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프에도 경제에도 자주 등장하는 ‘메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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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에는 ‘연프(연애 예능 프로그램)가 많아요. 여러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서로를 알아가며 호감을 키우는 과정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죠. 이런 프로그램에는 ’메기남‘이나 ’메기녀‘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프로그램 중간에 투입된 출연자가 인기가 많아서 프로그램의 흐름에 큰 영향을 줄 때, 해당 출연자에게 이런 별명이 붙어요.
사실 ’메기‘라는 말은 경제 뉴스에서도 빈번하게 써요. 보통 유망한 기업이 새롭게 떠오르거나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 사용하죠. 경제뿐 아니라 정치나 스포츠 같은 분야에서도 자주 쓰이는 용어이고요.
’메기 효과‘는 정체된 생태계에 강력한 포식자나 경쟁자가 나타나면, 기존의 생물들이 생존을 위해 더 활발히 움직이는 현상을 의미해요. 정확한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과거 유럽의 어부들이 이 효과를 활용했다는 주장이 유력하게 전해져요.
과거엔 바다에서 잡은 정어리를 항구까지 운반하는 과정에서 많은 수의 개체가 폐사하는 게 골칫거리였대요. 그런데 정어리가 가득 담긴 수조에 천적인 메기를 넣어봤더니, 정어리의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해요. 몇 마리 정도는 잡아먹히지만, 나머지 개체는 살아남기 위해 꾸준히 움직였기 때문이에요.
결국 누구든 생존이 걸린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활용한 사례인데요. 이 방식을 사회에 적용한다면, 치열한 경쟁 환경이 개인이나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해석이 가능하죠.
우리나라에서 메기 효과의 사례로 많이 거론되는 게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IKEA)의 한국 진출이에요. 당시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이케아가 국내 가구시장을 장악할 거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케아를 상대하기 위해 국내 가구 업체들이 경쟁력을 높이면서 걱정했던 일은 발생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국내 업체들의 제품 질이나 서비스가 더 좋아지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죠.
이렇게만 보면 ’메기 효과‘라는 말은 아주 긍정적 표현 같은데요. 이 표현이 약자를 억압하는 행위를 합리화하는 데에 이용된다는 지적도 있어요. 회사에서 직원 간 경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될 때가 대표적이에요. 이때 메기 효과는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측면이 있죠. 실제로 과학자들이 제한된 공간 안에 포식자와 먹이를 넣어두는 실험을 해봤더니, 스트레스를 받은 먹이 개체들의 면역력이 약해져 오히려 사망률이 더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고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