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뉴스1
우울과 불안을 자주 느끼는 노년기일수록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종일 교수 연구팀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노인정신의학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이런 결론을 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는 경도 인지 장애(MCI) 및 경증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1472명을 최대 5년간 추적 관찰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치매 고위험군을 뜻하는 MCI는 기억력이나 기타 인지 기능이 객관적인 검사에서 확인될 정도로 뚜렷하게 감퇴한 상태를 말한다.
다만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대체로 보존돼 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을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눴다.
정신 행동 증상이 거의 없는 ‘무증상군’, 우울·불안·무감동 등을 가진 ‘무감동·정서
증상군’, 다양한 정신 행동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복합 증상군’ 등이다.
가장 비중이 큰 건 ‘무감동·정서 증상군’으로 전체 환자의 40%를 차지했다.
연구팀이 이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무감동·정서 증상군’의 기억력 저하 속도가 가장 빨랐고 MCI에서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무증상군’에 비해 1.4배 높았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신 행동 증상이 단순한 동반 증상이 아니라 치매로의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라며 “특히
우울감이나 불안감 등의 증상이 있다면 치매로의 진행 위험이 크므로 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앞서 일본에서는 친구가 적고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접촉이 거의 없는 노인들은 상대적으로 뇌 부피가 줄어들고 치매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연구는 치매가 없는 평균 연령 73세 노인 8896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설문조사를 통해 친척·친구 등과 얼마나 자주 접촉하는지 묻고 이들의 자기공명영상(MRI) 뇌 스캔을 실시했다.
그 결과 사회적 접촉이 가장 적었던 사람은 가장 많았던 사람에 비해 전체 뇌 부피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두개골에서 뇌백질과
회색질 부피가 차지하는 비율이 더 적었고, 뇌백질이 손상돼 나타나는 백질 병변 발생 위험도 더 컸다.
뿐만 아니라 해마와 편도체같이 기억·인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의 부피도 작은 것으로 파악됐다.
귀찮아도 하루 딱 5분… '이것' 했을 때 치매 위험 41% 낮았다
/뉴스1
하루 5분 이상의 운동이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발병률이 무려 41%나 감소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은 50세 이상 영국인 8만9667명의 운동 습관과 건강·의료 정보를 평균 4.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1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미국의학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Directors Association) 최신 호에 발표했다.
대상자들의 성별 비율은 여성이 56%였고 중위연령(나이순 나열 시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은 63세다.
연구 결과 주당 35분, 즉 하루 5분간 중증도에서 고강도 사이의 신체 활동을 한 사람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41% 감소했다.
운동 시간이 주당 36~70분인 경우는 60% 감소했다.
이보다 더 많은 71~140분은 63%, 140분 이상은 69%의 감소 효과를 보였다.
연구에서 정의한 중등도~고강도 신체 활동에는 △빠르게 걷기 △춤추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과 같은 활발한 움직임이 포함된다.
기본적으로 심박수를
올리고 호흡을 약간 더 빠르게 만드는 활동으로 운동 중 대화가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연구팀은 “신체 활동은 뇌로 향하는 혈류 개선, 염증 감소, 새로운 뇌세포 성장 촉진 등으로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며 “운동을 조금이라도
하면 치매를 비롯해 치유 방법이 없는 노인성 뇌 질환 발병 위험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 예방을 위한 운동의 중요성은 그동안 여러 연구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앞서 콜롬비아 로스안데스대학 연구팀은 1만여 명(평균 연령 51세)의
운동 패턴과 인지 기능 저하 간 관계를 16년간 추적한 결과, 주말마다 한두 번씩 하는 강도 높은 운동이 규칙적으로 자주 운동하는 것만큼이나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콜롬비아 연구팀은 “중년기 최소 매주 한두 번의 운동이 치매 위험을 13% 낮춘다”며 “운동은 신경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돕는 ‘뇌 유래 신경
영양 인자 농도’와 뇌가 외부 자극에 적응하는 능력인 ‘뇌 가소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치매 유전 요인 있어도… 이곳 건강 챙기니 위험 '뚝'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이라도 심폐 건강이 좋으면 인지 능력이 장기적으로 향상되고 치매 위험 역시 대폭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각)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의대 웨일리 쉬 교수팀은 39세부터 70세
사이 영국인 6만1214명의 심폐 건강과 인지 기능 및 치매 위험을 12년간 추적 관찰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이날 밝혔다.
심폐 기능은 순환계와 호흡계가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는 능력이다.
나이가 들면서 골격근이 손실돼 점차 감소한다.
20~30대에는 10년에 약 3~6%씩
줄지만, 70대에 이르면 10년에 20% 이상씩 빠르게 줄어든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심폐 기능을 검사해 상·중·하 그룹으로 나눴다.
이어 신경 심리 검사로 인지 기능을 측정하고 알츠하이머병 다
전성 위험 점수를 매겨 치매에 대한 유전 인자도 검사했다.
관찰 기간에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553명(0.9%)이었다.
분석 결과 심폐 건강이 좋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 기능이 높고 치매 위험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폐 건강 상위 그룹은 하위 그룹보다
모든 치매 발생률이 40% 낮았으며 치매 발병 시기도 1.48년 늦었다.
치매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 역시 상위 그룹에 속할 때 치매 위험이 35%까지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심폐 건강이 인지 능력 향상 및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 있음을 보여준다”며 “알츠하이머병 유전적 소인이 큰 사람에게도 심폐 건강을
높이는 게 예방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인과 관계를 규명할 수 없고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들이 일반 인구보다 건강한 경우가 많아 치매 발생 사례 수가
과소평가 됐을 수 있는 등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치매 더 잘 걸리는 직업 따로 있다? 305가지 비교해 봤더니
직업에 따라 치매 발병 위험이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핵심은 업무수행 방식인데, 두뇌를 더 많이 사용해 정신적 자극을 가하는 일을 한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노년의 기억력과 뇌 기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각)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오슬로대학병원 연구팀은 업무와 두뇌 사용의 상관관계를 조사해 얻은 결과를 전날 미국 신경학회(AAN)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뇌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사고력과 기억력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다.
연구는 305가지 직업에 종사하는
성인 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신적 부담이 가장 적은 직업부터 가장 큰 직업까지 분류한 뒤 치매 및 인지장애 위험을 살폈다.
정신적 부담이 적다는 것은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한다’는 의미로 규정했다.
그 결과 정신적 부담이 가장 적은
직업군 사람들은 부담이 가장 큰 직업군 사람들 대비, 70세 이후 치매 위험이 3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를 가질 위험도 66%나 높았다.
경도인지장애 진단 비율을 봤을 때도 정신적 부담이 가장 적은 직업군은 42%, 부담이 큰 사람들은 27%였다.
직업별 치매 발생률은 교사와 교수가
가장 낮았다.
정보를 분석하고 타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석하는 일을 하는, 즉 정신적 부담이 비교적 큰 직업이었다.
반면 도로공사·청소·건물관리에 종사하는 사람과 우편집배원 등의 치매 발생률은 높았다.
반복적인 수작업이 필요해 정신적 부담이 적은 직업군이다.
연구 주 저자인 트라인 홀트 에드윈 박사는 “이 연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일하러 가서 두뇌를 사용하고 두뇌를 사용해 새로운
걸 배우는 행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결과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며 인지적 요
치매 일으키는 뇌 세포 노화, 되돌리는 기술 나와 "인지 기능 개선"
뇌 속의 노화된 미세아교세포(뇌
에서 신경 퇴행 반응을 일으키는 다양한 독성 물질을 제거하고 신경 뉴런을 보호하는 세포)를 젊게 되돌려 뇌의 인지기능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경희대학교 김동운
교수 연구팀과 충남대학교 뇌과학연구소 신효정 박사가 공동연구를 통해 뇌세포의 80%를 차지하는 교세포 중 미세아교세포를 역노화 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향후 치매 치료법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치매는 뇌에 독성을 띠는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과도하게 축적되고 그로 인해 뉴런 사이를 연결하는 시냅스가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질병으로 알려져있다.
감각 기관이 받아들인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 간의 연결이 끊기면서 인지력이 저하되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뇌 속 미세아교세포가 노화되면서 플라크를 먹어 치우는 탐식 기능이 저하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뇌 속 미아교세포의 노화가 신경염증 및 뇌인지 기능 장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나노입자가 미세아교세포에
높은 효율로 섭취된다는 점에 착안, 이를 통해 미세아교세포에 표적 유전체를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노화된 미세아교세포에 세포주기억제 인자를 탑재한 나노입자를 전달해 미세아교세포를 역노화시키는 방안이다.
이 나노입자를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나노입자가 전달한 표적 유전체가 세포노화유도인자를 억제함으로써 늙은 미세아교세포가 역노화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를 통해 미세아교세포의 탐식 기능이 향상됐고,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감소함으로써 인지 기능 향상으로 이어졌다.
김동운 교수는 “뇌 내 미세아교세포로
약물 또는 유전체 전달 조절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이를 확장해 혈관뇌장벽 통과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초음파활용 약물전달기술, 또는 나노입자 특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신경퇴화(Molecular Neurodegeneration)에 지난달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