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빼는 마법의 시장 열린다🥘

 


오늘의 디깅
먹고도 살빼는
마법의 시장이 열린다
인류의 영원한 꿈은 맛있는 것을 마음껏 먹으면서 동시에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거예요. 하지만 신께서는 두 가지를 동시에 주시는 법이 결코 없죠. 산해진미를 먹으면 동시에 넉넉한 뱃살이 함께 따라와요. 날씬한 몸매를 위해서는 먹는 즐거움을 포기해야 하고요. 아니면 엄청나게 운동을 열심히 하거나요.

배고픈 고통을 참지 않아도,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살을 뺄 수 있는 약이 있다면 어떨까요. 아마 엄청난 돈을 벌어들일 거예요. 유사한 성공사례가 있어요. 2021년 등장한 ‘위고비’였어요. 
'위고비'를 개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 /사진=로이터연합
기존 비만약 대비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효과는 더 커서 시장에 엄청난 주목을 받은 제품이죠. 최근 우리나라 연예인도 위고비를 맞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인지도가 올라갔어요. 

그런데 위고비를 개발한 회사 노보노디스크 주가가 최근 1년 사이 절반으로 곤두박질쳤어요. 마법의 비만약이라고 불린 제품 ‘위고비’로 주가가 급등하다가 최근 다시 상승세를 반납하는 분위기죠. 도대체 노보노디스크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비만약 산업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오늘의 디깅에서 알아볼게요.
인류의 꿈 비만약
비만약은 과거부터 있었어요. 쉽게 살을 빼고자 하는 욕망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존재해왔거든요. 1950년대부터 꾸준히 여러 약물이 존재해왔지만 부작용이 너무 컸던 게 문제였어요. 심장혈관 문제를 일으키면서 시장에서 퇴출당한 약물들도 여럿 존재했죠.  

지지부진하던 비만약 시장에 긴장감을 불러온 건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였어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세마글루타이드’를 고용량으로 비만 환자에게 투약했더니 환자 체중이 15%나 줄었기 때문이었어요. 2021년 출시된 ‘위고비’였어요. 
현대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다양한 먹거리와 이로 인한 비만이다. 사진은 지난 25일 동대문에서 열린 세계음식문화 축제 현장. /사진=연합뉴스
위고비가 나오자마자 전 세계는 난리가 났어요. 주 1회 스스로 주사를 맞는 것만으로도 살을 뺄 수 있었으니까요. 노보노디스크의 2023년 비만치료약 매출은 약 6조 9000억원이었는데, 전년 대비 147%나 증가한 거였어요. 2023년 상반기 위고 판매량은 363%나 늘었을 정도였죠. 
“루이비통 저리비켜”
‘위고비’의 위상을 올려주는 뉴스가 2023년 8월에도 나왔어요. 위고비를 투입할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이 줄어든다는 임상 결과가 발표된 거였어요. 부작용이 많은 비만약과는 다르게 말이에요. 그야말로 노보노디스크의 전성시대가 열렸죠. 

주가가 로켓처럼 치솟으면서 시가 총액(주식 가격 총합)이 약 560조원까지 오르기도 했어요. 유럽 최고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프랑스 명품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제쳤어요.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60억달러였는데, 10년 내 1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요(최근에 일부 축소 조정된 뉴스도 나오긴 했지만요). 그야말로 노보노디스크의 앞날에 서광만 비추는 듯 보였어요.

고비 맞은 위고비 
너무 자만했던 탓이었을까요. 노보노디스크는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했어요. 늘어나는 수요에 발맞춰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면서예요. 품귀 현상이 벌어진 거예요. 공장 생산량을 늘리는 증설을 통해서 올해 초에서야 공급 문제를 해결했어요. 

위고비가 자리를 비운 사이, 불법 복제 약이 판치기 시작했어요. 당뇨병 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 원액을 사서 자체 비만 주사제를 만드는 사람들이 생겨난 거예요. 위고비의 자리를 불법 카피약이 차지하고 있던 거였죠.
엄청난 경쟁자의 등장
위고비가 주춤할 때 무시무시한 경쟁자도 등장했어요. 미국 일라이 릴리라는 제약회사였어요. 릴리는 2023년 젭바운드라는 비만 치료제를 선보였어요. 위고비와 유사한 약물을 사용했는데, 거기에 호르몬 작용까지 더해서 효과를 더욱 끌어올렸다고 해요.

실제로 지난해 발표된 임상시험에서 위고비는 평균 13.7% 체중 감소 효과를 봤는데, 젭바운드는 20.2%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제 더 이상 위고비가 절대강자가 아니게 된 셈이죠.

주식시장도 바로 출렁였어요. 젭바운드가 등장한 이후 노보노디스크의 주가가 급락했죠. 가장 높았던 때와 비교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거예요. 올해 초 노보노디스크 CEO가 주가 하락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어요. 지난해에도 노보노디스크는 매출 26% 증가, 약 19조원 순이익을 거둘 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도 말이에요. 그만큼 위고비 장래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방증이에요.
완전한 건 없어요
위고비를 비롯해 유사 약물들도 완벽한 건 아니에요. 메스꺼움과 구토 등의 부작용이 보편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요. 장기 복용 시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죠. 약을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 현상’도 우려되는 부분이고요.

이같은 부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위고비가 비만치료제의 새로운 장을 연 건 분명해요. 2030년에는 약 1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도비만 환자들에게는 꿈의 해결책이 될 게 분명하죠. 지구는 더 가벼워지고, 사람은 더 건강해질 미래가 곧 다가올지도 모르겠어요. 노보노디스크는 어렵지만, 그만큼 소비자는 더 합리적 가격에 다양한 비만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셈이에요.
3줄요약
2021년 주사용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등장하면서 비만약 시장의 새로운 장이 열렸음.
개발사인 노보노디스크 역시 매출상승으로 주가가 폭등했지만 다른 제약사들이 유사한 약을 만들면서 주가가 다시 크게 떨어졌음.
2030년 비만 인구가 10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비만약 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임. 


댓글 쓰기

Welcome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