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조건이 아닙니다

행복은 조건이 아닙니다
인생 이야기

행복은 조건이 아닙니다

— 우리가 오래 잊고 살았던 것에 대하여

"이것만 이루면 행복해질 거야."

젊은 시절엔 그렇게 믿었습니다. 자식들 잘 키워놓으면, 집 한 채 장만하면, 정년까지 무사히 마치면 — 그때는 정말 마음 편히 웃을 수 있을 거라고요. 그런데 돌아보면 어떻습니까. 자식들 다 키워놓고 나니 이번엔 손주 걱정이 생기고, 집 장만하고 나니 대출 걱정이 생기고, 정년을 마치고 나니 이번엔 건강 걱정이 자리를 대신 차지합니다.

행복이라는 목적지는 늘 한 발짝 앞에서 도망 다니는 듯했습니다.

조건부 행복이라는 덫

우리 세대는 유독 "참고 견디면 나중에 좋아진다"는 말을 믿고 살아왔습니다. 전쟁을 겪은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버티는 법을 먼저 배웠고, 가정을 이루고 나서는 자식을 위해 나를 뒤로 미루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 인내심은 분명 귀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우리는 한 가지를 놓쳤습니다. 행복을 늘 "다음에"로 미뤄두는 습관 말입니다.

"지금은 참고, 나중에 웃자."

그 나중이 오면 또 다른 나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손주가 크면, 몸이 조금 더 좋아지면, 이 걱정거리가 정리되면... 조건은 끝없이 늘어났고, 행복은 늘 그 조건들 너머 어딘가에 있었습니다.

손주를 보며 다시 배우는 것

요즘 손주 재롱을 보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아이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웃습니다. 창밖에 비가 오는 것도 신기하고, 강아지가 지나가는 것도 신기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 안기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듯 웃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행복은 미래의 보상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그 자체입니다. 우리도 한때는 그랬습니다. 다만 살아가면서 "더 나아져야 웃을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몸에 익혀왔을 뿐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평온

성공했을 때 오는 기쁨과, 오랜 세월 함께한 부부가 아침 식탁에서 나누는 편안한 웃음은 결이 다릅니다. 전자는 상황이 무너지면 함께 무너지지만, 후자는 형편이 어렵든 넉넉하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진짜 평온입니다. 자식이 좋은 소식을 전해줘서 기쁜 것과, 그냥 오늘 하루 살아있고 볕이 따뜻해서 좋은 것 — 이 둘은 전혀 다른 종류의 행복입니다. 후자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는 법

01

조건 내려놓기

"~하면 행복할 텐데"라는 말버릇을 하루에 한 번씩 알아차려 보세요.

02

작은 것에 웃기

따뜻한 국 한 그릇, 볕이 잘 드는 창가 — 이유 없이 웃어도 됩니다.

03

불안과 거리 두기

걱정이 밀려올 때, 잠시 숨을 고르고 감사한 것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04

지금 이 순간

다음 목표보다 오늘 하루의 산책, 오늘의 대화에 마음을 두어 보세요.

행복은 다 이루고 나서 받는 상장이 아니라,
지금 이 걸음 걸음에 이미 함께 걷고 있는 동행입니다.

inG

우리의 존재 자체가 이미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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