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더 오래 건강하게 사는 장수 비결

@sannevloet

장수는 웰빙 카테고리의 핵심입니다.

더 오래 더 잘 살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보충제, 노화 방지 치료법, 역노화 프로그램, 바이오 해킹 등의 산업이 발전하고 있죠.

그러나 매일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습관만으로도 건강하게 오래 살기에 충분합니다.

우리는 장수의 나라이자, 웰빙이 삶의 중심인 일본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봅니다.

더 잘, 더 오래 살기 위한 14가지 일본식 습관

일본식 미용법은 훌륭한 아이디어의 보고죠.
얼굴 마사지, 말차, 쌀뜨물로 모발을 관리하는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간 미용 습관들이 많고요. 하지만 일본인은 웰빙 면에서도 대가죠.
몸과 마음이 모두 평온해지는 작은 습관으로 하루를 채워갑니다.

테라피스트이자 일본식 치유법을 전파하는 오드리 사트지안(Audrey Saatdjian)이 소개하는 더 오래, 더 잘 살기 위한 일본인의 14가지 습관을 소개합니다.
부드럽게 움직이기,태양의 리듬에 맞춰 살기, 단지 즐기기 위해 예술을 하며 살아가기 등 장기간 실천하면 삶의 질이 바뀔 수 있는 조언입니다.

1. 하라하치부(腹八分)

배가 80% 찼을 때 멈추는 식습관! ‘배부르다’에서 ‘충분하다’는 감각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속이 가벼우면 몸도 평온해집니다.

2. 아사이치(朝一)

해 뜨는 시간에 맞춰 일어나기! 해 뜨는 시간에 리듬을 맞추면 몸이 활기차고 기분이 안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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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녹차(煎茶) 마시기

녹차 자주 마시기! 마음을 진정시키고, 소화를 도우며, 노화를 천천히 늦춰줍니다.
하루 여러 번 따뜻한 녹차 한 잔을 즐겨보세요.

4. 아침 식사(朝ご飯) 하기

건강한 일본식 아침 식사 하기! 밥과 생선, 채소로 구성된 짭짤하고 담백한 아침 식사는 하루의 에너지를 균형 있게 채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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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불 위에서 자기(布団で寝る)

바닥에 얇게 이불을 깔고 자기! 시원하고 어둡고 통풍이 잘되는 방에서 일본식 이불을 깔고 자세요. 몸의 정렬이 잡히고, 더 깊은 수면, 더 가벼운 기상이 가능합니다.

6. 타비 양말(タビ 靴下) 신기

발가락이 분리된 타비 양말 신기! 혈액순환을 돕고 균형 감각을 강화하므로 발과 허리의 긴장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7. 몸 움직이기(体動かす)

운동이 아닌 몸 움직이기! 순환을 위해 청소, 산책, 정원 가꾸기, 춤추기 등을 하며 매일 조금씩 몸을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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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예술하기(芸術をする)

즐기기 위한 창작하기! 그림을 그리든, 도자기를 빚든, 글을 쓰든, 잘하려 하지 말고 그저 즐겁게 하기!

9. 따뜻한 목욕(風呂)하기

저녁엔 뜨끈한 물에 몸 담그기!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온몸의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차분해져서 수면의 질이 향상됩니다.

10. 좌선(座禅)하기

가만히 앉아 있기! 서양식 명상이 아닌 그저 멍하니 앉아 있기. 생각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뇌와 몸에 휴식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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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미소 먹기(みそ食べ)

매일 일본식 된장 먹기! 발효 식품, 알칼리성 식품, 또는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식품은 장과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12. 정원 가꾸기(庭園づくり)

정원 가꾸기! 식물을 기르거나 정원을 가꾸는 것은 일상적인 환기의 행위이며 자연의 순환과 연결된 능동적인 명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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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감사하기(感謝する)

감사하기! 내면의 균형을 위해 매일 하는 훈련! 밥 한 그릇, 하늘에서 내리는 비, 자신의 몸에도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세요.

14. 삶의 의미 찾기(生き甲斐)

살아가는 이유와 보람을 만들기! 아침에 우리가 일어나야만 하는 이유를 찾으세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습니다.
의미가 삶을 지속하게 합니다.

살찌지 않고 오래 사는 일본인의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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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을 줄이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일본인의 습관, ‘하라하치부(腹八分)’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샤 웰니스 클리닉(Sha Wellness Clinic)의 노화 방지 의학 전문가 비센테 메라(Vicente Mera) 박사에 따르면 하라하치부는 체중을 관리하고 기대 수명을 연장하는 가장 좋은 대안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그는 노화 전문 코스메틱 브랜드인 코보 랩스(Kobho Labs)의 신제품 발표회에서 “일본인은 날씬하고 오래 산다”며 “체중을 유지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습관을 찾기 위해 직접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는 “당연히 배가 꽉 찰 때까지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배부르게 먹되 약간은 허기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 비결이다”라고 설명했죠.

오키나와 사람들이 실천하는 독특한 ‘칼로리 제한법’인 하라하치부에 대해 메라 박사는 자신의 저서에 “먹고 싶은 양의 80% 이상 먹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수입의 80% 이상을 쓰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과 같다.
분명히 식전주나 간식을 곁들일 수 있는 돈이 있음에도 쓰지 않는 것이다”라고 덧붙여 간단하고 효율적인 칼로리 관리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체중 조절 및 기대 수명 연장에 도움

메라 박사는 자신의 수술대에 누운 과체중 환자에게 하라하치부를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늘 100% 꽉 채워 먹지 않기 때문에 가끔 과식을 해도 살이 찌지 않는 방식이라고 소개했죠.
게다가 이 방법에는 다른 건강상의 이점도 있는데, 하라하치부의 원조인 오키나와섬의 경우 인구당 100세 인구가 다른 지역보다 더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박사는 “칼로리를 제한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장수와 관련 있을 것이다”라고 추측했죠.
하라하치부가 새롭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골고루 잘 먹지만 배부른 느낌이 들기 전에 수저를 놓고 일어나는 고전적 식습관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하세요.

하라하치부 실천 방법

배부르게 먹는 서양식 식습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하라하치부를 실천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생각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메라 박사는 “서양식 점심과 저녁 식단이 보통 세 가지 코스로 구성되며 스타터에 20%, 메인 코스에 60%, 디저트에 20%의 칼로리가 들어갑니다.
따라서 메인 코스는 유지하되 스타터나 디저트를 제외하면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칼로리 제한을 쉽게 할 수 있죠”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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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음미하며 먹기

얼마 전 영양학자 파올라 로소(Paola Rosso)는 천천히 먹는 것이 식사 후 뇌에 포만감을 전달하는 데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설명했습니다.
그는 “육체적 배고픔과 정서적 배고픔을 구분하려면, 식사 중 뇌에 포만감 신호를 보낼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때로 몇 분 정도 걸리기도 하죠.
그리고 그 몇 분 사이 우리는 포만감을 넘어서는 불쾌감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배부르기 전에 식사를 중단할 것을 권장했죠.

메라 박사의 경우 자신의 저서에 ‘천천히 삼키는 방법’을 소개하는 데만 한 장 넘는 페이지를 할애하기도 했습니다.
천천히 의식적으로 삼키는 것이 포만감뿐 아니라 전반적인 소화 과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 때문이죠.
메라는 “음식물이 분쇄되고 타액 속 효소가 활성화되면서 소화의 10%가 입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 복부 팽만감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식단에 포함해야 할 동양의 슈퍼푸드

마지막으로 요리를 준비할 때 다음과 같은 동양의 슈퍼푸드를 염두에 두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소화를 돕는 ‘된장‘, 감귤류보다 비타민 C가 2배나 많아 피부 미용에 좋은 ‘리치‘, 에너지를 공급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일본식 피클 ‘우메보시’, 섬유질 함량이 높고 포만감을 주는 ‘팥’, 섬유질이 풍부하며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된 ‘다시마‘입니다.

오래도록 건강하고 충만한 삶을 사는 일본인의 비결? 이키가이!

전 세계에 걸쳐 우리를 하나로 묶는 것은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망’입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데 경계는 없지만, 지리적 또는 정치사회적 조건을 고려할 때 일부 지역 사람들이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덴마크의 ‘휘게’, 핀란드의 ‘칼사리카니트’, 스웨덴의 ‘라곰’ 같은 라이프스타일 덕분에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10위 안에 든다면, 일본의 경우 오키나와섬의 장수 비결 중 하나인 ‘이키가이(生き甲斐)’가 있습니다.


Photo by Takashi Aoyama/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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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 생겨난 이 생활 방식은 각자에게 저마다 다른 삶의 이유와 목적이 있음을 확인하고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도록 동기를 부여하며 격려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요컨대 날마다 활기차게, 기쁨과 추진력으로, 의욕을 갖고, 성취감을 느끼며,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살도록 가르칩니다.
대체 이키가이란 무엇일까요?

이키가이란?

이키가이는 ‘생명’을 뜻하는 일본어 ‘이키(生き)’와 ‘가치’를 뜻하는 ‘가이(甲斐)’의 합성어로 우리말로는 ‘살아가는 이유와 보람’ 정도로 풀이됩니다.


Photo by Carl Court/Getty Images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나이 들어가는 내가 좋습니다>의 공동 저자 헥토르 가르시아는 “전 세계 어디에도 이런 단어는 없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일시적인 만족에서 벗어나 깊은 행복감을 느끼며 지속적인 행복을 얻으려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균형을 통해 각자의 이키가이를 파악하고 따라야 한다고 설명하죠.
“우리 각자의 이키가이는 다르지만 단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가 의미를 찾는다는 점입니다”라고 가르시아는 말합니다.

또 이키가이를 실현하려면 몸과 마음이 만족스러운 활동을 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나 커뮤니티 전체에 도움이 되는 활동이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노년기에도 열정과 에너지 가득한 태도로 일하거나 취미를 즐기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이키가이는 젊음을 유지하고 신체적, 정신적 쇠퇴를 늦춰주는 힘이 있다고 하죠.
나이에 상관없이 불안과 우울증을 예방하고 실제로 이를 물리치는 역할도 한다고 합니다.

이키가이 찾는 방법: 다이어그램

우선, 이키가이 다이어그램에 따라 네 가지 활동 범주를 식별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래 네 가지에 각각 답해보세요.

1. 내가 좋아하는 활동
2. 세상에 필요한 활동
3. 돈이 되는 활동
4. 내가 잘하는 활동

이키가이 다이어그램


헥토르 가르시아·프란체스크 미라예스, ‘나이 들어가는 내가 좋습니다'(2020, 세종서적), Yes24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네 가지 범주에 모두 해당하는 활동을 서두르지 않고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것은 직업이나 취미, 스포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요리, 트럭 운전, 동물 돌보기, 정원 가꾸기, 축구, 사람들 웃기기 등 앞서 말했듯 모든 이의 이키가이는 다르다는 것을 떠올리세요.

일단 동시에 열정, 사명, 소명, 직업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찾으면 존재 이유이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는 자신만의 소중한 이키가이를 갖게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기대, 판단, 욕망과 관계없이 자신의 질문에만 답하면 됩니다.
우리 모두는 오키나와섬의 100세 노인처럼 강렬하고 즐겁고 활기차고 목적이 있으며, 의미와 만족이 가득한 삶을 살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행복을 손에 넣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당연시했던 고귀한 식품, 달걀의 숨은 가치

저렴하고 접근하기 쉬운 식품이자, 완벽한 단백질 공급원인 달걀. 달걀은 영양학적 가치뿐 아니라 상징적 의미도 지닌 식품입니다.
사육한 닭의 알을 먹은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역사학자들은 선사시대부터 선조가 ‘알’을 섭취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작은 알에 든 영양학적 이점은 고귀하다 못해 상징을 부여하기에 충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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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탄생, 죽음을 동시에 의미하는 상징물입니다.
그래서인지 스릴러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감독은 달걀을 무서워하고 혐오했다고 해요. 1963년 칸영화제의 한 인터뷰에서 그는 “저는 달걀이 무서워요. 아니, 무섭다기보다 역겨운 쪽에 가까워요. 끈적이는 노른자가 흘러나오는 걸 본 적 있죠? 피는 밝은 붉은색이라 괜찮지만, 노른자는 노랗고 끔찍해요. 전 한 번도 달걀을 먹어본 적이 없어요”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습니다.
히치콕처럼 실제로 오보포비아(Ovophobia), 즉 달걀 공포증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얼마 전 조류독감으로 양계장이 절반 이상 사라지고, 부활절 특수로 달걀 수요 증가가 겹쳐 달걀 12알 한 팩에 9.53달러(약 1만4,000원)를 돌파한 미국의 상황이라면 이런 공포가 생길 만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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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서양 문화에서 달걀은 오랫동안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아침 식사는 물론 베이킹까지, 거의 모든 요리에 빼놓을 수 없는 재료죠.
문화적으로도 마찬가지인데요. 부활절은 크리스마스, 추수감사절과 함께 중요한 기념일 중 하나입니다.
매년 부활절이 되면 가족과 함께 ‘에그 헌팅(달걀 찾기)’을 하고, 상점에서는 다양한 달걀 장식을 판매하죠.
심지어 백악관에서도 달걀 굴리기 행사 ‘이스터 에그 롤’을 합니다.
영화나 게임 속 숨겨둔 단서를 뜻하는 ‘이스터 에그’ 역시 이 전통에서 나온 말이고요.

달걀의 영양학적 가치

달걀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신체에 필수적인 단백질은 20개의 아미노산을 활용해 합성하는데, 우리 몸이 만들어내는 아미노산은 단 11개뿐입니다.
나머지 9가지 아미노산은 음식으로 섭취해야만 하는데 달걀이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수치로 보면, 달걀 한 알에 단백질이 평균 6g 이상 들어 있습니다.
달걀 하나가 약 70칼로리임을 생각할 때 상당한 양이죠.
뇌 발달에 중요한 영양소이자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콜린(Choline), 시력을 지켜주는 항산화제 루테인(Lutein)과 지아잔틴(Zeaxanthin)도 들어 있습니다.
또 단백질과 함께 지방을 함유해 포만감도 상당합니다.
달걀을 완전식품으로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죠.
그런데도 육류와 생선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활용도가 높고,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조리할 수 있죠.
삶으면 휴대하기 쉬운 점까지, 나열하기 입 아플 정도로 장점이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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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의 상징적 의미

달걀은 매우 오래전부터 부활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기독교 이전의 고대에도 봄철 대지의 풍요를 기원하는 의식에 등장했고, 전 세계 다양한 문화에서 생명의 귀환을 상징하며 무덤이나 비석에도 달걀을 자주 새겼죠.
고대 이집트에서는 달걀을 장식해 신들에게 선물로 바쳤어요. 이는 중세 시기 부유한 가문에서 하인들에게 달걀을 선물로 주는 것으로 이어졌는데, 달걀 장식이 점차 값비싸고 화려하게 변모해갔죠.
심지어 19세기 말에는 러시아 황제를 위해 보석 세공사 피터 칼 파베르제(Peter Carl Fabergé)가 금과 은, 다이아몬드와 루비 등 각종 보석으로 만든 부활절 달걀이 현재 약 250억원에 낙찰되었습니다.
달걀이 부활을 상징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껍질 속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모습이 새로운 시작, 생명, 출산과 번식, 풍요와 다산 등으로 연결되죠.

예술 속 달걀

껍질에 싸여 내용물이 보이지 않는 형태 때문일까요? 달걀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주제입니다.
태어날 생명, 파괴와 부서지는 삶에 이르기까지 여성성을 상징하는 도구로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달걀은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입니다.
그는 달걀을 강인함과 연약함이라는 이중성을 담고 있으며 창조성과 잉태의 개념, 자궁 안의 인간 존재 등 원초적 상태를 표현하는 매개로 여겼습니다.
그는 내면과 외부 세계의 경계를 달걀로 표현했죠.
심지어 스페인 피게레스에 있는 달리 미술관 건물의 꼭대기에는 커다란 달걀 모형이 여러 개 놓여 있을 정도입니다.
이는 예술의 탄생, 창의적 정신을 상징하죠.

2022년 올리비아 와일드 감독의 <돈 워리 달링(Don’t Worry Darling)>에서 플로렌스 퓨가 연기한 앨리스는 매일 남편 잭(해리 스타일스)을 위해 같은 아침 식사를 차립니다.
그러다 어느 날, 달걀을 깨뜨리고 안이 텅 비어 있음을 발견한 후 아내이자 가정주부로서의 공허함을 깨닫죠.

2003년 영화 <디 아워스(The Hours)> 역시 달걀을 통해 감정적 연약함과 가정적 역할에 한정된 여성의 고정관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클라리사가 요리하는 모습이 여러 번 등장하는 데, 특히 인상적인 장면이 있죠.
케이크 반죽에 달걀을 깨뜨린 후 클라리사는 정신적으로 쇠약해지는데요. 가정생활의 압박이 결국 부화하지 못하고 깨진 달걀에 투영되며, 클라리사가 처한 상황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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