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배우자란 무엇인가 - 외모보다 오래가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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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여자가 왜 당신이랑 결혼했을까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냥 그렇게 생각하게 놔두죠."
세상에는 아름다운 배우자를 자랑하는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사람들의 시선, 부러움 섞인 질투, 거리에서 마주치는 감탄의 눈빛까지. 처음 몇 년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짜릿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이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을 넘어가면서도 여전히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신기하게도 공통된 흐름이 하나 있습니다.
외모에 대한 이야기는 점점 뒤로 밀려나고, 그 자리를 다른 것이 채운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 부릅니다. 사람은 아무리 좋은 것도 시간이 지나면 당연하게 여기게 되는 성질이 있습니다. 처음 보는 순간 눈부셨던 외모도, 매일 아침 마주하다 보면 어느새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 되어버립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외모라는 즐거움이 익숙함 속에 희미해질 때, 그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부부의 앞날이 갈립니다. 어떤 이는 상대의 결점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어떤 이는 오히려 그제야 상대의 진짜 모습을 보기 시작합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아내는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외모도 아름답지만, 인격적으로는 훨씬 더 아름답습니다. 낯선 사람에게도 오랜 친구처럼 대해주고, 항상 행복해 보입니다.
수많은 부부의 사연을 모아보면, 시간이 지나도 서로를 향한 애정이 식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실직, 질병, 경제적 어려움처럼 힘든 시기를 함께 버텨낸 경험이 오히려 신뢰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둘만 있을 때 스스럼없이 장난치고 웃을 수 있는 편안함이, 겉치레보다 훨씬 오래 관계를 지탱했습니다.
상대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실수를 탓하기보다 이해하려는 태도가 반복적으로 등장했습니다.
배우자를 '소유물'이 아니라 인생을 함께 걸어가는 동료로 여기는 마음가짐이 관계의 뿌리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외모가 뛰어난 배우자를 두었지만 결국 관계가 무너진 이야기들도 함께 발견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사연 속에서 반복되는 단어는 '당연함'이었습니다. 상대의 아름다움을 자신이 누릴 권리처럼 여기고, 정작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소홀히 했을 때, 관계는 조용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결국 외모는 관계를 시작하게 만드는 힘은 될 수 있어도, 관계를 지속시키는 힘은 되지 못했습니다. 지속시키는 힘은 언제나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은퇴 이후의 삶에서는 배우자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늘어납니다. 직장 동료, 바쁜 일상, 사회적 역할이 하나둘 줄어들수록, 결국 곁에 남는 사람은 배우자입니다. 여러 노년기 연구에서도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우울감이 낮고 신체 건강도 더 좋게 유지되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기의 부부 관계를 돌아보는 일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남은 삶의 질을 결정짓는 실질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배우자란, 처음 보았을 때 눈부셨던 사람이 아니라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곁에 두고 싶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