주목했을까 디자인을 채택한 과정도 재미있어요. 이번 폴드8의 가장 큰 변화는 펼쳤을 때 화면 비율을 4대 3으로 바꾼 겁니다. 접으면 한 손에 쥐기 좋은 10대 16(커버 5.5형), 펼치면 책처럼 넓은 4대 3(메인 7.6형)이 되는 구조죠. 삼성은 이 비율의 영감을 뜻밖에도 '여권'에서 얻었다고 했습니다. 이일환 삼성전자 디자인팀장(부사장)은 "1920년 규격이 정해진 여권은 한 손으로 들고 페이지를 넘기기 쉬운 크기, 한눈에 정보가 들어오는 비율로 만들어졌다"며 "그 인체공학을 폴드8에 옮겨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적의 비례를 찾으려 무려 500여 개의 목업(모형)을 만들어 시험했다고 해요.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4대 3이 삼성만의 카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애플이 올 가을 내놓을 폴더블 아이폰도 펼쳤을 때 4대 3 비율을 채택할 것으로 관측되거든요. 그래서 이 부사장에게 "4대 3 비율을 언제 확정했느냐"고 물었는데, 돌아온 답은 "개발 프로세스 시기가 굉장히 민감하다"는 말 아낌이었죠. 비율을 먼저 정하고 기술을 맞췄는지, 그 반대인지를 묻자 "둘 다"라고만 했고요. '펼친 책' 비율을 누가 먼저 완성했느냐를 두고 삼성이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은 대목이었는데요. 원조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니까요. 참고로 삼성은 이번에 기존 폴드·플립 2종 체제에 '울트라'를 더해 폴더블을 3종으로 늘렸어요. 생산성을 앞세운 폴드8 울트라, 콘텐츠 몰입에 맞춘 폴드8, 개성과 휴대성을 강조한 플립8입니다. 노 사장은 그 이유를 "어떤 분은 일하기 편한 큰 화면을, 어떤 분은 콘텐츠 몰입을, 또 어떤 분은 스타일과 휴대성을 원한다"며 "폴드와 플립 두 가지만으로는 이 모든 요구를 다 담기 어렵다고 봤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나의 정답 대신 선택지를 넓혀 수요층을 촘촘히 나눈 셈이죠. 문제는 가격입니다. 선택지가 셋으로 갈리면서 가격대도 넓어졌는데, 최상위 폴드8 울트라는 고용량 기준 345만원, 폴드8은 315만원까지 올라 사실상 '스마트폰 300만원 시대'가 열렸습니다. 전작 대비 최대 17% 이상 오른 건데, 메모리 값이 뛰는 이른바 '칩플레이션' 탓이 큽니다. 다만 삼성은 국내 출고가를 미국 등 해외 주요국보다 낮게 책정했어요. 정리하면 삼성의 전략은 분명해요. 경쟁은 반기되, '7년 먼저 시작했다'는 축적으로 승부한다는 것. 올해 갤럭시 Z 시리즈를 역대 폴더블 중 최대 판매 목표로 잡은 것도 그 연장선입니다. 참고로 지난해 폴드7·플립7이 국내 사전판매 104만 대로 역대 최고를 찍었는데, 이 기록을 다시 앞지르겠다는 목표예요. 결국 관전 포인트는 하나로 모입니다. 애플이라는 강력한 후발주자가 들어와도, 그리고 값이 300만원을 오간다 해도, 소비자가 '역시 폴더블은 삼성'이라며 지갑을 열어줄 것이냐. 그 답이 하반기 삼성 모바일 실적의 온도를 가를 겁니다. (일단 사전 판매 예약은 분위기가 뜨겁네요.) |
![]() |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디자인 브리핑에서 소개된 갤럭시 제품 모형 이미지. 폴드8로 최종 채택된 목업(왼쪽)은 여권(가운데)보다 다소 작은 크기입니다. <사진=고민서 기자> |
![]() |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디자인 브리핑에서 소개된 갤럭시 제품 모형 이미지. 삼성은 4대 3 비율의 첫 여권형 폴더블폰을 만드는 과정에서 최적의 크기와 비례를 찾기 위해 500여 개의 목업(모형)을 만들어 시험했다네요. <사진=고민서 기자> |
![]() |
1년여 전 CES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했던 슬라이 더블 플렉스 버티컬 모습입니다. 생각보다 롤러블폰을 쓰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출처=삼성디스플레이 유튜브 공식 채널> 이제는 돌돌 마는 폰 폴더블 다음을 준비하는 삼성 앞서 삼성이 폴더블 8세대를 완성했다고 말씀드렸죠. 그럼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따라옵니다. "접는 폰 다음은 뭔데?" 사실 저도 그게 제일 궁금했어요. 폴더블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건 곧 성장 곡선이 완만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니, 가령 주주 입장에선 '그 다음 카드'가 실적의 다음 동력이 될 테니까요. 런던 현장에서 그 힌트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왔습니다. 바로 '롤러블(rollable)', 화면을 돌돌 마는 형태의 폰입니다. 하드웨어 브리핑이 끝난 뒤 롤러블 계획을 묻자 문성훈 부사장은 "오랜 기간 기술 연구를 해온 분야로,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적 완성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폴더블에 이어 다음 폼팩터로 롤러블을 준비하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한 대목이죠.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짚고 싶습니다. 문 부사장은 "상용화를 목표로"라고는 했지만,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끝내 언급하지 않았어요. 즉 "곧 나온다"가 아니라 "연구개발 단계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중"이라는 게 정확한 온도입니다. 기대는 하되, 당장 내년 언팩에 롤러블이 등장할 거라고 앞서가긴 이르다는 얘기예요. 이 부분은 과장 없이 그대로 전해드리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삼성은 선행 연구로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개발 중인데, 상용화를 위한 여러 조건을 맞추기 위해 난제를 풀고 있다는 사실! 생각보다 어려운 영역이라고 하네요.) 그럼에도 방향성만큼은 또렷했어요. 문 부사장은 폴더블을 두고 "우리가 처음 선보이고 진정성을 갖고 발전시켜 온 영역"이라며 "앞으로도 폴더블의 새로운 기준을 계속 만들고,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유지하겠다"고 했습니다. 폴더블에서 쌓은 접고 펴는 디스플레이·힌지 기술이 롤러블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징검다리라는 자신감이 읽혔죠. 참고로 문 부사장은 화면이 얇아질수록 카메라가 튀어나오는 이른바 '카툭튀' 문제도 선행 연구 중이라고 했는데, 이런 대목들이 삼성이 '다음'을 얼마나 촘촘히 들여다보고 있는지 보여주죠. (과연 다음 세대에서 카툭튀가 해결될 수 있을지?) 또 디자인팀 이야기를 들으면 그림이 더 선명해지는데요. 이일환 부사장은 디자인팀 안에 '선행 그룹'이 따로 있다고 소개했어요. 차기작이 될 새로운 폼팩터, 새로운 기기를 미리 연구하고 디자인하는 조직인데요. 그는 "상상도 못 할 여러 재미있는 폼팩터를 현재 만들고 있고, 지금도 진행형"이라며 "그중 일부가 언젠가 양산으로 가게 된다면 곧바로 준비될 수 있도록 업무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다 양산으로 간다는 뜻은 아니다"라는 단서도 함께 달았고요. 이 부사장의 설명을 조금 더 옮겨볼게요. 그는 "소비자 니즈가 있다면 우리는 고민한다. 폴더블을 해오며 삼성이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갖고 있고, 그걸 바탕으로 다양하게 생각해본 뒤 정말 필요하다 싶으면 만든다"고 했습니다. 새 폼팩터가 즉흥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쌓인 데이터와 소비자 요구가 맞물릴 때 비로소 세상에 나온다는 얘기죠. 흥미로운 건, 첫 폴드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도 7년이 걸렸다는 그의 귀띔입니다. 우리가 지금 보는 완성형 폴더블도 그렇게 오랜 시간 다듬어진 결과라는 거예요. 롤러블이든 또 다른 형태든, '다음'은 이미 어딘가에서 목업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실제로 이번 폴드8을 두고 이 부사장은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전작인 폴드7이 '큰 획을 그은' 완성형이었던 터라, 폴드8은 완전히 새로 바꾸는 '진화'보다 이미 잘 된 것을 다듬는 '정제'에 무게를 뒀다는 겁니다. 열고 닫기 편하도록 접히는 모서리를 사선으로 다듬고 그립감을 손본 게 그런 예죠. 뒤집어 생각하면, 접는 폰이라는 폼팩터 자체가 이제 크게 바꿀 게 남지 않은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폴더블이 정제의 영역으로 들어섰다는 건, 그만큼 삼성의 다음 도전이 '접는 폰 안'이 아니라 '접는 폰 밖'에서 나올 때가 가까워졌다는 뜻으로도 읽히죠. |
삼성디스플레이가 1년여 전 CES에서 공개한 슬라이더블 플렉스 듀엣입니다. 신기하죠? <출처=삼성디스플레이 공식 유튜브 채널> 잡아당기면 쭉! 롤러블폰이 온다 그런데 '폴더블 다음'을 하드웨어 폼팩터로만 좁혀 보면 절반만 보는 걸지도 모릅니다. 노 사장이 이번 언팩에서 가장 힘줘 말한 건 사실 접는 기술이 아니라 AI였거든요. 그는 "AI는 이제 하나의 인프라가 되고 있다"며 "올해 안에 8억 대 기기에 갤럭시 AI를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방향은 '에이전틱 AI'예요. 답만 해주는 AI를 지나, 사용자를 대신해 일을 끝까지 처리해주는 단계로 나아간다는 겁니다. 실제 폴드8에선 화면에 에펠탑 사진을 띄운 채 "근처 4성급 호텔 2박 예약해줘"라고 말하자 예약 화면이 바로 뜨는 기능이 시연됐는데, 앱을 일일이 열지 않아도 AI가 화면 맥락을 읽어 실행까지 잇는 방식이었습니다. 노 사장은 "앞으로는 AI가 얼마나 똑똑하냐보다 사용자를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했고요. 접는 하드웨어 위에 이런 에이전틱 AI를 얹는 것, 그게 삼성이 그리는 '폴더블 다음'의 또 다른 축입니다. 시야를 조금 더 넓히면 삼성이 준비하는 '폰 이후'는 롤러블 하나만이 아닙니다. 노 사장은 헬스 데이터를 위한 다양한 폼팩터의 웨어러블이 계속 필요하다며 갤럭시 링2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했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신설된 로봇 익스피리언스(RX) 사업실도 언급했습니다. 로봇 분야의 선행 개발과 투자를 본격 사업화로 옮기기 위한 조직이라고요. 스마트폰이라는 단단한 본진을 지키면서, 그 옆으로 링·워치·안경·로봇까지 접점을 넓혀가는 그림입니다. 주주 관점에서 이 대목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폴더블이 성숙기에 들어선 지금, 삼성 모바일의 다음 성장판이 어디서 열릴지가 핵심입니다. 롤러블은 그 유력한 후보이지만 아직 시점이 안갯속이라는 점, 그리고 삼성이 롤러블 외에도 에이전틱 AI·웨어러블·로봇까지 여러 축을 동시에 깔아두고 있다는 점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당장의 한 방보다는, '접는 폰 다음'을 얼마나 끊김 없이 이어가느냐가 중장기 밸류에이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겁니다. |
![]() |
![]() |
올 가을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모습입니다. 젠틀몬스터가 디자인한 이 AI 글래스는 실제 안경에 준하는 모습을 갖추고 있는데, 무게도 확실히 메타 레이밴보다 가벼웠어요. <사진=고민서 기자> |
![]() |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모습. 착용 불가라 만져만 봤습니다. 디자인은 일단 합격! <사진=고민서 기자> AI 안경이 스마트폰 대체한다?! 삼성 임원의 솔직한 답변은 이랬다 이번 언팩에서 폴더블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관심을 모은 물건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의 첫 인공지능(AI) 안경 '인텔리전트 아이웨어'입니다. 올 가을 정식 출시를 앞둔 제품인데요. AI 안경 얘기가 나올 때마다 따라붙는 질문이 있죠. "결국 이게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거 아냐?" 손에 쥐는 폰 없이 안경만 쓰고 다니는 미래, 다들 한 번쯤 상상해보셨을 겁니다. 그래서 저도 현장에서 삼성에 이 질문을 직접 던져봤습니다. 돌아온 답이 꽤 솔직했어요. 최재인 삼성전자 XR개발팀장(부사장)은 "진정한 AI 글라스는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모바일 AI 경험을 화면 밖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대체'가 아니라 '확장'이라는 겁니다. 폰을 밀어내는 물건이 아니라, 폰이 하던 AI 경험을 화면 밖 현실로 끌어내는 창구라는 거죠. 실제로 말뿐이 아니라 설계에 그 철학이 그대로 박혀 있었습니다. 이 안경은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일부만 안경에서 처리하고, 무거운 연산은 곁에 있는 갤럭시 폰이 후처리합니다. 폰의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끌어다 쓰는 '스플릿 컴퓨팅' 방식이에요. 최 부사장은 "구글과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이 구조를 전제로 삼았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경처럼 만들 수 없다"고 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이 안경은 폰 없이는 온전히 굴러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대체가 아니라 확장이라는 말이 마케팅 수사가 아니라 실제 아키텍처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죠. 폰과의 연결은 실제 쓰임에서도 촘촘합니다. 안경으로 찍은 영상은 갤럭시폰의 나우 바와 갤러리에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고, 반대로 폰에서 듣던 음악을 안경으로 이어 들으며 제어할 수도 있어요. 폰에서 쓰던 삼성 노트, 통역, 구글 맵은 물론 서드파티 앱까지 흐름 그대로 이어진다는 게 삼성 설명입니다. 여기에 갤럭시 워치를 연결하면 조작이 한결 편해지는데, 손목의 화면과 제스처로 통화·음악·알림을 다루고, 손가락을 두 번 맞대는 것만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안경 하나가 아니라 폰-워치-안경이 한 몸처럼 묶이는 그림이죠. 그럼 왜 이렇게까지 폰에 기댔을까요? 답은 무게입니다. 삼성 엔지니어들은 이 안경을 두고 '0.1g과의 싸움'을 벌였다고 합니다. 부품 치수를 머리카락 굵기 수준인 0.1㎜ 단위까지 재서 설계에 반영했다고 해요. 무게 상한선을 먼저 정해버리니, 큰 배터리도 무거운 연산 칩도 자연스럽게 안경 바깥, 즉 폰으로 밀려난 겁니다. 최 부사장은 "기술이 있지만, 기술이 느껴지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는데, 직접 만져본 인상도 딱 그랬습니다. 전자기기라기보다는 그냥 가벼운 안경 한 벌에 가까웠거든요. 시중의 다른 AI 안경 몇 종과 비교해도 무게감이 가장 덜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현장에선 실제 착용은 허용되지 않고 손에 들어보는 것만 가능했습니다. (작동하는 실물은 있었지만 얼굴에 써보진 못했다는 점은 그대로 전해드립니다.) |
![]() |
갤럭시 언팩 현장 모습입니다. 행사가 끝난 뒤 무대 한 편에선 갤럭시의 역대 폴더블 폰을 전시했는데, 다들 인증샷을 찍더라고요. <사진=고민서 기자> 어쩌면 기본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개발 뒷얘기 중엔 웃음이 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복병은 다름 아닌 '선크림'이었다고 해요. 스피커가 양쪽 모두 개방형이라 알코올 성분이 든 선크림이 스며들기 쉬운데, 개발팀은 선크림을 배어들게 한 상태에서 음향이 유지되는지를 100번 넘게 반복 측정했다고 합니다. 구글·퀄컴과 함께 전력 문제만 붙들고 씨름한 '파워 캠프'에는 세 회사 엔지니어 50여 명이 매달렸고요. 그렇게 확보한 사용 시간이 한 번 충전에 9시간(영상 스트리밍 기준), 충전 케이스로는 7회 이상 충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 부사장은 "옆에 바짝 붙어 듣는 정도가 아니면 주변에선 잘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음향 지향성을 구현했다"고도 했는데, 얼굴에 쓰고 소리를 내는 기기의 프라이버시까지 여기저기 파고든 흔적이 엿보였습니다. 제품 자체를 짚어드리면,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는 삼성이 구글, 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워비파커와 함께 만든 첫 AI 안경입니다. 퀄컴 스냅드래곤 AR1 Gen1을 얹고, 음성 명령만으로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와 대화하며 실시간 통번역·길 안내·촬영·기록을 핸즈프리로 처리합니다. 안드로이드는 물론 아이폰(iOS)에서도 쓸 수 있지만, 갤럭시 생태계에서 경험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게 삼성 설명이에요. 형태는 안경형과 선글라스형으로 나뉘고, 공개된 4종이 실제 출시 모델이라고 합니다. 기술적 자신감의 근거로 최 부사장은 특허를 들었습니다. 수년간 축적한 관련 특허가 200건이 넘고, 이번 제품에 그중 일부를 적용했다고 해요. 흥미로운 건 그 특허의 10%가량이 촬영 오남용을 막는 '보호 기술'이라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촬영·녹화 중에는 발광다이오드(LED) 표시등이 켜지고, 얼굴에 실제로 썼을 때만 작동해 테이블에 올려두거나 옷에 걸쳐둔 상태에선 찍히지 않는다고 해요. LED를 일부러 가리면 촬영이 제한되고요. 최 부사장은 본인 직속으로 스마트 글래스 사생활 보호만 전담하는 엔지니어링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판매 방식도 남달랐습니다. 통신사 등 여러 채널을 한꺼번에 여는 대신, 소비자가 매장에서 얼굴형에 맞춰 안경을 써보는 '피팅' 경험을 구현할 수 있는 아이웨어 브랜드 채널을 우선 고려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이 물건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삼성은 AI 안경을 '포스트 스마트폰'이 아니라 '폰을 중심에 둔 생태계의 새 창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주주 관점에서 이건 나쁘지 않은 포석입니다. 안경이 폰 수요를 갉아먹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갤럭시폰을 더 오래·더 깊이 쓰게 만드는 방향이니까요. 폰-워치-안경으로 이어지는 연결 경험이 두터워질수록 소비자가 삼성 생태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는, 이른바 '락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요. 다만 냉정하게 볼 대목도 남습니다. 결국 이런 기기의 성패는 무게와 착용감, 그리고 가격에서 갈릴 텐데, 정작 이번에 무게와 가격 등 핵심 사양은 정식 출시 전이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첫 AI 안경이 '기대만큼'일지 '아직'일지는, 가을에 가격표와 실제 착용감이 드러나야 판가름 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삼성이 내년에 출시될 모델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게 눈에 띄었네요. 이번에는 오디오형 AI 안경이 출시되고 내년에는 디스플레이형이 나옵니다. ) |
![]() |


![]() |
※ 제목을 누르면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
반도체 기업 주가가 조정받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3분기 연속으로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특히 내년에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올해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메모리 분야는 이제 사이클을 타는 산업이 아니라 장기 수주형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더욱 확대해 사업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전략도 공식화했습니다. 삼성전자는 30일 연결기준으로 올 2분기에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양축으로 AI 반도체 사업 확대에 속도를 냅니다. 특히 3분기 HBM4 매출은 전 분기보다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입니다. 장기간 적자를 이어온 파운드리도 2나노 AI 칩 수주 증가와 주요 고객사 물량 확대에 힘입어 회복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자신했습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의 동반 성장을 기반으로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초격차 확보에 본격 나선다는 전략입니다. KT가 펨토셀(초소형 기지국)을 악용한 해킹으로 이용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고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과징금 539억7900만원을 부과받았습니다. 개인정보위는 함께 조사한 KT의 악성코드 감염건과 관련해선 조사 방해 행위를 이유로 KT를 고발하기로 했고, 같은 날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서버 폐기·운영체제 재설치로 조사가 어려워졌다며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
![]() |
인사말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짚고 마무리할게요. 이번 언팩을 취재하며 유독 제 눈에 밟힌 대목이 있었는데요. 삼성 폰인데, 정작 그 ‘두뇌'와 ‘AI'에서 삼성 색이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최상위 폴드8·폴드8 울트라의 두뇌(AP)는 전량 퀄컴 스냅드래곤이 차지했고, 삼성 자체 칩 엑시노스는 플립8 일부 지역 모델에만 겨우 자리를 지켰습니다. AI도 마찬가지였는데요. 폴드8과 플립8의 전면에 선 건 삼성의 자체 모델 ‘가우스'가 아니라 구글의 ‘제미나이'였고, 앞서 본 AI 안경마저 제미나이로 돌아갑니다.
물론 이걸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닙니다. 회사 입장에선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줄 파트너를 선택하는 게 현실적이니까요. 다만 곱씹어볼 지점은 있죠. 하드웨어 완성도와 ‘폴더블 원조'라는 브랜드는 여전히 삼성의 것이지만, 폰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가 지금은 ‘일부'만 외부로 흘러가는 수준이라 해도, 앞으로는요? 그 구조가 점점 더 짙어진다면요? 삼성이 ‘접는 폰의 원조'에서 나아가 ‘핵심 기술의 주인'까지 될 수 있느냐, 어쩌면 그게 다음 폼팩터의 진짜 승부처일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3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완제품을 맡는 DX(모바일·TV·가전) 부문에선 출범 이후 첫 분기 적자를 냈습니다. 부품 원가 상승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89조4924억원 중 반도체(DS) 부문이 무려 89조2000억원...웃픈 건, 자사 반도체가 끌어올린 메모리 값이 부메랑처럼 자사 폰·가전의 원가로 되돌아왔다는 겁니다. 이른바 ‘메모리 호황의 역설'이죠. (그러니 이 부담 안고 하반기 달려야 할 삼성 폴더블폰, 화이팅…!)
말이 길었습니다. 그럼 저는 또 다른 소식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남은 여름, 부디 건강하게 나시길 바랍니다.
현장에서
고민서 드림
고민서 드림




1. 드래그 앤 드롭으로 ‘기본’ 탭으로 이동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