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군 미탄면의 자생지에서 발견한 동강할미꽃 자태는 흐르는 강물과 깎아지른 절벽이 어우러지며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힘이 되는 존재다.
평창=왕태석 선임기자
봄바람이 강물을 타고 흐르는 계절이다.
날씨가 포근해지자 깎아지른
절벽 틈새에서 보랏빛 자태를 뽐내는 동강할미꽃이 피어났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피어나는 동강할미꽃. 이 꽃을 이곳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희망과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이런 연유로 매년 봄에는 동강이 흐르는 강원 정선군 귤암리에선 동강할미꽃 축제가 열린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조성된 축제 현장은 자연 그대로의 동강할미꽃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겼다.
강원 평창군 미탄면의 동강할미꽃 자생지 암벽에 보라색 고운 자태로 꽃들이 피어 있다.
축제가 끝난 직후 진정한 동강할미꽃의 위엄을 확인하고 싶어
평창군
미탄면 백룡동굴 인근의 자생지를 찾았다.
소문대로 동강할미꽃은 힘차게 흐르는 강물과 깎아지른 절벽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동강할미꽃의 자태는 단순한 꽃이 아니라 보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
꽃을 보기 위해 차에서 내려 짧지만 험한 길을 걸어서 갔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않는 절벽 틈새에서 피어난 보라색 꽃은 척박한 환경과 대비가 되어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강원 평창군 미탄면의 동강할미꽃 자생지 암벽에 보라색 고운 자태로 꽃들이 피어 있다.
동강할미꽃은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강원도 석회암 지대에 주로 자생하며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짧은 기간 꽃을 피운다.
한때 서식처의 환경 파괴와 무분별한 훼손으로 멸종위기까지 갔지만 이제는 지역 주민들의 복원 노력으로 강원도에 봄을 알리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새해부터 이어진 고난의 시간이 벌써 4월의 문턱을 넘었다.
비옥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동강할미꽃처럼 힘든 시간을 겪는 우리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겠다.
얼어붙은 땅속에서도 새싹이 움트 듯, 혼돈의 시간이 흘러가고 상쾌한 봄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강원 평창군 미탄면의 동강할미꽃 자생지 암벽에 보라색 고운 자태로 꽃들이 피어 있다.
강원 평창군 미탄면의 동강할미꽃 자생지 암벽에 보라색 고운 꽃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왕태석선임기자kingwang@hankookilbo.com
봄처녀도 울고 갈 토종 꽃의 아름다움, 정선 동강할미꽃
정선과 평창의 기암절벽을 돌고 돌아 굽이쳐 흐르는 이 강은 눈이 시리도록 깨끗한 물줄기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펼쳐지는 주변 절경으로 인해 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그러나 동강이 가장 설레는 때는 봄이다.
석회암 바위틈에서 한국특산식물인 동강할미꽃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3월 중순부터 4월이 다 가기까지 피고 지는 이 꽃을 만나러 지금 떠나보자. 전래동요 ‘할미꽃’은 우리의 정서를 잘 보여주는 소박한 노랫말을 지녔다.
‘뒷동산의 할미꽃 / 호호백발
할미꽃 / 젊어서도 할미꽃 / 늙어서도 할미꽃 / ……’ 할미꽃도 그렇지만 동강할미꽃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답고 순수한 그 자태가 속세에 찌든 마음까지 두근두근 설레게 한다.
그런데 어이해서 ‘할미꽃’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할미꽃 이름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무척 슬픈 이야기가 전해온다.
옛날 두메산골에서 두 손녀를 키우며 살아가는 할머니가 있었는데, 큰 손녀는 예쁘나 성질이 못되고 고약했으며 작은 손녀는 인물이 변변치 않았으나 마음이 비단결 같이 곱고 정도 많았다.
때가 되어 큰 손녀는 이웃
마을의 부잣집으로, 작은 손녀는 산 너머 가난한 농사꾼에게 시집을 가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서 늙고 병이 든 할머니가 큰 손녀를 찾아갔으나 얼마 못 가서 쫓겨나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산 너머 사는 작은 손녀를 찾아 나서게 되었는데, 산마루까지 죽을힘을 다해 올랐으나 병 든 몸에 추위와 허기를 견디지 못하고 작은 손녀의 집을 빤히 내려다보다가 그만 죽고 말았다.
소식을 듣고 달려 온 작은 손녀가 그 자리에 할머니를 고이 묻어드렸는데, 이듬해 봄부터 무덤가에 허리가 굽은 이름 모를 꽃이 피어났다.
사람들은 그 꽃이 할머니의
넋이라 여겨 할미꽃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이런 슬픈 이야기와는 달리 사실은 흰 털로 덮인 꽃대가 구부러져 있고 꽃이 진 후의 암술이 부풀어 오른 모습이 백발의 노인을 닮았다고 해서 할미꽃이라 부른다.
한방에서는 할미꽃 뿌리를 백두옹(白頭翁)이라는 지사제로 사용한다.
우리나라엔 노랑할미꽃, 분홍할미꽃, 가는잎할미꽃 등 10여 종이 자생하며 모두 뿌리의 독성이 강하다.
옛날에 봄부터 가을까지 할미꽃의 뿌리를 캐서 생으로나 삶은 물을 재래식 화장실에 뿌려 벌레를 죽이는 살충제로 썼다.
첫 천둥이 치고 그 소리에 놀란
벌레들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온다는 경칩(驚蟄-3월 5일 또는 6일)이 지나면 곧 동강할미꽃이 피어난다.
양지바른 무덤가에서 주로 자라는 할미꽃과 달리 동강할미꽃은 동강변 석회암 절벽의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산다.
또 대게 꽃대를 구부리지 않고 꼿꼿하게 편 게 특징이다.
처음 싹이 돋아 첫 꽃이 필 때는 한 송이, 이듬해에 두 송이가 피며 해가 거듭될수록 꽃송이가 늘어나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어른 손의 한 뼘쯤 되는 높이로 자라고 전체적으로 보송보송한 솜털이 뒤덮고 있다.
꽃은 대체로 분홍빛을 띠지만
청보라색과 붉은 자주색, 흰색 등 다양하며, 한 뿌리에서 다양한 색깔의 꽃을 피우기도 한다.
사실 동강에 기대 사는 이들은 이 꽃은 그냥 ‘할미꽃’이라 불러왔다.
그러던 것이 ‘동강할미꽃’이라는 근사한 이름을 얻게 된 이야기는 이렇다.
1998년 봄, 식물사진가 김정명씨가 동강을 거슬러 오르며 생태사진을 찍다가 이 꽃을 발견하고 이듬해 자신의 사진으로 구성한 꽃달력을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렸다.
이를 보고 연구를 거듭한 한국식물연구원 이영노 박사에 의해 할미꽃과는 달리 동강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한국특산식물임이 밝혀졌고,
꽃이 발견된 지역명인 '동강'을 붙여 세계 학계에 공식 발표하기에 이른 것. 그 때문에 학명(Pulsatilla tongkangensis Y.N. Lee et T.C. Lee)에 서식지인 동강이 표시되는 아주 귀하고 특별한 꽃이 되었다.
그 즈음 동강댐 건설을 추진 중이던 정부의 정책을 완강하게 반대하며 동강 살리기에 나선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에게 큰 힘을 보태준 것이 동강할미꽃이다.
한국특산식물인 동강할미꽃을 내세운 저지세력에 의해 동강댐 건설계획은 결국 2000년 6월 백지화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많은 이들이 생태와 자연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보전과 보호를 위한 노력들이 들불처럼 일어난 게 사실이다.
수장될 뻔한 수많은 동강변의 동식물과 석회암동굴이, 더 정확하게는 우리 모두가 동강할미꽃에게 큰 빚을 진 셈이다.
그렇게 위기를 모면하고 살아남은 동강할미꽃이지만 그 후의 시간들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교통이 좋아지고 고성능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동호인들이 떼로 찾아와 동강할미꽃 서식지를 드나들며 훼손이 심해졌고, 일부 몰지각한 이들은 사진을 찍느라 꽃의 수분공급과 생존에 필수적인 묵은 줄기와 이파리들을 다 제거해버리거나 사진을
찍은 후 다른 사람이 찍지 못하게 아예 꽃을 꺾어버리는 만행까지 저지르며 동강할미꽃을 멸종위기종으로 몰고 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연재해도 한몫을 했다.
2002년 8월과 이듬해인 2003년 9월 연이어 들이닥친 초대형 태풍 ‘루사’와 ‘매미’ 때문이다.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들려주는 귤암리 마을 박재열 이장. “그 때 동강이 큰 피해를 입었죠. 마을 앞 동강의 수위가 기록적으로 높아졌는데, 이곳 뼝대에 뿌리내리고 살던 동강할미꽃 대부분이 뿌리째 뽑히며 쓸려 내려가 개체수가 눈에 띠게 줄고 말았습니다.
” 위기의
상황에 동강할미꽃의 보존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들이 ‘동강할미꽃마을’로 불리는 귤암리의 주민들이다.
2005년부터 마을주민 모두가 회원이 된 ‘동강할미꽃보존회’를 결성, 씨를 받아 모종을 기르고 공급하는 일을 10년째 해오고 있다.
이와 동시에 매년 4월에 ‘동강할미꽃 축제’를 자체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축제는 올해로 벌써 10회를 맞았다.
4월 1일(금요일)~3일(일요일), 귤암리 들머리에 있는 동강생태체험학습장에서 열린 ‘제10회 동강할미꽃 축제’는 동강할미꽃 심기를 비롯해 다양한 전시회와 먹거리 장터, 전통놀이
체험장을 통해 동강할미꽃을 알리고 보존을 위한 생각나누기를 이어가고 있다.
강원도에서도 동강할미꽃을 비롯한 동강 생태계 보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나섰다.
2~3년마다 한 번씩 동강에 자연휴식년제를 선포한 것이다.
동강에 기대 살아가는 동식물들이 꽃을 피우고 씨를 맺으며,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를 수 있도록 6월 15일까지 계곡 출입을 통제하는 게 그 내용이다.
당연히 이때는 래프팅도 금지다.
올해가 자연휴식년제가 시행되는 해다.
많은 위기를 이겨내고 우리 곁에 남은 동강할미꽃, 바위틈에서 싹을 틔워 푸른 동강에
얼굴을 씻으며 꼿꼿하게 살아가는 이 아름다운 꽃이 꿋꿋하게 우리 곁을 지킬 수 있도록 사랑하고 돌보며 보존을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태야 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정선 동강길과 같은 우리 야생화(자생식물)가 지역 특화 관광 자원으로 활성화 될 수 있는 지역을 발굴·육성하는 사업을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동강할미꽃마을(동강할미꽃보존회) 주소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문의 : 033-563-3365 동강생태체험학습장 주소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동강로 2908 문의 : 033-560-2056 병방치 스카이워크와 짚와이어 주소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봉양7길 34 문의 : 033-563-4100, 033-563-3600 1.주변 음식점 싸리골식당 : 곤드레나물밥집 / 정선군 정선읍 정선로 1312 / 033-562-4554 http://www.ssarigol.com/ 동박골식당 : 곤드레나물밥집 / 정선군 정선읍 정선로 1314 / 033-563-2211 국향 : 생약초건강밥, 곤드레정식 / 정선읍 녹송로 10 / 033-563-9967 2.숙소 동강사계절 펜션 민박 : 정선군 정선읍 동강로 2517 / 033-563-8161 로하스 동강 민박 : 정선군 정선읍 동강로 2498-3
/ 010-2638-8763 글, 사진 : 이승태(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선과 평창의 기암절벽을 돌고 돌아 굽이쳐 흐르는 이 강은 눈이 시리도록 깨끗한 물줄기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펼쳐지는 주변 절경으로 인해 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그러나 동강이 가장 설레는 때는 봄이다.
석회암 바위틈에서 한국특산식물인 동강할미꽃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3월 중순부터 4월이
다 가기까지 피고 지는 이 꽃을 만나러 지금 떠나보자.
매혹적인 꽃술을 드러낸 동강할미꽃
전래동요 ‘할미꽃’은 우리의 정서를 잘 보여주는 소박한 노랫말을 지녔다.
‘뒷동산의 할미꽃 / 호호백발 할미꽃 / 젊어서도 할미꽃 / 늙어서도 할미꽃 / ……’
할미꽃도 그렇지만 동강할미꽃을 가만히 보고 있자면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답고 순수한 그 자태가 속세에 찌든 마음까지 두근두근 설레게 한다.
그런데 어이해서 ‘할미꽃’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할미꽃 이름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무척 슬픈 이야기가 전해온다.
옛날 두메산골에서 두 손녀를 키우며 살아가는 할머니가
있었는데, 큰 손녀는 예쁘나 성질이 못되고 고약했으며 작은 손녀는 인물이 변변치 않았으나 마음이 비단결 같이 곱고 정도 많았다.
때가 되어 큰 손녀는 이웃 마을의 부잣집으로, 작은 손녀는 산 너머 가난한 농사꾼에게 시집을 가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서 늙고 병이 든 할머니가 큰 손녀를 찾아갔으나 얼마 못 가서 쫓겨나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산 너머 사는 작은 손녀를 찾아 나서게 되었는데, 산마루까지 죽을힘을 다해 올랐으나 병 든 몸에 추위와 허기를 견디지 못하고 작은 손녀의 집을 빤히 내려다보다가 그만 죽고 말았다.
소식을 듣고 달려 온 작은 손녀가 그 자리에 할머니를 고이 묻어드렸는데, 이듬해 봄부터 무덤가에 허리가 굽은 이름 모를 꽃이 피어났다.
사람들은 그 꽃이 할머니의 넋이라 여겨 할미꽃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동강할미꽃 흰색과 연분홍색 꽃
이런 슬픈 이야기와는 달리 사실은 흰 털로 덮인 꽃대가 구부러져 있고 꽃이 진 후의 암술이 부풀어 오른 모습이 백발의 노인을 닮았다고 해서 할미꽃이라 부른다.
한방에서는 할미꽃 뿌리를 백두옹(白頭翁)이라는 지사제로 사용한다.
바람의 영향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 꽃잎을 오므린 꽃
우리나라엔 노랑할미꽃, 분홍할미꽃, 가는잎할미꽃 등 10여 종이 자생하며 모두 뿌리의 독성이 강하다.
옛날에 봄부터 가을까지 할미꽃의 뿌리를 캐서 생으로나 삶은 물을 재래식 화장실에 뿌려 벌레를 죽이는 살충제로 썼다.
부채꼴로 피어난 동강할미꽃
강원도의 봄은 동강할미꽃에서 시작
첫 천둥이 치고 그 소리에 놀란 벌레들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온다는 경칩(驚蟄-3월 5일 또는 6일)이 지나면 곧 동강할미꽃이 피어난다.
양지바른 무덤가에서 주로 자라는 할미꽃과 달리 동강할미꽃은 동강변 석회암 절벽의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산다.
또 대게 꽃대를 구부리지 않고 꼿꼿하게 편 게 특징이다.
처음 싹이 돋아 첫 꽃이 필 때는 한 송이, 이듬해에 두 송이가 피며 해가 거듭될수록 꽃송이가 늘어나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어른 손의 한 뼘쯤 되는 높이로 자라고 전체적으로 보송보송한 솜털이 뒤덮고 있다.
꽃은 대체로 분홍빛을 띠지만 청보라색과 붉은 자주색, 흰색 등 다양하며, 한 뿌리에서 다양한 색깔의 꽃을 피우기도 한다.
동강할미꽃이 자라는 동강변의 기암절벽 뼝대
사실 동강에 기대 사는 이들은 이 꽃은 그냥 ‘할미꽃’이라 불러왔다.
그러던 것이 ‘동강할미꽃’이라는 근사한 이름을 얻게 된 이야기는 이렇다.
1998년 봄, 식물사진가 김정명씨가 동강을 거슬러 오르며 생태사진을 찍다가 이 꽃을 발견하고 이듬해 자신의 사진으로 구성한 꽃달력을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렸다.
이를
보고 연구를 거듭한 한국식물연구원 이영노 박사에 의해 할미꽃과는 달리 동강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한국특산식물임이 밝혀졌고, 꽃이 발견된 지역명인 '동강'을 붙여 세계 학계에 공식 발표하기에 이른 것. 그 때문에 학명(Pulsatilla tongkangensis Y.N. Lee et T.C. Lee)에 서식지인 동강이 표시되는 아주 귀하고 특별한 꽃이 되었다.
귤암리 한 집과 동강이 어우러진 풍광
그 즈음 동강댐 건설을 추진 중이던 정부의 정책을 완강하게 반대하며 동강 살리기에 나선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에게 큰 힘을 보태준 것이 동강할미꽃이다.
한국특산식물인 동강할미꽃을 내세운 저지세력에 의해 동강댐 건설계획은 결국 2000년 6월 백지화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많은 이들이 생태와 자연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보전과 보호를 위한 노력들이 들불처럼 일어난 게 사실이다.
수장될 뻔한 수많은 동강변의 동식물과 석회암동굴이, 더 정확하게는 우리 모두가 동강할미꽃에게 큰 빚을 진 셈이다.
도로에 인접한 동강할미꽃 자생지
그렇게 위기를 모면하고 살아남은 동강할미꽃이지만 그 후의 시간들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교통이 좋아지고 고성능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동호인들이 떼로 찾아와 동강할미꽃 서식지를 드나들며 훼손이 심해졌고, 일부 몰지각한 이들은 사진을 찍느라 꽃의 수분공급과 생존에 필수적인 묵은 줄기와 이파리들을 다
제거해버리거나 사진을 찍은 후 다른 사람이 찍지 못하게 아예 꽃을 꺾어버리는 만행까지 저지르며 동강할미꽃을 멸종위기종으로 몰고 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연재해도 한몫을 했다.
2002년 8월과 이듬해인 2003년 9월 연이어 들이닥친 초대형 태풍 ‘루사’와 ‘매미’ 때문이다.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들려주는 귤암리 마을 박재열 이장.
“그 때 동강이 큰 피해를 입었죠. 마을 앞 동강의 수위가 기록적으로 높아졌는데, 이곳 뼝대에 뿌리내리고 살던 동강할미꽃 대부분이 뿌리째 뽑히며 쓸려 내려가 개체수가 눈에 띠게 줄고 말았습니다.”
동강할미꽃 자생지에서 만난 반가운 우리 꽃인 민들레
위기의 상황에 동강할미꽃의 보존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들이 ‘동강할미꽃마을’로 불리는 귤암리의 주민들이다.
2005년부터 마을주민 모두가 회원이 된 ‘동강할미꽃보존회’를 결성, 씨를 받아 모종을 기르고 공급하는 일을 10년째 해오고 있다.
이와 동시에 매년 4월에 ‘동강할미꽃 축제’를 자체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축제는 올해로 벌써 10회를 맞았다.
4월 1일(금요일)~3일(일요일), 귤암리 들머리에 있는 동강생태체험학습장에서 열린 ‘제10회 동강할미꽃 축제’는 동강할미꽃 심기를 비롯해 다양한 전시회와 먹거리 장터, 전통놀이 체험장을 통해 동강할미꽃을 알리고 보존을 위한 생각나누기를 이어가고 있다.
동강의 버들강아지
강원도에서도 동강할미꽃을 비롯한 동강 생태계 보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나섰다.
2~3년마다 한 번씩 동강에 자연휴식년제를 선포한 것이다.
동강에 기대 살아가는 동식물들이 꽃을 피우고 씨를 맺으며,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를 수 있도록 6월 15일까지 계곡 출입을 통제하는 게 그 내용이다.
당연히 이때는 래프팅도 금지다.
올해가 자연휴식년제가 시행되는 해다.
많은 위기를 이겨내고 우리 곁에 남은 동강할미꽃, 바위틈에서 싹을 틔워 푸른 동강에 얼굴을 씻으며 꼿꼿하게 살아가는 이 아름다운 꽃이 꿋꿋하게 우리 곁을 지킬 수 있도록 사랑하고 돌보며 보존을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태야 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동강할미꽃 근처에서 동강고랭이라 부르는 정선황새풀
▶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정선 동강길과 같은 우리 야생화(자생식물)가 지역 특화 관광 자원으로 활성화 될 수 있는 지역을 발굴·육성하는 사업을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병방치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동강의 한반도 지형
동강할미꽃 사진 찍기 좋은 곳/동강 줄기를 따라서 정선, 평창, 영월 등
동강할미꽃 사진 찍기 좋은 곳
동강 줄기를 따라서
정선 귤암리와 운치리
평창 문희마을과 어름치마을
영월 뼝창 마을과 동강시스타 건너편 등이 있다.
동강할미꽃은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피는데
갈수록 꽃 피는 시기는 빨라진다.
동강할미꽃은 뼝대(절벽의 강원도 사투리)의
석회암에서 자라며 유일하게 동강
지역에서만 자생한다.
올해는 날씨가 따뜻해
동강 할미꽃이 일찍 피였다며
사진이 sns 통해 올라온다.
동강할미꽃이 피는 시기는
영월 뼝창 마을과 동강시스타가 먼저 피고
다음으로 평창 문희마을과 어름치마을이다.
가장 늦게 피는 곳이
정선 귤암리와 운치리이다.
평창 문희마을은 험하여 여성분들이 불편하고
정선 운치리는 1시간여 걸어야 한다.
나머지는 도로 주변에 있다.
언제 갈까 재고 있었는데
지인이 동강할미꽃 출사를 가자고 한다.
바로 짐을 꾸려 출발...
◆ 정선 귤암리와 운치리 ◆
귤암리 동강할미꽃 자생지
강원도 정선군 정선로 582
가장 먼저 동강할미꽃 축제가 열리는
정선 귤암리를 찾아가 보았다.
이곳은 동강을 끼고 있는 절벽에
동강할미꽃이 매달려 있듯이 자란 모습은
정말 최고의 풍경이다.
하지만 어느 해부터 동강할미꽃이
보기가 힘들어졌다.
한때는 사다리까지 들고 와서 찍었던
명소이기도 하였다.
동강생태공원 앞 동강 하천에
동강할미꽃이 조금 피여있어 몇 장을 찍었다.
운치리는 자생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날은 방문을 하지 않았다.
운치리 동강할미꽃 자생지
강원도 정선군 번들길 53
여기 있어봐야 소용이 없다고 판단되어
바로 평창 문희마을로 출발하였다.
◆ 평창 문희마을과 어름치마을 ◆
평창 문희마을 동강할미꽃 자생지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산 1
평창 문희마을은 백령 동굴이 있는 곳으로
백운산 등산을 시작하는 곳이다.
문희마을이란 이름만 들으면
옛날 배우 문희를 생각하겠지만
마을을 지키던 개 이름이 문희였다고 한다.
바위를 넣어서 이동해야 하는 곳으로
여성분들은 이동이 불편한 장소다.
일행이 동강할미꽃을 부지런히 찍고
오후 4시경 민둥산을 오르자고 한다.
그래서 평창 문희마을을 지나쳐
영월 뼝창 마을로 향했다.
◆ 영월 뼝창 마을과 동강시스타 강 건너편 도로 ◆
영월 뼝창마을 동강할미꽃 복원지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문산리454-1
영월 뼝창 마을은 동강 래프팅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뼝창 마을을 들어가는 다리 옆에는
멋진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다리를 건너지 말고
조형물 앞으로 가면 비포장길이 나온다.
이곳은 몇 해 전 마을에서
동강할미꽃을 복원한 지역이다.
동강을 주변으로 남향인 곳이
먼저 동강할미꽃이 피는데 동강 중에서
가장 먼저 동강할미꽃이 피는 곳이다.
영월 뼝창 마을 동강할미꽃 복원은
2007년 3월 2일 관계 기관과 문산리 주민들이
식재를 하였다 한다.
처음 이곳을 왔을 때는
동강할미꽃이 어려서 일찍 핀 동강할미꽃을 찍으려고
늦게 피는 꽃들은 밟는 경우가 많았다.
신지여 동강할미꽃을 파가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동강할미꽃을
잘 자라주고 있어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는다.
동강할미꽃이 피기 시작하면
동강 줄기를 따라서
동강할미꽃 사진을 찍으려는 분들이 많이 찾는다.
해마다 이곳을 찾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동강할미꽃을 볼 수 있어
늘 고맙게 생각한다.
동강을 주변으로 마을에서
동강할미꽃을 복원하고 있다.
초장기 동강할미꽃은
정선에서만 자생하는 줄 알았다.
이제는 동강을 주변으로 복원한 마을과
새로운 자생지를 찾아내고 있다.
동강할미꽃은 햇살이 많은
낮 시간보다는 이름 아침이나 오후 늦은 시간이 좋다.
다음 장소가 있어 급하게
사진을 찍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영월 뼝창 마을은
많은 분들이 와 계셨는데
평창 문희마을을 들려서 오시는 분들도 있었다.
기회가 된다는 다시 가겠지만
올해도 이렇게 어여뿐 동강할미꽃은 접하였다.
아쉬운 마음에 한 장 더 한 장 더 ...
영월 평창 마을은
되돌아 나와야 하는 곳이다.
마을이 나오면서
동강시스타가 보이는 곳 도로에서 잠시
주차를 하고 동강할미꽃을 담았다.
이곳은 올해 처음 동강할미꽃을 접한 곳이다.
늘 이곳을 지나치면서
세심하게 보질 않아서인지 몰랐는데
올해는 이곳의 동강할미꽃이 보였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강이 동강이다.
동강 너머에는 동강 시스타가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터널이 보이는 곳이다.
이렇게 강릉 꽁지가 다녀본 동강할미꽃
사진 찍기 좋은 곳을 정리해 보았다.
이쁘고 아름다운 동강할미꽃 많이 찍으시고
항시 조심조심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다른 이도 볼 수 있고
내년에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동강 줄기를 따라서
가장 먼저 동강할미꽃이 피는 장소를 나열한다.
영월 뼝창 마을, 동강시스타 강 건너편 도로,
평창 문희마을, 어름치마을,
정선 귤암리, 운치리 등이다.
다른 장소도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강릉 꽁지가 아는 장소들만 올린다.
삼옥리 동강할미꽃 자생지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삼옥리 산 61-2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강 유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동강할미꽃
유일하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것이 특징
동강할미꽃은 동강 유역의 산 바위틈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일반 할미꽃보다 잔털이 많으며, 키에 비해 꽃의 크기가 큰 편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강 유역에서만 볼 수 있는 할미꽃으로, 한때 무분별한 채취로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개체수가 많이 늘어났다.
정선군 귤암리에서는 증식장까지 만들어서 동강할미꽃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키는 약 15㎝이고, 잎은 7~8장의 작은 잎으로 이루어져 있다.
잎 윗면은 광채가 있으며, 아랫면은 진한 녹색이다.
꽃은 4월 이른 봄에 연분홍이나 붉은 자주색 또는 청보라색으로 핀다.
처음에는 꽃이 위를 향해 피다가 꽃자루가 길어지면 고개가 무거워지며 옆으로 향하게 된다.
귤암리 동강할미꽃
보통 할미꽃은 꽃이 진짜 할머니 머리처럼 하얀 털이 많이 나지만 동강할미꽃은 할머니 머리라고 하기에는 꽃이 너무 예쁘다.
열매는 6~7월경에 열리고 가는 흰털이 많이 달린다.
귤암리 동강할미꽃
다른 할미꽃처럼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데, 할미꽃은 꽃이 고개를 숙인 상태이나 동강할미꽃만 유일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할미꽃류는 유독식물이지만 뿌리를 백두옹, 노고초라고 해서 약재로도 이용한다.
(야생화백과사전 발췌)
세계 유일 신비의 꽃 '동강할미꽃' 화사한 자태 드러내
한윤식기자
nssysh@kukinews.com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강 유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동강할미꽃이 화사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꽃망울을
터뜨린 동강할미꽃은 화사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하얀 솜털과 함께 아름답고 순수한 그 자태로 드러내 봄 여행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정선 동강할미꽃은 식물사진가 김정명씨가 1997년 봄
동강을 거슬러 오르면서 생태사진을 찍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
특히 세계 유일종으로 알려지면서 아름다움을 담기 위한 사진작가를 비롯,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귤암리 주민들은 지난 2005년 동강할미꽃보존연구회를 발족하고 군락 보호에 발 벗고 나서는 한편 씨앗을 받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등 자생지 보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지난달 31일 4년 만에 열린 제17회 정선동강할미꽃축제는 4월 2일까지 강원 정선읍 귤암리 동강할미꽃 거리 및 생태체험학습장 일원에서 열린다.







사람 손에 아픈 정선 동강할미꽃
(사진 서덕웅 동강할미꽃보존연구회장)/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강원도 정선, 삼척 등 동강에서 자생하는 한국 고유종 동강할미꽃은 강한 생명력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의한멸종 위협에 직면했다.
자라나는 꽃이 목을 구부린 할머니를 닮았고, 질때는 할머니 백발처럼 변해서 이름 붙여진 식물 할미꽃, 반면 강원도 정선에는 줄기를 꼿꼿이 펴고 하늘을 바라보는 동강할미꽃이 있다.
동강할미꽃과 할미꽃은꽃 모양과 자라는 곳에서큰 차이가 있다.
동강할미꽃은 이름처럼 강원도 정선, 삼척, 태백, 평창을 가로질러 흐르는 동강에 자생한다.
특히 석회암 지대에서만 서식하며한국에만 있는 고유종이다.
4월 5일 전후 10일 정도 꽃을 피우며, 절벽 틈에서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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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암 절벽에는 양분이 거의 없지만 동강할미꽃은 척박한 절벽의 좁은 틈이나 움푹한 홈에 뿌리를 내리고 자생한다.
때문에 이전에 피웠던 꽃이 마르면 이를 양분 삼아 또다시 꽃을 피우는 특성을 가졌다.
동강할미꽃은 줄기 아래에 묵은 잎을 주렁주렁 매단생김새가 특징으로 꼽힌다.
동강할미꽃은 1997년 정선 동강에서 한 야생화 사진가가 발견했다.
당시에는 할미꽃으로 분류됐으나, 생김새가 할미꽃과는 달라 연구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식물학자 고 이영노 박사와 이택주 한택식물원장은2년여간 연구 끝에동강할미꽃(학명 Pulsatilla Tongkangensis)이라는 신종으로 발표했다.
(사진 서덕웅 동강할미꽃보존연구회장)/뉴스펭귄
동강할미꽃은'동강댐을 막은 꽃'이라는 역사도 가졌다.
1997년 정부가 동강댐 건설을 발표했고, 일부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는 동강 생태 보전을 이유로 동강댐 반대운동을 펼쳤다.
이때 동강할미꽃은 지역 생태계 중요성을 강조하는근거로 쓰였고2001년동강댐 계획은 결국백지화됐다.
(사진 서덕웅 동강할미꽃보존연구회장)/뉴스펭귄
현재 동강할미꽃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생물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멸종 위협도를 평가하는 국가적색목록 평가에는 멸종위기 범주에 속하는 취약(VU,Vulnerable)종으로 분류됐다.
동강할미꽃은 척박한 절벽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만큼 생명력이 강하지만 일부 사람들의 행위 때문에 멸종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 서덕웅 동강할미꽃보존연구회장)/뉴스펭귄
동강할미꽃 자생지 귤암리에서 보전 활동을 펼치는 서덕웅 동강할미꽃보존연구회장은 8일 뉴스펭귄과 인터뷰에서 "출사객들이 좋은 사진을 찍으려고 묵은 잎을 뜯어내고, 물을 뿌리거나, 벌을 부르기 위해 꿀을 바르는 등 행위가 있다.
자기 작품 가치를 높인다며 촬영 후 꽃을 꺾어버리고, 위쪽 좋은 꽃에 신경 쓰느라 아래쪽 꽃을 짓밟거나 암반을 깨고 뽑아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마른 꽃을 걷어내면 동강할미꽃은 양분이 부족해 죽게 된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한반도 전역에 남은 동강할미꽃은 1만 개체 이하로 집계됐다.
개체수가 매우 적은 편이지만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되지 않은 이유는 이 식물의 강한 생명력과 관련이 있다.
서 회장은 "동강할미꽃은 개체수가 자꾸 줄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야 하는데, 고 이영노 박사가 예전 환경부 질의에 '동강할미꽃은 머리카락 같은 뿌리 하나만 있어도 다시 살아난다'고 생명력을 강조한다는 말이 화근이 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지 못했다"며 "개체수를 다시 조사하고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체수 현황에 대해서 서 회장은"(귤암리에서) 2009년, 상류에서 800여 개체 하류에서 200여 개체를 확인했는데, 2020년 혼자 개체수를 세 봤을 때는 상류 200개체 정도만 확인됐다.
올해는 더 많이 멸실된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동강할미꽃 생존 추이에 관해서는 "출사객들에게 시달려 스트레스를 받은 할미꽃씨앗이 결실을 맺지 못하며, 기후 때문인지 꽃의 상태가 예년과 달리 이상하게 보인다"고 우려했다.
(사진 서덕웅 동강할미꽃보존연구회장)/뉴스펭귄
동강할미꽃보존연구회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동강할미꽃 인공 증식, 자연 환경 이식을 추진했으나 실패하고 현재는 훼손을 막는 계도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서 회장은 "그나마도 주민들은 출사를 나온 사람들과 싸우기 지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서덕웅 동강할미꽃보존연구회장)/뉴스펭귄
서 회장은 "동강할미꽃은 찬바람을 이겨내 아름다운 모습으로 봄을 알리고 힘과 용기를 주는 꽃"이라며 야생화는 제 자리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동강할미꽃에 손대지 말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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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을 품은 꽃, 동강할미꽃
본인이 재직하고 있는 학교는 매년 2학년 학생들이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간다.
수학여행 일정에 용경협이 들어 있다.
이 용경협은 배이징 16경 중의 하나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멋진 곳이다.
이 용경협은 협곡을 막아서 배를 띄워 수려한 경관을 관광객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뚝을 쌓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 협곡을 따라 배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면 주변의 기암괴석과 그 틈 사이 사이로 움튼 생명의 신비는 큰 감흥을 가져다
준다.
"봄에는 빙하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며 가을에는 울긋 불긋 단풍잎으로 물들어 있고, 겨울에는 빙설 낙원이 된다.
" 라고 용경협을 소개하고 있다.
즉 1년 4계절 어느 계절에 와도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용경협이라는 곳인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남쪽 계림(桂林)에는 이강(漓江)도 있다.
이강은 풍부한 수량과 빼어난 자연 경관이 어울어져 용경협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아름다운 강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강에 유람선을 띄워 관광객들이 이 수려한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강에서 배를 타고 하류로 내려가면서 자연 경관을 감상하는 것이 계림 여행의 백미이다.
강물이 산속 깊숙히 돌아 흐르며 기암괴석과 기이한 봉우리들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산수는 "현세 속의 선경(仙景)"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중국의 용경협보다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아름답고,
이강에 견줄만한 강이 있다.
바로 정선을 굽이쳐 돌아 흐르는 동강(東江)이 그곳이다.
동강의 아름다움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리 오랜 세월이 흐르지 않았다.
1990년대 동강에 댐을 건설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동강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동강의 비경을 잘 알고 있고 자연 환경을 사랑하는 수많은 환경단체 소속 사람들이 동강의 생태계 파괴와 안전성의 문제등을 내세워 동강댐 건설을 반대하면서 동강의 비경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백운산 칠족령에서 내려다 보는 한반도 지형의 동강 물굽이는 예술가가
빚어내어도 저렇게 아름답게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모 방송사가 제작한 동강의 생태다큐는 동강이 왜 흘러야만 하는지를 일반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즉 "동강은 흘러야만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논리가 되어 버린 후, 1999년 8월에 대통령의 동강댐을 건설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였으며, 그 후 2000년도에 동강댐 건설이 최종적으로 백지화되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 동강댐 건설 반대에 일조한 것이 자연 생태계 파괴였고, 그 중 하나가 동강할미꽃이였다.
만약 댐이 건설되었다면 동강 주변의 생태계는 초토화되었을
것이고, 동강할미꽃을 비롯하여 철마다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들도 볼 수 없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른 봄 동강을 대표하는 봄꽃이 동강할미꽃과 돌단풍이다.
매년 4월이면 정선 주변 동강에서 동강할미꽃 축제까지 열려 정선과 동강을 대표하는 식물이 되어버렸다.
동강할미꽃의 출중한 미모는 한번 본 꽃쟁이들이면 매년 봄이 오면 이 동강할미꽃때문에
몸살을 앓을 정도이니 그 동강할미꽃의 위력은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바위틈 사이 사이 아주 작은 공간만이라도 있으면 그곳에 뿌리를 내려두고 흐르는 동강 물과 벗하며 살아가는 동강할미꽃은 천해의 자연조건과 청정한 지역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그 미모는 더욱 출중해 지고 더 화려하게 변신한다.
화색도 보라색, 회색, 분홍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으로 자신을 치장하여 동강을 품고 있다.
무심하고 말없이 동강의 물이 흐르지만 동강할미꽃의 미모에 반해 흐르던 물도 회오리치며 잠시 멈추었다 다시 흐르곤 한다.
흐를 수 밖에 없는 동강의 물은 강물 속에 품고 흘러 흘러 드넓은 바다에 연민의 정을 섞어 버린다.
동강할미꽃은 꽃이 피었을 때는 자신의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느라 꽃대를 들고 있지만 꽃이 지고 나면 고개를 숙인다.
할미꽃은 그 반대의 생태를 보이는데 꽃이 피었을 때는 다소곳하게 고개를 숙이지만 꽃이 지고 백발이 성성하면 고개를 든다.
화색도 동강할미꽃과 할미꽃은 보는 것처럼 차이가 많이 남을 알 수 있다.
화색이 노랗게 물 든 노랑할미꽃도 있다.
이 노랑할미꽃은 동강에 자생하는 꽃은 아니며, 중부 특정 지역에서만
아주 귀하게 발견되어 꽃쟁이들을 유혹하는 멋진 꽃인데 언젠가 야생상태에서 한번 대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동강의 절벽을 품은 또 하나의 식물로 돌단풍이 있다.
물론 돌단풍은 전국의 강 주변에 흔히 보이는 꽃이긴 하나 동강의 바위틈 사이 사이에 단풍나무의 잎같은 잎을 바위틈에 삐죽히 내 밀고 꽃대를 올린 돌단풍의 출중한 미모 또한 동강할미꽃에 견줄만하다.
꽃봉우리 상태는 분홍색을 띠고 있지만 꽃이 피면 연분홍색은 사라지고 원뿔모양꽃차례로 자잘한 흰색 꽃을 아름답게 피운다.
돌 틈 사이 사이로 작은 공간만 있으면 끝없이 퍼져 나간다.
마지막 사진은 기차놀이를 하면서 잎을 피워낸 것만으로도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서해의 작은 섬 풍도에서 많이 보이는 붉은대극도 동강 주변의 단골 손님이다.
절벽 높은 바위틈엔 야생에서 잘 볼 수 없는 회양목도 보인다.
최근에 이름을 얻은 사초과의 동강고랭이도 흰 수염 늘어 뜨리고 암꽃과 수꽃을 따로 꽃을 피운다.
4월초에
볼 수 있는 동강의 식물상 몇 종을 소개했지만, 철따라 피는 꽃도 다양하다.
억겁의 세월을 거쳐오면서 동강의 식물들은 그들만의 생존방식으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수몰 위기에 처할 뻔 했던 동강할미꽃을 비롯한 동강의 아름다운 꽃들은 그런 일들이 있었는지도 알지 못한 채로 동강과 벗하여 올해도, 10년 후에도 피고 지고 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영원히 그곳에서 잘 살아나가길 바란다.
동강할미야..
"세계 희귀종 영월 동강할미꽃을 꼭 지켜 주세요"
일부 탐방객들 심각하게 훼손, 방지 대책 마련 시급

“전 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한국특산식물 동강할미꽃을 지켜 주세요”영월과 평창·정선 동강변에서 자생하는 세계적인 희귀종인 동강할미꽃(학명 Pulsatilla tongkangensis)이 올해에는 예년 보다 늦게 최근 아름다운 자태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사진작가와 동강 탐방객들로부터 심각하게 훼손당하고 있어 철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5일 오전 영월읍 문산2리 동강변 석회암지대 바위틈을 찾았다.
추운 겨울과 강바람을 이겨낸 15∼20cm의 꽃줄기 끝에서 위를 향해 1개씩 피어나 자주색·홍자색·분홍색·흰색 등의 다양한 색깔과 함께 아름답고 꼿꼿한 자태가 일품인 여러해살이풀 동강할미꽃이 반갑게 맞이한다.
동강변에만 서식하기에 학명에도 동강이 표기되고 특이하게도 꽃은 땅을 보지 않고, 하늘을 보고 피는 것이 일반 할미꽃과 다르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사진작가들과 동강 탐방객들의 지나친 욕심이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동강할미꽃 사진 작품을 만들려고 지난해 묵은 잎과 줄기를 제거하거나 꽃잎에 물을 뿌리고 있기 때문이다.
꽃잎에 물을 뿌리거나 밤새 수분을 저장하는 기능의 묵은 잎과 줄기를 제거하면 꽃이 빨리 시들고 상한다.
특히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무분별한 굴취 행위까지 발생하고
있다.
군락지 입구에 세워진 동강할미꽃 복원지 안내판에는 “동강 생태·경관보전지역 내에서 동강할미꽃 등 야생 동·식물 포획 또는 채취하는 경우 자연환경보전법 제63조의 규정에 의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안내판에는 “묵은 잎과 줄기를 제거하지 말라”는 당부는 표기하지 않고 있다.
동강 건너에 사는 A(75·영월읍 문산1리)씨는 “동강할미꽃을 꺽어 가거나 뿌리채 뽑아 가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보호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주서(67)사진작가는 “영월군과 영월자원식물연구회, 문산리 주민 등이 수 차례 전개한 동강할미꽃 자생지 복원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 증식을 추진하는 한편 하류 에 있는 명승 제14호 어라연과 영월읍 방절리 서강변의 명승 제76호 선돌 주변 암벽에도 자생지를 복원해 소중한 자연관광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강할미꽃이 전하는 봄소식
동강가 벼랑에는 동강할미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동강에 오면 늘 가슴이 먹먹해진다.
강과 산이절경을 이루고 오랜 침식으로 석회암이 마모된 강 기슭에는 동강할미꽃이 자란다.
그 꽃이 예쁜 탓도 있지만 강앞에만 서면 한동안 말을 잊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저 강이 너무 푸르고 무심하기 때문이다.
지극히사모하고 그리워하는 이가 옆을지나면 느낄 수 있는데 저 강은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흐른다.
세상을 살면서절박한 심정으로 이름을부르고 외쳐도 응답 없던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동강은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눈길이라도 줄 법 한데
그렇지 않다.
그래서 야속하다.
대원군(1820 ~ 1898)은 경복궁을 중수하면서 많은목재를 조달했는데 강원도 영월 주위에서 소나무를 벌채해서 강물을 따라 실어 날랐다.
당시에 뗏목을 한번만 운반하면 일년을 먹고살 운임을 받았다고 한다.
떼돈을 번다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강물에 뗏목을 띄우고 그 위에서 먹고 자면서 강을 내려가는 일은 무척 위험하고 고단했다.
많은 이들이 강물에 휩쓸려갔다고 한다.
목재를 운반하고돌아오는 길도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길가에는 이들의 돈을 노리는 주막이 늘어서 있었고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이들은 주색과 노름에빠지기 일쑤였다고 한다.
남자들이 집에돌아왔을 때는 목숨을 걸고 번돈은모두 탕진하였고 다시 빈털터리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님을 떠나보낸 이곳 여인들은 동강가에서 속절없는 사람을 기다리며 가슴아파해야했다.
정 -영월 100리 바위절벽에 동강할미꽃 활짝
동강의 봄은 바위틈에 먼저 온다.
해발 700~800m 골짜기엔 아직 잔설이 남아있는데, 강가 바위절벽에는 동강할미꽃이 활짝 피었다.
흰색부터 분홍, 자주, 보라, 연한 청색까지 색깔도 다양하다.
동강 앞에는 으레 영월이 수식어처럼 붙지만 정선 가수리에서 영월읍내까지
이어지는 100리 물길 중 65%는 정선 땅을 흐른다.
정선읍 귤암리 초입 강변 바위절벽에 동강할미꽃이 활짝 피었다.
뼝대 위 사이 좋게 동강할미꽃과 동강고랭이
평창에서 42번 국도를 타고 정선읍내 조금 못 미쳐 광하교를 지나면 솔치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귤암리ㆍ가수리로 방향을 틀면 도로는 동강에 바짝 붙어 구불구불 이어진다.
초입부터 왼편 바위절벽에 몸을 붙이고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동강할미꽃의 고운 자태를 찍으러 몰려 든 이들이다.
동강할미꽃을 처음 발견한 이도 야생화사진가 김정명씨다.
1997년 이 부근에서 최초로 동강할미꽃을 촬영했고, 이듬해 제작한 야생화달력의 4월 셋째 페이지에 이 사진을 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할미꽃이었다.
일본 식물학자가 명명한 ‘풀사틸라 코리아나
나카이(Pulsatilla Koreana Nakai)’라는 학명도 그대로 실었다.
다만 일반 할미꽃이 허리가 꼬부라진 데 반해 “이 할미꽃은 하늘을 향해 노란 꽃술을 보이며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이 때문에 식물학자들에게 연구 대상인 꽃이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를 본 식물학자 고 이영노 박사와 이택주 한택식물원장이 2년간의 연구를 거쳐 새로운 할미꽃임을 밝혀냈고 동강의 이름이 들어간 학명(Pulsatilla Tongkangensis Y.N.Lee & T.C.Lee)으로 등재하게 된다.
동강할미꽃이 정식 명칭을 갖게 된 내력이다.
묵은 줄기와 잎이 늘어져 더욱 멋스럽다.
동강할미꽃은 일반 할미꽃에 비해 꼿꼿한 것이 특징. 보랏빛도 훨씬 고급스럽다.
귤암리 줄 배 체험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강 맞은편의 동강할미꽃을 볼 수 있다.
같은 곳의 동강할미꽃도 일부는 색깔이 분홍에 가깝다.
동강할미꽃이 뿌리를 내린 곳은 깎아지른 석회암 바위 틈이다.
물도 제대로 흡수하기 힘든 좁은 틈과 옴폭 들어간 부위에 자리잡고, 부드러운 솜털 입은 고운 꽃을 피웠으니 볼수록 귀하고 예쁘다.
현장 안내문에는 ‘뼝대’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문맥상
바위절벽이라는 뜻의 이 지역 사투리다.
수 십 미터 높이의 수직 절벽이 물길 내내 이어져 있느니 ‘벼랑’ 혹은 ‘절벽’이라는 표준어로는 그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기 부족하다고 여겼던 모양이다.
모두들 동강할미꽃만 찾으려고 눈을 부릅뜨지만, 사실 뼝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할아버지의 긴 수염처럼 늘어진 사초(莎草)들이다.
맨눈으로는 구분이 힘들 정도로 작은 꽃잎이 황새의 날개 짓 같다고 하여 처음에는 정선황새풀로 불렀다.
나중에 이 풀은
일반 사초 식물과 달리 암수 딴 몸이어서 동강고랭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바위절벽에 사이 좋게 동거하는 동강할미꽃과 동강고랭이를 가리켜 어떤 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돌 침대에 나란히 누워 동강을 내려다보는 모습으로 표현했단다.
이 무렵 또 눈길을 끄는 것은 돌단풍이다.
바위 틈에서 발갛게 밀어 올린 꽃대의 자태도 그렇고, 도깨비방망이 마냥 울퉁불퉁한 봉오리에서 하나 둘씩 피어나는 꽃도 신비롭고 앙증맞다.
동강할미꽃과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우는 동강고랭이.
돌단풍의 자태도 앙증맞다.
예쁜 사진 찍는다고 묵은 잎을 뜯어낸 동강할미꽃은 조화를 꽂아놓은 것처럼 생기를 잃었다.
묵은 잎이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동강할미꽃은 2008년 철쭉을 밀어내고 정선의 군화(郡花) 자리를 꿰찼지만 예전에는 눈여겨보지 않을 만큼 흔한 꽃이었단다.
열매는 길고 흰 수염을 달고 있어 백두옹(白頭翁)으로도 불리는데, 아이들이 이 열매를 비비고 뭉쳐서 공놀이를 할 만큼 많았다는 게 서덕웅 동강할미꽃마을
보존연구회장의 전언이다.
현재 자연상태의 동강할미꽃은 약 800개체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보존회에서 씨앗을 받아 키운 동강할미꽃은 축제기간을 전후해 동강생태체험장 주변 화단에 심고 있다.
바위절벽에도 심어봤지만 생존율은 높지 않았다고 한다.
동강할미꽃축제(3월 31일~4월 2일)를 열고 있는 귤암리는 첩첩 산중 정선에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고장이다.
이 구역 강물은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귤암리는 감 꽃이 만발했다는 귤화리와 인근 의암리가 합쳐진 지명이다.
의암리는 바위에 옷을 해 입혀 부자가
됐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마을이다.
그만큼 자연을 경외하고 섬겼다는 증거로 여겨 지금도 축제를 시작하기 전 온 마을 주민들이 이 ‘옷바위’에 제를 올린다.
귤암리 마을에서 운영하는 줄 배 체험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강 맞은편으로 이동해 생태관찰을 할 수 있다.
꽃도 별로 없는데 무슨 축제냐고 항의하는 사람도 더러 있는데, 서덕웅 회장은 “사진이 아니라 자연이 준 귀한 선물을 아끼는 마음이 우선”이라고 일러 준단다.
그래서 축제도 먹고 마시고 즐기기 위주가 아니라, 보물찾기 하듯 찬찬히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치유하고 자연에 대한 고마움을 안고 가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동강할미꽃은 매년 4월 5일을 전후한 열흘 정도에 가장 많이 피고, 시간상 햇살이 따스한 오후 2~4시 사이 꽃잎을 활짝 벌린다.
‘뼝대’따라 물길따라…동강의 비경 속으로
동강할미꽃을 보러 귤암리까지 갔으면 되돌아 나오기 보다 그 길로 쭉 내려가 보라. 천천히 차를 몰면 동강의 비경으로 들어간다.
이곳은 정감록의 십승지 중 7번째로 언급된 곳이다.
십승지(十勝地)는 재난이 일어날 때 피난을 가면 안전하다는 10개 지역이다.
협곡을 이루는 산세만 보면 지금도 선뜻 발을 들이기 주저할 만큼 골짜기가 깊다.
마을과 펜션도 모여있지 않고 띄엄띄엄 흩어져 있다.
가수리의 동강과 조양강 경계표시.
가수리 인근 ‘붉은 뼝대’. 뼝대는 바위절벽 혹은 벼랑을 뜻하는 사투리다.
가수리 오송정의 멋들어진 소나무.
강물 따라 내려가면서 흔히 볼 수 있는 동강비오리.
편의상 동강으로 부르지만 엄밀히 따지면 귤암리까지는 조양강이다.
정선 아우라지에서 이어진 물길은 높은 산을 감고 뱀처럼 휘어 도는 사행천(蛇行川)이다.
그 만큼 유속도 느린데, 아침햇살 비치는 잔잔한 수면에 바람이 불면 물 비늘이 반짝인다는 강이다.
조양강은 가수리에서 지장천과 합류해 비로소 동강이 되고, 영월읍내에서 서강과 합쳐져 마침내 남한강이 된다.
가수리는 따로 가수리 8경을 정할 만큼 풍광이 빼어나다.
정선초등학교 가수분교 운동장 끝에는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강 양편으로 흩어진 마을의 중심을 잡고 있다.
매년 3월 3일 주민들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제를 지내는 수령 570년 된 나무다.
바로
옆 언덕에는 한눈에도 잘 생긴 소나무가 강을 굽어보고 있다.
진시황이 태산에서 폭우를 피했다는 오송정(五松亭)의 이름을 그대로 땄다.
실제 5그루가 있었는데 지금은 2그루만 남았다.
붉은 석회암 절벽이 드러난 ‘붉은 뼝대’, 효자강아지 전설을 담은 ‘개바위’ 등도 가수리를 풍성하게 하는 이야깃거리다.
동강을 비롯한 정선 영월 평창지역은 지난해 ‘강원고생대 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사람의 왕래가 많지 않지만 곳곳에 지질공원 표지판을 설치해 길손의 이해를 돕는다.
이를테면 작은 동굴은 왜 줄을 따라 나타나는지, 절개지 암석에 왜 곡선과 직선 줄이 나 있는지,
절벽 맞은편에는 왜 모래사장이 형성되어 있는지 등 물길 따라 내려가다가 만나는 비경마다 지질학적 특성을 설명해 놓은 식이다.
나리소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동강의 물빛. 비현실적으로 초록이 짙다.
점재마을 인근 물길과 나란한 도로.
왕복 2차선이던 도로는 가수리를 지나면 중앙선이 없는 시멘트포장길이다.
달릴 수도 없거니와 끝없이 이어지는 비경에 저절로 느려진다.
산처럼 묵묵하게 강물처럼 여유롭게 길은 10km 아래 점재마을까지 이어진다.
점재마을 하류 강변도 동강할미꽃이 많이 서식하는
지역이다.
점재마을을 지나면 물길은 대여섯 차례 크게 휘어 돌며 사행천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거의 360도를 돌아가는 첫 번째 굽이에는 깊은 소(沼)가 만들어졌다.
도로에서 약 10분 정도 오르면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나리소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아찔할 정도로 높고 깊은데, 초록이 짙은 물빛을 아름답다고만은 할 수 없는 사연이 있다.
동강 물은 멀리서 보면 한없이 맑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강바닥 돌에는 물때가 껴 있고 유속이 느린 구간에는 잔 거품도 떠다닌다.
상류 평창의 도암댐에 쌓여있는 오염된 퇴적물이 끝없이
내려오기 때문이라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댐을 해체하지 않는 한 자연정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나리소전망대를 지나면 도로는 더 이상 물길을 따라가지 못하고 산을 넘어 신동읍으로 이어진다.
신동에서 31번 국도로 영월읍내에 닿을 즈음에야 다시 동강과 만난다.
정선=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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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할미꽃, 세계에서 유일한 야생화 만나다
[로컬세계 윤민식 기자]동강문화예술제가 열리는 동안 배를 타고 동강을 가로질러 세계에서 유일한 야생화 동강할미꽃을 만났다.
▲사진=윤민식 기자.
동강할미꽃은 한국 특산종으로 2007년 정선군 명예군민으로 위촉된 김정명씨에 의해 1997년 처음 알려졌다.
지난 2008년에 정선군 군화(郡花)로 지정됐다.
동강할미꽃은 동강유역 석회질 바위틈에서 자란다.
동강할미꽃은 다년생 초본으로 꽃은 연분홍, 붉은자주, 청보라색으로 다른 할미꽃과는 달리 하늘을 향해 꽂꽂이 자라며, 꽃을 피우는 것이 특색이다.
한편 세계유일종인 동강할미꽃을 보존하고 청정정선을 널리 알리기 위한 정선 동강할미꼭축제가 오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정선읍 귤암리 동강생태체험학습장
일원에서 열린다.
정선 동강 뼝대에 피어난 봄
[Week] 동강 할미꽃억척스러운 봄의 약속, 시절에 맞서듯 굽히지 않고 피었네
허리 숙이는 할미꽃과 달리절벽 바위틈서도 꼿꼿이 피어‘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올해 코로나19로 축제 취소
아쉬움 속 조용한 개화지역 위기 때마다 주민에 희망훼손·태풍피해로 멸종위기주민 자발적 보존회 결성 보호
새봄을 대표하는 꽃 ‘할미꽃’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고백 못한 사랑,슬픈 추억,사랑의 배신,사랑의 굴레,충성 등 다양한다.
10여종에 달하는 할미꽃과 달리 ‘동강할미꽃’은 동강 석회암 절벽의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꽃대를 구부리지 않은 채 꼿꼿하게 하늘을 바라보고 핀다.
동강할미꽃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충성이가장 어울린다.
봄이면 새 생명을 알리는
동강할미꽃은다른 할미꽃과 달리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동강 뼝대(바위절벽)에서수줍은 미소를 지으며계절과의 약속인
꽃송이를 선보이고 있다.
세계 유일의 특산종
동강할미꽃은 전 세계에서 동강에만 서식하는 세계 유일의 특산종 식물이다.
동강할미꽃의 학명(Pulsatilla tongkangensis Y.N. Lee et T.C. Lee)에 서식지인 동강이 표시된 특별한 꽃이다.
정선군의 군화(郡花)이기도 하다.
매년 정선군과 동강할미꽃 보존연구회는 3월 말~4월 초 정선읍 동강로 일원에서 강원도의 봄을 알리는 첫 이벤트인 ‘동강할미꽃축제’를 개최하고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모든 이벤트를 취소했다.
그러나
허리를 숙이는 다른 할미꽃과 달리 봄의 전령사 ‘동강할미꽃’은 코로나19 등 최악의 여건에도 뼝대에서 꼿꼿이 허리를 폈다.
동강할미꽃 탐닉에 나선 포토그래퍼(photographer)들은 강력한 생명력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동강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찬사를 보내고 있다.
동강할미꽃은 3월 말이면 꽃을 피우기 시작해 4월 중순이면 화려함을 뒤로 하고 시들어 간다.
또 다시 1년간의 긴 기다림을 견딘 후에야 속살을 공개한다.
동강할미꽃은 처음 싹이 돋아 첫 꽃이 필 때는 한 송이,이듬해에 두 송이가 피며 해를 거듭할수록
꽃송이가 늘어나는 여러해살이식물로 꽃은 대체로 분홍빛과 청보라색,붉은 자주색, 흰색 등 다양하다.
동강할미꽃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포인트는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동강생태체험학습장 주변 절벽이다.
위기 속에서도 뽐내는 생명력
동강할미꽃은 그동안 다양한 위기 속에서도 동강 지킴이 역할을 한 터줏대감이다.
양지바른 무덤가에서 자라는 할미꽃과 달리 동강할미꽃은 동강변 석회암 절벽의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다.
올해는 강한 생명력을 자랑하며 코로나19로 힘겨워 하는 국민들에게 고난 극복의 희망을 전하고 있다.
동강할미꽃은 지난 1997년 식물사진가 김정명 씨가 동강에서 생태사진을 촬영 중 발견하고 다음해 자신의 작품으로 구성한 꽃 달력을 통해
존재가 알려졌다.
이 후 한국식물연구원 이영노 박사의 연구 결과,동강할미꽃은 동강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한국 특산 식물이 밝혀지면서 지역명인 동강을 붙여 세계 학계에 공식 발표했다.
동강할미꽃이란 근사한 이름을 얻은 사연이다.
이 시기에 동강할미꽃은 정부의 동강댐 추진에 대항하던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됐다.
한국 특산 식물인 동강할미꽃이 지난 2000년 6월 동강댐 건설 백지화에 중용한 역할 담당한 것이다.
그러나 동호인들의 대규모 출사와 작품사진 촬영을 위한 꽃 훼손,초대형 태풍인 ‘루사’와 ‘매미’ 등으로 동강할미꽃은 멸종위기종으로 위기를 맞았다.
이 때부터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주민들은 ‘동강할미꽃보존회’를 결성(2005년)한 후 씨를 받아 모종을 기르고 공급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지역 유입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동강할미꽃 축제가 전면 취소된 만큼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한 소규모 탐방과 마스크 착용 등을 지키는 시민의식을 기대해 본다.
윤수용
새색시처럼 고운 ‘할미’들의 봄마중… ‘동강할미꽃’의 고장 강원도 정선 기행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으로 알려진 ‘동강(東江)’은 강원도 정선의 주강이다.
동강 물길 51㎞ 중 태백이 5㎞, 영월이 14㎞인데 정선은 32㎞다.
동강에서 봄철에 유난히 주목받는 것이 있다.
암벽 틈 사이로 빠끔히 고개를 내밀고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동강할미꽃’이다.
고개를 숙이는 여느 할미꽃과 달리 깎아지른 기암괴석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신비스럽게
꽃을 피워 보석 같은 꽃향기를 뿜어낸다.
강인한 생명력이 경이롭다.
동강할미꽃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15㎝ 정도의 꽃을 피운다.
꽃대 전체에 흰 털이 많다.
잎은 뿌리에서 나는 깃꼴겹 잎으로 작은 잎 7∼8장으로 이뤄진다.
동강 주변의
정선, 영월, 평창의 석회암 바위틈에서 자라는 한국의 자생 야생화다.
1997년 한 식물사진가에 의해 발견돼 세상에 알려졌으며 2000년 6월 ‘동강할미꽃’이란 이름을 얻었다.
가장 늦게 봄이 드는 강원도 땅에 살지만 3월말부터 4월 초순에 어김없이 꽃을 피운다.
현란하게 화려하지 않지만 잔잔한 잔영을 남기는 아름다움이다.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우리 꽃이다.
처음 동강할미꽃이 발견된 곳은 정선군 귤암마을이었다.
수직 절벽이 동강할미꽃의 자생지다.
이름은 할미꽃이지만 전혀 할머니 같지 않다.
수줍은 새색시 마냥 가냘프고 고운 미녀 같은 꽃이다.
연분홍, 청보라, 붉은 자주색 꽃이 하늘을 향해 초롱초롱 빛을 낸다.
동강을 붉게 물들인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면 동강할미꽃도 활짝 열었던 꽃잎을 서서히 닫는다.
동강할미꽃을 맞이하러 가는 길은 쉽지 않다.
꼬불꼬불한 동강변 도로를 한참 달려야 한다.
길
한 켠에 ‘낙석주의’ 표지판이 긴장감을 준다.
그렇게 가는 길에 만나는 ‘동강할미꽃 군락지’라는 표지판이 반갑다.
동강할미꽃은 장미나 튤립처럼 흐드러지게 피지 않는다.
군락지라고 해서 빠르게 지나치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눈을 부릅뜨고 바위벽을 찬찬히 살펴야 그 틈에서 손을 들고 있는 보랏빛 꽃을 마주할 수 있다.
그 빛은 장미의 붉은색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다.
귤암리는 53가구에 138명이 사는 마을이다.
정선에서 유일하게 온대식물인 감나무가 재배 되는 곳으로 예부터 감꽃이 만발해 귤화리라고 칭하던 ‘귤’자와 의암이라는 자연부락 이름에서 ‘암’자를 따왔다.
주민들은 세계 유일종이며 한국특산종인 동강할미꽃을 보존하기 위해 2005년 ‘동강할미꽃 보존·연구회’를 창립했다.
귤암리 동강생태체험학습장 및 동강 유역에서 4월 1일부터 3일까지 제10회 동강할미꽃축제가 개최된다.
동강할미꽃 분재 및 사진전시, 마을풍경 그림전시, 동강할미꽃 10년사 자료 전시, 한반도지형 및 수리봉 포토존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동강할미꽃 보존·연구회 서덕웅 회장은 “동강할미꽃축제는 먹고 마시고 즐기는 축제라기 보다 자연의 고마움을 자연 속에서 느끼고 아름다운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것”이라며 “척박한 환경 극복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는 동강할미꽃에서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방법을 배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귤암리 동강생태체험공원에서 올려다보면 병방산(兵防山·861m)이 웅장하게 서 있다.
위로는
천층 절벽이요,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 강물이라 한 사람만 지켜도 천군만마가 근접하지 못할 요새지여서 이름 붙여진 곳이다.
그 산 중턱에 병방치라는 옛길이 있다.
1974년 강변으로 통행할 수 있는 호박길(동강로)이 생기기 전까지는 산 아래 귤암리 주민들이 정선 5일장터에서 생필품과 비료, 시멘트 등을 운반했던 생명의 길이었다.
병방산의 허리를 가로질러 오르는 고갯길의 경사를 낮추기 위하여 36굽이 뱅글뱅글 돌아 통행했기에 뱅뱅이재라고 불린다.
다람쥐도 한숨짓고 나는 새도 쉬어가는 길이다.
병방치에 서면 굽이치는 동강의 아름다움이 가슴 뻥 뚫리는 청량감을 준다.
깎아지른 듯한 산세를 따라 뱅뱅 돌아가는 옛길을 따라 가면 동강변 할미꽃마을에 이르게 된다.
약 3㎞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정선에서 요즘 ‘뜨는’ 곳이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인 고한읍 ‘삼탄아트마인’이다.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옛 삼척탄좌 정암광업소의 폐광시설을 이용해 시간의 흔적과 예술의 희망을 캐는 콘셉트로 구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예술광산으로, 지난해 ‘한국관광 100선’으로
선정됐다.
1964년부터 2001년 10월 폐광되기 전까지 3000명이 넘는 광부가 석탄을 캐던 삶의 터전이었다.
갱도로 내려가는 승강기와 석탄을 나르던 레일 등이 모두 보존돼 있다.
◆여행메모
영동고속도·42번 국도 이용 3시간 소요… 곤드레나물밥 별미영동고속도로 새말IC에서 나와 42번 국도를 타고 평창읍을 지나 비행기재터널을 통과한 뒤 7㎞가량 가면 광하교다.
이 다리를 지나 강변을 타고 4㎞ 정도 더 가면 ‘동강
할미꽃 축제’가 열리는 정선 귤암마을이다.
약 3시간 걸린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정선행 시외버스가 있다.
정선읍내에서 59번 국도를 따라 가다 남면에서 38번 국도로 갈아타고 고한읍을 지나면 삼탄아트마인에 다다른다.
지난해 한국관광100선에 포함된 삼탄아트마인은 탄광 문화와 예술이 결합된 공간으로 문 닫은 뒤 멈춘 과거의 시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다.
4층부터 전시 공간 10여 곳을 둘러보면 석탄을 캐서 모으던 시설에 미술 작품을 가미한 레일바이뮤지엄을 거쳐 기억의 정원 등이 있는 야외 공간으로 나온다.
정선은 곤드레나물의 고장이다.
정선읍내의 싸리골식당(033-562-4554)은 곤드레나물밥(사진)만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아라리촌주막(033-563-0055), 동박골식당(033-563-2211), 동광식당(033-563-3100), 짐포리식당(033-562-2479) 등도 맛집이다.
정선=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이종봉숲해설가의 '양봉꿀벌' 이야기
(사진 :이종봉사진작가) 동강할미꽃에서 꿀과 꽃가루를 모으는 양봉꿀벌 모습
[남양주=글로벌뉴스통신] “양봉꿀벌”은 벌목꿀벌과의 곤충으로 크기는 10~17mm. 3월~10월경 꽃가루, 꽃꿀을
유충들의 먹이로 모으는 활동기간으로 가루받이를 위해 서양(유럽)에서 도입된 벌로 2007년 꿀벌 집단 실종현상이 발생하여 많은 개체의 꿀벌이 죽었다.
아직도 회복되지 않아 생태 환경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문제가 매우 크다.
(사진 : 이종봉사진작가) 동강할미꽃과 양봉꿀벌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