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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디깅 ┃ 집값, 오른 걸까 내린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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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째 부동산 뉴스를 보면, 엇갈리는 두 가지 메시지가 넘쳐났어요. 한쪽에선 ‘서울 아파트값 급락’이라는 제목이 쏟아지는데, 다른 쪽에선 ‘집값 오름폭이 더 커졌다’는 소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죠. 도대체 서울 집값은 하락했을까요, 아니면 올랐을까요? 지금 이런 부동산 현상을 짚어봐야 하는 건 지난 주말을 끝으로 정부의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났기 때문이에요. 정부가 지난해 10월 15일에 발표한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 이어서 올해 선택한 집값 안정화 카드였는데요. 큰 변화를 택한 정부의 전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평가해 볼 필요가 있어요. 어떤 변화가 있었더라? 작년 10월부터 국내 주택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잠깐 짚어 볼게요. 일단 10·15 부동산 대책으로 불리는 정부 규제를 빼놓을 수 없어요.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을 부동산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고, 이 지역에서 아파트를 사고팔 땐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도록 했어요. 이른바 ‘토허제’로 불리는 토지거래허가제를 동원한 건데, 서울 전체가 허가구역으로 묶인 건 역사상 처음일 정도로 강력한 규제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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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규제로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 주택 구매 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었어요. 고가 주택일수록 대출 한도는 더 줄었죠. 정부는 실거주 목적의 계약만 허가함으로써 ¹갭투자로 불리는 주택 구매 방식도 활용할 수 없게 했어요. 대출 한도를 줄이고, 전세 보증금을 활용한 매매도 막아서 ‘주택 수요’를 강하게 억제한 거예요. |
¹갭투자 : 주택을 구매하되 직접 들어가 살지 않고 전세 세입자를 받는 투자 방법.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gap)만으로 집을 사는 것. |
올해 들어 공급 쪽을 건드린 것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였어요. 양도소득세(양도세)는 특정 재산을 사고팔아 얻은 차익에 매기는 세금인데,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에겐 무주택자나 1주택자보다 훨씬 높은 세율을 부과해요. 이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라고 불러요. 하지만 다주택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매기는 중과 원칙은 지난 2022년 5월 9일부터 쭉 적용되지 않았어요. 다주택자에게 한시적인 양도세 감면 혜택을 줘서 집을 팔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규제 적용을 유예했기 때문이에요. 1년 단위로 계속 안장돼 올해 5월 9월까지 유예가 계속됐죠. 정부는 ‘한시적’이라고 했던 기간이 자꾸 연장되면서, 효과를 잃었다고 판단했어요. ‘내년에도 또 연장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거예요. 오히려 유예 기간을 끝내야 ‘이번엔 진짜 끝나는구나’ 하며 집을 내놓을 사람이 많다고 본 거죠. 일시적이지만, 매매 시장에서 주택 공급을 늘릴 방법일 수 있어요. 그래서, 오른 거야 내린 거야? 결론적으로 서울 집값은 올랐어요. 사실 수치로 보면 단기간에 꽤 많이 올랐고요. KB부동산이 지난달 13일 기준으로 집계한 ‘4월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5억 6363만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900만원 이상 올랐어요. 10·15 대책 직전인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1억 3000만원 가까이 상승한 수치예요. 작년 초에 비해서는 2억 9000만원 가까이 오른 수치여서 집값 상승세가 무섭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이 상승세는 2024년 3월 이후 25개월 연속으로 이어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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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B부동산 |
그렇다면, 집값이 하락했다는 뉴스는 거짓말이었을까요? 그건 아니에요. 집값이 확실히 하락세를 보였던 곳도 있거든요. 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 단지의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실제로 일어났어요. 다주택자들이 곧 끝나는 양도세 혜택을 보려고 경쟁적으로 집을 내놓은 효과가 있었던 거예요.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는 5월 9일이 다가오면서 점점 하락세는 약해졌지만요. 고가 주택들의 가격 하락이 일어났던 건 ‘양도세 중과 유예’의 특성 때문이에요. 집값이 많이 올랐을수록, 집값이 비쌀수록 양도세 중과 유예로 아낄 수 있는 세금은 많아져요. 딱히 집값이 비싸지 않은 지역에선 급하게 집을 팔아봐야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별로 없고요. 실제로 서울 자치구 중에 4월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하락한 곳은 강남구뿐이었어요. 멈추지 않는 상승세 이재명 대통령이 “집을 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며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선언했던 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집을 파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서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었어요. 새로운 규제로 기존 전세 세입자의 계약이 일정 기간 이상 남은 경우엔 아예 집을 팔 수 없었고, 대출 한도가 줄어서 다른 집으로 이사하기도 힘들어졌으니까요. 매물 감소는 집값 상승을 이끌었고, 정부는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집을 매물로 끌어내기 위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략을 썼던 거예요. 이런 전략의 효과로 고가 주택이 많은 서울 강남권과 한강 인근 지역에서는 매물이 확 늘어나고, 실제로 가격이 하락이 일어나기도 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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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서울에서 비교적 아파트가 저렴한 지역에서 상승세가 가팔라졌다는 거예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았던 지역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끌었어요. 집값이 저렴해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과 크게 상관이 없는 데다, 저렴한 집을 찾는 청년층 수요는 여전했기 때문이에요. 토지거래허가제로 ‘갭투자’가 어려워져 전세 매물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주택 구매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많이 나와요. 실제 지난달 ‘전세수급지수’는 178.1로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어요. 이 지수는 100보다 높으면 공급이, 100보다 낮으면 수요가 부족하다는 뜻이에요. 결국 지난 몇 달간 30~50억 원짜리 강남 아파트 주인들이 매도 희망 가격을 몇억 원씩 내리는 동안, 6~8억 원짜리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는 1~2억 원씩 급등하는 현상이 일어났어요. 많은 이들이 ‘급매물 증가에 서울 집값이 급락했다’는 뉴스를 실제로 체감하지 못한 이유예요. 지나간 5월 9일, 앞으로는? 정부도 토지거래허가제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같은 정책들은 임시방편에 가깝다는 점을 알고 있어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작년 12월 토허제를 ‘임시 조치’로 부르며 “오랫동안 가지고 갈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아무도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존재해요. 일단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없게 된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지 않고 버틸 것으로 보여요. 다시 규제가 완화되길 기다리거나, 가족에게 증여하는 등 세금을 아끼기 위한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커요. 매물이 줄어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매물 잠김 현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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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매물 잠김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요. 정부가 향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대책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아요. ① 보유세 인상 청와대는 보유세를 두고 “최후의 수단”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오래전부터 보유세 인상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에요. 보유세란 주택 소유자에게 정기적으로 부과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을 말해요. 이 세금은 보유만 하고 있어도 꾸준히 내야 해서, 금액이 커지면 집을 팔 사람이 늘어날 수 있어요. 보유세를 부과할 때 공시가격과 함께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공정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이 많이 거론돼요. 주택 보유세 부과의 기준 금액은 공시가격에 공정비율을 곱해 정하는데, 정부가 법 개정 없이도 60~100% 범위에서 정할 수 있거든요. 2009년 도입된 공정비율은 오랫동안 재산세엔 60%를, 종부세에 대해선 80%를 적용했어요. 문재인 정부에선 종부세에 적용되는 공정비율을 단계적으로 95%까지 올렸지만, 윤석열 정부는 60%로 다시 인하했어요. 정부는 이 수치만 올려도 보유세를 쉽게 올릴 수 있어요. ②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가 가격이 오르면 팔아서 차익을 얻으려는 이들에겐 양도세를 줄이는 게 아주 중요해요. 투자 목적으로 집을 여러 채 가진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유예를 끝낸다는 정부의 방침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이유죠. 정부 입장에선 집을 많이 가진 이들의 양도세 부담을 늘리는 방향이 주택 시장 매물을 늘리는 데 유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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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주택 보유와 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있는데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각각 연 4%씩 세금을 깎아줘요. 최대 10년(40%)씩 인정되고요. 예를 들어 10년 동안 보유한 집에 10년 살았으면, 집을 팔 때 양도세를 80% 감면받을 수 있는 거예요. 정부는 주인이 직접 거주하지 않는 ‘보유 기간’에 주는 양도세 감면 혜택을 줄일 것으로 보여요. 다주택자뿐 아니라 집을 한 채 가진 사람이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에요. 이렇게 법이 바뀌면,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장기간 보유만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매매 차익이 감소하게 돼요. ‘세금이 곧 늘어날 것’이라는 신호를 포착한 다주택자들이 새로운 규제 적용 전 빠르게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생기는 거죠. 새 규제는 효과 있을까요?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의 집값 상승은 계속되고 있어요. 정부가 준비 중인 보유세 인상 등 정책은 집을 가진 사람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어떻게 도입될지도 예측하기 힘들어요. 한국 사회는 주택 소유 열망이 비교적 크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최근 주식시장 호황에 불어난 돈이 다시 부동산으로 향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인데요. 정부가 어떤 정책들을 내놓는지, 그리고 그 정책들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에요. |
3줄 요약 |
정부가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을 여러 차례 발표했음에도, 서울 평균 집값은 최근까지 계속 상승세를 보였음. |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로 다주택자의 고가 아파트 가격은 하락했지만, 정책 영향이 적은 중저가 주택 가격이 올랐기 때문. |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며 다시 매물 잠김이 예상됨. 정부는 보유세 인상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로 대응할 것으로 보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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