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 경위 : 경북 안동시 예안향교내에 있는 무궁화나무로 약 100년 정도의 수령으로 추정된다.
2012년 현재 노령으로 고사했다.
- 품종 특성 : 백색 꽃잎에 약간 분홍색 무늬가 나타나는 백단심계 홑꽃으로 꽃 직경은 작은 편이나 활짝 피며 꽃잎 사이가 벌어지고 꽃잎의 가장자리가 뒤로 말리는 경향이 있다.
잎은 작고 두터우며 생육형이 극왜성인 것이 특징이다.
애기무궁화
나라마다 상징하는 꽃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화는 무궁화다.
하지만 관련 법률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본격적으로 무궁화가 국화로 거론되기 시작한 시기는 구한말 개화기로 알려졌다.
갑오개혁(갑오경장) 이후 선각자들은 민족의 자존을 높이고 열강과 대등한 위치를 갖고자 국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애국가의 후렴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라는 구절이 들어가게 되고 무궁화가 나라꽃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무궁화는 꽃봉오리가 한번에 만개하지 않고 차례차례 피고 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꽃이 한결같고 항상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네라는 노랫말에도 있듯이 7월부터 100여일을 계속 피어나면서
무궁화라 불리게 되었다.
이렇게 무궁화는 끈질긴 생명력과 저항정신을 담아 일제강점기부터 민족의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의 무궁화는 200여종으로 집계된다.
사진 속 ‘안동무궁화’는 일명 ‘애기무궁화’로도 일컫는데 안동의 선각자와 유림들이 나라 잃은 슬픔과 독립의 의지를 새기기 위해 심은 것이라고 한다.
이동봉·이용호·김동택·신응한이
1919년 3·1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만세를 부른 뒤 안동 예안향교 명륜당 앞에 애국심의 상징으로 이 꽃을 심은 것이 처음이었다.
1991년, 100년가량 되는 특이한 무궁화가 있다고 해서 외부에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심었던 안동무궁화는 경상북도가 2004년 보호수로 지정했지만 관계기관의 무관심으로 2010년 6월 말라 죽었고, 당시 예안향교 전교였던 박원갑 전 경북도 전교협의회장이 시들어가는 나무의 가지를 잘라 삽목(꺾꽂이)하는 데 성공해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안동/이정용 선임기자lee312@hani.co.kr
'밤에도 꽃피는 무궁화'…사라질뻔한 안동무궁화 살린 '할배'
1919년 3·1운동 때 애국심으로 심은경북 안동 예안 향교의 안동 무궁화
밤에 핀 안동 무궁화 꽃을 보고 있으면 어찌나 청초하고 경이로운지 한참을 지켜보곤 했습니다.
한때 예안향교를 관리하는 전교였던 박원갑(82)씨의 얘기다.>
박씨는 3·1운동 당시 애국지사들이 심은 안동 무궁화를 오늘날까지 살아남도록 한 장본인이다.
21일 오후 안동시 화성동 경북향교재단 사무실에서 박씨를 만나 안동 무궁화를 살려낸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동 무궁화는 아침에 꽃이 피고 저녁에 지는 일반 무궁화와 달리 한 번에 36시간씩 꽃을 피우는 우리나라 재래종이다.
그래서 밤에도 청초한 꽃을 볼 수 있다.
잘 자라던 이 무궁화는 2010년 말 말라 죽을 위기에 처했다.
박씨는 무궁화가 최대 100년 정도 산다는 점을 고려해 무궁화 보전 방안을 고민하던 차에 안동 무궁화의 가지와 잎이 노랗게 변하기 시작했다고 기억했다.
삽목한 무궁화는 의외로 잘 자랐다.
박씨는 삽목에 성공한 무궁화 대부분을 분양하고 두 그루만 원래 안동 무궁화가 있던 예안향교 명륜당 뜰에 심었다.
이 무궁화는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권오진(87) 현 예안향교 전교는 2세 무궁화가 잘 자라 3년 전부터 꽃을 피우고 있다고 자랑했다.
안동시 임동·임하면 일대에 임하댐 건설로 길안면 용계리에 있는 은행나무(천연기념물 175호)가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1991년 서울대 임경빈·이영로 교수와 문화재청 관계자가 현장을 찾았다.
그리고는 은행나무를 뭍으로 옮겨심었다.
교수들은 당시 안동 무궁화로 불리는 특별한 나무가 있다는 제보에 따라 예안향교도 찾았다.
두 교수는 예안향교에서 안동 무궁화를 발견한 뒤 자신들의 이름을 딴 ‘이영로·임경빈 무궁화’로 학명을 등록했다.
꽃의 크기가 작다는 뜻에서 별칭은 ‘애기 무궁화’로 지었다.
광복절 기획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꽃으로 독립운동을 한 유일한 나라, 우리의 무궁화는 안녕한가요?
광복절 기획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꽃말은 ‘일편단심’.
여름부터 가을까지 무려 3개월 동안 매일 새롭게 피고 지는 꽃.
늘 우리 곁에 있지만 관심 두는 사람은 많지 않은 바로 그 꽃, 무궁화.
무궁화는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한 애국 운동의 상징이 되어
위기의
순간마다 우리 민족과 운명을 함께 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무궁화는 어떠한가?
아이들은 보고도 이름을 알아채지 못하고
어른들은 나라꽃이라는 부담감에 꽃으로서의 아름다움은 미처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우리 마음속의 무궁화는 다시 피어날 수 있을까?
■ 오래 볼수록 이쁘고, 가까이 볼수록 아름다운 꽃, 무궁화
나라꽃이니까 무조건 사라고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강요하는 디자인이 아니라 정말 이뻐서 갖고 싶어지는 그런 무궁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무궁화는 무조건 예뻐야 합니다.
<무궁화 디자이너 김다희씨>
작은 꽃집의 사장 김다희 씨. 그녀는 직접 그린 무궁화 그림을 활용해 원피스, 에코백 등을 만드는 무궁화 전문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나라꽃이니까 무조건 좋아해야 해’라는 부담감보다 그저 예뻐서 갖고 싶은 꽃이 무궁화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무궁화 꽃이 그려진 소품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는 김다희 씨. 그녀의 디자인은 ‘무궁화는 이쁘다!’ 라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한다.
■ 이처럼 아름다운 꽃을 본 적이 없어요!
영국 런던에서도 2시간 넘게 차를 타고 달려야 도착하는 시골 마을. 그곳에도 무궁화에 푹 빠진 할아버지가 산다.
40여 년을 무궁화 육종에 매달려온 로드릭 우즈 박사. 40여 년
전 프랑스 휴가지에서 본 무궁화에 반해서 무궁화를 기르기 시작했다가 ‘왜 더 이쁜 무궁화가 없을까’ 라는 생각으로 직접 무궁화 육종에 나섰다는 우즈 박사. 그는 지금까지 무려 21,000여 종의 무궁화 품종을 개발했다.
새로운 무궁화가 필 때마다 행복하다는 로드릭 우즈 씨는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푸른색 계열의 무궁화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무궁화는 내 인생이다’ 라는 영국 할아버지의 못 말리는 무궁화 사랑을 만나 본다.
여러분이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정했다면, 사랑해야 합니다!
정성껏 보살피고 아껴줄 때 비로소 여러분의 꽃이 될 겁니다.
■ 매일 새롭게 피고 지는 무궁화(無窮花)는 불굴(不屈)의 상징
서울 한복판의 오래된 교회. 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석교감리교회 앞마당에는 70살 넘은 무궁화 나무가 있다.
이 나무를 지키고
돌보는 이는 80대의 老신도들. 초등학교 때부터 나무를 지켜봤다는 이들에게 무궁화는 인생의 고락을 함께한 가족이다.
하지만 이들이 나무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게 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 나무가 바로 독립운동가 남궁억 선생의 손길에서 전해지고 길러진 ‘독립의 나무’라는 감격스러운 추정이다.
조선 민족을 대표하는 국화인 무궁화를 재배하여 널리 보급시켜 놓으면
우리의 민족적 감정이 달라질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소?
한서 남궁억 선생은 일제강점기 황성신문 사장, 배화학당 교사 등을 역임한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로 말년에는 무궁화로 독립운동을 펼쳤다.
무궁화를 길러 보급했다는 이유로 모진 옥고를 치렀고, 출감 후 그 후유증으로 숨졌다.
당시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남궁억 선생은 무궁화를 기르고 보급하여 조선 민족의 정신을 고취할 것이다‘라는 뜻을 꺾지 않았다.
매일 새롭게 피고 지고 또 다시 피는 ‘무궁(無窮)’의 특징을 민족의식과
연결지어 독립의 의지를
일깨우고자 했던 것이다.
■ 꽃으로 독립운동을 한 유일한 나라, 우리의 무궁화는 안녕한가요?
전 세계에서 무궁화가 예쁘다고 키우는데, 무궁화를 국화로 삼은 우리나라만 무궁화가 안 예쁘다고 합니다.
다들 무궁화를 심어만 놓고 내팽개치고 방치합니다.
무궁화는 지금 학대받고 있어요.
일명 ‘무궁화 변호사’로 불리는 조민제 변호사. 그는 꽃나무니까 무궁화도 꽃으로 돌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언제부턴가 무궁화는 아무렇게나 방치해도 잘 자라는 나무로 오해받게 된 것이 안타까웠던 그는 살고 있는 아파트 공터에 사비를 들여 무궁화 100그루를 심었다.
그가 정성으로 가꾼 무궁화 꽃의 아름다움은 주민들을 매료시켰고 자그마했던 무궁화꽃밭은 이제 아파트 주민들이 함께 돌보는 무궁화 꽃동산이 됐다.
주민들은
애국심으로 무궁화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무궁화를 좋아하다 보니 애국심도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 그런데 우리는 왜, 무궁화를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사람들이 흔히들 좋아하는 종류의 꽃들과 무궁화를 같이 놓고 사람들에 물었다.
어느 꽃이 예쁜가요?
대부분은 눈에 익숙한 장미, 튤립 등이 예쁘다고 했고,
무궁화가 예쁘다고 답한 이들은 현저히 적은 수였다.
연령이 낮아질수록 무궁화에 대한 선호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심지어 유치원을 다니는 어린아이들은 무궁화라는 꽃을 아예 모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무궁화는 미학적인 매력이 떨어지는 꽃인가? 우리의 전통 무궁화를 연구하고 지켜내는 국립산림과학원의 무궁화 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신품종 무궁화를 비롯해 약 250종의 국산 무궁화들을 키우고 있다.
여름이면 드넓은 무궁화 정원으로 변신하는 무궁화 연구소.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자태를 뽐내는 다양한 무궁화가 세상에
나왔음에도 ‘나라꽃’이라는 무게감으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 우리에겐 무엇이 필요할까?
■ 군자처럼 키우면 군자가 되고 천하게 키우면 천하게 된다
2023년 대한민국에도 무궁화 사랑에 앞장서는 사람들이 있다.
‘무궁화 사랑 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시민 정원사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지만 이들은 전국의 방치된 무궁화들을 찾아다니며
정성껏 가꾸고 돌본다.
죽은 무궁화도 살려낸다는 이들이 이번에 찾아간 나무는 일명 ‘전만배 무궁화’. 평범한 농부였던 故전만배 씨가 사방으로 아름답게 뻗어가는 독특한 수형으로 가꿔 무궁화 사진 대회에서 수상을 하는 등 이름을 날렸던 나무다.
하지만 전만배 씨 타계 후 후손들이 돌보는 데에 애를 먹고 있다는 얘길 듣고 봉사단이 도움을 주러 나선 것. 군자처럼 키우면 군자처럼 자라고, 천하게 키우면 천해지고 만다는 이들의 철학에서 무궁화를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이밖에도 세계에서 유일한 자연 난쟁이 무궁화인 안동 애기무궁화를 대대로 지켜온 김준한 어르신, 무궁화로 꽃차를 만드는 꽃차 소믈리에 권은옥 씨, 무궁화 꽃다발에 푹 빠진 플로리스트 한수정 씨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무궁화를 사랑하고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라꽃 무궁화의 미래를 다시 생각해본다.
독립운동의 꽃 ‘안동무궁화’
백소애 시민기자
안동댐 월영교 옆에 자리한 월영공원에는 안동 3·1운동 기념비가 있다.
안동지역에서 펼쳐진 3·1독립선언과 만세운동을 기리기 위해 광복 40주년인 1985년 8월 15일 세운 기념비다.
안동 3·1운동은 1919년 안동·예안·도산·임하·풍산장터 등에서 열렸는데 3차 시위에는 안동군민 대부분이 참가할 정도로
안동사람의 나라사랑은
특별했다.
그 기념비 옆에는 특별한 꽃이 심겨 있다.
바로 ‘안동무궁화’다.
일제강점기에 유림 선비들이 나라의 독립을 염원하며 예안향교에 심었던 희귀 재래종 무궁화의 후계목으로, 1999년 한국 무궁화 품종 명명위원회에서 ‘안동’으로 명명해 ‘안동무궁화’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안동무궁화’는 앙증맞고 신비로운 자태로
인해 ‘애기무궁화’로도 불리며 예안향교에서 그 뿌리가 시작된 터라 ‘예안향교무궁화’로도 불린다.
안동무궁화는 일반 무궁화에 비해 병충해에 강하고 꽃은 작지만 선명한 단심과 단아한 자태로 선비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꽃이다.
보통 무궁화의 크기가 7.5<E7AF> 정도인데 안동무궁화는 500원 동전 크기 정도다.
또 새벽에
피어나 해가 지면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보통의 무궁화와 달리 안동무궁화는 밤낮으로 4~5일 동안 꽃을 피우는 게 특징이라 한다.
독립운동의 혼이 깃든 나라꽃 ‘안동무궁화’를 보존·보급하고자, 3·1운동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3월 1일 순수 민간운동단체인 안동무궁화보존회(회장 민홍기)가 창립됐다.
안동무궁화보존회는
지난 5년간 맥이 끊길 위기의 안동무궁화의 품종 복원 및 보존을 위해 힘써왔고 안동 3·1운동 기념비 외에도 육사 시비가 있는 안동민속박물관 야외에 안동무궁화 동산을 조성하기도 했다.
또 지난 7월 28일에는 ‘독립정신의 표상, 안동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주제로 ‘2022 안동무궁화 축전’을 열어 안동무궁화의 위상과 정신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100일 이상 피는 '무궁화' 비밀 밝혀
- 기자명박은희 기자
생명연 등 공동연구팀, 이상 저온으로 배수체화 반복 결과
무궁화, 목화, 카카오, 애기장대, 및 Amborella 유전체에서의 Orthologous 유전자 탐색. 5개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16만9570개의 유전자가 9076개의 유전자 그룹으로 나뉘었다.
<자료=생명연 제공>국내 연구팀이 처음으로 무궁화의 유전체 해독을 통해 100일 이상 지속적으로 개화하는 이유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무궁화의 유전체·전사체 8만7603개를 분석해 무궁화가
배수체임을 밝혔다.
배수체는 유전체가 2배, 3배 이상 증가하는 현상으로, 고유한 염색체의 숫자가 배로 증가한다.
그동안 무궁화에 대해서는 염색체 함량을 관찰해 배수체 수를 간접적으로 추정했지만 정확한 측정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무궁화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무궁화는 아욱과에 속하는 식물이며, 같은 아욱과에 속하는 카카오와는 3000만년 전에 목화와는 2200만년 전에 종분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배수체화와 이배체와 현상에 의해 개화와 관련된 유전자가 무궁화 유전체에서 다른 식물체에 비해 많이 증가했으며, 이런 유전자의 증가에 의해 무궁화가 지속적으로 개화하는 표현형질을 진화적으로 획득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목본 식물에서 유전체 분석을 이용해 배수체화 현상과 표현형질과의 분석을 진행한 첫 번째 논문"이며 "무궁화의 대표적인 표현형질인 개화 형질에 대한 메커니즘을 분석 한 첫 논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생명연 주요사업과 농촌진흥청의 차세대 바이오그린 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DNA Research' 지난 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