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데이터 학습한 AI, 인간 마음도 읽어냈다

사람의 행동을 잘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BR>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람의 행동을 잘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인간의 행동 심리를 잘 읽어내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기존 인지 모델보다 인간의 행동을 잘 예측해냈다.
사람의 심리를 읽어내는 AI는 심리 상담 서비스, 마케팅 타깃 설정 등 다양한 분야에활용될 수 있다.

마르셀 빈츠 독일 헬름홀츠 인간중심AI연구소 연구원 연구팀은 기존 거대 언어 모델(LLM)을 이용해 인간 행동을 예측할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연구 결과를 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메타가 개발한 LLM 모델인 ‘라마(Llama)’에 심리학 실험 160건에서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적용해 인간 행동을 예측하는 AI 모델인 ‘센토(Centaur)’를 개발했다.

대부분의 AI 모델과 인지 이론은 단일 작업에만 적용 가능하다.
가령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전략 게임인 바둑만 둘 수 있고 행동경제학 이론인 ‘전망 이론’은 사람이 잠재적 손실과 이득 중 무엇을 선택할지만 예측할 수 있다.

센토는 겜블링, 기억 게임,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작업에서 인간이 어떤 행동을 선택할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연구팀이 센토가 학습한 데이터 세트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의 행동을 센토에게 예측하도록 했다.
그 결과 센토는기존 모델 대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32개 과제 중 1개를 제외한 모든 과제에서 센토는 라마 및 14개의 인지·통계 모델을 능가하는 결과를 냈다.

지오수에 바조 노르웨이과학기술대 언어·문학과 교수는 네이처를 통해 “인지 과학 분야에서 이론을 구축하는 건 매우 어렵다”며 “기계의 도움을 통해 앞으로 무엇을 얻게 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센토의 광범위한 기능과 성능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연구자들은 LLM이 전적으로 텍스트에 의존하기 때문에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센토는특정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선택할지 예측할 수 있지만 선택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예측할 수 없다.

연구팀은 “센토에 적용된 데이터는 대부분 서구권 데이터로 다양한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높은 정확도의 예측 결과를 내기 어렵다”며 “지금의 센토는 ‘최악의 버전’으로 앞으로 점점 성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동구매가 자존감을 높여주진 않는다

충동구매를 나타내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충동구매를 나타내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간단하게 말해서 ‘자신이 그럭저럭 가치 있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자존감이나 자기가치감이라고 부른다.

어디까지나 '내가' 나에 대해서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조건이 훌륭하다고 해서 반드시 자기가치감이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별로 내세울 만한 것도 없지만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고 저녁 노을의 아름다움이나 한 여름 수박의 달달함을 알기 때문에 나름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객관적으로 과시할 만한 것이 있어야 하거나 주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시선이 있어야만 자신에 만족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처럼 사람마다 자존감을 채우는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고 부작용이 적은(양질의 인간관계, 소소한 행복 등) 자재로 자존감을 느끼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좋은 차나 비싼 물건으로 자신을 꾸미고 어느 정도 과시할 수 있어야 불안하지 않고 만족감을 느낀다.

물론 '늘 새롭고 특별한 무언가를 소유해야만 뒤처지지 않고 행복할 수 있다'는 광고들을 통해 만들어진 불안과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제로 주입되는 세상에서 소비를 통해 자기가치감을 채우려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때로는 불안을 잠시 해소해주긴 해도 오히려 불안을 증폭시키고 자기혐오를 깊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로라 박(Lora Park) 버팔로대 심리학자 등의 연구에 따르면 이렇게 자신의 재정 상태를 통해 자기가치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과소비나 충동구매를 많이 하면서도 동시에 돈을 아끼거나 저축하려는 마음도 크기 때문에 매번 돈을 쓸 때마다 불안감과 죄책감, 후회도 함께 쌓인다고 한다.

마음이 불안하고 자신을 작게 느낄수록 '지르고' 싶은 욕구가 커지고 충동구매를 하게 되지만 그 만족감은 짧고 이후에는 더 큰 불안과 후회, 자기혐오가 뒤따를 수 있다.

특히 요즘에는 ‘소비가 곧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크고 작은 소비 외에 ‘셀프 케어’를 하는 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아 더욱 과소비와 자기혐오의 굴레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꽤 자주 아무 생각 없이 특히 SNS 등을 통해 손끝까지 파고드는 광고들을 보면 갑자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고, 이것저것을 사서 그 부족함을 메우려 하는 마음에 사로잡히곤 한다.
물론 그때는 정말 필요해서 사는 거라는 믿음이 잠시 들지만, 결제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후회가 밀려온다.
그런데도 이런 행동을 끊지 못하고 있다.

요즘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아주 간편한 행위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되고 있다.
그 손쉬움 때문에 더 중독성이 강한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여러 가지 노력을 하지 않고(예: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것), 손가락만 까딱하면 (잠깐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으니 충분히 빠져들 만도 하다.

하지만 이후에는 더 깊은 후회와 비참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금은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나이 들면 잠 준다? "수면 시간 늘고 수면 질은 떨어져"

노인들에게 수면장애는 흔히 발생하는 문제로 알려졌다.<BR>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노인들에게 수면장애는 흔히 발생하는 문제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노년기 수면장애는 치매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등 건강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수면 전 흡연·음주를 피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최윤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노인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9시간으로 성인 평균인 7시간~7시간 30분과 비교하면 오히려 길다"고 말했다.
노인의 낮잠 시간이 평균 1시간 20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밤 수면시간은 비슷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수면장애는 노인들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국내 65~84세 노인 중 57.7%가 불면 증세를 보였다는 결과가 있다.
최 교수는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이라는 긴 시간잠을 자며 몸과 정신의 피로·스트레스를 회복하고 생체리듬을 유지한다"며 "잠을 제대로 못 자면 활력과 면역기능이 저하되며 만성질환 위험도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노년기 수면장애, '치매'와 연관

수면장애는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시간을 자도 낮 동안 졸려 하는 등 리듬이 흐트러져 어려움을 겪는 것을 포함한 넓은 개념이다.

수면장애를 평가하는 데 수면 시간보다 중요한 건 수면의 질이다.
최 교수는 "3~4시간만 자더라도 숙면을 취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병이 아니다"라며 "8~9시간을 자는데도 개운하지 않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수면장애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년기 수면장애 중 가장 흔한 건 불면증과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다.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잠이 들고 나서도 자주 깨는 등 수면 부족 상태가 나타나는 증상이다.
낮 시간에 피로감, 졸음 등을 겪는다.
또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는생체리듬을 관장하는 뇌신경 기능이 감소하며 일주기 리듬이 앞당겨지는 것이다.
오후 7~9시 사이에 일찍 잠들고 오전 3~5시 사이에 깨는 것을 의미한다.

최 교수는 "숙면을 돕는 물질인 멜라토닌은 해가 진 후부터 생성돼 새벽 2~4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며 "노인은 일주기 리듬이 달라지고 멜라토닌 분비도 원활하지 못해 점점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했는데도 낮에 과도하게 졸린 과다수면증이나 이길 수 없는 졸음으로 갑자기 잠에 드는 기면증도 수면장애다.
코골이가 있는 사람 중 75%가 겪는 수면무호흡증이 심해도 잠에서 자주 깨고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

다리 특정 부위가 지속적으로 불편해 잠들기 힘든 하지불안증후군과 꿈을 꾸는 수면 단계인 렘수면에서 꿈과 관련된 과도한 움직임과 이상행동 등을 보이는 렘수면행동장애도 수면장애를 일으킨다.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활동이 적어 밤에 수면장애가 일어날 확률도 높다.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 요인이나 호흡기질환, 식도염, 요실금 등 다양한 질환이 수면장애의 원인이다.
노인은 약물 복용이 많아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최 교수는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면역력이 약화되고 결과적으로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년기 수면장애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치매와의 연관성 때문"이라며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표적인 치매 원인 질환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49%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 낮잠과 카페인 섭취 '최소화'해야

불면증을 예방하려면 수면을 방해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커피나 홍차 등에 많이 있는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늦은 오후 이후로는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기 전에 흡연·음주도 피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것 같지만 중간에 잠이 자주 깨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
복용 중인 약이 수면과 관련 있다면 가능한 경우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수면제를 먹으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

낮에 햇볕을 쬐면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동작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도 숙면에 좋다.
낮잠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좋다.
최 교수는 "건강한 장수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운동과 더불어 충분하고 바르게 자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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