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이미행복. 다섯 달 만에 돌아온 9몬
이야. 휘클리를 어서 빨리 쓸 수 있길 기다리면서도, 다시 잘 쓸 수 있을까 두려웠던 시간이었어. 오래 기다렸지? 요즘 날씨도 쾌청·폭우, 주식도 오르락내리락, 마감을 앞둔 기분도 조급·환희를 오가고 있어. 최근
기분이 나빴다가 훈훈해지는 일 있었지. 배재고 ‘혐오 응원’과 화해 이야기야.
BTS의 ‘Ma city’라는 노래 알아? 멤버들이 자기 고향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전남광주 출신 제이홉은 이렇게 노래하지. ‘나 볼라면 시간은 7시 모여 집합 모두 다 눌러라 062-518’. ‘518’ 언급 때문에 아미들 사이에선 광주 5·18 광주 민주화운동 공부 열풍까지 불었대.
‘7시’는 전남광주를 뜻하는 멸칭이야. 남한에서 전남광주의 위치가 시계 7시 방향에 있는 데서 온 말이야. ‘알보칠’(알고 보니 7시)이라는 말도 있대. 7시에 이런 의미가 있다니, 깜짝 놀랐어. 인터넷 문화와 결합한 혐오·차별은 일상의 언어를 혐오의 언어로 바꾸고, 그들만의 유대감을 강화해.
청룡기 고교 야구대회에서 배재고가 ‘스타벅스’ 응원가를 불렀지. 상대는 광주제일고(광주일고). 배재고 ‘조롱 응원’ 사건을 시작으로 혐오와 차별이라는 문제를 여러 각도로 살펴보려고 해. 질문은 딱 5개, 이미행복가 얻는 해답도 5개이길 바라며.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6월29일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광주일고 선수들을 향해 부른 노래야. 옆에서는 ‘탱크데이’를 외쳤지.
스타벅스가 ‘책상에 탁’이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5월18일을 ‘탱크데이’라고 불렀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라는 단어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 수뇌부의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는 발표를 연상케 한 거야. 논란과 함께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번졌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사과했어.(5월26일) 각 지점은 오후 3시 영업을 종료하고 전 직원 역사교육을 시키기도 했지.(6월22일)
배재고의 응원가는 원래 “가야지 가야지 안타 치고 가야지”였대. 가사를 바꿔 부른 거지. 현장에서 광주일고는 즉각 항의했지만 학생들은 충격을 받았대.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상대를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응원 또는 표현을 금지해달라는 항의 서한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에 제출했어. 인천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박대훈 교사는 “배재고 학생들도 ‘스타벅스’ 언급이 상대 팀을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밈’(인터넷 유행물)이란 걸 알기에 그 말을 골랐을 것”이라고 설명해.
유엔은 혐오 발언을 ‘말, 글, 행동 등의 의사소통에서, 개인이나 집단을 종교, 민족, 국적, 인종, 피부색, 혈통, 성별 또는 기타 정체성 요소를 근거로 공격하거나 경멸적이거나 차별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혐오발언 전략 및 행동 계획’, 2019년)이라고 정의해. 스타벅스는 광주민주화항쟁과 민주열사를 정체성 요소로 경멸적 단어를 사용했고, 배재고 야구부는 혐오표현을 한 ‘스타벅스’를 끌어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말로 상대 팀에 모욕감을 준 거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1일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어. ‘대회 중 발생한 질서 문란 행위’ 조항을 적용한 최고 수위 징계야. 배재고 야구부원 36명 전원과 교장, 학부모들은 지난 6일 광주일고를 찾아 가 머리 숙여 사과했어. 광주일고는 7일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배재고 야구부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지. 배재고는 8일 징계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어.


“선생님 여기 부엉이바위가 어디 있어요?” 지난달 전남광주의 한 중학교 교장 선생님이 무등산에 갔다가 학생에게 받은 질문이래.
“캬! 쌤, 이기 명곡이노! 비트 지리노! 쌤, 딱! 힙하노!” 교사가 학생들에게 노래를 같이 듣자고 했더니 한 학생이 튼 노래 가사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음성 등을 짜깁기한 노래를 부르는 가상의 가수 ‘MC무현’의 곡이지. 정민철은 책 ’1020 극우가 온다’에서 ‘혐오가 부끄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또래 집단 내에서 유쾌함과 인싸력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변질되었다’고 말해.
정민철은 2011년 정식 사이트를 오픈한 ‘일베’(일간베스트게시판) 이용자들이 스스로를 비하하며 ‘루저’나 ‘찌질이’를 자처한 반면, 2세대 남초 커뮤니티(에펨코리아 등)는 혐오하는 이유를 당당하게 밝히는 태도를 보인대. 그뒤 인스타그램·유튜브 쇼츠·틱톡의 시대가 오자, 이용자들이 ‘혐오 소비’에 자연스럽게 물들었다고 분석해. 이게 바로 지금의 중고등학생들이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전국 교사 1109명 대상으로 혐오·역사왜곡 표현에 관해 조사했어. 교사 89.3%가 혐오차별 역사왜곡 표현을 직접 목격하거나 전해 들었다고 답했어. 88.4%는 이번 배재고 사건을 우발적인 일탈이 아니라고 봤어. 온라인 혐오 문화가 널리 퍼진 결과라는 거지.
교사들은 혐오표현을 제지하기 어려웠던 경험을 털어놨어. “학생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표현을 지적하면 ‘노무현 좋아하시나 봐요’라고 하고, 다문화 비하를 지적하면 ‘선생님 민주당 지지자시네요’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배재고 야구부가 징계를 받자,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자들이 나타났어. 이지애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유튜브 방송에서 “‘스타벅스 가자’ ‘커피 마시러 가자’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라고 했어. 명백한 조롱과 비하의 맥락을 삭제한 논평이지. “스벅 가는 자유도 뺏더니, 아이들 꿈마저 빼앗나”(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배재고 학생들을 징계하면 공산주의 국가”(홍석준 전 국민의힘 의원)처럼 징계 처분을 비판하며 정치적인 공세를 퍼붓기도 했어.
배재고 야구부의 응원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전남광주 지역에 대한 조롱과 비하의 뜻을 담고 있는데도, 이를 제재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어. 우재준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18을 지나치게 성역화하면 청년들은 오히려 반감이 생긴다’고 주장했어.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마저 페이스북에 ‘이 땅에 5·18이 성역이 된 것’, ‘북한의 모습’,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허용돼야 한다’고 써서 충격을 줬지.(이 부위원장은 청와대의 사퇴 권고를 받고 지난 6일 사퇴했어)
혐오표현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까?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법학)는 논문 ‘역사부정죄의 정당성 근거’에서 유럽이 홀로코스트나 제노사이드를 부정하는 표현을 규제하는 이유를 4가지로 설명해.
- 역사적 진실 추구: 역사부정에 맞서 역사적 진실과 기억을 지켜내기 위해 규제가 필요해.
- 생존 피해자 보호: 반인륜적 범죄행위 피해자의 고통과 피해는 현재진행형이야. 생존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해.
- 인간 존엄 침해 방지: 개별 피해자 보호를 넘어 국제 질서와 헌정질서의 근간인 인간 존엄을 옹호하기 위해 필요해.
- 소수자 차별 금지: 역사 부정행위가 단순한 의견 표현에 그치지 않고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해.


배재고 야구부가 징계를 받은 덴 스포츠의 특수성도 있어. 스포츠에선 조롱이나 혐오 행위를 규제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어. 영국은 축구범죄법(1991년)까지 있어서 인종차별적이거나 외설적인 구호를 외친 팬들을 형사처벌해. 공정성, 상호 존중, 규칙 준수라는 스포츠 정신에 반하기도 하고, 흥분한 경기장에서 폭력 사태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야.
실제로 손흥민 선수의 토트넘 홋스퍼 동료였던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2024년 11월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7경기 출전정지를 받고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7600만원)를 물었어. 우루과이 출신 선수인 벤탄쿠르가 방송 인터뷰에서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해서야. 벤탄쿠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했지만 중징계를 받았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선 입을 가린 채 말했다는 이유로 선수 2명이 퇴장당했어.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월드컵부터 손이나 유니폼으로 입을 가리고 말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했거든. 카메라를 피해 선수나 심판에게 인종차별 등 혐오표현을 내뱉는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서야. 일명 ‘비니시우스 룰’이라 불러.
브라질 출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야. 2023년 스페인 프로축구리그 라리가 쪽이 발표한 인종 차별 사건 9건 중 8건의 피해자야. 스페인 발렌시아 관중석에서 그를 향해 원숭이라고 조롱하는 떼창을 했는데, 2시간 동안 이어졌어. 비니시우스는 눈물을 흘리며 격렬하게 항의했지. 스페인 법원은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증오·협박 행위를 한 축구팬들에게 징역 14~22개월을 선고했어.
경기장 밖 혐오표현도 규제하는 나라들도 있어. 일본은 공공장소에서의 ‘혐오 시위’를 금지하고, 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는 혐오표현을 제재하는 법이 있어. 오스트리아, 벨기에, 체코,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 유럽 18개국과 이스라엘에는 홀로코스트와 제노사이드(집단학살) 역사를 부정하면 처벌하는 역사부정죄(역사적 기억에 관한 법)가 있어. 한국도 2021년 개정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서 역사를 왜곡하거나 헐뜯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했어.(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한국은 일반적인 혐오표현에 대해 모욕죄와 명예훼손죄 등으로 처벌하고 있어. 2015년 일베 게시판에 ‘아이고, 우리 아들 택배 왔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려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를 모욕한 일베 회원은 모욕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판결을 받았어. 같은해 안산 단원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먹는 사진을 올린 일베 회원 2명도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실형(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어.
지난 7일 시행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인종, 국가, 지역, 성별, 장애, 연령, 사회적 신분, 소득수준 또는 재산상태를 이유로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거나 심각한 증오를 조장하는 정보’를 불법정보(44조의 7)로 규정해. 하지만 이 법은 국민이 법적 제재를 우려해 자기 검열을 할 수 있고,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플랫폼이 과잉대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후속 입법이 필요해.
많은 이들은 개별법을 통한 제재를 넘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한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해. 차별금지법은 “어떤 것을 차별하면 안 되는지 우리 사회에 기준을 정해주고,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도 그 기준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만들어 우리 사회의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게 하는 시작점”이기 때문이야. 교사들이 “혐오표현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학교 폭력 예방교육처럼 혐오표현 교육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