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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안녕하셨나요. 어느덧 푸른 뱀의 해인 을사년(乙巳年)이 저물고, 붉은 말의 해로 불리는 2026년 병오년(丙午年)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미라클레터는 매년 12월이면 전통처럼(?) 그다음 해의 트렌드를 미리 진단해 왔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경제와 테크 분야의 글로벌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2026년의 모습을 조심스럽게나마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사실 트렌드라는 단어의 출발점은 고대 영어인 트렌단(trendan)입니다. 본래는 ‘무언가를 굴린다’라는 의미였는데요. 이후 ‘회전하며 방향을 바꾸다’라는 뜻으로 확장됐고, 대항해시대를 거치며 19세기에는 항해 용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The coast trends north-east(해안선이 북동쪽 방향으로 뻗어 있다)”라는 표현이 대표적입니다.
트렌드라는 용어는 점차 사회·정치적 흐름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넓어졌습니다. “Public opinion trends toward voting(여론이 투표 쪽으로 기울고 있다)”와 같은 식입니다. 그리고 1950~1960년대에 들어 보그나 하퍼스 바자 같은 패션 미디어를 중심으로 ‘유행’을 뜻하는 말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익숙한 패션 트렌드, 트렌드 리포트 등이 이 시기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2026년을 바라보는 세계는 어떤 흐름 위에 서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 물결 속에서 어떤 방향으로 돛을 펼쳐야 할까요? 오늘 미라클레터에서는 경제와 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리서치 기관들이 그려낸 2026년의 풍경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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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줄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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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살 맞이한 미국 넓어지는 회색지대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트럼프는 2025년 취임과 동시에 막대한 상호관세를 부과해 세계 경제를 충격에 빠뜨렸는데요. 변화의 물결이 계속 밀려오면서 종전 무역질서가 흔들리고, 서서히 새 판이 짜여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시사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10가지 키워드를 꼽았습니다. 힘이 빠지려는 미국 (1) 250살 맞은 미국 미국은 1776년 독립을 선언했는데요. 내년이면 건국 250년이라는 상징적인 해를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치적 분열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트럼프 정책을 놓고 맞부딪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호무역, 이민 정책, 석유 시추 확대 등을 둘러싸고 양당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6년 11월 3일에는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어 혼란이 극에 달할 전망입니다. 상원 의원 100석 중 35석, 하원 의원 전체, 주지사 50석 가운데 36개 주가 선거를 통해 새로 뽑힙니다. (2) 미·중 신냉전 지정학은 뿌리째 흔들리는 중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 구도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다루는 방식은 이전 지도자와 확연히 다릅니다. 특히 나토(NATO)나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다자 외교를 멀리하고, 조건이 맞을 때만 협력하는 이른바 ‘자발적 동맹(coalition of the willing)’을 선호합니다. 동맹 내에서도 대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3) 커지는 유럽의 고민 유럽은 진퇴양난입니다. 재정은 적자인데 러시아의 야욕은 커지고 있고, 미국이 한 발 물러서면서 방위비는 더 늘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은 극우 세력이 확장하기 좋은 토양이 되기도 합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에서는 총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기회를 포착하려는 중국 (4) 넓어진 회색지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휴전·종전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큽니다. 한편 미국의 적극적 개입이 줄어들면서 힘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북유럽이나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대응을 시험하려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전선은 사이버 공간, 북극해, 해저 등 기존의 전쟁 개념을 벗어난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될 전망입니다. (5) 뭉치려는 BRICS 중국은 디플레이션, 막대한 지방정부 부채, 과잉 생산이라는 내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면서, 중국은 갈수록 글로벌 사우스(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신흥국)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 BRICS 정상회의는 인도에서 열리는데요. 기존 5개국(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에 더해, 이미 확대된 BRICS+ 체제(추가 5개국)가 인도에서 첫 정상회의를 치르는 형태가 될 전망입니다. (6) 퇴로가 막힌 경제 아직 세계 경제나 무역 질서가 무너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불안감은 분명 커지고 있습니다. 주요 선진국이 GDP 대비 국가부채 100%를 넘는 가운데, 현재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 채권 금리가 다시 급등(채권 가격 하락)하며 금융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준금리를 섣불리 낮추자니 물가가 다시 압력을 받을 수 있어, 각국 중앙은행들은 어느 쪽으로도 쉽게 움직이기 어려운 난처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7) AI 버블 논란 많은 전문가들은 오늘날 AI 투자를 철도, 전기, 인터넷이 도입될 때와 비슷한 ‘기술의 대전환기’로 평가합니다. 다만 ‘AI 버블’ 논쟁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일자리 상당수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2026년 월드컵과 ‘약물 올림픽’ (8) 멀어진 기후협약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묶겠다는 목표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채택됐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정책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많은 기업들이 성과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 주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24시간 전력 생산이 가능한 지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후 대응의 중심 기술 포트폴리오가 재조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9) "인간의 능력을 올려라" 2026년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합니다. 주목할 것은 같은 해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인핸스드 게임(Enhanced Games)’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모토는 “과학으로 스포츠를 재창조한다”. 약물 사용을 사실상 전면 허용해 인간 능력의 극한 기록을 추구하는 콘셉트라, 윤리·의학·스포츠 정신을 둘러싼 논란이 거셀 전망입니다. (10) GLP-1 체중 감량약의 확산 오젬픽과 위고비는 원래 당뇨 조절을 위해 개발된 주사형 치료제입니다.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가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규제 승인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2026년 전후로는 주사형뿐 아니라 경구용(알약) 제형까지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체중마저 약물로 관리하는 시대입니다. 인류는 약물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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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의 현실: 전 세계 8억 명이 AI를 매주 사용하지만, 기업의 35%는 여전히 AI 에이전트 전략이 없고 93%의 투자는 사람이 아닌 기술에만 집중돼 있다. AI 전환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딜로이트) 미래형 기업은 바로 AI 네이티브 컴퍼니 딜로이트는 2026년 테크놀로지 트렌드를 전망하면서 시선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AI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접고, “AI로 어떤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옮겨가라는 메시지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속도입니다. 5천만 사용자 확보에 단 2개월 5,000만 명에게 보급되기까지 유선 전화기는 50년이 걸렸고, 인터넷은 7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생성형 AI는 불과 2개월이었습니다. 현재는 매주 8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빠른 발전은 산업의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플라이휠(flywheel)’처럼 작동합니다. 딜로이트는 다섯 가지 주요 AI 트렌드를 제시합니다. (1) AI의 물리적 확장 AI는 더 이상 컴퓨터 화면 속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아마존은 100만 번째 로봇을 배치했고, BMW의 공장에서는 로봇이 스스로 생산 라인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AI는 이제 디지털이 아닌, 현실 공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적 존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2) 에이전트 시대의 준비 ‘AI 에이전트’ 도입 전략이 아예 없는 기업이 35%에 달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술 그 자체라기보다는, 낡은 프로세스를 그대로 둔 채 자동화만 시도하는 조직의 낡은 사고방식입니다. 성공하는 조직은 단순 자동화에 머물지 않고 업무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합니다. (3) AI 인프라 재설계 AI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막대한 비용은 여전합니다. 앞으로는 클라우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 온프레미스 + 엣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로 전환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4) AI 네이티브 조직으로의 전환 AI는 조직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조직 운영을 전혀 바꾸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은 단 1%뿐이었습니다. 앞으로 성공하는 조직은 인간과 AI가 함께 일하는 팀을 구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AI와 함께하는 진화는 조직의 기본 능력이 될 것입니다. (5)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 AI는 방패이자 동시에 창입니다. AI가 해킹의 공격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반대로 AI를 활용해 위협을 방어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 모델,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전반을 보호하면서도 AI 기반 방어 체계를 주도적으로 도입하는 것입니다. 조직 자체를 바꾸려는 AI AI가 기존 기술과 다른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인터넷, 모바일, 클라우드가 주로 소비자 행동과 비즈니스 모델을 바꿨다면, AI는 조직 자체의 형태를 바꾸고 있습니다. 기술을 얼마나 잘 쓰느냐보다, 얼마나 빨리 변화하고 얼마나 과감히 재설계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AI 네이티브 컴퍼니에 대해서는 몇 개월 전 미라클레터가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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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익도 양극화: 2025년 11월 기준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인 M7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은 20.3%까지 급등한데 반해, S&P 493개의 종목은 11.3%로 하락하며 시장 전체 이익 기여도의 대부분이 M7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JP모건) 증시를 지배할 키워드 AI, CapEx, 신흥국 주식 시장을 끌어올릴 가장 강력한 힘은 여전히 AI일 전망입니다. JP모건은 2026년 투자전망 보고서 제목을 아예 ‘AI는 뜨고 경제는 흔들리고(AI Lift and Economic Drift)’라고 붙였습니다. AI가 증시를 들어 올리려 하지만, 실물 경제의 체력은 부침을 겪을 수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AI는 하나의 거대 경제권 AI는 이제 단순한 붐이 아닙니다. 하나의 거대 경제권입니다. 2026년에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미국의 빅4에 더해 오라클, 애플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까지 합쳐, AI 데이터센터에 약 5,880억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한화로 약 864조 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연간 추세입니다.
AI CapEx의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 자체로 보면 GDP 27위인 이스라엘(6,107억 달러)보다는 적고, 28위 싱가포르(5,647억 달러)보다는 많은 수준입니다. 이는 AI가 ‘유행’이 아니라 거대한 메가트렌드라는 근거입니다. JP모건은 기업들이 천문학적 자금을 직접 쏟아붓는다는 점에서 과거 닷컴버블과는 다르다고 선을 긋습니다. “닷컴버블과는 다르다” 1999~2000년 닷컴버블 당시에는 신생 인터넷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했는데요. 지금은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이 AI 투자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매그니피센트 7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7개의 미국 빅테크 기업을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매그니피센트7: 빅테크 투자지도』를 참조해 주세요.) AI는 미국 기업의 44%가 도입했고, 그중 9%는 이미 생산 시스템에도 접목했습니다. JP모건은 시선을 ‘버블 논란’에 고정하지 말고, “누가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느냐”로 옮기라고 조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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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AI의 6대 산업: 태스크 특화 로봇,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사족보행 로봇, 드론, 자율이동로봇 등 물리적 AI 기술의 대표적 테마 (딜로이트) "리스크는 곧 기회다" 특히 리스크가 곧 기회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AI 산업군은 GPU(그래픽처리장치), 클라우드, 전력 등 다양한데요. 이 가운데 현재 AI 확장을 막고 있는 가장 큰 병목은 ‘전력’입니다. 다른 말로, 앞으로 전력이나 관련 인프라 분야에 대한 자본 지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JP모건은 AI 관련 섹터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눕니다. (기업명은 이해를 돕기 위해 덧붙였습니다.) (1) 혁신자(Innovators): AI 기술과 인프라의 중심에서 핵심 기술을 만드는 기업
(2) 기반 제공자(Enablers): AI 확산을 지원하는 인프라·장비·에너지 중심 기업
(3) 채택자(Adopters):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기업
여전히 강력한 매그니피센트7 JP모건은 2026년 S&P500 기업 이익 증가율을 13%로 전망했습니다. 이 가운데 이익 증가분의 64%를 매그니피센트 7이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만큼 M7 주도로 내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입니다. 또 골드만삭스는 한국·대만·일본 3개국의 AI 종목에도 주목하라고 조언합니다. “AI 테마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시아 신흥국은 기술주 비중이 27%에 달하며, 특히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클라우드·로봇 등 핵심 공급망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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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건 주주친화 정책: 일본은 배당 지급 기업 비중이 90%대에 근접하고, 한국은 2020년 이후 배당성향이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중국도 배당 지급 기업 수가 빠르게 증가하며 주주환원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피델리티) 알파 시대에 뜨는 국가 한국·일본·대만의 부상 피델리티는 2026년을 ‘알파의 시대(The Age of Alpha)’라고 명명했습니다. S&P500이나 나스닥과 같은 시장 지표를 추종하는 수동적 투자 전략(베타, Beta)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아시아 기업에 선택적으로 투자해야 할 때라는 메시지입니다. AI투자처로 부상한 한국과 대만 피델리티는 이렇게 말합니다. “중국의 AI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 속도, 한국과 대만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은 글로벌 AI 수요가 단순한 유행이 아님을 증명했다. 특히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중심에 서 있다.” 피델리티는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핵심 시장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국에 대해선 ‘밸류업(Value Up) 프로그램’을 계기로 주주환원 강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러한 정책 변화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밸류업에 나선 한국과 일본 일본에 대해서는 도쿄증권거래소의 기업 지배구조 개혁 유도, 타카이치 내각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 그리고 임금 상승이 선순환을 이루고 있어 기업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시아 통화 표시 채권도 추천합니다. 과거 선진국 투자자 입장에서 아시아 현지통화 채권은 분산 투자 수단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피델리티는 “아시아 현지통화 채권이 구조적으로 매력적인 자산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국채는 낮은 인플레이션, 완화적인 통화정책, 낮은 글로벌 상관관계 덕분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투자처라고 분석했습니다. 채권시장의 핵심이 된 싱가포르 국채 가운데서는 싱가포르를 추천했습니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프라이빗 웰스 허브’로 떠오르면서, 싱가포르 내 고액자산가의 자국 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글로벌 통화 가운데 싱가포르달러(SGD)는 아시아 국가 통화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으로 평가받습니다. 외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아시아 하이일드 채권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습니다. 하이일드 채권이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고위험·고수익 채권으로, 신용평가사 기준 ‘BBB-’ 등급 이하 채권을 말합니다. 피델리티는 아시아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과 리스크 디레버리징을 지속해 왔고, 부도율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굴곡은 있겠지만, 미래는 밝다 피델리티는 내년이 아시아 채권시장이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하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물론 리스크 요인도 잊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미국의 관세 정책, AI 붐을 둘러싼 버블 논란, 청년 실업률 문제, 여전히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내수 시장 등이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금리 변화는 아시아 자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그래도 피델리티는 “단기적으로 잡음은 있겠지만, 아시아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정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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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는 지속 기간과 확산 범위에 따라 구분된다. 크게 단기적으로 소수에 머무는 페드, 마이크로 트렌드와 장기적으로 전 세대로 확산되는 메이저·메가·메타 트렌드로 구분된다. 트렌드에도 단계가 있다 패드에서부터 메타까지 뉴스는 단순히 사건을 알려주는 매체가 아니라, 변화의 징후를 포착하고 그것이 어디로 흐를지를 가늠하게 해 주는 주요 자료입니다. 트렌드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시간 단위와 유행의 규모를 함께 읽어 미래의 영향력을 전망하는 일인데요. 미래학자들이 규정한 트렌드의 구조를 단계별로 살펴보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섯 가지 단계의 트렌드 1단계 패드(Fad, 일시적 유행): 말 그대로 금방 뜨고, 금방 지는 유행입니다. 수명이 1년 미만이고, 특정 커뮤니티나 플랫폼을 중심으로 소수만 참여합니다. 갑자기 SNS를 휩쓰는 챌린지, 밈, 특정 패션 아이템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2단계 마이크로 트렌드: 1년 이상 지속되고, 특정 세대나 집단을 중심으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는 유행입니다. 대표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려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디지털 미니멀리즘’ 등이 해당될 수 있습니다. 3단계 메이저 트렌드: 3~5년 이상 지속되며 다수의 사람들과 산업에 영향을 미칩니다. 미디어와 시장에서도 광범위하게 다뤄집니다. 예를 들어 비건 식문화, 재택근무의 일상화, 퍼스널 브랜딩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4단계 메가트렌드: 10년 이상 지속되며, 세계 전체와 여러 세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구조적 흐름입니다. 인구 구조, 기술 패러다임, 기후 변화, 도시화와 같은 현상들이 이에 해당됩니다. 이 트렌드는 거스를 수 없기에, 미래 전략의 전제가 됩니다. 5단계 메타트렌드: 트렌드 위에 있는 거대 프레임입니다. 여러 메가트렌드를 관통하고, 시대의 방향성, 사고방식, 가치관을 재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탈중앙화, 초개인화, 지속가능성과 같은 빅 키워드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1982년 ‘메가트렌드’의 비화 트렌드는 얼마나 맞을까요? 앨빈 토플러와 함께 미래학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세계적인 석학 존 나이스비트는 1982년 『메가트렌드』라는 책을 냈습니다. 1960~1980년대 미국 사회의 신문 기사와 정책 보고서 200만 건을 분석해 사회 변화의 10가지 대전환을 제시한 책입니다. 그는 『메가트렌드』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미래는 컴퓨터와 통신의 발전에 힘입어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이동한다. 국내시장보다 글로벌 무역과 국제 네트워크가 더 중요해진다. 피라미드식 기업 구조는 수평적·네트워크형 조직으로 변화할 것이며, 선거 중심의 정치가 시민참여·여론·NGO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 또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경제는 여성의 참여가 늘면서 남성 중심에서 여성 중심으로 변화하고, 부와 소비보다 삶의 질·의미·인간관계가 중요해질 것이다. 일보다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로 이동할 것이다.” 오늘 시점에서 보면, 나이스비트가 제시한 10가지 변화 가운데 7개 정도는 오늘날 현실과 상당 부분 겹쳐 보입니다. 40년 전의 예측이 지금과 이 정도로 맞닿아 있다는 사실은 한 가지를 분명히 말해 줍니다. 트렌드를 읽는 일은 단순한 유행 따라잡기가 아니라, 미래를 해석하는 능력이라는 점입니다. 오늘 뉴스에 내일의 씨앗이 있다 오늘의 기사 속에는 내일을 바꾸는 씨앗이 숨어 있다고 믿습니다. 특히 신문은 사회의 변화가 처음 등장하는 신호가 기록되는 데이터베이스이자, 작은 현상이 어떻게 메이저 트렌드와 메가트렌드로 이어지는지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시작점입니다. 신문에 나오는 소식들이 온라인 뉴스에 비해 심심하게 느껴질 수는 있는데요. 그 속에 담긴 큰 뉴스들은 결국 개개인의 삶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트렌드를 공부하기에도 좋은 재료입니다. 매일 주요 기사들을 꾸준히 읽어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변화의 징후를 포착하는 눈을 기를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종이신문 구독은 아래 링크를 통해 곧바로 하실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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