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성당사이 버터 향이 솔솔 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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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동물을 사랑하는 에디터 Woon이에요. 저번에 조선시대에 있었던 버터, 그리고 이와 연관된 병역 비리에 대해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유럽에서 있었던 버터의 역사를 알아보려고 해요. 버터가 유럽의 역사를 뒤흔든 적이 있기 때문이에요.
버터가 사회적, 종교적으로 문제가 된 건 14세기부터였어요. 전염병인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자, 종교적 신념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어요. 끔찍한 병이 '인간의 타락'으로 생겼다는 믿음이 퍼졌기 때문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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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에서 사탄으로부터 음식의 유혹을 받는 예수.제임스 티쏘의 1886년 작품. 기독교는 예수님과 성인들을 기리며 육식을 중단하는 금식일이 많았다. |
교황은 성스러운 날에는 고기와 육식을 먹지 말 것을 명령했어요. 육식이 식욕과 성욕을 부른다고 봤던 거예요. 예수님 혹은 기독교를 위해 희생당하신 성인을 생각하는 날에는 육식을 금지해야 한다는 뜻이었어요. ‘버터’ 역시 금지령을 피할 수 없었어요. 소젖으로 만든 제품이라 이 역시 육식에 해당한다고 봤거든요. 문제는 육식을 자제해야 하는 성스러운 날이 1년 중 절반 가까이 된다는 것이었어요. 해가 갈수록 교황청에서 인정하는 ‘성인’의 숫자가 늘어났고, 이를 기념하는 축일과 함께 금식일도 많아졌어요. 고기뿐만 아니라 버터나 유제품 등도 모두 먹을 수 없다는 의미였어요. 같은 ‘금지령’이 내려졌지만, 각 나라마다 받아들이는 의미는 달랐어요.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 남부와 같은 지역에서는 해산물이 풍부해서 고기가 없어도 생선으로 단백질 보충을 할 수 있었거든요. 지방은 올리브 오일에서 얻으면 됐고요. 알프스산맥 북쪽 지역은 그야말로 ‘사망선고’나 다름없었어요. 바다가 전혀 없어서 젖소를 키우는 등 목축업으로 살아가는 나라에서 고기·유제품·버터가 음식의 거의 전부였으니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삼겹살을 먹지 말라는 것보다 더 큰 의미였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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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루앙대성당. 오른쪽 첨탑이 버터 면죄부 판매로 세워져서 버터타워라고 불리기도 했다. /사진=Daniel Vorndran, 위키피디아 |
유럽 북쪽 나라들이 반발하자, 교황청은 대안을 제시했어요. 육식은 죄를 짓는 행위이지만, 돈을 내고 용서를 빌라는 거였어요. 바로 면죄부였어요. 북부 유럽의 많은 시민은 면죄부를 돈 주고 사면서 고기와 버터를 먹어야 하는 셈이었어요. 프랑스에 있는 루앙 대성당은 ‘버터타워’라고도 불리는데, 시민들이 버터를 먹기 위해 낸 돈으로 이 탑을 지었기 때문이었어요. 교황청이 면죄부로 많은 돈을 벌어가자, 이에 대한 반발이 일어났어요. 예수님의 뜻대로 살아가지 않는 교황을 비판하고, 예수님의 뜻을 진실하게 따른다는 의미로 새로운 종교를 만든 거였어요. ‘개신교’ 였어요. 북부 유럽은 이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어요. 면죄부를 사지 않고도 고기와 버터를 먹을 수 있어서였어요. 프랑스의 한 역사학자는 가톨릭에서 이탈한 나라와 버터를 먹는 나라가 일치한다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어요. 오늘날 갈라진 종교 사이에 버터가 진득이 묻어 있는 셈이에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